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우군

2016. 2. 11. 13:37한문기초書

이백(李白, 701-762)

왕우군(王右軍)

이 백(李 白)

右軍本淸眞(우군본청진) 왕우군은 본시 맑고 진실하여

瀟洒在風塵(소쇄재풍진) 때묻지 않고도 속세에 살고 있네.

山陰遇羽客(산음우우객) 산음 땅에서 한 도사를 만났는데

要此好鵝賓(요차호아빈) 이 거위 좋아하는 손님을 좋아하였네.

掃素寫道經(소소사도경) 흰 비단을 펴 <도덕경>을 베껴 쓰니

筆精妙入神(필정묘입신) 필법이 정교하여 입신의 경지로다.

書罷籠鵝去(서파농아거) 글씨 마치고 바구니에 거위 담아 가는데

何曾別主人(하증별주인) 어찌 주인에게 작별을 고하였으리?

<註解>

- 王右軍(왕우군) : 東晉의 명필가 왕희지를 가리킨다. 자는 逸少. 벼슬이 右軍將軍이었기에 왕우군이라고 칭한다. 회계군의 내사(內史 : 장관)를 지내다가 59세에 죽었다. 13세 때 이미 훌륭한 재예를 인정받았고 장성해서는 변설과 의론에 능했을 뿐만 아니라 특히 예서를 잘 썼다. 그의 글씨는 고금 제일이란 평을 받는데, 필세가 "노는 구름에 놀란 용(遊雲驚龍)" 같다고 한다.

- 淸眞(청진) : 청정하고 진실한 본성. 道家의 상용어로 속세의 예법이나 형식 따위에 구속받지 않는 천진하고 맑은 성격.

- 瀟洒在風塵(소새재풍진) : 소쇄는 맑고 깨끗함. 인품이 맑아 속기가 없음. 쇄는 쇄(灑)로도 쓴다. 풍진은 속세. 진세를 가리킨다. 진은 티끌, 먼지.

- 山陰(산음) : 회계군에 있는 현 이름. 지금의 절강성 소흥부 땅으로, 회계산의 북쪽에 있다하여 산음이라 불렀다. 왕희지는 그 지방의 장관인 내사를 지냈으며, 永和 9년(353) 3월 3일에 그 곳에 있는 난정(蘭亭)에서 곡수류상(曲水流觴)의 잔치를 베풀고, 그 유명한 난정집서(蘭亭集序)를 지었다.

- 羽客 : 도사. 도사들은 새깃으로 만든 羽衣를 입었기 때문에 羽人 또는 우객이라고 불렀다. 이는 도인들이 羽化登仙한다는 데서 취한 것이다.

- 要此好鵝賓(요차호아빈) : 요차는 이를 좋아한다는 뜻. 어떤 판본에서는 애차(愛此)로 되어 있다. 호아빈은 거위를 좋아하는 손님으로 왕희지를 가리킨다. <晉書> 왕희지전에 "산음에 한 도사가 있었는데 좋은 거위를 기르고 있었다. 왕희지가 가서 그 거위를 보고 매우 좋아하여 그것을 팔라고 졸랐다. 도사는 <도덕경>을 써 주면 거위떼를 모두 주겠다고 했다. 왕희지는 기꺼이 <도덕경>을 베껴 주고 거위를 채롱에 담아와서는 매우 즐거워하였다"는 일화가 있다.

- 掃素寫道經(소소사도경) : 소소는 흰 명주를 쓸다의 뜻으로, 글씨를 쓰기 전에 글씨 쓸 비단을 잘 펴는 것. 사는 베껴 씀.

- 何曾別主人(하증별주인) : 하증은 어찌 일찍이 ~ 했겠는가?라는 뜻. 주인에게 작별 인사도 없이 미련없이 떠났다는 의미. 왕희지의 청진하고 소쇄한 성격을 표현한 말.

출처 : 고문진보 전집/이장우·우재호·장세후 옮김/을유문화사

왕희지(王羲之, 307-365)

오성_이백왕우군시의도(吳聲_李白王右軍詩意圖)

王羲之寫字換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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