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능호관(凌壺觀) 이인상(李麟祥)의 원령첩(元靈帖)5

2018. 4. 30. 14:23工夫

 

 

 

   (제32면)愼爾

 

 

   (제33면)出話

 

 

   (제30면)敬爾

 

 

   (제31면)威儀

 

 

[글자의 원문과 내용]

 

愼爾出話(신이출화)   나오는 말을 삼가하고

敬爾威儀(경이위의)   위엄과 예의로 공경한다.

 

* 威儀(위의) : 격식을 갖춘 태도나 차림새. 예법(禮法)에 맞는 몸가짐.

 

 

[출전의 원문과 내용]

 

○ 출전 : 『시경(詩經)』「대아(大雅) 탕지습(蕩之什) 억(抑)」

 

 

 

質爾人民 謹爾侯度   백성은 순박하고, 제후는 삼가며 법도를 지키고

用戒不虞 愼爾出話   경계하니 염려가 없고, 나오는 말을 삼가고

敬爾威儀 無不柔嘉   공경하며 예의를 갖추니, 부드럽고 아름답지 않은 게 없네.

白圭之玷 尙可磨也   흰 구슬의 흠은 다시 갈면 되지만

斯言之玷 不可爲也   말의 잘못은 어쩔 도리가 없네.

 

* 白圭(백규) : 1. 빛깔이 희고 맑은 옥(玉). 2. 말을 가려서 삼가야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논어(論語)』〈선진(先秦)〉에 「남용(南容)이 항상 백규를 하루에 여러 번 반복하여

                외우니 공자(孔子)께서 자신의 형님의 딸을 그의 아내로 삼도록 했다.(南容三復白圭,

                孔子以其兄之子妻之.)」라는 말이 나오는데, 공자의 제자 남용이 항상 ‘백규(白圭)’를

               반복하여 외웠다는 말에서 ‘삼복백규(三復白圭)’가 유래되었다.

 

 

[느낀점]

 

이 글은 『시경(詩經)』「대아(大雅)」편에 있는 가사 중 한 대목을 발췌하여 전서로 적은

글자로써 자료에서는 “敬爾威儀”가 “愼爾出話”보다 먼저 있으나 원문에 있는 내용의

순서에 따라 화면의 순서를 바꾸었습니다.

다만, 두 절구가 원래의 순서대로 놓아도 의미 전달에는 전혀 이상할 게 없어 능호관이

원래부터 이런 순서로 쓴 것일 수도 있으므로 반드시 화면의 편집이 잘 못되었다고는 말할

수는 없습니다.

 

원문에서 이 문장의 핵심은 “斯言之玷 不可爲也”로써 곧, “사람은 말을 잘못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이니, 능호관 선생이 종강모루에서 홀로 이 글씨를 쓰면서 결국 평소 말을

삼가고 행동에 법도를 지킬려는 자신의 마음가짐을 다시한번 다잡으면서 이 글씨를 쓴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도 내려오는 우리나라 속담에 ‘한번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 없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곧 『시경(詩經)』에서 말하는 “斯言之玷 不可爲也”와 같은 뜻으로써 평소 말과

행동을 삼가고 공경하여야 한다라고 재인식하며 강조한 능호관 선생의 말씀은 지금도

생활철학에서 깊이 간직하며 실천해야 할 중요한 말씀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