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비초서 (조일) 2

2012. 3. 23. 14:46서예일반

 

   夫草書之興也, 其於近古乎. 上非天象所垂, 下非河洛所吐, 中非聖人所造. 蓋秦之末, 刑峻綱密, 官書煩冗, 戰攻竝作, 軍書交馳, 羽檄紛飛. 故爲隸草, 趣急速耳. 示簡易之指, 非聖人之業也. 但貴删難省煩, 損複爲單, 務取易爲易知, 非常儀也. 故其讚曰, 臨事從宜. 而今之學草書者, 不思其簡易之旨, 直以爲杜崔之法, 龜龍所見也. 其攣扶拄桎, 詰屈叐乙, 不可失也. 齔齒以上, 苟任涉學, 皆廢倉頡史籒, 競以杜崔爲楷, 私書相與, 庶獨就書云, 適迫遽, 故不及草. 草本易而速, 今反難而遲, 失指多矣. 凡人各殊氣血, 異筋骨. 心有疏密, 手有巧拙. 書之好醜, 在心與手, 可强爲哉. 若人顔有美惡, 豈可學以相若耶. 昔西施心疹, 捧胸而顰, 衆愚効之, 祇增其醜. 趙女善舞, 行步媚蠱. 學者弗獲, 失節匍匐.

 

   대저 초서의 흥함은 옛날에 가깝지 않은가? 위로는 하늘의 형상에서 드리운 바가 아니고, 아래로는 황하와 낙수에서 토해낸 바가 아니며, 가운데로는 성인이 만든 바가 아니다. 대개 진나라 말엽에는 형이 높고 법이 엄밀하여 관청의 문서가 번거롭고 쓸데없었으며, 전쟁과 공격이 아울러 일어나 군대의 명령서를 주고받으며 질주했고, 깃에 꽂은 격문은 어지럽게 날았으므로 예서를 대략적으로 빨리 써서 급하고 빠름에 이르렀을 따름이다.

   가리킴이 쉬운 것은 성인의 업이 아니다. 단지 어려움을 깎아내고 번거로움을 생략하며, 복잡한 것을 덜어 간단히 하는 것을 귀히 여겨 힘써 알기 쉽게 바꾼 것은 일상적인 법도가 아니다. 그러므로 찬하여 “일에 임하여 마땅함에 나아가라.”라고 하였다.

   지금 초서를 배우는 사람은 그 간편한 취지를 생각하지 않고 곧바로 두도와 최원을 법으로 삼으니 거북이와 용이 나타나는 바이다. 그 누르고 일으키는 연관하고 도와 구부리다 갑자기 굴절하는 것을 빠뜨릴 수 없다. 이를 갈 나이 이상이면 진실로 맡겨 배움을 섭렵하는데, 모두 창힐ㆍ사주를 폐하고 다투어 두도ㆍ최원을 법으로 사사로운 글씨를 서로 주고받으며. 거의 홀로 글씨에 나아간다 하며 핍박되고 급함에 나아가므로 초서에 이르지 않았다. 초서는 본디 쉽고 빠른 것이나 지금은 오히려 어렵고 더디면서 가리킴을 잃음이 많다.

   무릇 사람은 각각 기와 혈이 다르고 근골이 다르다. 마음에 성글고 조밀함이 있고, 손에 교묘함과 졸함이 있다. 글씨의 좋고 나쁨은 마음과 손에 있으니 억지로 할 수 있겠는가? 마치 사람의 얼굴에 아름답고 추함이 있는 것과 같으니 어찌 배워서 서로 같을 수 있겠는가? 옛날 서시(西施)가 마음이 아파 가슴을 쥐어 잡고 찡그렸는데, 무리들은 어리석게 이를 본받았으니 단지 추함만 더하였다. 조비연(趙飛燕)은 춤을 잘 추고 걸음걸이가 아름답고 요염하여 배우는 사람은 얻지 못하고 절조를 잃어 기어 다녔다.

 

 

 

출처 : 한국서학연구소
글쓴이 : 심제 김보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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