滕王閣序

2023. 2. 6. 09:45한문상식

滕王閣序(등왕각서)





南昌은 故郡이요 洪都는 新府라. 星分翼軫하고 地接衡廬하며 襟三江而帶五湖하고 控蠻荊而引甌越이라. 物華는 天寶라 龍光이 射斗牛之墟하고 人傑은 地靈이라 徐孺가 下陳蕃之榻이로다. 雄州霧列하고 俊彩星馳하며 臺隍은 枕夷夏之交하고 賓主는 盡東南之美라.




남창(南昌)은 옛 고을 이름이고, 홍도(洪都)는 새로운 부(府)의 명칭이다. 별로는 익수(翼宿)와 진수(軫宿)에 해당하고 땅은 형산(衡山)과 여산(廬山)에 접해 있으며, 삼강(三江)을 옷깃으로 하고 오호(五湖)를 띠로 둘렀으며, 형초(荊楚)를 끌어들이고 구월(歐越)을 당기고 있다. 만물의 화려함은 자연의 보배로서 용천검(龍泉劍)의 광채가 견우성과 남두성의 자리를 쏘았고, 사람의 걸출함은 땅의 영험(靈驗)함으로 서유(徐孺)가 진번(陳蕃)의 걸상을 내리게 하였다. 큰 고을이 빽빽하게 이어졌고 뛰어난 인물들이 별처럼 치달리며, 누대와 해자는 오랑캐와 중국 사이에 걸쳐있고 손님과 주인은 모두 동남(東南) 지방의 훌륭한 이들이다.




남창은 고군이요 홍도는 신부라. 성분익진하고 지접형려하며 금삼강이대오호하고 공만형이인구월이라. 물화는 천보라 용광이 사두우지허하고 인걸은 지령이라 서유가 하진번지탑이로다. 웅주무열하고 준채성치하며 대황은 침이하지교하고 빈주는 진동남지미라.




都督閻公之雅望으로 棨戟遙臨하고 宇文新州之懿範으로 襜帷暫駐로다. 十旬休暇에 勝友如雲이요 千里逢迎에 高朋滿座라. 騰蛟起鳳은 孟學士之詞宗이요 紫電淸霜은 王將軍之武庫로다. 家君作宰하니 路出名區한대 童子何知리오 躬逢勝餞을.




도독(都督) 염공(閻公)의 고상한 명망으로 깃발과 창을 갖추고 멀리에서 부임했으며, 신주(新州)로 가는 우문(宇文)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휘장 수레를 잠시 멈추었다. 열흘만의 휴가에 훌륭한 벗들이 구름처럼 많고, 천리에서까지 맞이함에 뛰어난 인사들이 자리에 가득하다. 솟아오르는 교룡과 나는 봉황의 모습은 문장의 대가인 맹학사(孟學士)이고, 자전(紫電)과 청상(淸霜)의 명검 같은 기상은 무림(武林)의 보고(寶庫)인 왕장군(王將軍)이다. 가친께서 현령(縣令)이 되시어, 뵈러가는 길이 명승지를 지나게 되었는데, 어린 내가 어떻게 알았으리오, 직접 훌륭한 송별의 자리를 만나게 될 줄을.




도독염공지아망으로 계극요림하고 우문신주지의범으로 첨유잠주로다. 십순휴가에 승우여운이요 천리봉영에 고붕만좌라. 등교기봉은 맹학사지사종이요 자전청상은 왕장군지무고로다. 가군작재하니 노출명구한대 동자하지리오 궁봉승전을.




時維九月이요 序屬三秋하니 潦水盡而寒潭淸하고 煙光凝而暮山紫라. 儼驂騑於上路하여 訪風景於崇阿라가 臨帝子之長洲하고 得仙人之舊館이라. 層巒聳翠하여 上出重霄하고 飛閣流丹하여 下臨無地로다. 鶴汀鳧渚는 窮島嶼之縈廻하고 桂殿蘭宮은 列崗巒之體勢라.




