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2018. 10. 29. 17:52책과논문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박동진의 <예수전>을 대상으로-*


이정원**15)


<차례>
1. 서론
2. 성서의 재해석과 서사 구조
3. 심미적 거리와 담화 양상
4. 결론


1. 서론
<춘향가>, <심청가>, <흥부가>, <수궁가>, <적벽가>와같은전통판소리
의 레파토리와는 별도로 20세기 이후 창작된 판소리를 창작 판소리라 한
다.1) 1904년 무렵 김창환이 작창(作唱)하여 원각사에서 공연된 <최병도 타


* 본 연구는 2009학년도 경기대학교 학술연구비(신진 연구과제) 지원에 의하여 수행되었음.
** 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 김기형이 제시한 ‘창작 판소리’의 개념과 범주에 대해서는 성기련, 김연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의 논문을 참조하시오. 김기형, 「창작판소리 사설의 표현특
질과 주제의식」, 판소리연구 5, 판소리학회, 1994, 101~122쪽. ; 김연, 「창작판소리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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령> 이래로, 한국의 전통 예술인 ‘판소리’의 현대적 계승물로서 많은 창작
판소리 작품들이 선보였다.2) 최근에는 매년 전주에서 개최되는 ‘전주산조
예술제’에서는 이른 바 ‘또랑광대’3)들이 전통 판소리와는 다른 양상의 ‘창작
판소리’를 선보이고 있으며, 이중에서는 김명자의 <슈퍼댁 씨름대회 출전
기>(2001년), 박태오의<스타대전>4)(2001년)처럼인터넷 공간에서 공연영
상물이나 엠피쓰리 파일이 널리 유통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작품
도 있다. 20세기 초 근대적 문예물의 출현과 더불어 쇠퇴의 길을 걷던 판소
리가 박동진의 <예수전>(1969년)나 임진택의 <5월 광주>(1990년)와 같은
종교적ㆍ정치적 목적을 지닌 작품을 거쳐 최근에는 훌륭한 대중 오락물로
서 거듭나게 된 것이다.
21세기 판소리의 부흥은 다양한 측면에서 확인된다. 2000년 이후 선보인
창작 판소리는 양적인 면에서도 방대하고, <스타대전>·<햇님달님>·<다
산 정약용전>·<미선·효순을 위한 추모가>·<아기 공룡 둘리가>에서 확
인되는 것처럼 그 내용도 게임ㆍ동화ㆍ정치적 이슈·애니메이션 등 다양
한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5)
이에 따라 그간 창작 판소리에 대한 연구 또한 여러 분야에서 진행되어
왔다. 이를 크게 보면 창작 주체, 사설, 음악, 개별 작품론 등으로 나눌 수
있겠다. 창작 주체에 대한 연구는 주로 박동실6), 박동진7), 그리고 또랑광


전과정 연구」, 판소리연구 24, 판소리학회, 2007, 37~76쪽.
2) 창작 판소리의 현황과 역사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시오. 유영대, 「20세기 창작판소리
의존재양상과 의미」, 한국민속학 39, 한국민속학회, 2004, 185~203쪽. ; 김연(2007).
3) 또랑광대의 개념과 현대적 의의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하시오. 윤중강, 「판소리의 유쾌
한 이단아, 대중에게 손내밀다」, 월간 문화예술 2003년 7월호,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03년, 46~53쪽. ; 김기형, 「또랑광대의성격과현대적변모」, 판소리연구 18, 판소리
학회, 2004, 7~23쪽.
4) 박태오가 만든 이 작품의 정식 명칭은 <스타대전 중 저그 초반 러쉬 대목 중에서>이나
이 논문에서는 통상적으로 쓰이는 약칭인 <스타대전>을 쓴다.
5) 창작 판소리의 역사와 현황에 대해서는 김연(2007)의 논문을 참조하시오.
6) 대표적인 업적은 다음과 같다. 정병헌, 「명창 박동실의 선택과 판소리사적 의의」,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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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8)에 집중되었다 사설에 . 대한 연구는 가장 활발하여 정치적 운동의 일환
으로 창작 판소리를 만들었던 임진택9)부터 조동일10), 김기형11), 김현주12)
등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창작 판소리의 음악성에 대한 평가는 이규호의
것13)이 대표적이다. 많은 창작 판소리들이 당대에 만들어진 것들이어서
연구 대상으로 자리매김되지는 못하고 있지만, 창작 판소리에 대한 종합적
인 논의에서 개별 작품에 대한 비평은 꾸준하다. 특히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던 <예수전>과 <스타대전>은 별도의 작품론이 있어 주목된다.14)
이처럼 최근 들어 창작 판소리가 인기를 끌고 그에 대한 연구도 활발한
것은 전통의 계승과 현대화의 차원에서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한편에서
는 이러한 창조 작업이 정당한 계승인지 회의적이기도 하다. 가령, 조동일


민속학 36, 한국민속학회, 2002, 211~228쪽. ; 김기형, 「판소리 명창 박동실의 의식지향
과 현대판소리사에 끼친 영향」, 판소리연구 13, 판소리학회, 2002, 7~23쪽. ; 김진영,
「박동실 명창의 삶과 예술」, 인문학연구 7, 경희대학교 인문학연구소, 2003, 1~13쪽.
; 이경엽, 「명창 박동실과 창작판소리」, 남도민속연구 10, 남도민속학회, 2004,
181~215쪽.
7) 김기형, 「판소리 명창 박동진의 예술세계와 현대 판소리사적 위치」, 어문논집 37, 민족
어문학회, 1998, 1~19쪽. ; 강윤정, 「박동진 명창과 창작 판소리」, 판소리연구 32, 판소
리학회, 2011, 5~30쪽.
8) 윤중강(2003). ; 김기형(2004). ; 박소란, 「또랑광대 창작판소리꾼 김명자: ‘소모품’ 이 되
어도 좋다 - 민족의굿판만 살릴 수있다면…」, 민족21 74, 민족21, 2007, 140~145쪽.
9) 임진택, 「이야기와 판소리-판소리에 대한 몇 가지 추론-」, 실천문학 2, 실천문학사,
1981.4. 329~365쪽.
10) 조동일, 「판소리 사설 재창조 점검」, 판소리연구 1, 판소리학회, 1989, 203~209쪽.
11) 김기형, 「창작판소리 사설의 표현특질과 주제의식」, 판소리연구 5, 판소리학회, 1994,
101~122쪽.
12) 김현주, 「창작판소리 사설의 직조방식」, 판소리연구 17, 판소리학회, 2004, 79~99쪽.
13) 이규호, 「창작판소리의음악짜임새-2001년~2003년에발표된작품을대상으로-」, 판
소리연구 17, 판소리학회, 2004, 239~259쪽.
14) 박진아, 「<스타대전저그 초반러쉬 대목>을 통한 창작 판소리의가능성 고찰」, 판소리
연구 21, 판소리학회, 2006, 353~379쪽. ; 이유진, 「창작판소리<예수전> 연구」, 판소
리연구 27, 판소리학회, 2009, 311~3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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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판소리를 악곡 형식으로만 생각하면서 무엇이든지 담으려 하면 판소리
가 파괴된다.”고 하면서 열사가류와 종교 판소리 등을 비판하였다.15) 손태
도는 또랑광대들의 창작 판소리는 전통 판소리의 음악적 성과를 이으려
하지 않은 채 재담 소리 위주여서 판소리사에 역행하고 있다고 비판했
다.16) 김기형이 전하는 박송희 명창의 증언17)은 또랑광대의 창작 판소리가
판소리의 흉을 내는 데 불과하다고 함으로써 전통의 계승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
더구나 한때를 풍미했던 <열사가>나 임진택의 창작 판소리가 오늘날 급
격히 위축되고 있고,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작품들도 대부분 일회용 공연
물에 그치고 있다는 점에서 창작 판소리에 대한 연구는 그것이 비록 비판
의 성격을 띤다 할지라도 그 진정성에 기대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이 논문에서는 창작 판소리 <예수전>의 사설을 검토하고자 한다.18)
대개의 창작 판소리 작품들이 창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인지라, 작품
에 대한 비평의 안목을 발휘할 수 있는 객관적 거리를 확보하기 어렵다.
이런 사유 때문인지 그간의 작품론들은 전통 판소리의 예술적 정체에 대한
이론적 성과들을 충분히 활용하지 않은 채 이루어졌다. 그러나 <예수전>의
경우 다른 작품들보다 창작된 지 오래되었고 또한 여러 연구자들의 성과가
축적되어 학술적 논쟁이 이미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논점이 풍부하고 이에
따라 다른 작품들을 이해하는 데에 기여하는 바도 크리라 예상된다.
이 논문에서 활용할 전통 판소리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서사 구조
또는 이야기의 짜임새 측면에서 이른 바 ‘부분의 독자성’, ‘상황적 정서ㆍ의


