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령현묘경

2023. 2. 20. 06:46나의 이야기

기령현묘경(奇靈玄妙經)
기령현묘경(奇靈玄妙經)은 1886년(고종 23)에 간행된 도교서이다. 조선 시대의 도교는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들에 의해 관성제군, 관우(關羽)에 대한 신앙이 도입되어 전국 곳곳에 관왕묘가 세워진 데서 비롯하였다. 특히 고종 때에는 지금의 동묘 등을 중심으로 도교가 세력을 떨쳤었는데 이 책은 그러한 당시의 분위기 속에서 간행된 것이다.
책 전체가 붉은 색으로 인쇄되어 있는데 이는 이 책이 주문(呪文), 부적 등이 같이 포함되어 있다. 경전의 내용은 옥황상제가 이 책의 편찬자에게 내렸다는 특이한 글씨체로 되어 있는데 이를 해서체로 풀고 다시 여기에 한글로 음과 구결을 달고 우리말로 언해하였다. 언해 부분은 순한글로 되어 있다. 19세기 국어사 자료로서뿐 아니라 중국의 도교 신앙이 조선에서 어떻게 전승되고 있었던가를 잘 보여주는 종교서로서 가치가 있다.
기령현묘경(奇靈玄妙經)은
1886년(고종 23) 박용길(朴龍吉)과 박유신(朴維臣)이 간행한 도교서이다. 무상단(無相壇) 시사(侍士) 서난경(徐蘭瓊)의 발문이 있고 여와(女媧)옥황상제께서 삼성제군(三聖帝君) 곧 관성제군(關聖帝君), 문창제군(文昌帝君), 부우제군(孚佑帝君)에게 내려주신 경전이며, 주문(呪文)‚ 부적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령현묘경(奇靈玄妙經)의 부적


무상단((無相壇)은 삼성제군에 대한 신앙을 바탕으로 성립된 것이다. 이러한 삼성제군에 대한 신앙은 임난 후 명나라 장수들에 의해 관성제군에 대한 신앙이 도입된 것에 비롯하여 점차 자리를 잡아 조선 후기에까지 이르렀다.


특히 1880년(고종 17)에는 《경신록언해》, 《삼성훈경》, 《과화존신》, 《태상감응편도설언해》 등의 도교서들이 왕명에 의하여 간행되었으며 1883년(고종 20)에는 《관성제군명성경언해》가 간행되었다. 《관성제군명성경언해》은 1883년의 목판을 이용하여 1886년에 다시 간행되기도 하였는데 1886년 간행본에 서난경의 발문이 있다.

즉 1886년에 《기령현묘경》과 《관성제군명성경언해》은 공통적으로 서난경의 발문을 싣고 간행이 되었다. 또한 《기령현묘경》의 발문 뒤에 있는 시주자의 이름이 상당수 《관성제군명성경언해》에 보이는 시주자 이름과 겹치는 점을 볼 때 이 《관성제군명성경언해》와 깊은 관련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서난경이 간행에 관여한 도가서로는 한문본만 전하기는 하나 《경선경십이대장(敬善經十二大藏)》이 더 있다.

한문으로 된 《기령현묘경奇靈玄妙經》은 1885년(고종 23) 11월에 1권 1책(73장)으로 간행이 되었는데 경 전체가 ‘천전체(天篆體)’, 혹은 ‘전예체(篆隸體)’라는 기이한 글자들로 되어 있다. 이 한문본의 서문에 이 책의 편찬 경위가 잘 드러나 있다.


“천지가 개벽한 후 여와(女媧)하느님이 복희씨에게 내린 글자[書契]가 있었고 그 이후에는 황제헌원에게 충어(蟲魚)·금수(禽獸)·전예(篆隸) 등의 문자가 있었다. 지금 여와(女媧)옥황상제가 내려 주신 이 경의 문자‚ 곧 전예체(篆隸體)는 지금 속세 사람들은 알 수 없는 것이다.

≪기령현묘경≫의 ‘기령현묘(奇靈玄妙)’는 곧 여와(女媧)하느님을 말하는 것이다. 그 글자체와 뜻을 능히 알 수 있는 자는 매우 드문데 서난경은 능히 이를 해석할 수 있어 그를 통해 세상사람들로 하여금 알게 한다”고 했다.

