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법종외)

2012. 6. 22. 12:08한시

崔 孝一의 與諸義士相別 
壯氣連天鬱(장기연천울):무성히 하늘에 이어진 장한 기운
精忠貫日明(정충관일명):참된 충성은 해를 꿰뚫어 밝은데.
男兒一掬淚(남아일국루):사나이 이 한 움큼의 눈물이
不獨爲今行(부독위금행):어찌 이 걸음 때문이라
高 遜志의 題倪雲林竹石圖 
卷石不盈尺(권석불영척):주먹만한 돌은 한 자 남짓하고
孤竹不成林(고죽불성림):외로운 대는 숲을 이루지 않았지만
惟有歲寒節(유유세한절):오직 심한 추위 참는 절개 있어
乃知君子心(내지군자심):이에 군자의 마음임을 알만하네
陳 與義의 竹
高枝已約風爲友(고지이약풍위우):높은 가지 본디부터 바람과 벗을 삼고
密葉能留雪作花(밀엽능유설작화):촘촘한 잎새 눈 얹고서 꽃 피우기 예사라네
昨夜常娥更瀟灑(작야상아갱소쇄):지난 밤엔 달님이 씻은 듯 말갛더니
又携疏影過窗紗(우휴소영과창사):성근 그림자 앞세우고 비단 창을 지나더군
聽鳥休晩參(청조휴만참):새소리 듣느라 저녁 염송도 거르고
薄遊古澗陲(박유고간수):홀가분히 옛 시냇가를 거닐고 있네.
遣興賴佳句(견흥뢰가구):흥겹기는 아름다운 시구를 얻음이요,
賞心會良知(상심회량지):즐겁기야 좋은 친구를 만남일다.
泉鳴石亂處(천명석란처):샘물 소리는 돌 너덜겅에서요,
松響風來時(송향풍래시):솔 소리는 바람 불 때이로다.
茶罷臨流靜(다파임류정):차 마시고 나서 물갓 고요한데 임하니,
悠然忘還期(유연망환기):느긋하여라! 돌아갈 때를 잊었고녀!
----艸 衣(1786 - 1866)의 金剛山上與彦禪子和王右丞終南別業之作
靜一堂 姜氏의 夜坐 
夜久群動息(야구군동식):밤은 깊어 고요하고
庭空皓月明(정공호월명):빈 뜰에 달 밝은데
方寸凊如洗(방촌청여세):씻은 듯 맑은 마음 탁트여 활짝 개니
豁然見性情(활연견성정):참 나의 본래 모습을 속속들이 보리라
安 玉媛의 寒江釣雪 
雪中春不寒(설중춘불한):눈 속에서도 봄은 춥지 않아
江樹梨花看(강수이화간):강 언덕 나무에 피는 배꽃.
花下釣春色(화하조춘색):그 꽃 밑에서 봄빛을 낚아
新年報長安(신년보장안):저 서울에 알리는 새해 소식
三宜堂金氏의 梅花 새글
千里歸心一樹梅(천리귀심일수매):한 그루의 매화는 천리 밖의 그리운 마음
檣頭月下獨先開(장두월하독선개):담 머리 달 아래에 혼자 먼저 피었겠지.
幾年春雨爲誰好(기년춘우위수호):몇 해나 그 봄비는 누구 위해 좋았던고
夜夜隴頭入夢來(야야롱두입몽래):밤마다 꿈속에 들어오는 이 밭두둑
三宜堂金氏의 東閣梅花 
世機忘却自閑身(세기망각자한신):세상 일 잊어버리고 한가한 이 몸
匹馬西來再見春(필마서래재견춘):말을 타고 서쪽으로 와서 다시 보는 봄.
東閣梅花今又發(동각매화금우발):동쪽 집의 매화꽃 이제 또 피어
淸香不染一纖塵(청향불염일섬진):티끌 하나에도 물들지 않는 맑은 그 향기.
