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의 유묵첩 「회도인시(回道人詩)」

2018. 4. 10. 18:10한국의 글,그림,사람

가로 44cm 세로 33cm 크기의 종이바탕에 행초체로 쓴 단원 특유의 글씨입니다.

『단원유묵첩』에 들어 있는 여러 글씨 중 하나인 이 글씨는 중국 송대(宋代) 사람

조령치(趙令畤)의 시(詩)「회도인시(回道人詩)」입니다.

 

 

[글씨의 원문과 내용]

 

西隣己富憂不足   서쪽 이웃은 이미 부유한데도 부족하다고 걱정하는데,

東老雖貧樂有餘   동쪽 노인은 비록 가난해도 여유가 있어 즐겁네.

白酒釀來緣好客   술을 빚는 것은 인연으로 온 손님을 좋아함이고

黃金散盡爲收書   황금을 다 쓰는 것은 책을 모으기 위함이네.

 

檀園                 단원

 

[인장] : 必春明心, ??

  

 

조령치(趙令畤, 1061~1134)

 

송나라의 종실(宗室). 초자(初字)는 경황(景貺)인데, 소식(蘇軾)이 자를 덕린(德麟)으로

고쳐주었다. 자호는 요복옹(聊復翁)이고, 조덕소(趙德昭)의 현손이다.

철종(哲宗) 원우(元祐) 6년(1091) 영주(潁州)에서 공사(公事)를 맡았는데, 소식이

지주(知州)로 와서 조정에 천거했다. 소식이 영외(嶺外)로 유배를 가자 연좌되어

10년 동안 내쫓겼다.

고종(高宗) 소흥(紹興) 초에 안정군왕(安定郡王)을 잇고, 영원군승선사(寧遠軍承宣使)로

옮긴 뒤 동지행재대종정사(同知行在大宗正事)를 지냈다.

시문을 잘 지었는데, 일찍이 당나라 원진(元稹)의 『회진기(會眞記)』를 소재로 삼아

「상조접련화고자사(商調蝶戀花鼓子詞)」 12수를 지었다.

저서에 『후청록(侯鯖錄)』과 『요복집(聊復集)』 등이 있다.

 

 

[작품의 감상과 느낌]

 

단원 특유의 행초체로 호방하게 쓴 이 글씨는 화면의 가운데 세로로 나 있는 접힌 선의

흔적으로 보아 화첩에 들어 있는 글씨로 보여집니다.

글씨는 칠언절구의 시(詩)로써 원 작자는 중국 송나라 시기 황실의 종친이었던

조령치(趙令畤)가 지은 시로써 그의 작품집 『후청록(侯鯖錄)』에 실려 있으며, 이 시에서

나오는 ‘동로(東老)‘는 송대 절강성 동림산에서 은거한 심사(沈思)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글씨의 내용은 세상사에 해탈하여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며 학문에 전념하고자 하는

은자의 마음을 적은 시로써 아마도 단원이 노년기에 은거하며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이 글씨를 적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