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2016. 2. 11. 13:43한문기초書

水 仙 花

黃廷堅

凌波仙子生塵襪(능파선자생진말) 물결 타고 걷는 물의 선녀가 먼지 같은 물방울을 버선발로 튀기며

水上盈盈步微月(수상영영보미월) 물 위를 살랑살랑 희미한 달빛 아래 걷는 것같네.

是誰招比斷腸魂(시수초비단장혼) 이건 누가 이처럼 애끓는 혼을 불러온 건가?

種作寒花寄愁絶(종작한화기수절) 심어서 겨울의 꽃을 만들어 애절한 시름을 붙였네.

含香體素欲傾城(함향체소욕경성) 향기 머금은 흰 몸은 온 성을 기울어뜨릴 미인 같으니

山礬是弟梅是兄(산반시제매시형) 운향은 아우요 매화는 언니로다.

坐對眞成被花惱(좌대진성피화뇌) 앉아서 보고 있노라니 그 모습 너무 아름다워

出門一笑大江橫(출문일소대강횡) 문을 나서 크게 웃으니 큰 강이 가로 흐르고 있네.

<註解>

- 水仙花 : 《黃山谷文集》卷七에 실려 있으며, 「王充道送水仙花五十枝, 欣然會心, 爲之作詠」(왕충도가 수선화 50 가지를 보내왔는데 흔연히 마음에 들어 이를 위해 시를 지음)이라 題하고 있다.

- 凌波仙子 : 曺植의 洛神賦[《文選》卷十九]에 "물결을 타고 가벼이 걸으면 비단 버선에선 먼지가 나는 듯"하다고 낙수의 여신을 형용하고 있다. 따라서 능파선자는 물결을 타고 걷는 물의 여신.

- 生塵襪 : 버선에서 나는 먼지처럼 水煙이 일어나는 것.

- 盈盈 : 가벼이 천천히 걷는 모양.

- 步微月 : 희미한 달빛 아래 걷는 것.

- 寒花 : 겨울 추울 때 피는 꽃. 곧 수선화.

- 愁絶 : 애절한 시름.

- 體素 : 체질이 흰 것.

- 山礬 : 중국 남부 지방에서 자라는 식물의 이름으로, 七里香花, 芸香(운향), 掟花(정화), 柘花(자화), 瑒花(탕화) 등으로도 불린다.

- 眞成 : 정말 ~ 되게 하였다.

- 被花惱 : 꽃에 괴로움을 당하다. 꽃이 좋아 어쩔 줄을 모르다.

<참고문헌>

新完譯 古文眞寶 前集/김학주 역/명문당

고문진보 전집/이장우, 우재호, 장세후 옮김/을유문화사

黃廷堅(1045-1105)

고전주의적인 작풍을 지닌 중국 송나라의 시인 겸 화가. 지방관리를 역임하다 중앙관직에 취임, 교서랑(校書郞)이 되어 국사편찬(國史編纂)에 종사했다. 학식에 의한 전고(典故)와, 수련을 거듭한 조사(措辭)를 특색으로 한다.

자 노직(), 호 산곡(). 홍주(:西) 분녕(:) 출생. 1066년 진사()에 급제한 후 국자감 교수()를 거쳐 각지의 지방관리를 역임하였다. 1086년에 비로소 중앙관직에 취임, 교서랑()이 되어 국사편찬()에 종사하였다. 1095년 왕안석()의 신법당()이 부활됨과 동시에, 구법당()인 그는 신법을 비난하였다는 죄목으로 검주(: )에 유배되었다. 1100년에 사면 복직되었으나, 1102년에 다시 무고를 당하고 의주(:西)에 유배되어, 그 곳에서 병사하였다.

시인으로서의 명성이 높았으며, 스승인 소식(:)과 나란히 송대()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꼽힌다. 그의 시는 고전주의적인 작풍을 지녔으며, 학식에 의한 전고()와, 수련을 거듭한 조사()를 특색으로 한다. 강서파(西)의 시조로 꼽히며, 《예장 황선생문집()》(30권)이 있다. 서()에서는 채양() ·소식 ·미불(芾)과 함께 북송()의 4대가()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진다. 글씨는 단정하지만 일종의 억양()을 지녔으며, 활력있는 행초서()에 뛰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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