金 壽恒의 雪夜獨坐 
破屋凄風入(파옥처풍입):허름한 집 써늘한 바람 새어 들고
空庭白雪堆(공정백설퇴):빈 뜰에는 흰 눈만 더미로 쌓여
愁心與燈火(수심여등화):시름과 등불
此夜共成灰(차야공성회):이 밤에는 둘이 모두 재가 되누나
令壽閣徐氏의 呼韻 새글
鳥啼山日暮(조제산일모):새 우짖는 산이 저물고
烟含野樹碧(연함야수벽):들 나무 연기 머금어 푸르네.
官路愁積雪(관로수적설):쌓인 눈을 시름하는 벼슬길
盡日少人客(진일소인객):해 저물도록 찾는 사람 드물고.
雪開萬樹花(설개만수화):나무마다 꽃을 피우는 눈
月照三更鶴(월조삼경학):한밤중에 학을 비추는 달.
捲簾望遠山(권렴망원산):발을 걷고 먼 산을 바라보니
漸看寒雲薄(점간한운박):차츰 엷어지는 차가운 구름.
朱 熹의 隱求齋 
晨窓林影開(신창임영개):새벽 창엔 숲 그림자 열리고 
夜寢山泉響(야침산천향):잠자는 밤엔 산 샘의 메아리
隱此復何求(은차부하구):여기 숨어 무엇을 구할 것인고
無言道心長(무언도심장):말 없이 길러지는 마음공부
雪梅(설매) - 방악(方岳 1199~1262)
有梅無雪不精神(유매무설부정신) : 매화꽃 있고 눈 없으면 생기 없고
有雪無詩俗了人(유설무시속료인) : 눈 있는데 시 없으면 속된 사람이다
薄暮詩成天又雪(박모시성천우설) : 초저녁에 시 지어지고 하늘에 눈 내리니
與梅倂作十分春(여매병작십분춘) : 매화와 아울러 봄을 마음껏 즐기노라
法宗의 自警 새글
守志堅石(수지견석):굳은 바위처럼 뜻을 지키고
凝神潔氷(응수결빙):깨끗한 얼음처럼 정신을 모았네.
善保虛靜(선보허정):비고 고요함을 잘 보존하여
亦如水澄(역여수징):물처럼 맑힐지어다
法宗의 訪仙失路 
跌足千巖頂(질족천암정):일천 바위 정상에서 발을 헛디뎌
墜身萬壑砯(추신만학빙):일만 골짜기로 퍽 하고 떨어졌다네.
忽聞淸磬落(홀문청경락):별안간 맑은 경쇠 소리 들려오니
知在白雲層(지재백운층):겹겹이 흰 구름에 있음을 알았도다
法宗의회포를 읊으며 내 뜻을 말하다.
萬法從眞起(만법종진기):만법은 진리에서 생겨나되
諸心等水漚(제심등수구):온갖 마음 물거품과 같구나.
乾坤一幻夢(건곤일환몽):하늘과 땅이 한갓 허깨비 꿈이건만
生死亦蜉蝣(생사역부유):삶과 죽음도 하루살이 같다네
法宗의 幽居 
風颼竹冷(풍수죽냉):서늘한 대에 바람 불고
露滴松寒(노적송한):찬 소나무엔 이슬 맺혔네.
幽人醉臥(유인취와):그윽하니 취해 누웠으니
明月空山(명월공산):빈산에 달만 밝구나.
法宗(1670 - 1733,號 虛靜)의 幽居辭 
天爲幕兮地爲席(천위막혜지위석):하늘이 장막 되자 땅은 자리 되고
雲作扃兮山作壁 (운작경혜산작벽):구름이 빗장 되자 산은 벽이 된다.
事自簡兮身自閑(사자간혜신자한):일 절로 간출하니 몸도 절로 한가롭고
境亦幽兮心亦宴(경역유혜심역연):경계도 그윽하여 마음도 편안하네.
生兼死兮旣都忘(생겸사혜기도망):삶과 죽음은 이미 모두 잊었으니
榮與辱兮念自釋(영여욕혜염자석):영예와 욕됨도 절로 사라지네.
