題僧房(제승방) ; 승방에 부쳐 - 李崇仁(이숭인) 詩(시)

2015. 8. 6. 07:43한시

題僧房(제승방) ; 승방에 부쳐 - 李崇仁(이숭인) 詩(시)

고려 공양왕 때 문신. 호는 陶隱(도은)


山 北 山 南 細 路 分 (산 북 산 남 세 로 분)

상의 남북으로 오솔길이 갈래갈래 나 있고,

松 花 含 雨 落 紛 紛 (송 화 함 우 락 분 분)

송화가 빗물을 머금은 채 어지럽게 날리는구나,

道 人 汲 井 歸 茅 舍 (도 인 급 정 귀 모 사)

도인이 물을 길어 초가집으로 돌아오는데,

一 帶 靑 煙 染 白 雲 (일 대 청 연 염 백 운)

한 떼의 푸른 연기가 흰 구름을 물들이네.


★語句 解釋(어구해석)★

細路分(세로분) ; 오솔길로 나뉘어져 있다.

含雨(함우) ; 비를 머금고. 송홧가루에 빗물이 묻어 있다가.

落紛紛(락분분) ; 어지러이 떨어지는구나.

道人汲井(도인급정) ; 도인이 우물에서 물을 긷는다.

歸茅舍(귀모사) ; 띠로 얽은 작은 집으로 돌아간다.

一帶靑煙(일대청연) ; 하나의 띠를 이룬 푸른 연기.

染白雲(염백운) ; 백운을 물들이다.


♣補充 說明(보충설명)♣

산의 남북으로 오솔길이 이리저리 나뉘어져 있고,

빗물을 머금은 송홧가루가 어지럽게 날리는 속에서,

도를 닦는 도승 한 사람이 물을 길어 집으로 돌아오는데,

푸른 연기 한 떼가 백운을 파랗게 물들인다.


봄의 풍경을 그린 한 폭의 그림이다. 이 시는 어떤 사람이 그렸는지는 모르지만 깊은 산주에 물 긷는 도인을 그린 그림에다 붙여준 시로 보인다.

깊은 산 조용한 분위기는 불도를 닦는 사람들만 즐겨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나 보다. 朱子 가 무이산에서 학문을 이룬 이후 성리학자들이 학문을 완성하기 위하여 조용한 자연을 찾곤 하였다. 이숭인은 고려 말 대표적인 성리학자의 한 사람이다. 변계량(卞季良), 김종직(金宗直), 김광필(金宏弼), 조광조(趙光祖),등으로 이어지는 조선 성리학의 흐름은 이색(李穡), 정몽주(鄭夢周), 이숭인(李崇仁)으로 연결되는 학맥으로부터 비롯된다. 이 중에서 특히 제자를 기르는데 가장 힘쓴 사람이 바로 이숭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