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창 시

2022. 12. 26. 20:43한시

떠나는 사람에게

                                 최경창


고운 뺨에 주루룩

두 줄기 눈물



새벽 꾀꼬리도 미리 알아

이별의 슬픔 울어주고요



비단옷에 말을 타고

서울 성 밖 떠날 때



우거진 풀숲 쓸쓸히 소리내며

머나먼 길 잘 가라 손짓합니다.


「贈別 (증별)」

玉頰雙啼出鳳城 (옥협쌍제출봉성)  

曉鶯千囀爲離情 (효앵천전위리정)  

羅衫寶馬汀關外 (라삼보마정관외)  

草色迢迢送獨行 (초색초초송독행)  

​寄性眞上人

『고죽유고』

​띠풀 암자를 흰 구름 속에 붙여두고서

노승은 서쪽으로 떠나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네.

누른 잎이 날리고 성긴 비 지나갈 때

홀로 찬 경쇠를 두드리며 가을 산에 자네.



茅菴寄在白雲間 (모암기재 백운간)

丈老西遊久未還 (장로서유 구미환)

黃葉飛時踈雨過 (황엽비시 소우과)

獨敲寒磬宿秋山 (독고한경 숙추산)



【寒儉】



*평기식. 평성 刪韻(間, 還, 山)

*《고죽유고》에 제목이 〈寄性眞上座僧〉으로 되어 있다. 《속청구풍아》에 제목이 〈寄性眞上座僧〉으로, 菴이 庵으로, 丈이 長으로 되어 있다. 《기아》에 제목이 〈寄性上人〉으로, 丈이 長으로 되어 있다. 《대동시선》에 제목이 〈寄性上人〉으로, 丈이 長으로 菴이 庵으로 되어 있다. 동국대본은 제목이 寄性上人, 茅菴이 茅屋, 나머지는 위와 같은 듯. 寒儉의 儉자는 흐릿해서 확실치 않음.



*性眞上人: 미상. 上人은 長老를 가리키는 말이다.

(한어대사전에 따르면 長老는 ① 불교에서 석가의 수제자를 존칭하는 말, 長老舍利弗, 長老須菩提 하는 식으로 씀. ② 주지승의 존칭 ③ 승려의 존칭으로 쓰임.)

*白雲間: 속세를 벗어난 자연 공간. 사찰이나 은거지를 가리킬 때가 많다.

*丈老: 長老. 禪宗에서 덕이 높은 장년자를 이르거나 주지를 이른다.

*西遊: 西歸와 같은 말로 죽었다는 뜻으로도 쓰이지만 여기서는 서쪽으로 출타했다는 뜻이다.

*寒磬: 찬 하늘에 울리는 경쇠소리.

*寒儉: 詩文 등이 스산하고 곤궁한 면을 담고 있는 것을 형용한다.

*참고: 《고죽유고》에 이 시 바로 앞에 실린 〈贈僧性眞〉은 거의 같은 날 쓴 시인 듯하다. 표현 및 의경이 흡사하다. 시는 다음과 같다.

弟子南遊久未廻, 巖扉長傍白雲開. 獨敲寒磬夕陽後, 空院蕭蕭秋雨來.




*평설

《고죽유고》에 이 시 외에 성진상인에게 주는 시가 몇 편 더 있는 것으로 보아, 성진상인은 최경창과 상당한 친분관계를 맺었던 스님인 듯하다. 모처럼 노승을 찾아가보니, 흰 구름 사이에 암자만 맡겨 놓고 스님은 어디론가 떠나고 없다. 홀로 낙엽지고 비 내리는 가을 밤 암자에 머물며 쓸쓸하게 경쇠소리를 들으며 잔다고 했다. 쓸쓸한 암자 분위기가 잘 묘사되었기에 허균은 이런 시적 분위기를 寒儉이라 하였다. (강석중 외, 허균이 가려뽑은 조선시대의 한시 3, 247~249쪽)



김성기, 「최경창론」, 《한국한시작가연구》 6, 한국한시학회, 2001.

1 최경창의 생애와 시적 교유 2. 최경창의 시풍 3 상실감의 시 세계 4. 결어

묏버들 갈해 것거 보내노라 님의손대

자시난 창(窓) 밧긔 심거 두고 보쇼셔

밤비예 새닙곳 나거들랑 날인가도 너기쇼셔

시조에 전해져오는 배경 스토리는 이렇다.

홍랑은 함경도 경성의 관기였고 부임해온 고죽 최경창이라는 북해평사와 연인이 된다.

이듬해 고죽은 서울로 다시 돌아가는데......

그때 함관령이라는 영마루에서 쓴 시조라 한다.



그 뒤 병석에 있는 고죽을 수발하기위해 천리길을 7일 만에 상경했으나 다시 이별,

고죽이 객사하자 삼년시묘를 자청, 얼굴을 손상하면서까지 절개를 바쳤다한다.



최씨 문중에서는 그녀의 정절에 감복하여 고죽 부부의 묘소 앞에 그녀를 안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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