이 책은 한문본 《기령현묘경》의 내용 중 본문을 중심으로 언해한 것이므로 정확히는 《기령현묘경언해》라 불러야 할 것이나 표제지에 따라 《기령현묘경》으로 불리고 있다.
이 언해본의 표제의 중앙에는 ‘奇靈玄妙經’, 오른쪽 상단에 ‘赤厖秀葽月’, 왼쪽 하단에 ‘光明樓眞寶’라 되어 있다. ‘적방수요월(赤厖秀葽月)’은 ‘병술년(丙戌年) 4월’을 말하므로 이 책은 1886년 4월에 간행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언해본은 1권 1책(38장)의 목판본으로 사주단변(四周單邊)이며 반엽광곽(半葉匡郭)은 19.7×14.0㎝, 계선이 있고 10행 20자에 한글 구결과 주석은 쌍행으로 되어 있다. 판심은 상흑어미(上黑魚尾)(실제로는 붉은 색으로 인쇄되어 있음)이며 판심제는 ‘긔령현묘경’이다. 이러한 판식은 《관성제군명성경언해》와 거의 유사하다. 표제를 표함한 책 전체가 붉은 색으로 인쇄되어 있다.

‘한수정후관공(漢壽亭侯關公)’ 즉 관우(關羽: 관성제군)의 서문이라는 것과 서난경의 발문은 언해가 되지 않은 채 해서체로 실려 있다. 본문은 대개 해서체로 되어 있으나 앞 부분의 두 경전 령운경(靈運經)과 응합삼재경(應合三才經)은 기이한 글자체로 된 것이 먼저 제시된 후 이를 해서체로 풀어썼다. 해서체로 된 부분에는 한자마다 한글로 음을 달고 구절마다 구결을 붙였다. 언해는 원문보다 한 칸씩 낮추어 순한글로 되어 있다.

책의 구성은 여와(女媧)옥황상제 및 삼성제군(三聖帝君)이 경전, 주문, 부적 등을 내려주는 말이 먼저 나오고 실제의 경, 주문, 부적이 제시되는 방식으로 되어 있다. 구체적인 책의 내용 순서는 다음과 같다.

여와(女媧)옥황상제의 말씀인, 령운경(靈運經)과, 관제의 말, 응합삼경(應合三才經), 관셩뎨군진쇼부(關聖帝君災厄盡消符), 문창(文昌)의 말, 진심마경(鎭心魔經), 문창뎨군복자호신부(文昌帝君百福自來護身符), 부우(孚佑)의 말, 슈련경(修煉經), 부우뎨군만여의부(孚佑帝君萬事如意符), 부우뎨군쇼부(孚佑帝君消災厄符), 관제의 말, 보신익화쥬(保身益和呪), 관성뎨군원시셕부(關聖帝君遠矢石符), 문창의 말, 락관쥬(樂觀呪), 문창뎨군피슈화부(文昌帝君避水火符), 부우의 말, 통심영이쥬(通心靈異呪), 부우뎨군면삼팔난부(孚佑帝君免三災八難符), 관제의 말, 관셩뎨군현명젹갑부(關聖帝君玄明赤甲符), 부태샹대통경(附太上大通經).

靈 運 經 (영운경)
「道藏(도장)」 380권 中 “奇靈玄妙經(기령현묘경)”의 序文(서문)
經曰 諸發樂先生(경왈제발락선생) 僻破誅惡性(벽파주악성) 禽獸避禍機(금수피화기) 網穽飛走輕(망정비주경) 氓痴不識死(맹치불식사) 焉能知生途(언능지생도) 憫哀斯降寶訣 (민애사강보결) 高潔若琉璃 (고결약유리) 磨琢似璞玉 (마탁사박옥) 蒸民警 (증민경)

奇靈玄妙經(기령현묘경)의 여와(女媧)하느님께서 이르시기를 모든 일을 시작함에는 좋은 일,즐거운 생각을 먼저하고, 나쁜 성질은 드러내어 없애버려야 하느니라,

새나 짐승들도 화를 당할 기미를 피하여, 그물이나 함정을 쉽게 구별하여 날아가는데 맹추같이 어리석은 사람들은 죽음을 알지못하니 어찌 능히 삶의 방도를 알 수 있으리오.

이를 애처로이 여기신 여와(女媧)하느님이 내려주시는 보결(寶訣)이니 성품을 아주 맑은 유리와 같이 갈고 닦으면 마침내 바위 속의 옥 덩어리가 나타나는 것과 같으니라, 뭇 백성들은 경계할 지어다. 註:기령(奇靈)은 여와(女媧)하느님이시다

기령현묘경(奇靈玄妙經)은
국립중앙도서관, 영남대학교 도서관 도남문고, 경북대학교 도서관, 계명대학교 도서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는 필사본도 한 권이 전하고 있다.(황선엽)
[출처] 대한신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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