送吾年兮髮已霜(송오년혜발이상):내 한 생애 보내며 머리털 희어졌으되
操不移兮松長碧(조불이혜송장벽):변치 않은 지조는 솔처럼 길이 푸르다네.
최 유청(崔 惟淸, 號 直哉)의 雜興 
春草忽已綠(춘초홀이록):어느새 푸른 봄 풀들
滿園蝴蝶飛(만원호접비):동산 가득히 나는 나비.
東風欺人睡(동풍기인수):동쪽 바람이 잠을 꼬드기다가
吹起床上衣(취기상상의):침상의 옷자락을 불어 일으키고.
覺來寂無事(각래적무사):깨어나니 적막해 아무 일 없는데
林外射落暉(임외사락휘):숲 밖에 쏘아드는 저녁별.
倚楹欲歎息(의영욕탄식):난간에 기대 한숨지으려 하다가
靜然已忘機(정연이망기):어느새 고요히 잊어버린 세상 일.
法宗의 山中辭
松風吹兮山窓(송풍취혜산창):산창(山窓)에 솔바람 부니
蘿月明兮虛枕(나월명혜허침):나월(蘿月)이 밝으니 베개가 비었네.
獨臥兮塵夢淸(독와혜진몽청):홀로 누웠으니 세속 꿈 맑아져
萬緣兮都一寢(만연혜도일침):온갖 인연 모두 쉬었도다.
山中兮草堂(산중혜초당):산속의 초당(草堂)에
石窓兮虛靜(석창혜허정):석창(石窓)이 텅 비어 고요쿠나.
一宿兮夢初回(일숙혜몽초회):하룻밤 꿈에서 처음 깨니
千峯兮月已影(천봉혜분이영):일천 봉우리엔 달그림자 비치네.
***蘿月(나월):등나무 덩굴 사이에 뜬 밝은 달. 새글
法宗의 風 
大塊初噓氣(대괴초허기):큰 흙덩이 태초에 숨을 쉬어
林巒簸又掀(임만파우흔):숲과 산들 날리고 들썩였지.
俄然沙石走(아연사석주):잠시 모래 위를 달리다
倏爾海波翻(숙이해파번):갑자기 바다 파도 뒤집혔네.
盪窟龍難蟄(탕굴룡난칩):탕굴엔 용이 숨기 어려우며
搖山虎亦奔(노산호역분):요산엔 범도 달린다네.
吾將假爾力(오장가이력):내 너의 힘을 빌려
降伏衆魔群(강복중마군):뭇 마군들 항복시키리라
法宗(1670 - 1733,號 虛靜)의 雲 
一片觸石生(일편촉석생):한 조각 바위에 부딪쳐 피어났다
須臾天地橫(수유천지횡):잠깐 동안 하늘과 땅에 비끼었네.
從龍爲變化(종룡위변화):용을 좇아 온갖 변화를 이루나니
如兎作祥禎(여토작상정):토끼가 길상이 되는 것과 같다네.
乍露靑山色(사로청산색):잠시 청산의 빛을 드러내었다
忽韜白日明(홀도백일명):홀연 대낮의 밝음을 감춘다네.
油然甘澍下(유연감주하):유연히도 단비가 내리니
南畝慰鋤畊(남묘위서경):남쪽 이랑엔 호미로 밭을 가네
虛靜法宗의 소나무(松) 
掘地蟠龍曲(굴지반룡곡):땅을 파고 서린 용처럼 굽었으니
擎天偃盖張(경천언개장):하늘을 떠받쳐 길게 뻗었구나.
貞心猶傲竹(정심유오죽):곧은 마음 대죽을 업신여길 만하고
勁節且凌霜(경절차능상):굳센 절개 서리를 능가하는구나.
靜夜風生爽(정야풍생상):고요한 밤 상쾌한 바람 일자
晴朝露滴香(청조노적향):맑게 갠 아침 이슬방울 향기롭네.
歲寒常獨立(세한상독립):세한에도 항상 홀로 서서
浮翠色蒼蒼(부취색창창):부취한 빛깔 푸르디푸르구나.
