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10. 15:32ㆍ한국의 글,그림,사람
종이바탕에 담채로 그려진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의 영모화입니다.
가로 28.5cm 세로 22cm 크기의 작은 그림으로 현재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제화글의 원문과 내용]
[제화글 1 : 姜世晃]
日暖風輕言語軟 햇볕 따뜻하고 바람 가벼워서 말도 부드러우니
應將喜報主人知 응당 장래의 기쁜 소식을 주인이 알겠네.
檀園寫 단원이 그렸다.
[제화글 2 : 미상]
檀園畵意筆 단원의 그림에 뜻이 들어 있는 필법이다.
山寫乃入帖好 산을 그려서 화첩에 넣었으면 좋겠으나,
此之過也 이 방법은 지나치다.
鸛翁 관옹
[작품의 감상과 느낌]
가로가 긴 화첩 형태의 영모화로써 단원이 그린 화첩 형태의 작품입니다.
현재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채색화로 알려져 있는데, 인터넷상에서는 화질 좋은
파일을 구할 수 없어 아쉽습니다.
그림은 물가에 오래된 고목의 수양버들에 새잎이 돋아난 봄철인데, 기둥의 끝에 둥지를
튼 까지가 한 마리는 집을 지키고 또 한 마리는 집을 향해 날아오고 있는 장면입니다.
수양버들에 돋아난 새잎을 표현하기 위해 수많은 점을 찍어 표현한 필법과 섬세한 까치의
묘사는 단원 고유의 화법으로써 그의 다른 그림에서도 분명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원 김홍도의 마상청앵도]
[단원 김홍도의 춘작보희도]
그림의 상단 여백에는 두 사람이 쓴 제화 글이 있는데, 그 중 왼쪽 상단의 글씨는
단원의 스승이었던 표암(豹菴)이 감상의 글을 남겼습니다.
표암은 이 그림을 보고 기쁜 소식이 곧 올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옛 부터 까치는 민간에서는 손님이나 소식을 말하며 그림에서는 흔히 ‘喜(희)’의 의미가
있는데, 두 마리가 함께 있으니 이는 길상(吉祥)의 ‘囍(희)’로써 큰 기쁨을 의미합니다.
그림을 다시 보면 버들가지는 상하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수면 쪽의 버들가지는
물에 젖어 더러워져 버린 느낌이 있으나 까지 둥지가 있는 상단의 버들가지는 깨끗하고
산뜻한 느낌이 있습니다.
수면 가까이 있는 더러워진 버들가지는 오랜 관습이나 구시대의 폐습을 말하며, 상단의
버들가지는 새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합니다.
둥지를 튼 까치집에 앉아있는 한 마리 까치는 새로운 임금 정조(正祖)를 상징하고,
날아들고 있는 까치는 정조를 보필코자 새로 등용된 인재를 말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이 그림은 새 임금 정조의 등극과 개혁정책으로 조정과 나라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는 기쁘고 희망찬 앞날을 기대하고 염원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제화 글을 적은 표암 강세황(姜世晃)은 1713년에 태어나 79세의 나이인 1791년까지 장수한
시서화(詩書畵) 삼절의 문인으로써 정조 재위 15년까지 생존했습니다.
그러므로 이 그림은 단원이 도화서 화원으로 재직하던 시기인 30대 중반 또는 40대
초반 경에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해 그린 작품이며, 그림의 오른쪽 상단 여백에 적혀 있는
글씨는 후대 소장가중 한 사람이 이 그림을 보고 느낀점을 적은 글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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