15) 조동일(1989), 207쪽.
16) 손태도, 「판소리 계통 공연 예술들을 통해 본 오늘날 판소리의 나아갈 길」, 판소리연
구 24, 판소리학회, 2007, 195~197쪽.
17) 김기형(2004), 17쪽.
18) 다음의시디 음반에실린 것을분석텍스트로 삼는다. <예수전> (창: 박동진, 고수: 주봉
신), 박동진 판소리 예수전 , 서초국악포럼, 2006.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211


미의 추구’, ‘장면 극대화’의 특징을 원용한다. 조동일19), 김흥규20), 김대
행21) 등에 의해 제시된 이 특징은 판소리의 사설이 상황적 정서나 의미를
추구하려는 의도 아래, 한 장면에서 느낄 수 있는 정취나 의미를 전체적
맥락에서 일탈하여 극대화하는 양상을 띰으로써, 결국 각 부분이 다른 부
분이나 전체로부터 독자적인 성격을 띤다는 내용이다. 즉 세 용어는, 판소
리 사설에서 발견되는 하나의 특징을 의도나 양상 또는 성격 등 서로 다른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정립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둘째, 판소리 작품이 띠는 주제 측면의 특징으로서 ‘주제의 양면성’, ‘다
성성(多聲性)’, ‘세속적 인물형’의 성과를 원용하겠다. 이런 특징들은 모두
앞의 서사적 짜임새와 연동되어 있다. 조동일22)은 판소리 작품은 줄거리
연쇄에서 필연적인 고정체계면과 그렇지 않은 비고정체계면이 있는데 이
들이 작품의 표면적 주제와 이면적 주제를 이루고 둘의 대립을 통해 현실
에 대한 성찰이 이루어진다고 하였다. 이러한 점을 인물 형상에 집중하여
도출된 결과로서 성현경23)의 ‘다성성’ 논의와 김흥규24)의 ‘판소리 문학의
인물형’ 논의를 들 수 있다. 이들은 각기 판소리의 인물들은 당대 사회의
지배적이고 관념적인 담론에서 벗어나 세속적이고 현실적인 구체성을 띤
다고 밝혔다. 세 연구자의 업적은 독자적인 측면이 있기는 하지만, 개별


19) 조동일, 「흥부전의 양면성」, 계명논총 5, 계명대학, 1969. 재수록: 이상택ㆍ성현경 편,
한국고전소설연구 , 새문사, 1983, 490~553쪽.
20) 김흥규, 「판소리의 서사적 구조」, 창작과비평 제10권 제1호(통권 35호), 창비, 1975.
3, 106~140쪽.
21) 김대행, 「수궁가의 구조적 특성」, 국어교육 27, 한국어교육학회(구 한국국어교육연구
학회), 1976, 155~172쪽.
22) 조동일(1969), 조동일, 「갈등에서본<춘향전>의주제」, 계명논총 6, 계명대학, 1970.
조동일, 「<심청전>에 나타난 비장과 골계」, 정규복ㆍ소재영ㆍ김광순 공편, 한국고소
설연구 , 이우출판사, 1988.
23) 성현경, 「이고본 춘향전 연구- 그 축제적 구조와 의미 , 문체와 작자 -」, 판소리연구
3, 판소리학회, 1992, 7~61쪽. 성현경, 한국옛소설론 , 새문사, 1995.
24) 김흥규, 「판소리 문학의 인물형」, 예술과 비평 4, 서울신문사, 1984, 84~108쪽.
212 판소리연구 제33집


텍스트의 의미가 관념적인 통일성을 띠지 않고 변증법적인 관계를 지향하
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셋째, 미시적인 담화의 특징으로서 판소리 창자의 거리 조정 방식을 원
용하겠다. 김흥규25)는 판소리에서 사설이 전달되는 방식은 창과 아니리의
교체로써 실현되고 이것은 청중에게 긴장과 이완의 정서적 관련을 일으킨
다고 하였다. 김현주26)는 이와 같은 판소리의 특수한 담화의 양상을 시점
의 문제로 정리한 바 있다. 즉, 판소리 창자가 서술자로서 이야기세계를
설명하거나 묘사하는 공적 외부 시점, 그리고 인물의 시점에서 대화하거나
대상을 바라보는 공적 내부 시점, 마지막으로 이야기세계에서 일탈하여 현
실의 청중에게 말을 건네는 사적 시점을 적절히 활용함으로써 이야기세계
에 대한 청중의 심미적 거리를 조정하고 이로써 판소리 특유의 예술적 효
과가 창출된다고 하였다. 이처럼 이야기세계에 대한 청중의 심미적 거리를
조절하는 판소리 특유의 담화의 양상은 이야기세계에 대한 몰입과 성찰의
여지를 담화의 차원에서 예비하는 것이라 이해된다.
이러한 연구 방법에 따라 <판소리 예수전>의 서사 구조, 주제, 담화 세
측면의 특징을 논의한다. 그러나 서사 구조와 주제는 기존 논의에서 확인
할 수 있는 것처럼 분리하여 논의하는 것보다 함께 논의하는 것이 더 자연
스럽고 효율적이므로 별도로 영역을 나누지는 않는다. 담화의 측면은 따로
분리하되 주제와의 관련 그리고 청중의 수용 과정 등을 염두에 두고 기술
하겠다.


