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慕貞烈(여모정렬)여자는 정렬을 흠모하고

2020. 9. 7. 11:33世說新語

춘추전국시대에는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한 임금만을 위한 충성을 굳이 강조하지 않아 공자나 자신과 뜻이 맞는 권력자를 찾아 천하를 주유하였다. 남녀간의 도덕적 이념 역시 정식으로 부부이 인연을 맺은 사람에게 강요되던 예(禮)였다. 이러한 도덕적 관념을 부정하고 근본적인 예의 틀을 뒤흔든 사람이 바로 제 나라 왕촉(王蠋)으로, 당시 제나라를 이긴 연나라에서 그가 어질다는 소문을 듣고 불렀지만 “충신은 두 임금을 섬기지 않고, 열녀는 두 남편을 섬기지 않는다[忠臣不事二君 烈女不事二夫]”라며 거부하였다.
女(여자 녀)자는 무릎을 꿇고서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있는 여자의 모습을 본뜬 글자다. 이 글자와 맥을 같이 하는 글자로 母(어머니 모), 毋(말 무) 등이 있다. 女자는 母자와 달리 가운데 두 개 점의 유무로 구분되는데, 이 두 점은 여자의 젖가슴으로 수유능력을 뜻한다. 母자의 상대자인 父자는 손에 무기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본떴다. 母는 아이를 기르고 父는 사냥과 적을 방어하여 가족을 지키는 사회적인 역할까지 담고 있는 글자다.
慕(흠모할 모)자는 소리를 결정한 莫(말 막)과 심리상태를 이르는 㣺(마음 심)이 합쳐진 글자다. 莫은 수풀[茻 : 풀 우거질 망] 사이로 해[日]가 지고 있는 모습을 본뜬 글자로 원래는 ‘해가 저물다’는 뜻으로 쓰였지만 후에 부정사인 ‘~하지마라’라는 뜻으로 쓰였다. 그래서 莫자에 日자를 아래에 넣은 暮(저물 모)자를 만들어 대체하였다.
貞(곧을 정)자는 貝(조개 패)처럼 보이지만 鼎(솥 정)의 생략된 행태와 거북껍질이 갈라지는 모양을 본뜬 卜(점 복)가 합쳐진 글자다. 글자의 발음 역시 거북껍질이 ‘빡’하고 갈라지는 소리에서 왔다. 제사의 도구인 솥에 점을 쳐서 고르고 바른 결과는 얻는다는 뜻을 가진 글자다. 卜자는 선거할 때 찍는 도장에 새겨진 모양이다. 조선시대에도 처음 벼슬에 나아가는 것을 ‘복사(卜仕)’라고 했는데, 이는 벼슬에 나아가는 것이 옳은지 아닌지 점을 쳤던 데서 생긴 말이다. 鼎자가 貝로 변한 대표적인 글자로 則(법칙 칙)자가 있다.
烈(세찰 렬)자는 뼈[歹 : 뼈 알]에 칼[刂 : 칼 도]로 그어 홈을 파서 불[灬 : 불 화]로 구워 갈라지는 모양을 보고 점을 쳤던 글자다. 맹렬(猛烈), 치열(熾烈) 등에 쓰이는 글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