때는 9월이고 계절은 가을로, 장마물이 마르니 차가운 못은 맑으며, 노을빛이 엉기니 저녁 산은 자줏빛이다. 큰 길에 말들을 정돈시키고 높은 언덕에서 경치를 살피다가, 등왕(滕王)이 노닐던 긴 모래섬을 대하고 선인(仙人)이 전에 머물던 곳을 만나게 되었다. 중첩된 산봉우리는 푸르게 솟아서 위로 하늘을 찌르고, 나는 듯한 누각은 단청이 (물결에) 흘러 아래로 굽어보니 땅이 보이지 않는다. 학이 노니는 언덕과 오리가 헤엄치는 물가는 섬들을 모두 둘러쌌고, 계수나무 전각과 목란 궁궐은 산세에 따라 펼쳐져 있다.




시유구월이요 서속삼추하니 뇨수진이한담청하고 연광응이모산자라. 엄참비어상로하여 방풍경어숭아라가 임제자지장주하고 득선인지구관이라. 층만용취하여 상출중소하고 비각류단하여 하림무지로다. 학정부저는 궁도서지영회하고 계전란궁은 열강만지체세라.




披綉闥하고 俯雕甍하니 山原曠其盈視하고 川澤盱其駭矚이라. 閭閻撲地하니 鍾鳴鼎食之家요 舸艦迷津하니 靑雀黃龍之舳이로다. 虹銷雨霽하니 彩徹雲衢한대 落霞는 與孤鶩齊飛하고 秋水는 共長天一色이라. 漁舟唱晩하니 響窮彭蠡之濱하고 雁陣驚寒하니 聲斷衡陽之浦로다.




화려한 문을 밀치고 조각한 수키와를 굽어보니, 산과 들은 아스라이 시야에 가득하고 내와 못은 멀리 보니 눈을 놀라게 한다. 여염(閭閻)의 집이 땅에 가득하니 종을 울리고 보정(寶鼎)을 늘어놓고 먹는 집들이며, 큰 배들이 나루에 혼잡하니 청작(靑雀)과 황룡(黃龍)을 그린 배들이다. 무지개 사라지고 비가 개니 햇볕은 하늘을 뚫는데, 지는 노을은 한 마리 따오기와 나란히 날고 가을 강물은 긴 하늘과 한 빛이다. 고깃배에서 저녁에 노래 부르니 울림이 팽려(彭彭)의 물가에까지 다 이르고, 기러기 떼가 추위에 놀라니 소리가 형산(衡山) 남쪽의 포구에서 그친다.




피수달하고 부조맹하니 산원광기영시하고 천택우기해촉이라. 여염박지하니 종명정식지가요 가함미진하니 청작황룡지축이로다. 홍소우제하니 채철운구한대 낙하는 여고목제비하고 추수는 공장천일색이라. 어주창만하니 향궁팽려지빈하고 안진경한하니 성단형양지포로다.




遙吟俯暢하니 逸興遄飛라. 爽籟發而淸風生하고 纖歌凝而白雲遏이라. 睢園綠竹은 氣凌彭澤之樽하고 鄴水朱華는 光照臨川之筆이로다. 四美具하고 二難幷하니 窮睇眄於中天하고 極娛遊於暇日이라.




길게 읊조리고 머리 숙여 읊으니, 멋진 흥취가 갑자기 일어난다. 상쾌한 퉁소 소리가 울리자 맑은 바람이 생기고, 고운 노래 소리가 모이자 흰 구름이 멈춘다. 수원(睢園)의 푸른 대나무는 기상이 도연명(陶淵明)의 술잔을 능가하고, 업수(鄴水)의 붉은 연꽃은 빛이 왕희지(王羲之)의 붓을 비춘다. 네 가지 아름다움이 모두 갖추어졌고 두 가지 어려움도 함께 이루어졌으니, 중천(中天)에까지 눈길을 보내고 휴가의 날에 즐거운 노닒을 만끽한다.




요음부창하니 일흥천비라. 상뢰발이청풍생하고 섬가응이백운알이라. 휴원록죽은 기릉팽택지준하고 업수주화는 광조림천지필이로다. 사미구하고 이난병하니 궁제면어중천하고 극오유어가일이라.




