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22. 21:42ㆍ간찰용어
① 이 사람. 이분.
② 대나무.
徽之但指竹曰 何可一日無此君耶(휘지단지죽왈 하가일일무차군야 ; 왕휘지는 다만 대나무를 가리키며 ‘이분이 없이 어찌 하루인들 지낼 수 있으리오.’ 했다.)<진서晉書 왕휘지전王徽之傳>
此君素節堅如鐵 此君空腹渾無物(차군소절견여철 차군공복혼무물 ; 그대 대나무의 깨끗한 절개는 쇠처럼 굳고, 빈 배에는 온통 아무것도 없구나.)<이인로李仁老 죽취일이죽竹醉日移竹>
必有破空寂於聲聞 化淸凉於熱惱者矣 此君之助 不旣多乎(필유파공적어성문 화청량어열뇌자의 차군지조 불기다호 ; 공적-고요하고 쓸쓸함-을 깨뜨리는 소리가 들려오면, 반드시 고뇌苦惱가 맑고 시원한 심경으로 화할 것이니, 차군의 도움이 이미 많지 않나?)<이색李穡 차군루기此君樓記>
비초비목(非草非木).
“나무도 아닌 것이 풀도 아닌 것이, 곧기는 뉘 시키며 속은 어이 비었는가? 저렇게 사시(四時)에 푸르니 그를 좋아하노라”
중국 진나라 때 대개지(戴凱之)가 쓴 『죽보(竹譜)』에 나오는 시를 윤선도(尹善道)가 오우가(五友歌)에서 인용한 부분입니다. 대나무. 이름은 나무이지만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 대쪽같이 곧으라고 누가 시킨 것이냐? 곧고, 속없이 항상 푸르니 내 너를 좋아하노라.
차군(此君). 4세기 동진(東晋)에 살았던 서예가 왕휘지(王徽之).
왕휘지가 가난해서 빌려 살던 남의 집에 대나무를 심었습니다. 어떤 이가 그 이유를 묻자, 왕휘지는 하루라도 이 사람(此君)이 없으면 살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고사에서 대나무는 차군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왕휘지가 대나무를 의인화해 친구로 삼았습니다.
왕휘지의 차군(此君) 고사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소식(蘇軾)의 대나무 이야기입니다. 소식 아시죠. 호는 소동파(蘇東坡). 11세기 그 유명한 적벽부(赤壁賦)를 지은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
밥 먹을 때 고기 없는 것은 괜찮지만 可使食無肉(가사식무육)
사는 집에 대나무가 없어서야 되겠는가 不可居無竹(불가거무죽)
고기가 없으면 사람이 수척할 뿐이지만 無肉令人瘦(무육영인수)
대나무 없으면 사람을 속물로 만든다네 無竹令人俗(무죽영인속)
소동파는 이 시에서 부귀영화보다 대나무가 좋다고 했습니다. 십만 관의 금을 허리에 차고 학을 타고 하늘을 나는 것보다 대나무가 더 좋다고 하였습니다. 아름다운 대나무를 보면서 술을 마시는 풍류가 더 좋다고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