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환유자문

2022. 10. 14. 19:25水西散人

산당집 제3권(山堂集卷之三)

1. 별집.(1)

(1) 초환유자문.(2)

紅塵之間靑雲之上民巖崒嵂宦海洞盪爾何以峨冠振纓之士佩組搢笏之英鳧趨鳳殿之下虎拜龍樓之庭甘世上之彈雀忘身後之亡羊惟乘鶴之是悅豈烹狗之可傷忘身嗜利醉死夢生碌碌狐媚區區蠅營終身汩沒竟死何榮胡不返兮樂山水而放情爾若耕于萃野釣于渭濱樂天知命養性怡神於是國君聞之時相薦焉飾蒲輪以迎士築金臺以招賢飛鶴書於隴頭俾鳳鳴於北闕則宜乎飜然而自起囂然而自得謝靑鶴於猿嶺導白駒於鵷列朝附鳳於鸞樓暮逆鱗於龍閣致吾君於堯舜納斯世於雍穆遂使小民之生得蒙大道之澤是聖賢之所業宜君子之所欲今爾則不然乘時射利要君阿相趑趄於形勢之途囁嚅於公卿之門奔走於頤指之下含忍乎唾面之辱非三徵九辟之命而爭媚於竈懷千鍾萬石之寵而競進以入買富貴於黃昏驕妻子於白日隨行而旅進旅退模稜而患得患失鈇鉞在頸而不戒刀鋸觸項而莫察一資一級縱可得也三夷三族敢不惕哉念於爾而何利不自任其行止胡不返兮寧輕世而肆志又如官居鼎鼐位在疑星美食安坐安富尊榮躬任安危身佩社稷理亂相承黜陟相接兆民未安是誰之責國家不寧是誰之任身雖寵榮必懷憂心憂心如醉禍難相尋咸陽市上承相濺血爲民請苑鄼侯係獄朝承恩而暮賜死寵已極而禍亦作與其有寵而勤勞誰若無憂而自樂與其令譽於前孰若無毀於後日宦遊之爾何樂兮付憂樂於得失胡不返兮掃千愁而自適亦有箭傳紫塞烽連絳闕鐵馬橫行金簇錯落將軍負羽士卒執戟躬操版鍤身犯矢石其存其沒維朝維夕朔風穿纊邊雪砭骨驚沙撲面胡塵犯顏露宿沙漠之外悵望玉門之關名聲不著於麟閣身世已老於雁門功名之於爾何榮兮苦從事而獨賢胡不返兮寄名迹於林泉固知身羈富貴志馳爵祿屈心而抑志包羞而忍辱俯仰必由於人進退必有所懼五更待漏靴滿霜六月佩玉汗成雨豈若靑山之下綠水之間逍遙棲遲其樂閑閑鹿馬得失不足悲歡螗蜋捕蟬又何足觀生前富貴死後文章誰得誰失夢覺黃粱百年駒隙苦何役役世事牛毛亦豈好着漆園老仙自戒曳尾之龜江東舍人忽起鱸魚之思秋風颯颯白日遲遲萬里江湖接天一色擧網得魚銀鱗玉尺把酒臨風何懼何悲寬心一杯之酒遣興百篇之詩江山可以容身豈塵網而徘徊宦遊雖云樂不如早還來魚爛緣呑餌蛾焚爲撲燈君胡不返兮學滄溟之大鵬