天高地逈하니 覺宇宙之無窮이요 興盡悲來하니 識盈虛之有數라. 望長安於日下하고 指吳會於雲間이라. 地勢極而南溟深하고 天柱高而北辰遠이라. 關山難越하니 誰悲失路之人이며 萍水相逢하니 盡是他鄕之客이로다. 懷帝閽而不見하고 奉宣室以何年이리오.




하늘은 높고 땅은 아득하니 우주가 무궁함을 깨닫겠고, 흥이 다하자 슬픔이 오니 성쇠(盛衰)가 운수(運數)가 있음을 알겠다. 태양 아래에 있는 장안(長安)을 바라보고 구름 사이에 있는 오군(吳郡)의 도회지를 가리킨다. 지세가 다하여 남쪽 바다는 깊고, 하늘을 받치는 기둥이 높으니 북극성(北極星)은 멀다. 관문(觀門)과 산을 넘기 어려우니 누가 길 잃은 사람을 슬퍼해 주겠으며, 물에 뜬 부평초가 서로 만나니 모두 타향의 나그네들이다. 황제의 궁궐을 그리워하나 보이지 않고, 선실(宣室)에서 황제를 모시는 것은 언제쯤이나 될까?




천고지형하니 각우주지무궁이요 흥진비래하니 식영허지유수라. 망장안어일하하고 지오회어운간이라. 지세극이남명심하고 천주고이북신원이라. 관산난월하니 수비실로지인이며 평수상봉하니 진시타향지객이로다. 회제혼이불견하고 봉선실이하년이리오.




嗚呼라. 時運不齊하고 命途多舛하여 馮唐易老하고 李廣難封이라. 屈賈誼於長沙나 非無聖主요 竄梁鴻於海曲이나 豈乏明時리오. 所賴君子安貧하고 達人知命이라. 老當益壯하니 寧知白首之心이며 窮且益堅하니 不墜靑雲之志로다. 酌貪泉而覺爽하고 處涸轍以猶懽이라. 北海雖賖나 扶搖可接이요 東隅已逝나 桑楡非晩이라. 孟嘗高潔하니 空懷報國之心이요 阮籍猖狂하니 豈效窮途之哭이리오.




아아! 시운(時運)이 고르지 않고 운명은 어긋남이 많아, 풍당(馮唐)은 쉽게 늙었고 이광(李廣)은 봉해지기 어려웠다. 장사(長沙)에서 가의(賈誼)를 좌절하게 하였으나 훌륭한 군주가 없어서가 아니요, 바닷가로 양홍(梁鴻)을 숨게 하였으나 어찌 좋은 세상이 없어서였겠는가. 믿는 것은, 군자(君子)는 가난을 편안하게 여기고 통달한 사람은 천명을 아는 것이다.




늙을수록 더욱 굳세어야 하니 어찌 노인의 마음을 알 것이며, 곤궁할수록 더욱 꿋꿋해야 하니 청운(靑雲)의 뜻을 버리지 않는다. 탐천(貪泉)을 떠서 마셔도 상쾌함을 느끼고, 곤경에 처해 있어도 오히려 기뻐한다. 북해가 비록 머나 회오리바람으로 이를 수 있고, 젊은 시절은 이미 가버렸으나 노년이라도 아직 늦지는 않았다. 맹상(孟嘗)은 고결하였으니 그저 나라에 보답하려는 마음만 지녔고, 완적(阮籍)은 제멋대로였으니 어찌 길이 끝난 곳에서 울었던 것을 본받으리오.




오호라. 시운부제하고 명도다천하여 풍당이로하고 이광난봉이라. 굴가의어장사나 비무성주요 찬량홍어해곡이나 기핍명시리오. 소뢰군자안빈하고 달인지명이라. 노당익장하니 영지백수지심이며 궁차익견하니 불추청운지지로다. 작탐천이각상하고 처학철이유환이라. 북해수사나 부요가접이요 동우이서나 상유비만이라. 맹상고결하니 공회보국지심이요 원적창광하니 기효궁도지곡이리오.




