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덕송

2016. 2. 11. 13:41한문기초書

 

 

 

酒德頌(주덕송)

劉伶(유령)

有大人先生하니 以天地爲一朝하고 萬期爲須臾하고 日月爲扃牖하고 八荒爲庭衢라. 行無轍跡하며 居無室廬하고 幕天席地하여 縱意所如라. 止則操巵執觚하며 動則挈榼提壺하여 唯酒是務하니 焉知其餘리오?

大人先生이란 사람이 있었으니 천지개벽 이래의 시간을 하루아침으로 삼고, 만 년을 순간으로 삼으며, 해와 달을 창의 빗장으로 삼고, 광활한 천지를 뜰이나 길거리로 삼았다. 길을 감에 바퀴자국이 없고(大道無門) 거처함에 한정된 집이 없이, 하늘을 천막으로 삼고 땅을 돗자리로 삼으며 마음이 가는대로 내맡긴다. 머물러 있을 때는 크고 작은 술잔을 잡고, 움직일 때는 술통과 술병을 들고 오직 술에만 힘쓰니 어찌 그밖의 것을 알겠는가?

<註解>

- 大人先生 : 작자 劉伶이 자신을 가리켜 한 말이다. 大人은 老莊에서 말하는 천지 자연의 大道를 얻은 사람. 곧 작자가 자신의 志氣의 광대함을 나타낸 말이다.

- 萬期 : 期는 백년을 뜻함. 곧 헤아릴 수 없는 오랜 세월.

(역자는 萬期를 만백 년으로 번역하였으나, 만 번의 주기 곧 만 년이거나 혹은 만 번의 백년 곧 백만 년을 의미하는 것으로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단순히 생각해보더라도 어느 누가 만백 년이라는 구차하면서도 의미없는 시간 단위를 언급하겠는가? 참고로 중국 사이트에서는 주로 만 년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 須臾수유 : 아주 짧은 시간.

- 扃牖경유 : 빗장과 창문.

- 八荒 : 광활한 천지.

- 轍跡철적 : 수레바퀴의 자취. 즉 사람이나 수레가 언제고 다니는 길.

(行無轍跡이란 설마 수레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니기 때문에 바퀴자국이 없다는 뜻은 아닐테고, 너무나 크기 때문에 그 자취가 일반적인 사람의 눈에는 띄지 않는다는 것이리라. 수레바퀴 자국이 아니라 발자국으로 비유하자면 태평양 정도가 지나간 발자국에 물 고인 정도랄까...그러니 일반적인 사람의 시야에 보일 리가 없겠지라고 생각해본다.)

- 縱意所如 : 마음이 가고자 하는대로 하다.

- 操巵執觚조치집고 : 크고 작은 술잔을 잡음. 巵는 큰 술잔이고, 觚는 모가 난 작은 술잔이다.

- 挈榼提壺설합제호 : 술통을 끌어당기고 술병을 듦. 榼은 술통. 提는 擧의 뜻.

有貴介公子와 搢紳處士가 聞吾風聲하고 議其所以라. 乃奮袂攘衿하고 怒目切齒하여 陳說禮法하여 是非鋒起라.

귀족 공자 및 고위관리와 隱者들이 대인선생의 소문을 듣고서 그러한 행동을 따지러 왔었다. 곧 소매를 떨치며 옷깃을 걷어 붙이고 눈을 부라리고 이를 갈면서, 예법을 늘어놓고는 칼끝처럼 날카롭게 시비를 따졌다.

<註解>

- 貴介 : 신분이 귀한 사람. 介는 大의 뜻.

- 公子 : 귀족의 자제.

- 搢紳진신 : 본디는 笏홀을 朝服의 大帶에 꽂는다는 뜻인데, 轉하여 貴顯한 사람. 즉 높은 벼슬아치.

(이 책에서 뿐만이 아니라 간혹 중국 사이트의 글에서도 搢대신 縉이라고 표현된 곳도 있는데 둘 다 꽂는다라는 동일한 의미의 단어이고, 아래 조맹부의 글에서도 搢이라고 되어 있기에 이 단어로 통일하여 사용한다.)

- 處士 : 초야에 묻혀 사는 덕이 높은 선비.

- 是非鋒起 : 옳고 그른 것을 따지는 것이 칼날의 끝으로 찌르듯 날카롭다.