25) 김흥규(1975), 131~139쪽.
26) 김현주, 「판소리 창자의 거리조정방식과 그 기능적 의미」, 판소리연구 5, 판소리학회,
1994, 123~148쪽.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213


2. 성서의 재해석과 서사 구조
이유진에 의하면27), <예수전>은 전반부인 예수 탄생 부분은 1969년에,
후반부인 예수의 죽음과 부활 부분은 1970년에서 1972년 사이에 발표되었
다. 이 작품에 대해 조동일은 판소리의 악곡 형식을 따랐을 뿐 고정된 줄거
리와 고정되지 않은 줄거리를 통해 오늘날의 관심사를 투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했다.28) 임진택도 “성서판소리가 갖는 뚜렷한 한계점은 유대민
족의 전승민담으로서의 성서 내용 및 분위기가 한국의 토착적 정서와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다”고 평가했다.29) 김기형도 “판소리의 소재를 넓혔다
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나 종교적 색채가 짙은 내용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보편적인 공감을 얻기에는 기본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했다.30)
<예수전>에서 사설의 한계를 지적하는 이들과 달리, 이유진은 다른 많은
성경판소리들 중 유독 이 작품만이 성공을 거둔 까닭은 사설이 우수하기
때문인데, 그 구체적인 근거로서 작가가 성경에만 의존하지 않고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장면을 구체화하였고, 나아가 성경을 재해석함으로써
청관중과의 거리를 좁혔다고 했다.31)
<예수전>이 1988년에서 처음 출반된 뒤 2005년에 한국국악선교회에서,
그리고 2006년 서초국악포럼에서 다시 출반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음은 분
명하다.32) 또한 이유진이 비판한 것처럼,33) 이 작품의 내용이 유대민족의
민담이어서 한국적 정서와는 맞지 않는다는 주장은 문화 접변 과정에서


27) 이유진(2009), 318쪽.
28) 조동일(1989), 207쪽.
29) 임진택, 「살아있는 판소리」, 민중연희의 창조 , 창작과비평사, 1990, 218쪽. 이유진
(2009), 312쪽에서 재인용.
30) 김기형(1998), 15쪽.
31) 이유진(2009), 339~344쪽.
32) 박동진 판소리 예수전 시디 해설서에서.
33) 이유진(2009), 311~316쪽.
214 판소리연구 제33집


일어나는 혼란을 과장한 것으로 이해한다. <적벽가>의 사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창조적 수용은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성서를
재해석함으로써 청중에게 다가섰는지는 의문이다. 이 문제는 <예수전>의
짜임새와 관련을 맺기에, 여기서부터 논의를 시작한다.
<예수전>은 예수의 탄생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과정을 대략 140여분에
걸쳐 소리로 표현하고 있다. 그 내용은 대체로 신약성서의 것을 따르고
있다. 그런데 몇몇 부분은 작가가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장면을 구체
화함으로써 주목된다. 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34)
○시디 1
①메시아의 탄생을 기다림 : 백성들이 메시아를 고대하는 장면.
베들레헴으로 오는 마리아와 요셉 호적을 하려고 사람들이 모여드 : ②
는 장면.
베들레헴에 당도한 마리아와 요셉 요셉이 여관 주인에게 통사정하 : ④
는 장면.
○시디 2
예수 감람산으로가서 기도하심 예수와 제자들이 겟세마네 동산에 , : ②
오르는 장면.
예수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묻히심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에 , : ⑥
오르는 장면.
⑦예수 부활하심 : 여자들이 궁둥이춤을 추는 장면.
이유진은 이 중 두번째 시디에 실린 ②, ⑥, ⑦을 근거로 이 작품이 성서
이면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35) 또한 “우리나라로 치면 백제
태조 온조대왕이 도읍을 한산에 옮겨 놓고 한강 서북쪽에다가 성을 쌓던
그때”와 같이 한국적 상황에 기댄 기술이라든지,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34) ①, ②와 같은 원문자는 시디에 실린 곡 번호이다.
35) 이유진(2009), 336~338쪽.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215


드러내고 권력자들의 위선을 공격한다는 기술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이 작
품이 성서를 재해석했다고 했다.36)
그러나 필자는 이런 장면들이나 기술들이 성서에 없으므로 문학적 상상
력이 발휘된 결과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성서를 재해석했다거나 청관중과
의 거리를 좁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37) 오히려 이 작품은 전면에 걸쳐
철저히 성서적 관점만을 고수함으로써 성서에 대한 재해석의 여지를 차단
하고 있다고 본다. 가령 위에 제시된 사례들은 ‘예수가 우리를 구원하러
온 메시아이다.’라는 성서의 가르침에 위배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가르침
이 실제로 어떤 과정을 통해 역사화되었는지를 구체화할 뿐이다. 즉 죽음
을 앞두고 겟세마네 동산에 오르는 예수의 고뇌나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에 오를 때의 고통이 장면화된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은 성서의 전면
에 흐르는 서사를 강화할 뿐 그것으로부터 일탈하거나 신앙심에 위배되는
인간적이고 세속적인 고뇌를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성서에 대한 재해
석의 여지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예수전>이 위의 대목에서 일부 ‘장면 극대화’의 양상
을 띤다고 판단하지만, 그것이 전통 판소리에서처럼 서사적 일탈을 감행하
여 비고정체계면을 형성하고 나아가 이면적 주제를 지향한다고 보지는 않
는다.
만약 <예수전>이 전통 판소리에서처럼 상황적 정서와 의미를 추구했더
라면 다음의 장면들은 달리 짜여졌어야 한다.
○시디 1
③마리아 성령으로 잉태함 : 마리아가 수태고지를 받는 장면


36) 이유진(2009), 341~344쪽.
37) 물론, 신앙공동체를 이루는 실제 세계의 특정 청중에게는 그들의 종교적 신념을 구체화
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학적으로 더 근접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일반 청중’ 또는
서사 텍스트에서 서술자(창자)의 상대로서 설정되는 관념적인 피서술자(청중)에게는 그
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뒤에 이어지는 논의에서 이를 상술한다.
216 판소리연구 제33집