홍진에 묻혀 살아가는 속된 세상에서 청운의 꿈을 이룬다는 것이 보통 백성들에게 있어서는 높고 가파른 바위 절벽을 오르는 것과 같기 때문에,
환해에 발을 담근다는 것 자체가 어렵기만 한 일인데 너는 어찌하여 아관을 쓰고 자랑스럽게 갓끈을 흔드는 선비가 되어 장식을 주렁주렁 달고 손에 들었던 홀을 허리에 꽂고 오리걸음으로 뒤뚱거리면서 태자궁으로 쪼르르 달려 나가고 용루의 정원에서 임금님을 배알하는가?
세상의 단 맛이란 단 맛은 모두 즐기면서도 사소한 것에 집착하다가는 자신의 처지는 잊어버리고 하고자하는 일 마저도 실패하게 되는 것이니 생각해보면 신선이 된 것 같은 기쁨을 누리다가도 어느 날 갑자기 솥에 들어가는 개와 같은 신세가 될 수도 있는 것이 관리이다.
자신의 처지는 잊어버리고 이익만을 찾아서 즐기면서 꿈인지 생시인지도 분간하지 못하면서 정신없이 알씬알씬 아첨이나 부리고 파리처럼 구차하고 분주하게 사소한 이익이나 좇아서 바쁘게 오가다가 결국은 몸을 망치고 죽음에 이르는 것인데 거기에 무슨 영화가 있다고 자네는 돌아올 줄을 모르는가?
산수를 즐기면서 마음 내키는 대로 마음껏 살아간다면 자네는 들판에서 밭을 갈고 위빈에서 낚시질하고(3) 천명을 알고 즐기면서 순응하여 성정을 수양하고 정신을 화평하게 될 것이니 국왕께서 그 소식을 들으시기도 할 것이고 때로는 재상께서 천거하여 포륜으로 감싼 수레를 보내서 선비를 맞이하여 황금으로 장식한 대를 쌓아 어진 이를 초대하고 험준한 곳까지 학서를 날리고 궁궐에서 봉황의 울음소리 더하면 그 때 번연하게 스스로 일어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는가?
제각기 여러 가지 의견을 내세우면서 시끄럽게 떠들어대고 다투어 스스로 얻음에 대하여 원숭이고개에 살고 있는 청학(4)에게 감사하고 백구의 인도를 받아 높은 벼슬을 가지고서 아침에는 난루에서 봉황에게 빌붙었다가 저녁에는 용각에서 임금의 노여움을 사게 된다면 우리 임금께서 아무리 요순 같이 어진 분이시라고 하더라도 그 것이 화목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겠는가?
그리하여 서민들의 삶에 커다란 도의 혜택이 내려질 수 있기 때문에 성인과 현인들이 이룩하려 꿈꾸었던 세상을 만들어 군자가 마땅히 바라는 태평성대를 이루어야 할 것인데 지금 네가 하는 대로 한다면 불가능할 것이다.
때를 틈타서 이익이나 노리고 정승에게 기대어 임금을 압박하고 형세를 살피느라고 머뭇거리며 망설이고 공경들 집이나 들락거리고 소신 없이 머뭇머뭇하면서 말이나 더듬거리고 턱으로 거만하게 이리저리 가리키는 사람 아래에서 시키는 대로 분주하게 이리저리 뛰어 다니면서 얼굴에 침을 뱉는 굴욕도 가슴 속에 묻어두고 참아야만 한다는 말인가?
조정에서 세 번 부르고 아홉 번 천거하는 명령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조왕신에게 다투어 아첨하여 천 종, 만 섬의 녹봉을 받는 은총을 위하여 다투어 나가고 들어오니 황혼이면 부귀를 돈을 주고 사려고 알랑대면서 대낮에 아내와 자식에게 교만을 떨고 윗사람을 수행하여 여진여퇴하면서 자신의 선택으로 혹시 화를 입지나 않을까 걱정하여 머뭇거리며 마음대로 결정하지 못하고 부월이 자기 목을 노리고 있는데도 경계로 삼지 못하고 도거가 목덜미에 닿아 있는데도 살피지를 못한다.
조그만 벼슬자리라고 하더라도 그것을 얻을 수만 있다면 변방의 오랑캐를 데려다가 친척으로 삼는다고 하더라도 감히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너는 무슨 이익을 마음속에 두고 그러한 행동을 그치지 않으며 어찌하여 돌아오지 않으려고 하는가?
정녕 세상을 가볍게 여겨 자기 뜻을 꺾어 버리고 삼공에게 붙어서 벼슬살이 하는 것처럼 하는 것이 출세를 하는 길인지 별안간 의심이 들 정도로 편히 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편안하고 부유하고 높아지며 번영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
국가의 안위를 책임진 몸이요 사직을 보위해야할 몸이기 때문에 다스려지고 어지럽혀지는 세상이 서로 바뀌어가며 이어간다면 그에 따른 인사조치 또한 틀림없이 이어질 터이니 백성들이 편안하지 못한 것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이며 나라가 안녕하지 못하게 된 것 또한 누구의 책임으로 할 것인가?
몸은 비록 국왕의 총애를 받아 영광스럽겠지만 마음에는 틀림없이 근심으로 가득할 것이니 시름으로 인하여 마음은 술에 취한 것처럼 흐리멍덩하고 재난과 환란이 이어지게 되어 결국 함양의 저자 거리에서 승상이 피를 흘리고(5) 백성이 원한다는 핑계라면 소하(6)라고 하더라도 죄에 걸려들고 말 것이다.
아침에 승은을 입었으나 저녁에는 죽임을 당하게 되고 총애가 극에 달하면 재앙을 만들어 내는 것이니 총애가 있고 노력도 함께한다면 누구나 아무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고 앞에서 영예롭고 뒤에서 훼방하는 사람은 누구도 없을 것이다.
타향에서 벼슬살이하는 그대에게 묻노니 그대에게는 어떤 즐거움이 있는가?
즐거움과 근심으로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면서도 어찌 돌아오려고 하지 않는가?
천 가지 근심을 모두 쓸어버리고 아무 속박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생활하려고 한다고 하더라도, 또한 화살에 매인 급박한 소식이 변방으로부터 전해올 것이다.
봉화가 대궐로 향하여 연이어 올라오고 철갑을 두른 군마가 사방으로 달리며 쇠 화살촉이 이리저리 뒤섞여 날아오고 장군 깃발을 짊어진 병사들이 병장기를 잡으며 몸소 판삽을 조작하다가 화살과 돌멩이에 맞으면 죽고 사는 것이 어느 아침 어느 저녁일지 모르게 될 것이다.
매서운 찬바람은 솜옷을 뚫고 들어오고 변방의 눈보라가 뼛속까지 파고드는데 바람에 놀라 일어난 모래가 얼굴을 때리고 오랑캐들 말발굽이 일으키는 먼지가 얼굴을 침범할 때 사막 밖에서 한데 잠을 자면서 대궐이 있는 쪽을 시름없이 바라보지만 대궐에서는 아직 명성이 들어나지 아니하였고 몸은 이미 북쪽 변방에서 늙어만 간다.
공명이라는 것이 도대체 그대에게 있어서 어떤 영광을 가져다주는 것이기에 어렵게 일을 쫓아다니고 홀로 현달하기만을 바라면서 어찌 돌아오지 않는 것인가?
명성과 업적을 은퇴하여 숨은 선비의 정원에 부쳤으나 참으로 몸은 부귀에 매여 있고 뜻은 작록을 향해 달리고 있다.
마음을 굽히고 뜻을 억누르면서 부끄러움을 가슴속에 품고 욕된 일을 참아내며 엎드려 내려다보고 우러러 쳐다보는 것도 반드시 사람에 따라서 그리하며 나아가고 물러남에서 있어서는 반드시 두려운 곳이 있어서 오경이 되기까지 기다리고 서 있자니 신발에는 서리가 하얗게 내리고 패옥에 땀이 6월 장마철에 비가 오듯 할 것이다.
어찌 청산 아래 숲속으로 흐르는 푸른 물 주변에서 느긋하게 노닐면 그 즐거움이 조용하여 더욱 한가롭고 바보 같은 손익을 따지거나 부족함에 기뻐하거나 슬퍼하지 아니하고 사마귀가 매미를 잡는 모습이나 구경하면 또 어찌 만족하지 않으리요.
살아생전에 아무리 부귀하다 하더라도 죽은 후에 글 한 줄이 남을 뿐이니 누가 이익을 보고 누가 손해를 보았는가?
황량몽에서 깨어나니 100년 세월이 덧없는 것이로다.
어찌 괴로움 속에서 아등바등 허덕이는가?
세상만사는 쇠털처럼 가벼운 것을 어쩌자고 집착하기를 즐기는가?
늙어 신선이 되었다는 장자는 스스로 경계하기를 부귀를 위하여 속박 받는 삶보다는 가난하지만 자유로운 삶이 좋다고 하였고(7)
강동 사람 사인 장계응은 문득 일어난 농어 생각 때문에 벼슬을 떠났다.(8)

