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8. 09:13ㆍ한국의 글,그림,사람
二十一日. 大雨. 彌日不已. 21일. 큰비가 종일토록 그치지 않았다.
金思誠忽辭去. 昌雨强出. 김사성이 갑자기 하직하고 비를 무릅쓰고서 굳이 떠났다.
白生惟良同出.백유량도 함께 떠났다.
三妓與樂工. 幷令偕出. 기생 셋과 악공도 그들과 함께 떠나도록 하였다.
等與湖南諸君. 盡日坐沙門樓. 觀漲. 호남에서 온 제군들과 날이 저물도록 사문루(沙門樓)에 앉아서 불어난 시냇물을 구경하였다.
二十二日. 朝雨暮晴. 22일. 아침에 비가 내리더니, 저물녁에 개었다.
溪水沒石. 內外不通. 有似白登之圍. 불어난 시냇물에 돌다리가 잠겨서 절 의 내외가 통하지 않으니, 마치 백등산(白登山)에서 포위되었던 상황과 같았다.
人口無慮四十餘. 恐粮地乏空. 勘會槖藏. 減饋平日之半.사람이 무려 40여 명이나 되니, 양식이 모자랄까 걱정이 되어 남은 양식을 헤아리고 평소에 먹던 양의 절반으로 줄였다.
唯酒無量. 或餘數十壺. 술은 넉넉하여 아직도 수십 병이나 남아 있었다.
諸君皆不喜飮故也. 제군들이 모두 술 마시기를 즐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聞有湖南士人奇大升軰十一人. 亦阻雨. 登上峯未下云. 호남 선비 기대승 일행 11명도 비에 길이 막혀 상봉에 올랐다가 여태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지리산 노고단 주변을 아름다운 하늘정원으로 장식할 각종 야생화 중에서 하나인 원추리
雙磎. 神凝兩寺. 皆在頭流心腹. 碧嶺揷天. 白雲鎖門. 쌍계사와 신응사 두 절은 모두 두류산의 깊숙한 곳에 있어, 푸른 산봉우리가 하늘을 찌르고 흰 구름이 산 문턱에 걸려 있다.
疑若人煙罕到. 而猶不廢公家之役. 그래서 인가가 드물 듯 하지만 오히려 이곳까지 관청의 부역이 미쳐, 식량을 싸들고 부역하러 오가는 사람들이 이어졌다.
贏糧聚徒. 去來相續. 皆至散去.주민들이 부역에 시달리다보니 모두 흩어져 떠나는 지경에 이르렀다.
寺僧乞簡於州牧. 以舒一分. 이 절의 승려가 나에게 고을 목사에게 편지를 써주기를 청하였는데, 부역을 조금 줄여달라는 내용이었다.
等憐其無告. 裁簡與之. 山僧如此. 村氓可知矣. 산에 사는 승려의 형편도 이러하니 산골 백성들의 사정을 알 수 있겠다.
政煩賦重. 民卒流亡. 父子不相保. 정사는 번거롭고 부역은 과중하니 백성들이 끝내는 유망하여 아버지와 자식이 서로 보전하지 못하고 있다.
朝家方是軫念. 而吾軰自在背處. 優游暇豫. 조정에서 바야흐로 이를 염려하고 있는데 우리들은 그들의 등 뒤에서 나 몰라라 한가로이 노닐고 있다.
豈是眞樂耶. 이 어찌 진정한 즐거움이겠는가?
寅叔請題硯袱一句. 植寫曰. 인숙이 벼루를 쌌던 보자기에 시 한 수를 써달라고 부탁하여, 나는 다음과 같이 써주었다.
高浪雷霆闘(고은뇌정투) 높은 풍랑은 우레와 벼락이 다투는 듯하고
神峯日月磨(신봉일월마) 신령스런 봉우리 해와 달이 연마한 듯
高談與神宇(고담여신우) 신응사에서 함께 한 고담준론에서
所得果如何(소득과여하) 우리가 얻은 것은 과연 무엇인가?
剛而繼寫. 강이가 이어 다음과 같이 썼다.
溪湧千層雪(계용천층운) 시내엔 천 층 구름과 같은 물기운이 솟구치고,
林開萬丈靑(임개만장청) 숲에는 만 길 푸른 숲이 우거졌네.
汪洋神用活(왕양신용활) 넘실대는 시내에 정신이 활기를 찾고,
卓立儼儀刑(탁립엄의형) 우뚝 선 봉우리에 몸가짐이 반듯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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