<중모리>
마리아가 천사에게 눈물지며 하는 말이 “내가 아직 세상에 나서 사나이
를 모르오니 어찌하야 이내몸에 그런 일이 있으리까?” 천사가 대답한
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사람이 어찌 알리요. 저분이 그러헌 영 당신
에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은 힘이 그대를 덮으리니 이러한 까닭으로 세
상에 나실 이가 사람 아들이 아니오라 하나님의 아들이요.” 마리아가
눈물을 짓다 고개 숙여 허는 말이 “이몸은 주의 몸종, 말씀대로 하사이
다.” 아니리 < >
아! 동서고금에 동정을 가진 여자가 애기를 배게 된다는 것은 듣도보도
못하다가, 아! 그런 희한스러운 일이 마리아 자신몸에서 일어난다는 말
을 듣고 저으기 근심이 되고 조심성이 있었던 모양이더라. 심심산중 사
가랴 집을 찾아갔는디, 이집이 뉘집이냐 하면 늦게 자식을 두었으니 이
름이 세례요한이더라. 그 사가랴 아내 엘리사벳이 마리아의 배를 보더
니 대번 찬양을 하는디.
③마리아 성령으로 잉태함 : 약혼녀가 임신했음을 요셉이 알게 된 장면
<아니리> 마리아가 심심산중 사가랴 집에서 석달동안 있다가 집으로
돌아왔는디, 어찌 생각하면 그 약혼자 요셉이 이상한 사람이라. 정혼을
해놓고 아무런 상관도 없이 그 애기가 밴 줄 알며는 분내고 화내지 않
을 사람이 없지마는 마태복음에 보면은 요셉은 의인이라. 마리아의 몸
에서 이상이 있는 것을 알고도 그저 약혼만 파혼할라고 했었는디, 밤에
신인이 꿈에 나타나서 하시는 말이 …(중략)… 요셉이 깜짝놀래 잠을
깽께 꼭 꿈이 생시같으단 말이여. 너무나도 천사의 말씀이 생생하야 딴
말 않고 배부른 마리아를 아내로 맞이하였것다. …(후략)…
애굽으로 피신갔다 나사렛으로 돌아오는 예수 베들레헴의 어린이들 : ⑦
이 살육되는 장면
<세마치>
헤롯이 화가나고 노여움이 극달하니 짐승이 되는구나.
<아니리>
“네 여봐라, 베들레헴 지경안에 두 살 먹은 사내놈은 모조리 쏵 잡아죽
이되 만일 한놈이라도 빠뜨렸다가는 너희놈들 삼족을 멸할 것이니라.”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217


