回文詩

2019. 1. 17. 15:59松浩書室

이규보(李奎報)의 회문시(回文詩)

美人怨 - 順 讀

腸斷啼鶯春 (장단제앵춘)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는데

落花紅簇 (낙화홍족지)  꽃은 떨어져 온 땅을 붉게 덮었구나

香衾曉枕孤 (향금효침고)  이불 속 새벽잠은 외롭기만 하여

玉瞼雙流 (옥검쌍유루)  고운 뺨엔 두 줄기 눈물 흐르누나

郞信薄如雲 (낭신박여운)  님의 약속 믿음 없기 뜬구름 같고

妾情撓似 (첩정요사수)  이내 마음 일렁이는 강물 같누나

長日度與誰 (장일도여수)  긴긴 밤을 그 누구와 함께 지내며

皺却愁眉 (추각수미취)  수심에 찡그린 눈썹을 펼 수 있을까

 

 

 

 

 

美人怨 - 逆 讀 (回文)

翠眉愁却皺 (취미수각추)  푸른 눈썹은 수심 겨워 찌푸려 있는데

誰與度日 (수여도일장)  뉘와 함께 긴긴 밤을 지내어 볼까

水似撓情妾 (수사요정첩)  강물은 내 마음인 양 출렁거리고

雲如薄信 (운여박신랑)  구름은 신의 없는 님의 마음 같아라

淚流雙瞼玉 (누류쌍검옥)  두 뺨에 옥 같은 눈물 흐르고

孤枕曉衾 (고침효금향)  외론 베개 새벽 이불만 향기롭구나

地簇紅花落 (지족홍화락)  땅 가득히 붉은 꽃이 떨어지고

春鶯啼斷 (춘앵제단장)  봄 꾀꼬리 우는 소리에 애간장 타누나


이 시는 고려왕조의 대표적 시인의 한 사람인 이규보가 지은 회문시(回文詩)이다. 회문시란 첫 글자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뜻이 통하고, 제일 끝 글자부터 거꾸로 읽기 시작하여 첫 자까지 읽어도 뜻이 통하는 시를 말한다. 뜻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운저(韻字)도 맞아야 한다. 일종의 배체시(俳體詩)이자 유희시(遊戱詩)라고 하겠다.  

 

 

 

 

 

 

 

회문시는 시인들이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표현기법을 추구하고자 고심에 찬 노력 끝에 창조된 한 쟝르하고 하겠다. 표의문자인 한자의 특성을 절묘하게 살려서 짓는 회문시는 한 수에 두 수의 뜻을 형상화 할 수 있는 아주 경제적인 시이기도 하다
앞뒤로
운자의 제한을 받고 또한 순서대로 읽거나 거꾸로 읽을 때에도 뜻이 통하도록 하여야 하기 때문에 시를 짓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고도의  문학적 재능이 있어야만 지을 수가 있는 한 장르이기도 한데 회문시가 더려 얄려진 것이 있지만 이규보의 이 시를 대표적으로 꼽는단다

이 시는 작년 문학단체에서 강화도로 문학기행 갔을 때 강화문학관에서 이 시를 읽고 문학관장님으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회문시라는 말도 처음 들어보았고 시를 순독, 역독으로 읽는 것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이규보의 회문시를 읽고 그 천재성에 감탄하였다.

 

다른 회문의 예 (한글로 말짓기도 여려운데 회문시라니...)

1. “모 두부 두모”

2. “여보 안경 안보여”

3. “다시 합창 합시다”

4. “소주 만잔만 주소”

5. “Madam! I'm Adam”

6. "아들 딸이 다 컸다 이 딸들아",
7. "다 큰 도라지일지라도 큰다",
8. "여보게 저기 저게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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