寄題小孫如達晬盤

2023. 2. 3. 10:11한시

어린 손자 여달의 돌잔치에 지어 보내다〔寄題小孫如達晬盤〕

아들은 늦게 봤어도 손자 일찍 보게 되니 / 生兒雖晩早生孫
네 아비는 한창인데 나는 벌써 늙었구나 / 汝父芳年我老殘
이 세상에 우리 삼대 함께함이 즐겁나니 / 然喜同時三世竝
남은 여생 온갖 영화 맛보기를 기대한다 / 深期餘日百榮存
태어난 게 엊그젠데 그새 돌이 되었구나 / 桑弧蓬矢俄周歲
돌상에 올라 있는 붓이랑 먹을 잡거라 / 兔穎龍煤且試盤
옥나무 뿌리 내려 재목으로 자라나서 / 種玉爲根嘉樹長
가지와 잎이 뜰 가득히 무성하게 되기를 / 任敎枝葉滿庭繁
[주-D001] 어린 손자 여달(如達) :
성호의 손자 이구환(李九煥, 1731~?)을 말한다. 자는 원양(元陽)이며, 1774년(영조50) 갑오 식년(甲午式年) 생원시(生員試)에 입격하였다. 여달은 그의 아명(兒名)인 듯하다. 《시경(詩經)》 〈생민(生民)〉에 “첫아이를 낳으면서 양 새끼처럼 순산했네.〔先生如達〕”라는 구절이 있는데, 이구환이 태어날 때 고생을 시키지 않고 쉽게 나왔기 때문에 이런 아명을 붙인 듯하다.
[주-D002] 寄 :
1984년 여강출판사(驪江出版社)에서 간행한 《성호전서(星湖全書)》 안에 있는 필사본 《성호속집(星湖續集)》 권1에는 이 글자가 없다. 수당(修堂) 이남규(李南珪)가 성호의 문집을 필사하여 정리한 수당책정본(修堂冊定本)을 가지고 경상도 밀양(密陽)의 퇴로리(退老里) 퇴로서숙(退老書塾)에서 1917년에 목판으로 간행한 《성호선생문집(星湖先生文集)》 초간본이 있는데, 이를 퇴로본(退老本)이라고 한다. 《성호속집》은 초간본인 퇴로본의 간행에서 누락된 시문을 따로 필사하여 편차해 둔 것으로, 퇴로리 이가묵장(李家墨莊)에서 소장하고 있던 것을 여강출판사에서 《성호전서》를 간행할 때 포함시킨 것이다.
[주-D003] 아들은 …… 되니 :
아들은 이맹휴(李孟休, 1713~1750)를 말한다. 그의 자는 순수(醇叟)이며, 호는 두산(斗山)이다. 이조 정랑을 지냈고, 예조 정랑으로 있을 때 《춘관지(春官志)》를 편찬하였다. 성호가 이맹휴를 33세에 낳았으므로 아들을 늦게 보았다고 말한 것이며, 이맹휴가 19세에 이구환을 낳았으므로 손자는 일찍 보았다고 한 것이다.
[주-D004] 태어난 게 엊그젠데 :
원문의 ‘상호봉시(桑弧蓬矢)’는 옛날에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뽕나무로 활을 만들고 쑥대로 화살을 만들어 천지 사방을 향해 여섯 발을 쏘았던 의식을 말하는데, 이는 원대한 뜻을 지니고 큰일을 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행한 것이다. 《禮記 內則》 여기서는 손자가 태어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 되었다는 말이다.
ⓒ 한국고전번역원 | 이기찬 (역)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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