해놓으니 조용하던 베들레헴이 졸지에 수라장이 되는구나.
<진양조>
피바다 눈물바다 어린 자식을 잃은 부모가 창천에 호소한들 어느 누가
대답하리. 일찌기 예레미야가 말을 허기를 ‘라마에서 슬퍼하는 소리. 라
헬이 그 자식을 잃음으로 애곡허네. 자식이 없어지니 위로받기를 거절
했도다.’ 하였으니 곧 이를 두고 이름이라. 만백성의 죄를 위해 십자가
를 지시고 하나님의 경륜 밑에 태어나신 우리 주님이 나실 때 그때부터
기구함이 이러하니 “어화 천하 백성들아! 경청하여 들어보오. 우리와 동
고동락 높은 보좌를 내치시고 구세주로 오셨으니 만백성들께 알려 기쁜
소식을 전하여주오.”
<아니리>
이리해서 애굽에서 잠시 피신한 예수께서 고이고이 자라실적에, …(후
략)…
위의 내용은 ‘마리아가 수태고지를 받는 장면’과 ‘약혼녀가 임신했음을
요셉이 알게 된 장면’ 그리고 ‘베들레헴의 어린이들이 살육되는 장면’이다.
세 장면 모두 현실세계의 상식과 인간적 정서에 비추어 용납하기 어려운
사건들을 담고 있다. 마리아는 처녀로서 임신하게 되었다는 계시를 받았
고, 요셉은 자신의 약혼자가 잉태하였음에도 그를 용납하고 있으며, 베들
레헴에서 예수 때문에 어린이들이 살육당했음에도 예수 탄생은 기쁜 소식
으로 규정되고 있다. 판소리가 취하고 있는 서사 구조의 특징에 따르자면,
이 장면들은 인간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정서와 의미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장면에서는 인간의 능력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하나
님의 섭리에 복종하는 ‘이념적인 인간’과 ‘신앙의 당위성’에 대한 기술보다
는 그러한 신앙의 무게 아래 고뇌하고 슬퍼하는 연약한 인간의 모습이 장
면화되었어야 한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부분의 독자성과 같은 전통 판소리의 특징은, 더늠
을 개발해야 하는 창자의 의무 또는 욕망과, 부분창이 성행했던 소리판의
218 판소리연구 제33집
성격이 적층되면서 빚어진 결과이므로 개인의 창작품인 현대의 창작 판소
리에 이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38) 그러나 그런 발상
은 전통 판소리의 계승으로서 창작 판소리의 위상을 오도하거나, 비평의
의의를 축소할 수 있다. 전통 판소리에서 상황적 정서와 의미의 추구, 장면
극대화, 부분의 독자성은 적층의 결과로 생겨난 것이 분명하지만, 이때의
적층이란 단순히 오랜 시간 구전되면서 내용이 풍부해졌다는 것, 즉 시간
과 내용의 ‘양적 증가’에 한정되지 않는다. 고정체계면에서 추상되는 표면
적 주제에 대해, 향유층의 현실적 이해와 욕망이 개입하면서 때론 표면적
주제를 강화하기도 하고 때론 그것에 어긋나는 일탈적인 내용이 구체화되
면서 이면적 주제를 형성하는 ‘질적 심화’야말로 적층의 실체이고, 그러한
다성성이야말로 적층의 원동력이다. 그리고 이렇게 장면화되는 다양한 삽
화를 통해 개별 작품들이 제시하는 인간과 사회의 한 단면이 보다 깊이
있게 성찰되는 예술적 의의가 창출되는 것이다.
가령, 조동일이 분석한 <심청전>에서 심청, 곽씨 부인의 행보가 보여주
는 현실에 대한 대응방식과 심봉사와 뺑덕어미가 취한 대응 방식은 서로
‘대립’됨으로써 작품은 모순된 양상을 띤다.39) 성현경이 분석한 <이고본 춘
향전>에서 춘향은 요부이자 열녀이고 이도령은 오입장이이자 구원자이
다.40) 김흥규가 바라본 판소리 문학의 인물들은 관념적 현실과 당위적 도
덕에 갇히지 않은 세속적 입체성을 띤 존재들이다.41) 이러한 인물과 주제
를 통해 드러나는 다면적인 양상은 서로에 대해 ‘유쾌한 상대성’을 띠고
그러한 논쟁이 서사에 반영된 결과가 바로 ‘장면화’인 것이다. 즉, 판소리
사설에서 장면화는 현실에 개입하는 다양한 욕망과 당위를 적나라하게 보
여줌으로써 현실에 대한 성찰을 형상화한 결과로 이해된다.
38) 이러한 반론은 이유진(2009), 315쪽에서 구체화되기도 했다.
39) 조동일(1988).
40) 성현경(1992).
41) 김흥규(1984).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219
그러므로 예수전 이 < > 단순히 성경의 내용을 판소리의 악곡에 맞추어 서
술하는 데에 목적을 둔 작품이 아니라 전통 판소리의 예술성을 계승하려는
작품이라면, 현실에 대한 성서적 이해와 더불어 세속적 이해도 장면화됨으
로써 기독교 교리가 인간 세계에서 갖는 의미를 다양하게 드러냈어야 한
다. 마리아의 당혹스러움이나 요셉의 인간적 고뇌, 베들레헴 부모들의 슬
픔이 구체화됨으로써 인류 구원에 대한 성서의 가르침은 의심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혼란은 판소리 사설의 전통에서 보자면 현실에 대한 당연한
예술적 승화이다. 부분의 독자성과 주제의 양면성은 현실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판소리의 예술적 특성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성서의 내용을 판소리로 짠다고 하여 굳이 판소리의 예술적 전통
을 답습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새로운 내용은 거기에 부합하
는 형식을 동반하면서 형상화되기에 이러한 의문은 원론적으로는 타당하
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러한 의문은 예술 텍스트의 효용이 발휘되는 과정
에서 형식이 지니는 의의를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만하다. 상황
적 정서를 추구하여 부분의 독자성을 띠게 되는 것은 원래 그래야만 하니까
그런 것이 아니라, 판소리라는 특수한 예술 장르가 현실에 대응하면서 자연
스럽게 비롯된 형식이다. 비고정체계면의 출현은 현실을 보다 심층적으로
반영하고 탐색하기 위한 예술적 진화의 양상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그러므
로 인간적으로 용납하기 어려운 장면에서 개인이 자연스레 품게 되는 세속
적 의심과 욕망이 장면화될 때 오히려 성서의 가르침에 내재된 현실적 의미
가 구체화될 수 있는 여지가 발생할 것이다. 가령, 앞에 제시된 장면들은
모두 성서의 가르침에서 구원의 대상으로서의 ‘우리’란 누구이며, 그때의
구원은 어떤 의미인지, 메시아가 ‘오는’ 것은 어떤 양상인지 의심하거나 성
찰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신앙적 침묵은 기독교 교리를 교조적으로 다루어
결국 성서의 가르침을 박제화할 것이다. 그러므로 성서의 내용을 판소리로
짠다는 것은 판소리 형식에 대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판소리 형식에 내
재된 예술적 성찰의 기회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220 판소리연구 제33집
개인 창작이라는 창작 판소리의 특징은 적층과는 다른 양상으로 빚어지
는 창작의 조건일 뿐이지, 창작자가 적층의 의의를 외면해도 되는 구실은
아닌 것이다.
3. 심미적 거리와 담화 양상
한편, <예수전>이 여러 모로 한국적 상황을 반영하는 기술 태도를 보임
으로써 청중과의 거리를 좁혔다는 분석 또한 주목할 만하다. 이것은 <예수
전>의 창작에 성경의 현지화 전략이 있었음을 지적한다는 점에서 예리하
고 적절하다.
그러나 ‘온조대왕’, ‘누룩을 넣지 않은 떡’, ‘이민족의 지배를 받은 이스라
엘의 처지’,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연민’, ‘사회적 강자들의 위선’ 등과 같은
‘익숙한 지식’을 사설에 넣었다고 하여 이 판소리의 공연에서 창자와 청중
사이의 거리 그리고 작품과 청중 사이의 거리가 미학적으로 좁혀지고 있는
지는 의심스럽다. 몇몇 기술들이 온전히 성서의 구절에 나오지 않는 한국
의 어휘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그것은 친근하다. 또한 우리의 역사적 상
황과 사회적 상황에 근접하다는 점에서도 그것은 친근하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인 친근함이 심미적 거리를 좁혀준다거나 나아가 특정한 예술적 효
과에 기여한다고 볼 수는 없다.
앞서 서론에서 살펴본 것처럼 판소리에서 담화의 특징은 창자가 소리판
에서 청중을 향하여 아니리와 창으로 이야기세계를 전달하다 보니 다양한
시점의 이동을 통해 창자, 청중, 이야기세계 사이의 심미적 거리가 다양하
게 조절된다는 점에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거리 조절 현상이 판소리에
