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절 시

2023. 3. 20. 09:51한시

안락와중일부서(安樂窩中一部書)





安樂窩中一部書 안락와중일부서

號云皇極意何如 호운황극의하여

春秋禮樂能遺則 춘추예악능유칙

父子君臣可廢乎 부자군신가폐호

浩浩羲軒開闢後 호호희헌개벽후

巍巍堯舜協和初 위위요순협화초

炎炎湯武干戈外 염염탕무간과외

恟恟桓文弓劍餘 흉흉환문궁검여





안락와 안에 한 질의 책이 있으니

황극이라 이름 하니 그 뜻이 어떠한가?

춘추 예 악 능히 법칙 남길 수 있었으니

부자군신을 어찌 없앨 수 있으랴!

크도다! 복희 헌원이 천지를 개벽한 후

높구나! 요순임금 처음에 협력하셨네.

이글거리네! 탕왕 무왕 방패와 창을 쓴 이후

두렵구나! 환공 문공 활과 칼을 쓴 나머지





日月星辰高照耀 일월성신고조요

皇王帝伯大鋪舒 황왕제패대포서

幾千百主出規制 기천백주출규제

數億萬年成楷模 수억만년성해모

治久便憂強跋扈 치구편우강발호

患深仍念惡驅除 환심잉념악구제

才堪命世有時有 재감명세유시유

智可濟時無世無 지가제시무세무

既往盡歸閑指點 기왕진귀한지점

未來須俟別支梧 미래수사별지오

不知造化誰為主 부지조화수위주

生得許多奇丈夫 생득허다기장부





일월성신이 높이 비추고 빛나

황왕제패가 크게 펼쳐졌네.

수많은 주(主)들 규칙과 제도 내놓으니

수 억만 년간

모범이 되었네.

다스림이 오래되면 강자의 발호 근심하고

우환이 깊어지면 이내 악을 제거할 생각하네.

재능이 사명 감당해도 世 있고 時있으니

지혜로 세상 구제함에 時 없고 世도 없네.

기왕에 다 돌아간 것 비판하지 말고

미래는 기다려야하니 억지 부리지 말라.

조화의 주인 누구인지 알지는 못하지만

수많은 기이한 장부들 만들어내셨네.









청야음(清夜吟) 또는 천심(天心)





月到天心處 월도천심처

風來水面時 풍래수면시

一般淸意味 일반청의미

料得少人知 요득소인지





천심(天心)에 달이 뜨고

바람은 수면을 지날 때

이러한 해맑은 뜻

헤아려보면 아는 사람 적으리라.





 관진희이선생진급묵적

(觀陳希夷先生真及墨跡)





未見希夷真 미견희이진

未見希夷蹟 미견희이적

止聞希夷名 지문희이명

希夷心未識 희이심미식

及見希夷蹟 급견희이적

又見希夷真 우견희이진

始知今與古 시지금여고

天下長有人 천하장유인

希夷真可觀 희이진가관

希夷墨可傳 희이묵가전

希夷心一片 희이심일편

不可得而言 불가득이언





희이 선생 모습 본 적 없고

희이 선생 자취도 본 적 없다네.

희이 선생 이름만 들었을 뿐

희이 선생 마음은 아직 몰랐네.

이제 희이 선생 자취를 보고

또 희이 선생 모습도 보았네.

비로소 알았네 지금이나 옛날에도

천하에 오래 살아온 사람 있음을.

희이 선생 모습은 관할 수 있고

희이 선생 묵적은 전할 수 있지만

희이 선생 마음 한 조각만은

얻어서 말로 할 수 없노라.













선천음(先天吟)





先天事業有誰為 선천사업유수위

為者如何告者誰 위자여하고자수

若謂先天言可告 약위선천언가고

君臣父子外何歸 군신부자외하귀

眼前伎倆人皆曉 안전기량인개효

心上工夫世莫知 심상공부세막지

天地與身皆易地 천지여신개역지

己身殊不異庖犧 기신수불이포희





선천의 일을 하는 사람 누구인가?

하는 이는 어떠하며 알리는 자 누구인가?

