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비초서 (조일) 3

2012. 3. 23. 14:47서예일반

 

   夫杜崔張子, 皆有超俗絶世之才, 博學餘暇, 遊手于斯, 後世慕焉. 專用爲務, 鑽堅仰高, 忘其罷勞, 夕惕不息, 仄不暇食. 十日一筆, 月數丸墨, 領袖如皂, 脣齒常黑. 雖處衆坐, 不遑談戲, 展指畫地, 以草劌壁, 臂穿皮刮, 指爪摧折, 見䚡出血, 猶不休輟. 然其爲字, 無益於工拙, 亦如効顰者之增醜, 學步者之失節也. 且草書之人, 蓋伎藝之細者耳. 鄕邑不以此較能, 朝廷不以此科吏, 博士不以此講試, 四科不以此求備, 徵聘不問此意, 考績不課此字. 徒善字旣不達於政, 而拙草無損於治, 推斯言之, 豈不細哉.

 

   대저 두도ㆍ최원ㆍ장지는 모두 세속을 초월하고 세상에서 뛰어난 재주가 있으며, 널리 배우고 남은 겨를에 손을 여기에서 노닐어 후세의 바람이 되었다.

   전적으로 힘써 연찬함이 굳고 우러러봄이 높으며, 수고로움을 그만 두는 것을 잊고 저녁에도 걱정하여 쉬지 않으며 해가 저물어도 밥 먹을 겨를이 없다. 열흘에 붓 한 자루가 닳고 한 달에도 몇 자루의 먹을 소비하며, 소매는 검은 비단과 같고 입술과 치아가 항상 검었다. 비록 무리와 함께하는 자리에 처하더라도 한가하게 말하거나 희학질을 하지 않고 손가락을 펼쳐 땅에다 획을 긋고 풀로 벽을 상처 내며, 어깨에 구멍이 나고 껍질이 깎이며, 손가락과 손톱이 꺾이고 부러져 뼈에서 피가 나오는 것을 보아도 오히려 쉬거나 멈추질 않았다. 그러나 글자 쓴 것은 공교함과 졸렬함에 보탬이 없고, 또한 마치 찡그림을 본받는 자가 추함을 더하고 걸음걸이를 배운 자가 절도를 잃음과 같다.

   또한 초서를 쓰는 사람은 대개 기예의 작은 것일 따름이다. 마을에서는 이것으로 능력을 비교하지 않고 조정에서는 이것으로 관리를 품등하지 않으며, 박사는 이것으로 강의하고 시험보지 않으며, 덕행(德行)․언어(言語)․정사(政事)․문학(文學)의 4과목은 이것으로 갖춤을 구하지 않고 초빙을 함에 이 뜻을 묻지 않으며, 관리의 성적을 상고함에도 이 글씨를 매기지 않는다. 한갓 글씨를 잘 써도 이미 정사에 다다를 수 없고, 초서가 졸하여도 다스림에 감함이 없다. 이를 미루어 말한다면, 어찌 작지 않으랴?

 

 

 

출처 : 한국서학연구소
글쓴이 : 심제 김보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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