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대풍요(昭代風謠)

2019. 3. 14. 08:05松浩書室

조선 후기 위항시인들의 시선집
조선 후기 위항시인들의 시선집. 9권 2책. 활자본. 1737년(영조 13)에 간행되었다. 고시언(高時彦)이 편집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실제 선집작업을 한 사람은 채팽윤(蔡彭胤)이다. 고시언은 간행에 참여하였으나 마무리를 이루지 못하고 오광운(吳光運)의 협조로 마무리한 것 같다.
현재 유포되고 있는 것은 ≪풍요삼선 風謠三選≫을 편찬할 때(1857년, 철종 8)에 산망(散亡 : 흩어져 없어짐.)될 것을 우려하여 그 이듬해에 다시 인출한 중인본이다.
≪소대풍요≫는 162인의 시편 685수가 시체에 따라 선집되어 있다. 수록된 시인은 중인·서인을 비롯하여 상인·천예 출신까지도 망라되어 있다. 그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은 의역(醫譯)중인과 서리이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의역중인은 “하대부 가운데 일등인 사람이다(下大夫一等之人).”라고 지칭되어 그 역할을 인정받기도 하였다.
≪소대풍요≫는 ≪해동유주 海東遺珠≫를 토대로 하여 증선(增選) 속보(續補)한 것이다. 이 책에 이르러 조선 초기부터 숙종 때까지의 위항시인의 시편을 정리하는 작업이 일단 마무리된 셈이다.
≪소대풍요≫는 홍유손(洪裕孫)·박계강(朴繼姜) 등의 조선조 초·중기 명가들의 작품에서부터 유희경(劉希慶)의 〈월계 月溪〉, 백대붕(白大鵬)의 〈구일 九日〉, 최기남(崔奇男)의 〈염체 奩體〉, 최대립(崔大立)의 〈상실후야음 喪失後夜吟〉 등의 명편이 수록되어 있다.
해동유주의 편자인 홍세태(洪世泰)의 작품은 시체별로 여러 편이 수록되어 있다. 별집(別集)에는 이 책의 편찬에 참여한 고시언의 작품도 수록되어 있다.
≪소대풍요≫를 모델로 위항시인의 이름을 사후까지 전하려는 노력을 하엿다. 그래서 그들은 주갑(週甲) 때마다 속집을 간행하는 의지를 보였다. 그리하여 그 1주갑이 되는 1797년(정조 21)에는 ≪풍요속선 風謠續選≫ 7권 3책이 간행되었다. 그 2주갑이 되는 1857년에는 ≪풍요삼선≫이 나왔다.
≪소대풍요≫의 성격은 고시언의 제사(題辭)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이 책이 사대부의 ≪동문선≫과 표리관계에 있음을 천명하고 있다. 인위적인 신분에는 귀천이 있지만, 하늘이 준 노래는 같은 소리라 하여 위항인들의 시적 자부심을 잘 드러내 주고 있다.
위항시인들은 시문 양식에 있어서 그들 나름의 새로운 것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전통적인 사대부층의 시문을 그대로 수용하였다. ≪소대풍요≫에 수록된 시편의 대부분이 금체시로 채워져 있는 것도 시대의 풍상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배율과 같은 장편은 찾아볼 수 없고 고체시에 있어서는 ≪육가잡영 六家雜詠≫의 6인 시가 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소대풍요≫는 작가의식에 있어서도 현실문제에 대한 인식이 대개 회고적인 감상으로 흐르고 있다. 스스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1980년 아세아문화사에서 ≪풍요속선≫과 함께 ≪한국한시선집 3≫으로 영인되여 보급되고 있다.
<<참고문헌>>歷代漢詩選集의 文學史的意味(閔丙秀, 冠岳語文硏究 제7집, 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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