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고소리

2018. 4. 10. 16:57알아두면 조은글




 

○ 거문고와 가야금 중 어느 것을 좋아했는지요?

   ⇒ 거문고가 좋았습니다. 거문고는 선계의 악기이나 가야금은 인간이 만든 악기입니다.

       전설에 거문고 연주 시 학이 날아왔다는 이야기가 있는 것이 그 까닭입니다.

       가야금 역시 선계의 파장을 받아 만든 악기이기는 하나 거문고의 부족한 고음을

       연주하는 성격이 강합니다.

       거문고에는 호흡을 실을 수 있으나 가야금은 호흡을 싣기가 어렵습니다.

       호흡을 실을 수 있으면 수련에 응용이 가능합니다.

 

○ 어째서 그러한지요?

  ⇒ 호흡을 실을 수 있는가 아닌가는 그 악기의 파장이 호흡의 파장에 일치하는가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거문고는 그 파장을 호흡에 일치시키기가 편하므로 그것을 통하여

      상대의 마음속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방향적인 메신저 역할을 합니다.

      허나 가야금은 일방적인 역할을 할 뿐이지요. 상대방에게 연주자의 파장을 보내는

      역할만 할 뿐입니다.

 

○ 기능이 왜 그렇게 된 것인지요?

  ⇒ 애당초 그렇게 되어 있어서 그렇게 사용하였을 뿐입니다.

      아마도 선계에서 내려주신 것과 인간계에서 만든 것의 차이가 아닌가 합니다.

 

○ 소리와 거문고는 누구로부터 터득하였는지요?

  ⇒ 소리는 처음에는 그냥 소리로 들렸으나, 기운을 알고 음양을 알고 나서 그것이 소리임을

      알았습니다. 소리란 단순히 어떠한 파장의 진동이 아니라 자체의 진동에 하늘이 정해준

      뜻이 담겨 있는 것이 진정한 소리이므로 그것을 깨치고 나서 소리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습니다.

      그 이후 다양한 소리에 대한 분석을 하게 되었고, 제가 사용해야 할 소리와 금해야 할

      소리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소리의 선생은 자연이자 하늘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문고를 타는 것은 기방에서 배웠으나 나중에 소리의 참 뜻을 알고 나서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은 스스로 터득한 것입니다.

      하늘을 알고 나면 모든 것을 다시 한 번 체계화하게 되고 그리고 나서 새로이 정립된

      내용을 가지고 다시 틀을 만들게 됩니다.

     

      ​ 

 

○ 거문고가 선계의 악기라면 대금, 피리, 단소, 오카리나, 트럼펫 등 입으로 부는 악기 중에서

    선계의 악기는 무엇인지요?

  ⇒ 대금입니다. 대금은 그 소리가 하늘의 소리이므로 ‘대’자를 이름에 넣을 수 있는 것입니다.

      서양의 악기도 하늘의 음을 전하는 것이 있기는 하나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대금이 음의 기준을 잡는 것도 중심이 잡혀 있기 때문이며, 하늘의 소리를 내는 악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요.

      하늘의 소리를 내는 악기는 구조가 간단하고 음이 명쾌한 것으로서 천연재질로

      만들어진 것들입니다. 음계가 7단을 넘지 않는 맑고 고운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피아노 등 복잡하고 여러 가지 재질로 만들어진 악기는 하늘의 소리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대금과 같은 천연재질로서 비교적 여러 단계의 가공을 거치지 않은 악기가 하늘의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악기만 그러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또한 하늘을 알아야 하늘의

      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선인들은 피리 하나를 가지고도 온 우주에 소리를 보낼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파장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아프리카에서 흑인들이 사용하는 악기 중에 하늘의 소리를 내는 악기가 있지요.

      아주 단순하면서도 한 옥타브 정도 내는 악기를 찾아보시면 될 것입니다.

 

『성옹지소록』에 보면 황진이가 거문고를 즐기는 모습이 나온다.

황진이는 성품이 소탈하여 남자와 같았으며, 거문고를 잘 타고 노래를 잘 불렀다.

평생에 화담 선생을 사모하여 반드시 거문고를 메고 술을 걸러 선생의 거처에 가서

한껏 즐기다가 돌아가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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