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능호관(凌壺觀) 이인상(李麟祥)의 원령첩(元靈帖)7

2018. 4. 30. 14:28工夫

능호관(凌壺觀) 이인상(李麟祥)의

원령첩(元靈帖) 중 상권 제45면으로 상권의 마지막 페이지의 작품입니다.

 

이 면은 다른 페이지와는 다르게 한 면에 초서로 모든 글씨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능호관(凌壺觀)의 글씨는 전서와 행서를 많이 접할 수 있으나 초서(草書)는 접하기 매우

어려운 희귀한 작품입니다.

 

전서(篆書)는 필법의 규칙이 엄격하여 모르는 글자라도 자전을 통해 글자의 음과 뜻을

알아내기가 그리 어렵지 않으나, 초서(草書)는 필획이 매우 간결하며 여러 부수를 한 글자로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글씨는 쓰는 작가에 따라서 자신만의 개성이 글씨에 들어가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 능호관이 남긴 초서의 글씨도 매우 독특하고 개성적인 글씨임에

분명하여 해독한 글자가 꼭 정답이 아닐 수 있음을 미리 밝힙니다.



 

[글자의 원문과 내용]

 

散長語虛之(산장어허지)   흩뜨려 길게 늘어놓은 말을 비우니

來有激世之(래유격세지)   격동의 세상이 와 있어

意流以不踐(의류이불천)   뜻이 흘러감으로써 실천하지 않는구나.

有終万以可(유종만이가)   끝맺음은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니

光處東老安(광처동로안)   햇볕 나는 곳 동쪽이 노인에게 편안하네.

 

* 長語(장어) : 말을 길게 늘어놓음

 

 

[느낀점]

 

능호관의 초서 글씨는 처음 해독해 보는데, 대단히 특징적이고 개성이 뚜렷한 글씨임을

알 수 있으며, 글씨의 내용은 아마도 이 앞글에서 보이는 전서 글씨 몇 가지를 쓰고 난

이후의 느끼는 소회를 적은 것으로 보여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