만약 선천을 말로 할 수 있다면

군신부자 외에 어디로 돌아가리.

눈앞의 기량이야 누구나 다 알겠지만

마음공부는 세상이 알지 못하노라.

천지와 몸이 모두 역의 땅이니

내 몸은 복희씨와 전혀 다름없도다!







自作真贊-초상화에 스스로 짓다





松桂操行 송계조행

鶯花文才 앵화문재

江山氣度 강산기도​

風月情懷 풍월정회​

借爾面貌 차이면모​

假爾形骸 가이형해​

弄丸餘暇 농환여가​

閑往閑來 한왕한래​





소나무 계수나무 같은 품행에

꾀꼬리와 꽃 같은 文才.

강산의 기품

풍월의 정회.

너의 모습을 빌려

잠시 네 몸뚱이를 만들자.

태극을 갖고 노는 여가에

한가로이 가고 오네.





安樂吟 안락음





安樂先生 不顯姓氏

垂三十年 居洛之涘

風月情懷 江湖性氣

色斯其舉 翔而後至



안락선생은 이름을 드러내지 않고

30년을 낙수 강가에 살았는데

바람과 달을 품은 강호 기질이라

이런 모습과 거동으로 나래 편 후 이르렀네





無賤無貧 無富無貴

無將無迎 無拘無忌

窘未嘗憂 飲不至醉

收天下春 歸之肝肺



가난하거나 천함도 없고 부유하거나 귀함도 없으며

보내고 맞이함도 없고 구속되거나 거리낌도 없어라

군색해도 걱정 없고 술 마셔도 취하지 않으니

천하의 봄 거두어 가슴에 돌이켰네





盆池資吟 瓮牖薦睡

小車賞心 大筆快志

或戴接籬 或著半臂

或坐林間 或行水際



분지에서 읊고 옹기 창에서 잠을 청하네

작은 수레로 기쁘게 노닐며 큰 붓으로 즐거운 뜻 펴노라.

혹 두건을 쓰거나 혹 반팔 옷을 입고

혹 수풀 사이에 앉거나 혹 물가를 거니노라.





樂見善人 樂聞善事

樂道善言 樂行善意

聞人之惡 若負芒刺

聞人之善 如佩蘭蕙



선한 사람 보길 즐기고 선한 일 듣길 즐기며

선한 말 즐기고 선한 뜻 행하길 즐기네.

남의 악을 들으면 가시덤불 등에 진 듯

남의 선을 들으면 난초를 몸에 지닌 듯.





不佞禪伯 不諛方士

不出戶庭 直際天地

三軍莫凌 萬鍾莫致

為快活人 六十五歲



선사에 기대지 않고 방사에도 굽히지 않고

집을 나서지 않아도 직접 천지에 닿네.

삼군도 무시 못하고 만금으로도 부를 수 없으니

쾌활한 사람 육십오 세라네.







황금음(黃金吟)





身上有黃金 신상유황금

人無走陸沈 인무주육침

求時未必見 구시미필견

得處不因尋 득처불인심

辯捷非通物 변첩비통물

涵容是了心 함용시료심

會彈無絃琴 회탄무현금

然後能知音 연후능지음





몸에 황금이 있어도

육침(陸沈 속세에 은거한 현인)을 찾는 이 없네.

구한다고 꼭 볼 수 있는 건 아니오

얻은 곳이 찾기 때문이 아니라네.

생각으로 헤아리면 통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오

받아들여 품으면 마음을 깨달으리라.

줄 없는 거문고를 탈 수 있다면

그런 후에야 지음을 할 수 있으리.







동지음(冬至吟)



何者謂之幾,天根理極微

今年初盡處,明日未來時

此際易得意,其間難下辭

人能知此意,何事不能知



무엇을 기미라 하는가

천근은 리의 극미이네

올해 초 다한 곳

다가오는 내일이니

이때에 역은 뜻을 얻으니

그 사이는 말하기 어렵네

사람이 이 뜻을 알 수 있다면

무슨 일인들 알지 못하리





  



동지음(冬至吟)



冬至子之半,天心無改移

一陽初起處,萬物未生時

玄酒味方淡,大音聲正希

此言如不信,更請問庖犧



동지 자의 반에

천심은 고쳐 옮김이 없네

일양이 처음 생긴 곳

만물이 아직 생기지 않을 때

현주는 담박하고

대음은 소리가 드무네.