先生於是에 方捧甖承槽하고 銜盃漱醪하여 奮髥踑踞하여 枕麴藉糟하니 無思無慮요 其樂陶陶라. 兀然而醉하고 恍爾而醒하여 靜聽不聞雷霆之聲이오 熟視不見泰山之形이라. 不覺寒暑之切肌와 嗜慾之感情하여 俯觀萬物에 擾擾焉如江漢之浮萍이오 二豪侍側焉에 如蜾之與螟蛉이러라.

대인선생은 이때에 바로 술단지를 들고 술통을 받들고는 술잔을 입에 대고 탁주를 마시고서, 수염을 떨고 두 다리를 쭉뻗고 앉아서는 누룩을 베개로 삼고 술찌게미를 깔고 누웠는데, 생각도 없고 걱정도 없으며 오직 즐거움만이 도도하였다. 멍청히 취해 있는가 하면 어슴푸레히 깨어 있기도 하는데, 조용히 들어 보아도 우뢰소리가 들리지 않고, 자세히 보아도 태산의 형상이 보이지 않으며, 피부에 파고드는 추위와 더위나 기호와 욕심의 감정도 느끼지 못하였다. 만물을 굽어보니 어지러이 마치 장강이나 漢水에 떠있는 부평초와 같았다. 따지러온 두 호걸이 옆에 서 있어도 마치 나나니벌과 배추벌레나 같았다.

<註解>

- 捧甖承槽봉앵승조 : 술단지를 들고 술통을 받듬. 甖은 작은 술단지. 槽는 술을 저장해 놓는 통.

- 漱醪수료 : 탁주로 양치질 함. 즉 탁주를 마신다는 뜻이다.

- 奮髥분염 : 수염을 떨침. 一說에는 술이 묻은 수염을 손으로 쓰다듬는다는 뜻이라고 함.

(상황적으로 봤을 때 一說이란 것이 훨씬 타당해 보인다.)

- 踑踞기거 : 두 다리를 쭉 뻗고 앉음.

- 枕麴藉糟침국자조 : 누룩을 베개삼고 지게미를 깔고 누움. 麴은 누룩. 糟는 술을 거른 지게미.

- 陶陶도도 : 和樂한 모양.

- 兀然올연 : 아무 것도 모르는. 멍청한.

- 恍爾황이 : 희미한.

- 寒暑之切肌한서지절기 : 살가죽을 파고드는 추위와 더위.

- 擾擾요요: 많은 것이 뒤섞여 어지러운 모양.

- 江漢 : 長江과 漢水.

- 蜾과라 : 나나니벌. 가늘고 작은 벌.

- 螟蛉명령 : 나비나 나방류의 유충. 배추벌레. 나나니벌이 명령을 잡아다 새끼를 먹이는데, 옛사람들은 나나니벌이 명령을 잡아다가 나나니벌로 길러낸다고 생각했었다.

출처 : 신완역 고문진보 후집/김학주 역저/명문당

유령(劉伶)

중국 서진(西)의 사상가(?225~?280). 자는 백륜(). 죽림칠현의 한 사람으로 장자의 사상을 실천하였으며, 신체를 木으로 간주하여 의욕의 자유를 추구하고 술을 즐겼다.

趙孟頫조맹부(子昻) 酒德頌 書

延佑三年(1316年)

高逸图 孙位 卷绢本设色 纵45.2厘米 横168.7厘米 上海博物馆藏

(右上 劉伶유령, 右下 山濤산도, 左下 王戎왕융, 左上 阮籍완적)

  孙位,生卒年不详,唐代画家。初名位,后传说遇异人,而改名遇,一作异,号会稽山人。擅画人物、松石、墨竹及佛道,尤以画水著名。笔力雄壮,不以着色为上。传世作品有《高逸图》。 此图为《竹林七贤图》残卷。图中所剩四贤,一为好老庄学而性格“介然不群”的山涛,旁有童子将琴奉上。一为“不修威仪,善发谈端”的王戎,旁有童子抱书卷。一为写《酒德颂》的刘伶,回头欲吐,旁有童子持唾壶跪接。一为饮酒放浪,惯作青白眼的阮藉,旁有童子奉上方斗。四贤的面容、体态、表情各不相同,并以侍童、器物作补充,丰富其个性特征。人物着重眼神刻画,得顾恺之“传神阿堵”之妙。线条细劲流畅,如行云流水,兼有张僧繇“骨气奇伟”的特色。画风在六朝的基础上更趋工致精巧,而点缀的木石已用皴染,则开启了五代画法的先路,是历代书画中的瑰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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