가을바람은 쌀쌀하고 햇빛은 느긋하게 비치는데
만 리 강호에는 하늘 끝이 닿아서 한 가지 색이고
그물 던져 물고기 잡으니 은빛 물고기가 한 자도 넘는 구나
술잔 들어 바람 맞으니 무엇을 걱정하고 무엇을 슬퍼하랴

한 잔 술에 마음이 넉넉하고 백 편의 시로 흥을 돋우니 강산이 내 몸 하나 거처하기에 충분한데 어찌 먼지 자욱한 속세를 헤매고 다니겠는가?
벼슬살이 하는 것이 비록 즐겁다고는 하지만 일찍이 벼슬을 버리고 돌아옴만 못하리니 물고기는 덜컹 삼킨 낚싯밥으로 인하여 회감이 되고 나방은 등잔에 부딪쳐 불타 죽는데도 그대는 어찌 돌아오지 아니하는가?
배움의 세계는 큰 붕새가 날아다니는 크고 넓은 바다와 같은 것이라네.


* 각주 ----------------------------
(1) 別集. 1866년(고종 3) 발행한 제2책(第二冊)에 추가로 수록된 글이다.
(2) 招宦遊子文. 일정한 직업 없이 놀고 지내는 사람이 벼슬에 나가 있는 사람에게 벼슬을 그만두고 물러나서 같이 놀자고 초대하는 글.
(3) 이윤(伊尹)이 유신(有莘)에서 밭을 갈다가 발탁되었고, 강태공(姜太公)은 위빈(渭濱)에서 낚시질하다가 발탁되었다.
(4) 벼슬에서 물러나 숨어사는 것을 말한다.
(5) 중국 고대 진(秦)나라에서 인품이 바르지 못한 이사(李斯)가 명리만을 쫓다가 진시황이 죽은 뒤 모함에 걸려 함양 저자 거리에서 허리를 잘려 죽었다.
(6) 찬후(鄼侯) 소하(蕭何)는 한고조의 각별한 신임을 받았다.
(7) 『장자』에서 “내가 듣건대, 초나라에는 신령스런 거북이 있는데 죽은 지 이미 삼천 년이나 되었다 합니다. 임금은 그것을 비단으로 싸서 상자에 넣어 묘당 위에 보관한다 합니다. 그 거북의 입장이라면, 죽어서 뼈만 남아 존귀하게 되고 싶겠습니까, 아니면 살아서 진흙 속에 꼬리를 끌고 다니고 싶겠습니까?(曰吾聞楚有神龜死已三千歲矣王以巾笥而藏之廟堂之上此龜者寧其死爲留骨而貴乎寧其生而曳尾於塗中乎)”를 인용한 것이다.
(8) 115page <의송장사인귀강동서(擬送張舍人歸江東序)>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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