서 우연하고도 잉여적인 담화 현상이 아니라, 판소리라는 예술 장르의 미
적 체험을 보장하는 필수적인 장치들 중 하나라는 점이다. 즉, 판소리에서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221
이야기세계는 오직 창자의 소리로써만 제시되기 때문에, 창자는 이야기세
계 전체를 객관적으로 기술하다가 때론 등장인물이 되어 그들의 목소리와
생각, 시선을 재현해야만 한다. 또한 때로는 현장에 있는 청중들에게 말을
건네어 소리판의 분위기를 통제해야만 한다. 즉 판소리에서 창자는 객관적
인 서술자이자 등장인물이자 동시에 청중 앞에 선 예술인이기도 하다. 창
자가 이처럼 여러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청중들은 각기 다른 몰입의
양상을 띤다. 창자가 객관적 서술자일 때에는 이야기세계에 대해 관조적인
입장을 띨 수 있지만, 등장인물일 경우에는 직접 당사자와 소통하는 듯한
‘극적 환상’에 빠져 몰입하게 된다. 더구나 이러한 효과는 판소리 특유의
음악성 때문에 보다 강화되기 마련이다. 창자가 이야기세계에 대한 진술을
멈추고 청중과 동등한 자연인으로 돌아와 소리판 현장에 대한 대화를 나눌
때에, 청중은 이야기세계로부터 일탈하여 이를 성찰할 수 있는 심미적 거
리를 유지하게 된다. 즉 판소리에서 미시적인 담화의 양상은 소리판의 특
성상 창자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야기세계에 대한 청중의 심미적
거리를 조절함으로써, 청중으로 하여금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수용자 역할
을 할 수 있도록 구조화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예수전>에서 담화의 양상은 매우 편중되게 나타난다. 먼저 창
자가 객관적 서술자의 역할을 하는 공적 외부 시점은 서사 진술에서 필연
적인 것으로 이 작품에서도 나타난다. 그러나 창자가 등장인물이 되어 발
화하는 공적 내부 시점은 제한적이다. 즉, 인물들의 대사는 곧잘 나타나지
만, 인물들의 생각이나 시선 등은 매우 요약적으로 처리된다. 사례를 들어
보면 다음과 같다.
○시디1
마리아 성령으로 잉태함 ③
아! 그런 희한스로운 일이 마리아 자신몸에서 일어난다는 말을 듣고 저
으기 근심이 되고 조심성이 있었던 모양이더라.
222 판소리연구 제33집
예수 마구간에서 탄생 , ⑤
금방 태어나신 아기를 보니 그 태속에서 나온 양반이 무슨 용모를 갖추
랴마는,
<중중모리>
얼굴용모 눈빛이며, 얼굴용모 눈빛이며, 고고히 울음소리가 과시 범상
치 안허구나. 요셉이가 좋아라고 춤을추면서 노는구나.
⑥목자들과 세 동방박사 아기예수 찾아와 경배함
<중모리>
동방박사 세사람이 만리창공 쳐다보며 천지기상을 살피는디 사천에 별
하나가 떠있구나. 산새들은 날아들고 길짐승도 기어들적에 장경성도 그
아니요, 허허심야 깊은밤에 접동새 두견새 슬픈 울음도 아니로다. 세
박사가 기이허여 서로 주고받는 말이 …(후략)….
예수 죽음을 예견하심 , ⑨
이래놓으니 제자들이 너무나도 뜻밖의 말씀이라. 설마하니 우리 주님께
서 그런 일이 있으시랴 싶어서 그저 예수님 하자시는대로 따라갈 뿐이
더라.
<중모리>
예수님이 걸음걸음 발자욱을 옮기시며 무심코 뒤따라오는 제자들을 바
라보시니 예루살렘 올라가면 무슨 좋은 일이 있을까하야 저마다 수근수
근 감투타령만 하는구나. 예루살렘 상경길이 어떠한 길이간디 무연할손
주님 심정 어이아니 처량하리.
○시디2
①최후의 만찬
<자진모리>
성전안을 휘여~ 둘러보니 이것이 바로 난장판이다. 가난한 백성들이 비
둘기를 희생물로 드리는데, 팔고 사는 장사꾼으로 아우성이 한창이다.
신성한 일 빙자하여 사리사복 차리는 일, 예나 이제나 다를소냐. 제사
장 서기관이 장사꾼의 뒤를 대어 탐이물욕 앞장을 서니 그 아니 통분하
랴. 예수님이 보다 못해 …(후략)….
②예수, 감람산으로 가서 기도하심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223
<중모리>
밤은 깊어 조각달이 산위에 걸려 있고, 먼 들에 짐승소리 음산하게 들
리는데 스쳐가는 바람에도 시름이 가득 담겼구나. 서로 말을 아니함은
마음이 답답 무거워서라. 한걸음 한걸음이 근심이요, 걱정이로다. 예루
살렘을 올라오면 예수님이 왕이 되고 높은 자리 귀한 벼슬 저마다 할
것으로 여긴 것은 아니지만, 설마하니 우리 주님을 누가 어찌 하랴 싶
었는데, 다가오는 밤기운이 무슨 변이 날것만 같네. 얼마를 걸어가니
겟세마네 동산이라. 예수님과 제자들이 기도하는 처소로다.
…(중략)….
<아니리>
기도를 멈추시고 제자들에게 와서보니, 아! 이 멍청한 친구들이 건들건
들 졸고 있구나. 원로 예루살렘까지 올라오면서 좀 쉬지도 못하고 내내
보행을 해놓았으니, 그 얼마나 고단하며 그 얼마나 피곤하랴. 한편 동
정이 가면서도 이제 다가오는 큰일을 생각하면 어찌 일순간인들 방심을
할 수가 있을소냐. “얘! 베드로야 …(후략)…”
⑤예수,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음
<아니리>
빌라도가 앞에 묶어 세운 그 예수를 바라보니 무슨 잘못을 저지른 사람
도 같지 않고 또 이것 저것을 물어봐도 도대체 대답을 아니 하는구나.
⑥예수, 십자가에 못박히시고 묻히심
<중모리>
또한 땅위를 내려다 보시니 예수님 어머니 마리아와 이모와 글로바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가 섰는지라. 예수님이 어머니를 보셔놓으
니 간장이 끊어지는 듯, 곁에 있는 요한을 가르치며, …(후략)….
예수 부활하심 ⑦
무덤안을 들여다보니 예수님 시신은 간데없고, 세마포와 예수님 얼굴을
씌워놨던 헝겊만이 남았구나. 아이고 우리 주님 시신을 어디다가 옮겼
는가? 눈을 들어 다시보니 한 오른편에 젊은이가 서 있는데 무슨 옷을
입었는가 흰빛깔이 눈부신다.
<아니리>
마리아는 눈물이 앞을 가려갖고, …(후략)….
224 판소리연구 제33집
위 인용문들에서 밑줄 친 부분은 등장인물의 생각이나, 등장인물의 시선
에 포착된 대상을 서술한 것이다. 위의 사례를 근거로 하여 다음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예수전>에서 등장인물의 심리에 대한 서술이나 등장인물
의 시선에 따른 서술이 현저하게 적다. 둘째, 시디 1의 ⑥, 시디 2의 ①,
②, ⑦에서 인용된 부분을 제외하면 심리 서술이나 시선에 따른 서술도 매우
제한적으로 쓰였다. 그리고 이처럼 서술자의 역할이 제한되는 양상을 보인
다는 점에서 <예수전>의 사설은 희곡적 경향을 띤다고 판단할 수 있다.
공적 외부 시점이나 공적 내부 시점의 양상으로 보았을 때, <예수전>의
사설이 희곡적 경향을 띠고 있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전통
판소리에서 인물의 심리 묘사나 인물 시선에 따른 서술 부분은 청중으로
하여금 등장인물과의 심미적 거리를 최소화하여 등장인물과 자신을 동일
시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즉, 청중은 등장인물이 느끼고 보
는 것을 객관적 서술자가 아니라 등장인물에게 들음으로써 마치 자신이
그것을 느끼고 듣는 것처럼 생각하는 극적 환상에 빠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극적 환상은 이야기세계에서 벌어지는 갈등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
들여 수용의 진정성을 최고조로 높이게 된다.
그러므로 전통 판소리에서 이야기 전개상 주요 대목에 인물들의 심리
서술나 시선에 따른 서술이 배치되거나, 그런 대목들이 이른 바 ‘눈 대목’으
로 인정받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그만큼 그런 장면들이 작품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청중들도 매우 인상 깊게 이를 수용하였던 것
이다. 가령 <춘향가>에서 ‘적성가’ 대목이나 ‘춘향 방 치레’ 대목은 나들이
를 나온 이도령의 우아한 기대심과 첫날밤을 치르게 될 설렘을, 이도령의
시선에 포착된 대상을 서술함으로써 담아내고 있다. 유명한 ‘쑥대머리’ 대
목도 옥에 갇힌 춘향의 시선과 심리를 교묘히 섞어가며 서술함으로써 청중
들로 하여금 춘향의 심정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게 한다. <심청가>에서
“눈 어둔 백발 부친 영결하고 죽을 일과 사람이 세상에 생겨났다가 십오
세에 죽을 생각을 하니”로 시작하는, 행선날 새벽 심청의 심리 묘사 대목이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225
나 심청의 시선에 포착된 인당수의 거친 물결에 대한 묘사는 심청의 고통
을 청중에게 전이한다 . <흥부가>에서 흥보 마누라의 가난 타령은 실제 대