勃은 三尺微命이요 一介書生이라 無路請纓하나 等終軍之弱冠이요 有懷投筆하니 慕宗慤之長風이라. 舍簪笏於百齡하고 奉晨昏於萬里하니 非謝家之寶樹나 接孟氏之芳隣이라. 他日趨庭에 叨陪鯉對어늘 今晨捧袂에 喜託龍門이라. 楊意를 不逢하여 撫凌雲而自惜이라가 鍾期를 旣遇하니 奏流水以何慙이리오.




나는 삼척(三尺) 띠의 낮은 관리였고, 일개 서생(書生)이라서 밧줄을 청할 길이 없으나 종군(終軍)의 약관(弱冠)의 나이와 같고, 붓을 던질 생각이 있으니 종각(宗慤)이 긴 바람을 타고자 한 일을 사모한다. 백 살까지 벼슬을 버리고 만 리에 계신 부모님을 아침저녁으로 모시고자 하는데, 사현(謝玄)의 보배로운 나무는 아니나 맹자(孟子)의 좋은 이웃을 만났도다. 훗날 정원을 지나면서 공리(孔鯉)의 대답으로 받들고자 하는데, 오늘 아침에 소매를 받들고 용문(龍門)에 의탁하였음을 기뻐한다. 양득의(楊得意)를 만나지 못하여 구름 위로 솟는 기상의 <대인부(大人賦)>를 어루만지며 홀로 애석해하다가, 종자기(鍾子期)를 이미 만나니 흐르는 물[유수곡(流水曲)]을 연주한들 어찌 부끄럽겠는가.




발은 삼척미명이요 일개서생이라 무로청영하나 등종군지약관이요 유회투필하니 모종각지장풍이라. 사잠홀어백령하고 봉신혼어만리하니 비사가지보수나 접맹씨지방린이라. 타일추정에 도배리대어늘 금신봉몌에 희탁룡문이라. 양의를 불봉하여 무릉운이자석이라가 종기를 기우하니 주류수이하참이리오.




嗚呼라. 勝地는 不常이요 盛筵은 難再니 蘭亭已矣요 梓澤丘墟로다. 臨別贈言은 幸承恩於偉餞이요 登高作賦는 是所望於群公이라. 敢竭鄙誠하여 恭疏短引이라. 一言均賦하니 四韻俱成이라.




아아! 명승지는 항상 있는 것이 아니고 성대한 잔치는 다시 만나기 어려우니, 난정(蘭亭)의 모임은 이미 끝났고 금곡원은 빈터가 되었다. 작별할 때가 되어 글을 올리는 것은 성대한 송별연에서 은혜를 받았음을 행운으로 여김이요, 높은 곳에 올라 부(賦)를 짓는 것은 바로 여러 공(公)들에게 바라는 바이다. 감히 비천한 정성을 다하여 공손히 짧은 서문을 짓는다. 같은 운자로 함께 시를 지으니 사운시(四韻詩)가 모두 이루어졌다.




오호라. 승지는 불상이요 성연은 난재니 난정이의요 재택구허로다. 임별증언은 행승은어위전이요 등고작부는 시소망어군공이라. 감갈비성하여 공소단인이라. 일언균부하니 사운구성이라.






滕王高閣臨江渚하니

佩玉鳴鑾罷歌舞라.

畵棟朝飛南浦雲이요

朱簾暮捲西山雨라.

閑雲潭影日悠悠한대

物換星移度幾秋오.

閣中帝子今何在런가

檻外長江空自流라.



등왕(滕王)의 높은 누각이 강가에 임해 있는데,

패옥(佩玉)과 방울소리의 가무(歌舞)도 끝났다.

그림 그린 마룻대에 아침에 나는 것은 남포(南浦)의 구름이요,

붉은 발을 저녁에 걷으니 서산(西山)에는 비가 내린다.

한가로운 구름은 연못에 그림자 드리운 채 날마다 유유히 지나는데,

만물이 바뀌고 별자리가 옮겨가 몇 차례나 가을이 지났는가.

누각 안에 있던 왕자(王子)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난간 밖의 장강(長江)만이 부질없이 절로 흐르네.



등왕고각림강저하니 패옥명란파가무라.

화동조비남포운이요 주렴모권서산우라.

한운담영일유유한대 물환성이도기추오.

각중제자금하재런가 함외장강공자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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