정 습명(鄭 襲明 , ? - 1151)의 石竹花 (패랭이꽃)
世愛牡丹紅(세애목단홍):세상 사람들은 붉은 모란 좋아해
裁培滿院中(재배만원중):온 집안에 모두 가꾸네.
誰知荒草野(수지황초야):누가 알리, 풀 거친 들에도
亦有好花叢(역유호화총):또한 좋은 꽃떨기 있는 줄을.
色透村塘月(색투촌당월):마을 못둑 달 아래 그 빛깔 투명하고
香傳壟樹風(향전농수풍):언덕 나무 바람에 그 향기 불려 오네.
地偏公子少(지편공자소):구석진 시골이라 찾는 공자 없기에
嬌態屬田翁(교태촉전옹):아리따운 맵시는 촌로에게 맡겨졌네.
김 방경(金方慶 1212 - 1300)의 東征日本過次福州登映湖樓 
山水無非舊眼靑(산수무비구안청):산과 물은 옛날 그대로 푸르고
樓臺亦是少年情(루대역시소년정):누대 또한 어릴 때의 정취.
可憐故國遺風在(가련고국유풍재):어여쁘게 옛 풍속 남아
收拾鉉歌慰我行(수습현가위아행):비파와 노래로 위로하는 내 발길
정 지상(鄭 知常,? - 1135)의 개성사에서 
百步九折登巑岏(백보구절등찬완):백 걸음에 아홉 굽이 높은 산을 오르니
寺在半空唯數間(사재반공유수간):반공에 있는 절간 오직 두어 칸이네.
靈泉澄淸寒水落(영천징청한수락):신령스런 맑은 샘에 찬 물이 떨어지고 
古壁暗淡蒼苔斑(고벽암담창태반):암담한 오랜 벽에 파란 이끼 아롱졌네.
石頭松老一片月(석두송로일편월):돌 위의 늙은 솔엔 한 조각달이요
天末雲低千點山(천말운저천점산):하늘 끝에 낮은 구름 천 점의 산이네.
紅塵萬事不可到(홍진만사불가도):속세의 어떤 일도 닿지 못하나니
幽人獨得長年閑(유인독득장년한):유인이 홀로 긴 한가로움 누리네.
李 匡呂( ? - ? , 號 月巖)의 咏梅 
滿戶影交脩竹枝(만호영교수죽지):매화에 대 얼리어 일렁이는 묵화 한 폭
夜分南閣月生時(야분남각월생시):한밤중 창에 가득 달이 돋아 오름일다.
此身定與香全化(차신정여향전화):흐뭇이 몸에 배서리
嗅逼梅花寂不知(후핍매화적부지):향기 감감 몰라라!
이진망(李 眞望,1672~1737)의 雪裏獨酌(설리독작) 
坐對紛紛雪(좌대분분설):펄펄 내리는 눈을 보면서
那能不飮酒(나능불음주):어찌 술 생각이 나지 않으랴
三杯猶未足(삼배유미족):석 잔 술로는 부족하나니
行且到盈斗(행차도영두):한 말 가득 채워서 마셔보려네
장 유(張維 ,1587 - 1638 ,號 谿谷)의 大雪
朔風驅雪滿天來(삭풍구설만천래):북풍이 눈을 몰아 하늘 가득 들이치니
一夜茅簷壓欲槯(일야모첨압욕최):온밤 내내 초가집 처마는 짓눌려 무너질 듯.
枯樹乍聞寒響急(고수사문한향급):마른 나무에선 위급한 찬 소리 들리는 듯한데
小窓全覺曙光催(소창전각서광최):작은 창에선 새벽빛 재촉하는 걸 온전히 본다.
村童晩汲通新徑(촌동만급통신경):마을 아이는 느즈막이 물 긷느라 새 길을 뚫고
竈婦晨炊撥舊灰(조부신취발구회):부엌 아낙네는 새벽밥 짓느라 어젯밤 재를 끄집어낸다.