화의 상황에서 발화된 것이라기보다는 내적 독백에 가깝다. 즉 희곡으로
치자면 독백이 아니라 방백인 것이다. <수궁가>에서 ‘고고천변’ 대목은 수
궁에서 살아나온 토끼가 뭍으로 오는 동안 바라본 세상을 서술한 것인데,
여기엔 물론 토끼의 환희가 반영되어 있다. 청중들은 이 대목을 들으며
사지(死地)를 벗어난 토끼의 환희를 함께 만끽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전통 판소리에서 공적 내부 시점의 활용은 매우 요긴하여 이야기세계에
대한 청중의 심미적 거리를 최소화하는 장치로 쓰인다.
이러한 판소리만의 담화적 특징을 활용한 거리 조절 방식은 <예수전>에
서 발견할 수 있는 ‘익숙한 지식’을 통한 거리 좁히기와는 질적인 차이가
있다. <예수전>의 방식이 친근한 언어를 구사한다는 점에서는 이야기세계
와 청중과의 거리를 좁힌다고 볼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 담화의 양식이
희곡적 경향을 띰으로써 이야기세계와 청중은 무대와 객석이라는 공간적
분할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오늘날 유행하는
또랑광대들의 창작 판소리들이 이른 바 ‘바닥 소리’를 지향하여 무대를 떠
나 마당이나 거리에서 공연되는 것과 달리, 임진택이나 박동진의 판소리가
무대에서 공연되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러한 공연의 양상은 공연
연출을 위한 우연한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그 사설이 지향하고 있는 예술
적 소통의 방식에서 유래되는 자연스런 선택의 결과로 보인다. 즉 <예수
전>의 공연에서 청중들은 등장인물의 행동과 대화를 통해 이야기세계를
만나게 될 뿐 스스로 등장인물이 되는 판소리적 몰입을 경험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이야기세계와 청중 사이의 심미적 거리는 판소리에서 발견되는
‘최소화의 경지’에 이르지 못한다.
<예수전>에서 이야기세계와 청중 사이의 심미적 거리가 최소화의 경지
에 다다르기 어렵다는 것은 그 자체로도 수용의 심도를 높이지 못한다는
데서 한계가 주어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거리의 항상성’도 문제가 된다.
226 판소리연구 제33집
앞에서 임진택과 박동진의 판소리가 무대에서 공연되는 것과 달리 또랑
광대들의 판소리는 거리에서 공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였는데, 이러한 차
이는 ‘사적 시점’을 구사하는 데서도 발견된다. 사적 시점은 창자가 이야기
세계를 진술하는 데서 일탈하여 현장의 인물들에게 말을 건낼 때 구사된
다. 가령, 창자가 고수에게 잘한다고 칭찬하거나 청중들에게 방금 전 진술
한 대목에 대한 의견을 직접 묻거나 핀잔을 주거나 하는 등의 대사이다.
이런 대목들은 분명 판소리의 한 부분임에도 이야기세계의 창출과는 상관
이 없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일탈성 때문에 오히려 청중은 이야기세계에
대한 몰입 상태에서 벗어나 심미적 거리를 확보하고 여유를 만끽할 수 있
게 되는 것이다. 판소리에서 이러한 담화적 일탈은 매우 일상적이면서도
미학적으로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공적 외부 시점과 공적 내부 시점, 그리
고 사적 시점의 교체에 따라 청중은 이야기세계에 대해 다양한 심미적 거
리를 경험하게 되고, 이에 따라 작품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자신의 현실
에서 반추할 수 있는 관조와 성찰의 기회를 갖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수전>의 사설은 희곡적 경향을 띰으로써 그러한 심미적 거
리의 다양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물론 공연의 현장에서 이 작품을 공연하
는 창자는 사적 시점을 구사하기도 하겠지만, 사적 시점의 일탈성에 대응
하는 몰입의 체험을 청중들에게 선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예수전>에서
구사되는 사적 시점의 정서적 감도는 전통 판소리의 그것에 미치지 못할
것이다.
한편, 담화적 차원에서 <예수전>의 사설이 보여주는 이러한 특징은 이
작품이 상정하는 청중의 정체가 전통 판소리의 그것과 다를 수 있음을 시
사한다. 전통 판소리에서 긴장와 이완, 몰입과 일탈이 사설 자체 내에 여러
담화의 양상으로써 보장됨으로써 청중들은 보다 주체적으로 작품을 이해
하게 된다. 즉, 청중들은 관조와 성찰의 여유를 충분히 누림으로써 자기만
의 이해와 미적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전>에선 그러한
미적 체험의 가능성이 적다. 청중들은 긴장과 이완이 교체되지 않은 상태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227
에서 성서적 가르침을 형상화한 이야기세계를 수용하는 데에 집중해야한
다 전통 판소리에서 . 이러한 수용의 의무가 제기되지 않는 까닭은 전통
판소리를 발전시켜왔던 ‘청중들’의 정체가 공시적으로나 통시적으로 매우
이질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질성이 다양한 장면화를 낳았고, 또한
다양한 심미적 거리를 요구했다. 그런데 이와 달리 <예수전>은 항상적인
수용의 의무를 사설 내부에서 제기하고 있다. 이 점은 이 작품이 상정하는
청중이 긴장을 긴장으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되는 ‘신앙 집단’임을 시사한
다. 즉 청중들이 이야기세계에서 일탈하여 작품의 문제를 관조하고 성찰할
수 있는 여유을 누리지 않아도 되는 집단인 것이다.
이러한 판단에 근거하여 보자면, <예수전>의 사설에서 추론되는 수용의
성격이란 일방성을 띤다. 즉 전통 판소리에서처럼 작품이 제기하는 현실의
한 단면에 대해 청중이 자기만의 이해를 추구하도록 보장하는 양방향적인
것이 아니라, 단일한 수용의 방향을 청중이 신뢰하고 따라가는 일방향적인
성격을 띠는 것이다. 물론 실제 판소리 공연에서 이러한 일방성이 완벽하
게 구현될 수는 없다. 여기서 말하는 일방성이란 사설에 내포된 수용의
성격, 사설에 잠재되어 있어서 청중에 의해 실현될 수 있는 수용의 양상을
말한다. <예수전>은 전통 판소리와 달리 작품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한 성
찰의 기회와 여유를 사설의 실현 과정에 예비하기보다는, 그런 예술적 고
민을 텍스트 외부에 있어야 할 것으로 상정한 작품이라 하겠다.
4. 결론
지금까지 창작 판소리 <예수전>의 사설을 서사 구조, 주제, 담화 세 측면
에서 검토하였다. <예수전>의 서사 구조는 일부 장면화의 양상이 나타나기
는 하지만, 그것이 전체 서사로부터 일탈하지 않고 표면적 주제에 복속됨
228 판소리연구 제33집
으로써 성서의 가르침을 강화하는 특징을 지녔다. 이로써 전통 판소리에서
고정체계면과 비고정체계면에서 추상되는 표면적 주제와 이면적 주제의
대립, 그리고 그를 통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는 보장되지 않
는다. 오히려 <예수전>은 인간적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몇몇 상황에서
조차 그 상황에 걸맞는 정서를 장면화하지 않음으로써, 성서의 가르침에
대한 세속적이고 인간적인 의심을 차단하고 있다.
비고정체계면의 출현이 현실을 보다 심층적으로 반영하고 탐색하기 위
한 예술적 진화의 양상이라는 점에서, <예수전>의 서사 구조는 전통 판소
리의 특징을 전면적으로 계승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그것은 단순
히 판소리라는 전통 예술의 현대화가 성공적인지 아닌지의 문제만은 아니
다. 왜냐면 상황적 정서ㆍ의미의 추구, 장면 극대화, 부분의 독자성과 같은
판소리의 특징은 판소리 특유의 예술적 성찰 방식이기 때문이다. 즉 고정
체계면와 표면적 주제로부터 일탈하는 세속적 의심과 욕망이 장면화되지
않음으로써 성서의 가르침에 내재된 현실적 의미가 구체화될 수 있는 여지
또한 좁아지게 되는 것이다.
한편 <예수전>의 사설은 공적 내부 시점을 제한적으로 쓰는 특징을 보
였다. 즉 창자가 인물의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과 시선을 진술하는 양상이
현저하게 적게 나타나는 것이다. 이것은 이 작품의 담화 방식이 희곡적