이 말이 믿기지 않거든

복희씨에게 다시 물음을 청하리





추성음(推誠吟)



天雖不語人能語 천수불어인능어

心可欺時天可欺 심가기시천가기

天人相去不相遠 천인상거불상원

只在人心人不知 지재인심인부지

人心先天天弗違 인심선천천불위

人身後天奉天時 인신후천봉천시

身心相去不相遠 신심상거불상원

只在人誠人不推 지재인성인불추



하늘은 말 없어도 사람은 말할 수 있고

마음을 속일 때는 하늘도 속일 수 있네.

하늘과 사람 서로 멀지 않으니

사람 마음에 달려있음을 사람이 모를 뿐.

사람 마음 하늘에 앞서도 하늘이 어기지 않고

사람 몸이 하늘에 뒤져도 천시를 받드네.

몸과 마음은 서로 멀지 않으니

사람의 성(誠)에 달려있으나 사람이 나아가지 않을 뿐.







觀易吟(관역음)-역을 보며 읊다



一物由來有一身 일물유래유일신

一身還有一乾坤 일신환유일건곤

能知萬物備於我 능지만물비어아

肯把三才別立根 긍파삼재별립근

天向一中分造化 천향일중분조화

人於心上起經綸 인어심상기경륜

天人焉有兩般義 천인언유양반의

道不虛行只在人 도불허행지재인



한 물건에 유래하여 한 몸이 있나니

한 몸에 또 하나의 건곤 있네.

만물이 내게 갖추어질 수 있음을 아나니

천지인의 뿌리가 어찌 따로 있으랴.

하늘은 하나의 중을 향해 조화를 나누고

사람은 마음위에서 경륜을 일으키네.

하늘과 사람에 어찌 다른 뜻이 있으랴

도는 헛되이 운행되지 않으니 사람에 달려있을 뿐.





추성음(推誠吟)



天雖不語人能語 천수불어인능어

心可欺時天可欺 심가기시천가기

天人相去不相遠 천인상거불상원

只在人心人不知 지재인심인부지

人心先天天弗違 인심선천천불위

人身後天奉天時 인신후천봉천시

身心相去不相遠 신심상거불상원

只在人誠人不推 지재인성인불추



하늘은 말 없어도 사람은 말할 수 있고

마음을 속일 때는 하늘도 속일 수 있네.

하늘과 사람 서로 멀지 않으니

사람 마음에 달려있음을 사람이 모를 뿐.

사람 마음 하늘에 앞서도 하늘이 어기지 않고

사람 몸이 하늘에 뒤져도 천시를 받드네.

몸과 마음은 서로 멀지 않으니

사람의 성(誠)에 달려있으나 사람이 나아가지 않을 뿐.



 



병극음(病亟吟)



生于太平世,長于太平世

老于太平世,死于太平世

客問年幾何,六十有七歲

俯仰天地間,浩然無所愧

태평한 세상에 태어나서

태평한 세상에서 자라고

태평한 세상에서 늙고

태평한 세상에서 죽노라.

객이 몇 살이오 물으니

예순 일곱이라네.

천지사이를 우러르고 굽어보아도

호연하여 부끄러움 없노라.







자여음(自餘吟)



身生天地後,心在天地前

天地自我出,自餘何足言



몸은 천지 뒤에 태어났으나

마음은 천지에 앞서 있구나

천지가 나로부터 나왔으니

스스로 여유 있음을 어찌 족히 말로 하랴




'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田家 朴趾源  (0) 2023.03.26
乞食 - 陶淵明  (0) 2023.03.21
重九記故事 - 尹愭  (1) 2023.03.07
寄題小孫如達晬盤  (2) 2023.02.03
청평조사3수(淸平調詞三首)/청평조(淸平調) - 이백(李白)  (0) 2023.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