世說新語(77)
-
자신의 장점을 믿지 마라(靡恃己長)
천자문》의 주석에 “자신에게 장점이 있더라도 스스로를 믿어서는 안된다. 만약 믿는다면 발전이 없게 된다.[己有長 不可自恃 恃則無所進益]”라고 하였다. 중국 고대 상(商)나라의 재상 이었던 부열(傅說)이 임금에게 “자신을 선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벌써 자신의 선함을 잃어버린 사람입니다.”라고 하였다. 자신을 망치는 것은 언제나 자만심에서 기인한다. 그리고 공부는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한 점을 확인하는 과정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靡(아닐 미)는 발음을 결정한 麻(삼 마)와 뜻을 결정한 非(아닐 비)가 합쳐진 글자다. 원래는 ‘쓰러지다’는 뜻으로 쓰이다가 후에 뜻이 바뀌어 사용되고 있다. 麻(삼 마)는 건물[广]의 아래에 껍질을 벗긴 삼을 말리는 모양을 본떴다. 삼은 삼베를 만드는 ..
2020.11.10 -
상대의 단점을 말하지 말고(罔談彼短)
천자문》 주석에 “군자는 스스로 수련하기에 급하기 때문에 남의 장단점을 점검할 겨를이 없다.[君子急於自修 故不暇點檢人之長短也]”고 하였다. 학문을 하는 사람의 자세는 상대와의 비교를 통한 비교우위를 확인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수양을 목적으로 한다. 이것이 군자와 성인이 되는 지름길이다. 상대를 탓하는 행동은 결코 자신에게 아무런 보탬도 되지 않으며 도리어 패배감만 가져다준다. 罔(~하지마라 망)은 물고기나 새를 잡는 그물의 모양을 본뜬 网(그물 망)과 발음을 결정한 亡(망할 망)이 합쳐진 글자다. 网자는 부수로 쓰일 때는 罒의 형태로 변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도 변화된 형태를 가졌다. 처음에는 그물이란 뜻으로 쓰이다가 ‘거짓’, ‘속이다’, ‘~하지 마라’ 등의 뜻으로 의미가 확장되었다. 글자의 의미를..
2020.11.10 -
능함을 얻으면 잊지 마라(得能莫忘)
《논어》 〈자장(子張)〉에 “날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알며 달마다 자신의 능한 바를 잊지 않는다면 배우기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日知其所亡 月無忘其所能 可謂好學也已矣]”라고 하였다. 여기서 ‘能’은 《석의(釋義)》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석을 달았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않고 학문을 넓혀나간다면 충분히 배움을 좋아한다고 할만하다. 그러나 배움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배우고 나서 얼마나 제대로 간직하고 실천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得(얻을 득)은 彳(조금 걸을 척)과 貝(조개 패)와 寸(마디 촌)이 합쳐진 글자다. 길거리[彳]에서 패물[貝]을 손[寸]으로 주워서 ‘이익을 얻다’는 의미를 가졌다. 貝자로 구성된 한자는 대부분 돈이나 패물과 관련된다. 옛날 나라에서..
2020.11.10 -
'잘못을 알며 반드시 고치고(知過必改)
《천자문》 주석에 공자의 제자 “중유(仲由)는 잘못을 듣기를 좋아하여 남이 잘못을 말해주면 기뻐하였다. 그는 자신의 잘못을 알면 반드시 고쳤으니, 영원한 스승이 될 수 있다.[仲由 喜聞過 人有告之以過則喜 其聞知而必改之 可爲百世師也]”라고 하였다. 의도했던 그렇지 않던 누구나 잘못은 저지른다. 그러나 그 이후를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군자와 소인이 구분이 된다. 공자는 《논어》 〈학이(學而)〉에서, “군자가 두텁지 않으면 위엄이 없으니, 배우는 것 또한 견고하지 못하다. 충(忠)과 신(信)을 주로 하며, 자기만 못한 자를 벗으로 삼지 말며,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마라.[子曰 君子不重則不威 學則不固 主忠信 無友不如己者 過則勿憚改]”라고 하였다. 知(알 지)는 화살[矢 : 화살 시]이 과녁을 꿰뚫듯..
2020.11.10 -
'남자는 재주 있고 어진 사람을 본받는다(男效才良)'
천자문》의 주석에 “남자는 재주와 지혜가 뛰어나고 성실과 어짊이 드러난 뒤에야 성취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렇게 하는 자가 있으면 반드시 그를 본받는다.[男子는 才智優하고 忠良著然後에 可以成立이라 故有如此者면 則必效之也라]”라고 하였다. 男(사내 남)은 밭[田]에서 쟁기질[力]하는 상황을 본뜬 글자다. 이전에는 力(힘 력)자의 의미를 몰라 ‘밭에서 힘쓰는 사람’으로 해석하였지만, 갑골문이 발견되면서 이러한 근거 없는 해석들은 종식되었다. 농구의 모양을 본뜬 또 다른 글자로 耒(쟁기 뢰) 등이 있다. 또 사내를 이르는 또 다른 글자로 丁(성할 정, 장정 정)자가 있다. 이 글자를 흔히 농기구의 일종인 고무래를 닮았다고 하여 ‘고무래 정’이라고 잘못 부르는 글자인데 단단한 못의 모양을 본떠 일생에서 가장 성..
2020.11.10 -
女慕貞烈(여모정렬)여자는 정렬을 흠모하고
춘추전국시대에는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한 임금만을 위한 충성을 굳이 강조하지 않아 공자나 자신과 뜻이 맞는 권력자를 찾아 천하를 주유하였다. 남녀간의 도덕적 이념 역시 정식으로 부부이 인연을 맺은 사람에게 강요되던 예(禮)였다. 이러한 도덕적 관념을 부정하고 근본적인 예의 틀을 뒤흔든 사람이 바로 제 나라 왕촉(王蠋)으로, 당시 제나라를 이긴 연나라에서 그가 어질다는 소문을 듣고 불렀지만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다[忠臣不事二君 烈女不事二夫]”라며 거부하였다. 女(여자 녀)자는 무릎을 꿇고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는 여자의 모습을 본뜬 글자다. 이 글자와 맥을 같이 하는 글자로 母(어머니 모), 毋(말 무) 등이 있다. 女자는 母자와 달리 가운데 두 개 점의 ..
2020.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