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23. 14:38ㆍ한시
驟 雨 (취 우) 소나기
華 岳/南 宋 (화 악/남 송)
牛尾烏雲 潑濃墨 (우미오운 발농묵) 소 꼬리 쪽 검은 구름은 짙은 먹물 뿌린 듯 하고
牛頭風雨 飜車軸 (우두풍우 번거축) 소 머리 쪽 비바람은 수레 축을 뒤집는다.
怒濤頃刻 卷沙灘 (노도경각 권사탄) 성난물결은 순식간에 백사장과 여울을 삼키고
十萬軍聲 吼鳴瀑 (십만군성 후명폭) 십만군사가 폭포에서 포효하는 소리 같네.
牧童家住 溪西曲 (목동가주 계서곡) 목동은 계곡 서쪽 마을에 살면서
侵早騎牛 牧溪北 (침조기우 목계북) 이른 아침 소를 타고 개울 북쪽에서 풀을 뜨기는데
慌忙冒雨 急渡溪 (황망모우 급도계) 황급히 소낙비를 무릅쓰고 개울을 급히 건너니
雨勢驟晴 山又綠 (우세취청 산우록) 비의 형세 갑짝스레 꺽이고 날이 개니 산 만 다시 푸르네.
어귀해석:烏 까마귀 오, 烏雲:검은 구름, 潑: 뿌릴 발,潑墨:먹물을 뿌리다,동양화 기법의 하나
飜: 옮기다,뒤 바뀌다, 車軸:수레 바퀴의 한 가운데 구멍에 끼는 긴 나무 또는 쇠,
수레 축을 뒤 집어 놓을 정도로 비가 정신없이 쏟아짐, 卷: 두루마리 권, 말 권 돌돌 말다
파도가 거칠게 밀고 들어오는 것을 표현한 동사, 沙灘:백사장과 여울, 물살이 빠르고
세찬 곳, 曲:굽을 곡, 마을 곡, 侵早:아침 일찍, 驟:달릴 취,질주함, 갑짝스러울 취,돌연 함
六月二十七日 望湖樓 醉書 (6월 27일 망호루 취서) 6월27일 망호루에서 술에 취해 글을 쓰다
蘇 軾/北 宋 (소 식/북 송)
黑雲飜墨 未遮山 (흑운번묵 미차산) 검은 구름이 먹구름이 되어 산을 가리기도 전에
白雨跳珠 亂入船 (백우도주 난입선) 흰 빗방울이 구슬 튀듯이 배안으로 어지럽게 떨어진다.
卷地風來 忽吹散 (권지풍래 홀취산) 바람이 땅을 말아 올리 듯 오다가 홀연히 흩어져서 부니
望湖樓下 水如天 (망호루하 수여천) 망호루 아래 물이 하늘과 맞닿아 하나가 되네.
어귀해석:遮: 막을 차,가로막음, 가릴 차, 덮음,잘 보이지 않게 막음, 跳: 뛸 도, 望湖樓 :杭州(항주)
西湖가에 있는 누각, 卷地:대지를 말아 올리다, 卷地風: 회오리 바람을 말한다.
水如天:날씨가 개어 수면과 하늘이 맞 닿은 것을 표현함
위 시는 南宋時代 武人인 華岳의 作品이며 관료문인들의 시와는 달리 평이하고 솔직한 표현이 특
징이다. 아래 시는 우리에게 蘇東坡(소동파)로 더 알려진 蘇軾의 작품이다. 소식은 소순의 아들이자 소철의 형으로 3부자 모두 당송팔대가에 들어갈 만큼 문장에 일가를 이루었던 집안이다.
이번에는 여름철 변화무쌍한 일기인 소나기를 소제로 한 작품들을 골라 보았다.
위 시는 농촌의 여름날 소나기 내리는 장관을 목동의 눈을 통해 그린 것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1연은 '潑(발)' 과 '飜(번)'자를 통해 생동감을 강조하고 2연 또한 '怒(노)' 와 '吼(후)'자를 통해 소
나기의 기세를 나타내고 있다. 3연은 反轉(반전)하여 소나기 오기 전 목동의 평상시 모습을 기술
하여 4연에서 갑짜기 소나기를 만나 허둥대는 행동을 대조되게 표현하고 있다.
그러다가 마지막 구에서는 언제 그랬야는 듯이 화창하게 날이 개니 산에 푸르름만 전보다 더하다고 일상생활로 還元(환원)을 선언하고 있다.
이 시는 소나기 오는 풍광을 순간 순간 다이나믹하게 돌아가는 상황을 생동감있게 그려 독자에게
리얼한 감정을 전해주고 있다.
아래 시의 1,2구는 비가 내리는 배 위이고 3,4구는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이 있는 망호루에서 본
모습이다. 이 시는 絶句(절구)의 함축적인 기능을 십분 발휘하여 짧은 시간 속의 자연변화를 장대
하고 생생하게 그렸다. 黑->白의 색체 변화라든지 靜->動->動->靜 으로 묘사하면서 거대하고
순식간에 변하는 자연의 역동적인 흐름을 칠언절구로 축약하여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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