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27. 17:20ㆍ문자재미
1: 이 디자인을 처음 본 날이 기억이 납니다.
이 디자인에서 I 는 알파벳이고, NY 역시 알파벳입니다. 익히 하는 기호입니다. 하트는 그림입니다. 그림과 글자가 동시에 존재하는 독특한 디자인입니다. 누군가 이야기 해 주더군요. "I Love NewYork. 으로 읽으면 돼..." 하트를 Love로 읽자 마자 머리안에서 전환이 일어났습니다. 그림으로만 보이던 하트가 Love라는 의미를 가진 기호로 인식이 되었습니다. 그림을 그림이 아닌 언어적 기호로 인식이 변한 순간입니다. 하트 그림이라는 시각정보를 Love라는 의미를 가진 언어 기호로 인식하는 방법은 우리가 한자를 언어 기호로 인식하는 방법과 동일합니다. 한자는 다각형과 선으로 이루어진 그림이지만 우리는 그림으로 보지 않고 글자 즉 언어를 표시하는 기호로 인식합니다.
2: 그림과 글자의 차이
그림은 시각으로 인지합니다. 글자도 시각으로 인지하지만 그와 더불어 언어정보를 포함합니다. 한자를 읽을 때 머리속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을 잘 관찰해 보면, 머리안에서는 글자를 의미를 파악하여 처리합니다. 시각정보를 언어로 해석하는 과정이 벌어집니다. 그림을 볼때와는 다른 처리가 이루어 집니다. 뇌에 대해 전문지식이 없어서 더 정확한 이야기는 못 풀어가지만, 알고 있는 짧은 지식으로 유추해 보면, 그림은 우뇌에서 처리가 이루어지는 데 반해 글자는 좌뇌에서 처리가 이루어 지는 듯 합니다.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게 좌뇌라고 하니까요. 그림은 시각 정보인데 반해 글자는 청각 정보입니다. 언어가 청각을 토대로 이루어 지니까요.
3: 초서를 만들기 위해 글자를 구성하는 선들을 모두 잇고 그 이후에 이어진 선을 다시 폅니다.
글자를 구성하는 선들을 결련할 경우 행서가 됩니다. 행서까지는 글자로 해독이 됩니다. 글자를 보면 의미가 머리속에 떠오릅니다. 그러나, 이어진 선을 펴서 간결한 곡선을 만들어 초서의 글자가 되면 글자를 봐도 의미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알 수 없는 기호로 바뀌어버립니다. 글자인거는 확실한데 글자에서 의미가 떠오르지 않는 답답한 상태가 됩니다. 제가 초서를 읽는 법을 공부하고자 하는 이유였습니다.
4: 선생님 수없은 해서가 초서로 바뀌는 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해 주십니다. 처음 해서와 마지막 초서을 보면 어떻게 해서 저런 모양의 글자로 변화되는 지 상상이 안되나, 중간 변이 과정을 보면 무난히 이해가 됩니다. 초서로 변이하는 과정은 결련된 선을 펴는 과정 즉 감생의 과정입니다. 초서를 배우며, 감생 과정은 글자쓰는 법이 아닌 그림을 그리는 방법을 이용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서법이 아닌 화법으로 감생을 한다는 것이죠. 앞서 밝혔듯이 그림과 글자는 인지 방법 자체가 서로 상이하지만, 초서의 세계에서는 글자를 쓰는 동작안에서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 들어있어 그림과 글자가 공존합니다. 위에 있는 I Love NY 디자인에서 그림과 글자가 공존하듯이....
5: 초서를 배우고 나서 변한게 있다면... 전에는 초서를 볼 때, 글자를 해독하기 위해서만 신경을 썼다면, 8개월 정도 배운 지금은 초서안에 있는 그림의 요소까지 보게 된 점입니다. 초서에 들어 있는 곡선의 아름다움이 어느 순간 부터 보이기 시작하면서, 초서를 공부하는 재미가 더 늘었습니다. 속도감있는 선이 있는가 하면, 고졸한 느낌의 선이 있고, 사람마다 각기 다른 개성이 선안에 녹아 있습니다. 서예를 하는 즐거움이 선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손과정 서보 초서본 입니다. 원문도 추가 합니다. 간자체 입니다.
초서본안에는 옆에 해서가 있으니 도움이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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