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說新語(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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豈敢毁傷어찌 감히 훼손하겠는가?
공자보다 13살이 어린 제자 유약(有若)이 “사람됨이 부모님께 효성스럽고 형에게 공손하면서 윗사람의 마음을 거스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다.[其爲人也孝弟而好犯上者 鮮矣]”고 하였다. 그 사람됨의 평가 기준이 효도와 공손임을 말한 것이다. 오늘날로 보자면 조금 지나친 기준일 수도 있지만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이타심은 사람의 평가 기준에 미흡하지 않다. 간혹 지나친 효의 실천으로 자신의 몸을 해치거나 가족간의 불화가 생기는 경우도 있는데, 효를 하다가 불효를 저지르는 것이니 이는 옳지 않다. 중도(中道)를 잘 견지할 필요가 있다. 예라는 것도 지역이나 시대의 특성에 따라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기(豈)는 악기의 한 종류인 북[豆]과 그 위를 장식한 장식물[山]의 모양을 본뜬 글자로, 원래는 음악과 관계..
2020.09.07 -
恭惟鞠養(공유국양) 길러주심을 공손히 생각한다면
《효경》에, “신체와 털과 피부는 부모께 받은 것이니, 감히 훼손하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니, 부모님의 길러주신 은혜를 생각한다면, 반드시 감히 훼손하거나 다쳐서는 안 될 것이다.[孝經曰 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苟思父母鞠養之恩 則其必不敢毁傷矣]”라고 하였다. 《논어》에도, 맹무백(孟武伯)이 공자에서 효에 대해서 묻자 공자는 “부모는 오직 자식이 병들까 만을 걱정하신다.[子曰 父母唯其疾之憂]”라고 대답하였으니, 자신의 몸 하나 제대로 건사하는 것만으로도 효도임을 알아야 한다. 恭(공손할 공)은 共(함께 공)과 㣺(마음 심)이 합쳐진 글자로 구성되었다. 共은 갑골문에서 어떠한 물건[口]을 두 손[廾 : 두 손 맞잡을 공]으로 받들고 있는 모양을 본떴다. 마음을 담아 두 손으로 받드는 공경의 ..
2020.09.07 -
四大五常
'가지 큰 것과 다섯 가지 떳떳함 (四大五常) 학자 홍성원은 사대(四大)를 ‘하늘과 땅, 임금과 어버이[天地君親]’라고 규정하였고, 사람의 몸에 붙어 있는 사지(四肢)로 보는 견해도 있다. 어찌 되었건 인간에게서 분리될 수 없는 사지처럼 지수화풍 역시 인간의 삶에서 떼놓을 수 없는 것임은 분명하다. 유학에서 오상(五常)은 인간의 본성은 착하다고 주장한 맹자에게서 기인하였는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적 추론이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이다. 사람은 누구나 착한 마음을 타고나는데 이를 잘 보존하여 잃어버리지 않고 발전시켜나간다면 인의예지가 발현된다. 이것이 바로 사단(四端)이다. 맹자의 이러한 사단에 신(信)을 보태어 오상(五常)이라는 개념을 정립한 사람이 바로 전한시대의 동중서(董仲舒)이..
2020.07.07 -
蓋此身髮
'蓋此身髮(개차신발)대개 이 신체와 털은' 신체와 터럭은 온몸을 의미하며, 네 가지 큰 것[四大]와 다섯 가지 떳떳함[五常]을 갖춘 신체를 뜻한다. 《효경》에서, “몸의 털이나 피부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니 감히 다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라고 했고, 《논어》 〈태백(泰伯)〉에서는, “증자(曾子)가 병이 들자 제자들을 불러, 나의 손과 발을 펴보라.[曾子有疾 召門弟子曰 啓予足 啓予手]”고 하였다. 평생 몸 다치지 않고 일생을 마무리하는 자신의 모습을 관조하며 효의 일정부분을 마무리하는 자신의 모습을 살펴보도록 한 것이다. 蓋(대개 개)는 풀의 모양을 본뜬 艹(풀 초)와 뚜껑달린 그릇의 모양을 본뜬 盍(덮을 합)이 합쳐진 글자로, 원래는 ‘덮개’, 덮다’란 ..
2020.07.07 -
賴及萬方
賴及萬方(뇌급만방)은혜가 만방에 미친다 《시경》 〈대아(大雅)·행위(行葦)〉에, “주나라 왕은 인자하고 후덕하여 은택이 초목에까지 미쳤다.[周王仁厚 澤及草木者]”라고 하였다. 성인의 덕화는 마치 하늘의 운행과 같아서 어느 한쪽을 편애하거나 치우침이 없이 모두에게 고루 미친다. 이것이 바로 왕도정치의 실현이요, 이상세계의 구현이다. 賴(의뢰할 뢰)는 발음을 결정한 剌(이지러질 랄)과 의지하고 기댈 수 있는 물건인 貝(조개 패)가 합쳐진 글자다. 반대로 이 글자에는 부정적 의미로 ‘생떼를 쓰다’, ‘나쁘다’의 뜻으로도 쓰이는데, 돈을 가진 사람이 이를 믿고 오만한 짓을 하거나 나쁜 짓을 한다는 의미에서 파생되었다. 또 賴 자가 들어가는 글자로, 懶(게으를 나) 자가 있는데, 이 역시 남에게 의지하려는[賴] ..
2020.07.07 -
白駒食場
白駒食場 흰 망아지는 마당에서 풀을 뜯는다 흰 망아지도 선정(善政)에 감화되어 잘 놀라는 말[驚]의 본성도 잊은 채 편안히 마당에서 풀을 뜯고 있다. 흰색은 동서양에서 모두 상서로운 색깔로 여겼다. 봉황이 성군이 나타날 조짐이었다면 흰 망아지는 어진 신하의 등용을 상징하였다. 그래서 흰 망아지를 청백리가 타고 다니는 동물로 간주하기도 했다. 《세종실록》 11년 10월 12일에 “봉황이 우(虞) 나라 뜰에 날아 왔었고, 흰 꿩이 또 주(周) 나라에 내려 온 적이 있습니다. 이 깨끗한 흰 까마귀의 상서로움이 마침내 태성성대에 나타났으니, 매우 드문 일로 마땅히 사방에서 칭송을 올려야 할 것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올 정도였다. 白(흰 백)은 여러 학설이 있는 글자다. 사람의 엄지손톱 뿌리 쪽에 흰 반달모양을 ..
2020.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