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8. 09:13ㆍ한국의 글,그림,사람
二十三日. 朝欲出山. 玉崙飯送之. 23일. 아침에 산을 떠나려고 하자, 절의 주지 옥륜이 아침을 대접하고 우리를 전송하였다.
頭流大小伽藍. 不知其幾. 獨神凝水石爲最. 두류산에 크고 작은 가람이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그중에서도 신응사의 수석이 가장 최고였다.
昔與成仲慮自上峯來尋. 近三十載. 後與河仲礪全夏來棲. 又出二十載. 옛날 성중려(成仲慮)와 함께 상봉에서부터 이 절을 찾은 것이 거의 30년이 되었고, 후에 하중려(河仲礪)와 함께 이 절에서 여름 내내 머문 것도 20년이나 넘었다.
二君皆已仙去. 於今獨來. 有若曾到河漢間. 茫然不知何日泛查來也. 그런데 두 사람은 모두 저세상으로 가고 지금엔 나만 홀로 왔으니, 은하수 가에 이르러 언제 올지도 모르는 뗏목을 망연히 기다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法宮佛榻. 揷起龍蛇牧丹. 間以奇花. 법궁의 불탑에는 용과 뱀이 꿈틀거리는 듯한 모란꽃이 꽂혀 있고, 사이사이에 기이한 꽃들이 섞여 있었다.
外面擧牗. 亦揷桃菊花牧丹. 五彩交輝. 眩曜人目. 외면의 모든 창가에도 복사꽃, 국화, 모란꽃이 꽂혀 있었는데, 오색이 뒤섞인 찬란한 빛이 사람의 눈을 현혹시켰다.
지리산 뱀사골 이끼폭포
皆是東土禪宮所未有也. 이 모든 것은 아직 우리나라 절에서는 보지 못한 것이었다.
寺去求禮縣津頭二十里. 去雙磎十里. 去沙惠菴十里. 去七佛十里. 去上峯一日道也. 신응사는 구례현 나루터와는 20리, 쌍계사와는 10리, 사혜암과는 10리, 칠불암과는 10리의 거리에 있으며, 상봉(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까지는 하룻길이다.
出到七佛溪上. 玉崙. 允誼. 架木爲橋. 절을 떠나 칠불암 시냇가에 이르니, 주지 옥륜과 지임 윤의가 나무를 시내에 가로질러 다리를 만들어서 모두 편안히 건널 수 있었다.
橫截溪面. 皆得穩步徐渡. 시내 양쪽에 횡으로 다리를 내어 모두 조금씩 걸음을 옮겨 천천히 건넜다.
沿溪下. 到雙磎越邊. 시내를 따라 내려가 쌍계사 건너편에 닿았다.
慧通. 愼旭. 涉水來送之. 健僧數人. 同來護涉. 혜통과 신욱이 시내를 건너와서 우리를 전송하였고, 건장한 승려 몇 명이 함께 와서 냇물 건너는 것을 도와주었다.
又下六七里. 下馬欲濟. 前日養馬者及村夫數人. 烹鷄燒酒來饋之. 또 6, 7리 내려가 말에서 내려 시내를 건너려 하는데, 전날 말을 돌봐준 사람과 마을 사람 몇 명이 닭을 삶고 소주를 가지고 와서 우리를 대접하였다.
岳陽吏編竹爲橋. 皆得擔渡. 악양현의 아전들이 대나무를 엮어 들것을 만들어서 우리 모두를 어깨에 메고 시내를 건넜다.
溪水險急. 白石粼粼. 一行僕隷. 亦無一人顚蹶者. 可謂利涉矣. 시냇물이 험하고 급하게 흘러 바위에 흰 물결이 부서지고 있었지만 우리 일행을 건네주던 노복이 한 명도 넘어지지 않았으니, 수월하게 건넜다고 하겠다.
誰不欲利涉. 猶時有利不利. 抑命耶. 누군들 수월하게 건너고 싶지 않겠는가마는 오히려 때에 따라 수월하기도 하고 불리하기도 하니, 이도 운명이 아니겠는가?
渡溪未十里許. 靑龍與其壻挈壺來. 盤排魚肉. 一似都市中物也. 시내를 건너 10리도 못가서, 하종악의 종 청룡과 그의 사위가 술을 가지고 와서 소반에 물고기와 고기를 차려놓았는데, 모두가 도회지에서나 구할 수 있는 물건 같았다.
龍妻水金. 舊居京師. 爲有通門之恩. 來見寅叔. 剛而. 청룡의 아내 수금(水金)이 옛날 서울에 살적에 둘을 혼인시켜준 은혜가 있었기 때문에 인숙과 강이에게 인사하러 온 것이었다.
衆皆調戱之. 모두 두 사람을 희롱하였다.
乘舟喫午飯. 배를 타고 가면서 점심을 먹었다.
下泊岳陽縣前. 入宿縣倉. 악양현 앞까지 내려가서 배를 정박하고, 현창에 들어가 잤다.
剛而徃見族叔母於縣東數里許. 강이는 악양현의 동쪽 몇 리쯤에 살고 있는 족숙모를 뵈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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