竹醉日

2022. 10. 29. 05:17간찰용어

竹醉日에 대나무를 생각해 본다

음력 5월 13일은 죽취일(竹醉日)이다. 아마 대부분은 처음 듣는 얘기일 것이다.
죽취일은 대나무가 취해있어 잘라내도 아픈 곳을 모르고 어미 곁을 떠나도 슬픈 줄을 모른다고 하여 이날 대나무를 옮겨 심었다. 또한, 이날에만 용[龍]이 새끼를 낳는다고 하여 죽순의 다른 이름을 용손(龍孫)이라 부른다. 우리 조상들이 축제로 즐겨오던 이 날을 1920년 일본이 금지시켰다고 한다.

대나무는 조상님들의 굳은 절개와 상서로움을 나타내는 서상식물[瑞祥植物]이다.

대나무는 비어있어 모든 것을 수용하는 조화의 식물이며 고[固], 직[直], 공[空], 절[節]하여 많은 이야기들이 전해 내려온다.

o 걸죽- 아기의 탯줄을 자른 대나무 칼
o 잣대 -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
o 조각대[片竹]-대나무로 만든 회초리.
o 청사[靑史]- 푸른 대나무 껍질에 역사를 기록하여 보관하였는데, 이것이 만고 청사[靑史]이다.
o 투모초[妬母草]- 대나무의 순이 어머니의 키를 시샘하여 빨리 자라는 것을 말하며,
o 포절군[葡節君]- 여러 개의 마디가 절도를 갖춘 군자를 상징한다 하였고,
o 맹종설순 : 중국의 삼국시대 효성[孝誠]이 지극한 맹종[孟宗]의 전설
o 소상반죽[瀟湘斑竹]: 초나라 애국 시인이었던 굴원[屈原]의 전설
선비들은 소상강의 대나무로 젓가락을 만들어 썼는데 대나무 젓가락에 검은 무늬가 있다.
o 죽로지실[竹爐之室]: “대나무로 감싼 화로(차를 마시는)방”이란 뜻으로 차를 끓일 때 물 끓는 소리가 댓잎에 부는 바람 소리처럼 “쏴” 소리가 난다고 하여 죽로[竹爐]라 하였으니 그 운치 있는 표현이 너무 좋다 . 추사의 이 현판 글자도 유명하다
o 왕 휘지 : "何可一日無此君(하가일일무차군, 어찌 하루라도 이 군자가 없이 지낼 수 있겠소?)"

○대나무와 관련된 속담
o “대 끝에서 삼 년 산다”: 역경에 처한 사람에게 좀 더 참고 이겨 나가라는 격려의 뜻이다.
o “댓구멍으로 하늘을 본다”: 좁은 안목으로 세상을 보는 편협한 사람을 비유한 말이다.
o “대통(竹筒) 맞은 벙어리 같다” 남에게 얻어맞거나 뜻밖의 일을 당하여 정신이 얼떨떨한 상태
o 꿈에 죽순을 보면 자식이 많아지고, 꿈에 죽순을 꺾어서 돌아오면 외손자를 얻을 태몽

<대나무를 읊은 시>

○ 於潛僧綠筠軒(어잠승녹균헌) / 蘇軾(소식)
可使食無肉(가사식무육) 고기 없이 식사는 할 수 있으나
不可居無竹(불가거무죽) 대나무 없이는 살 수 없다네
無肉令人瘦(무육영인수) 고기가 없으면 사람을 마르게 하지만
無竹令人俗(무죽영인속)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을 속되게 한다네

○ 八竹詩(팔죽시) / 浮雪居士 (부설거사 )
此竹彼竹 化去竹-- 이런대로 저런대로 되어가는 대로
風打之竹 浪打竹--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粥粥飯飯 生此竹-- 죽이면 죽 밥이면 밥 이런대로 살고
是是非非 看彼竹-- 옳으면 옳고 그르면 그런대로 보고
賓客接待 家勢竹-- 손님 접대는 집안 형편대로
市井賣買 歲月竹-- 시장 물건 사고파는 것은 세월대로
萬事不如 吾心竹-- 세상만사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아도
然然然世 過然竹--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대로 보낸다.
*竹은 뜻이 아니라 우리 말 소리(대)로 새김
**신라의 부설거사는 인도의 유마거사, 중국 당대의 방거사 와 함께 재가수행자의 3대 성인. 일설에는 김삿갓의 시라고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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