경향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특징은 전통 판소리에서 다양한 담
화 양상을 통해 청중에게 몰입과 일탈을 보장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전통
판소리에서 청중들은 때론 이야기세계를 관조하거나 아예 등장인물과 자
신을 동일시하는 극적 환상을 체험하고 또는 완전히 이야기세계로부터 일
탈하는 등 다양한 심미적 거리를 체험하면서 작품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고도 주체적인 수용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예수전>에서 심미적 거
리는 다양하지 않고, 청중은 일정한 수용의 긴장을 요구받는다. 그만큼
<예수전>의 사설은 청중의 자율적인 수용을 보장하지 않는 폐쇄성을 지녔
다고 할 수 있다.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229
그리고 이런 점에서 <예수전>에 내포된 청중은 그러한 수용의 의무를
감내할 수 있는 신앙의 집단일 가능성이 높다. 작품이 전하는 메세지에
대해 해석적 혼란과 방황을 겪지 않아도 되는 집단이 상정되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수용의 평면성은 이 작품에서 텍스트와 청중의 소통이 양방향
적이기보단 단방향적임을 시사한다.
원래 이 논문은 대표적인창작 판소리라할 수 있는 <예수전>, <똥바다>,
<스타대전>, <슈퍼댁 씨름대회 출전기> 네 작품을 분석하기 위해 기획되
었다. 그러나 지면의 여건 때문에 <예수전> 분석에 그쳤다. 네 작품 모두
대중적인 인기를 끌었다는 점에서 논의 대상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
또한 네 작품은 각기 독자적인 측면이 있어서 더욱 흥미롭다. 가령, <똥바
다>는 <예수전>처럼 장편이면서도, 대상 인물은 <예수전>과 달리 비판과
풍자의 대상이다. <스타대전>과 <슈퍼댁 씨름대회 참전기>은 전대의 작품
들과 달리 단편이고 특정한 목적을 지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질적이다.
<스타대전>은 아예 일상의 한 단면을 재현하지 않고 온라인 게임 세계를
장면화한다는 점에서 소재 자체가 특출나다. <슈퍼댁 씨름대회 참전기>는
담화의 측면에서 볼 때 ‘사적 시점’이 ‘공적 시점’만큼이나 중시되는 작품이
어서 논의의 가치가 높다. 이들에 대한 논의는 다음을 기약한다.
230 판소리연구 제33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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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판소리연구 제33집
<국문초록>
이 논문은 창작 판소리 <예수전>의 사설을 서사 구조, 주제, 담화 세 측
면에서 검토하였다. <예수전>의 서사 구조는 일부 장면화의 양상이 나타나
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체 서사로부터 일탈하지 않고 표면적 주제에 복속
됨으로써 성서의 가르침을 강화하는 특징을 지녔다. 이로써 전통 판소리에
서 고정체계면과 비고정체계면에서 추상되는 표면적 주제와 이면적 주제
의 대립, 그리고 그를 통한 인간과 사회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는 보장되지
않는다. 오히려 <예수전>은 인간적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몇몇 상황에
서조차 그 상황에 걸맞는 정서를 장면화하지 않음으로써, 성서의 가르침에
대한 세속적이고 인간적인 의심을 차단하고 있다.
한편 <예수전>의 사설은 공적 내부 시점을 제한적으로 쓰는 특징을 보
였다. 즉 창자가 인물의 입장에서 자신의 생각과 시선을 진술하는 양상이
현저하게 적게 나타는 것이다. 이것은 이 작품의 담화 방식이 희곡적 경향
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특징은 전통 판소리에서 다양한 담화
양상을 통해 청중에게 몰입과 일탈을 보장했던 것과 차이가 있다. 전통
판소리에서 청중들은 때론 이야기세계를 관조하거나 아예 등장인물과 자
신을 동일시하는 극적 환상을 체험하고 또는 완전히 이야기세계로부터 일
탈하는 등 다양한 심미적 거리를 체험하면서 작품이 제기하는 문제에 대해
진지하고도 주체적인 수용을 보장받았다. 그러나 <예수전>에서 심미적 거
리는 다양하지 않고, 청중은 일정한 수용의 긴장을 요구받는다. 그만큼
<예수전>의 사설은 청중의 자율적인 수용을 보장하지 않는 폐쇄성을 지녔
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점에서 <예수전>에 내포된 청중은 그러한 수용의 의무를
감내할 수 있는 신앙의 집단일 가능성이 높다. 작품이 전하는 메세지에
대해 해석적 혼란과 방황을 겪지 않아도 되는 집단이 상정되는 것이다.
또한 그러한 수용의 평면성은 이 작품에서 텍스트와 청중의 소통이 양방향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233
적이기보단 단방향적임을 시사한다.
주제어 창작 판소리 * : , 판소리, 박동진, 예수전, 장면화, 부분의 독자성,
다성성, 주제의 양면성
234 판소리연구 제33집
<Abstract>
A Study on Park Dongjin’s Pansori “The Life Story of Jesus Christ”
Lee, Jeongwon
In this thesis, I examined a newly Pansori "The Life Story of Jesus Christ"
made by Park Dongjin, in three parts of narrative structure, theme, and
discourse. In "the life story of Jesus Christ", there are some long narrated
scene. But those parts are not contrary to whole structure and subject to
surface theme. Therefore in this Pansori text, it is not guaranteed that cubic
understanding about human being and society through the contradiction
between surface theme and inside theme. Instead, at some unreceptionable
scenes, personal emotion is not narrated long. Consequently, in "the life story
of Jesus Christ", a worldly and personal doubt would be blocked.
The narration of "the life story of Jesus Christ" is like a drama, because
the narrator do not narrate something that a character see or think. This is
different to the discourse way of established Pansori. In the established
Pansori, various way of narration guarantee the various reception through
various esthetic distances. But in "the life story of Jesus Christ", the audience
could hardly experience the multi esthetic distance and they could have a
little experience of immersion, deviation, and dramatic illusion.
Therefore the audience of newly Pansori "the life story of Jesus Christ"
are needed the constant tension of reception. And according to this, the
implied audience of this Pansori text is a believer who might be good at
창작 판소리의 사설 연구 235
the obligation of tensional reception.
* Key words newly Pansori, established Pansori, : Park Dongjin, The Life
Story of Jesus Christ, Trad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