遍壟靑苗埋不凍(편롱청묘매부동):밭 가득 보리싹은 깊이 묻혀 얼지 않을 테니
豊年迴待麥秋勝(풍년회대맥추승):내년 보리 수확철엔 풍년이 오겠지.
허정법종(虛靜法宗: 1670~1733) 스님의 禪詩
松月當窓白(송월당창백):소나무에 걸린 달 창문에 밝고 
巖泉入戶鳴(암천입호명):바위 밑 샘물소리 문을 열고 들어오네.
見聞皆活物(견문개활물):보고 듣는 것이 모두 살아있는 물건이라
獨坐意惺惺(독좌의성성):혼자 앉아 있으니 초롱초롱 하구나.
허 적 의 大雪 새글
譪譪浮浮一望中(애애부부일망중):아련하고 막막하게 끝없이 트인 곳에
松筠低壓靜無風(송균저압정무풍):소나무 나지막이 눌려 고요히 바람 없어라.
須臾開霽乾坤朗(수유개제건곤랑):잠깐 사이에 맑게 개어 천지가 명랑한데
瓊岫瑤林接遠空(경수요림접원공):보석 같은 봉우리와 숲은 먼 허공에 이어졌다.
朴寅亮(? - 1096 , 字 代天)의 使宋過泗州龜山寺
巉巖怪石疊成山(참암괴석첩성산):높은 바위와 괴이한 돌이 산을 이루고
上有蓮坊水四還(상유연방수사환):그 위에 절이 있어 물이 사방으로 돌았다.
塔影倒江飜浪底(탑영도강번랑저):달그림자는 물결을 뒤치는 강 밑에 거꾸러졌고
聲聲搖月落雲間(성성요월락운간):풍경 소리 달을 흔들며 구름 속에 사라진다.
門前客棹洪波疾(문전객도홍파질):문 앞의 나그네 배에는 큰 물결이 빠르고
竹下僧棋白日閒(죽하승기백일한):대숲 아래 중의 바둑에는 한낮이 한가하다.
一奉皇華堪惜別(일봉황화감석별):한번 황화 받들어 차마 이별 아끼나니
更留詩句約重攀(경류시구약중반):여기 또 시를 남겨 다시 오르기 기약한다.
신 석균(申 奭均 ,1824 - ? )의 영남루(嶺南樓) 새글
西風人倚嶺南樓(서풍인의영남루):옷자락 날리며 영남루에 서면
水國靑山散不收(수국청산산불수):산은 울멍줄멍 물은 굽이굽이.
萬戶笙歌明月夜(만호생가명월야):성안엔 노랫소리 달빛에 젖고
一江漁笛白雲秋(일강어적백운추):고깃배엔 피리 가락 조는 흰구름. 
老僧院裏疎鐘晩(노승원리소종만):절에서 번져 오는 성긴 종소리
烈女祠前落葉流(열녀사전낙엽류):아랑각 언덕 아래 흐르는 낙엽. 
滿岸蘆花三十里(만안노화삼십리):갈대꽃 삼십리 강기슭 따라
雁鴻無數下長洲(안홍무수하장주):무수히 내려 앉는 기러기의 떼---
박 인범(朴 仁範)의 경주용삭사(涇州龍朔寺)
翬飛仙閣在靑冥(휘비선각재청명):나는 듯한 신선의 집 푸른 하늘에솟아
月殿笙歌歷歷聽(월전생가역역청):달 속의 피리 소리 역력히 들려오네.
燈撼螢光明鳥道(등감형광명조도):등불은 반딧불을 흔들어 새의 길을 밝히고
梯回虹影倒巖扃(제회홍영도암경):사다리는 무지개 그림자를 돌아 바위 문에 걸렸네.
人隨流水何時盡(인수유수하시진):인생은 흐르는 물을 따라 언제나 그칠는고 
竹帶寒山萬古靑(죽대한산만고청):대숲은 찬 산을 둘러 만고에 푸르렀네.
試問是非空色裏(시문시비공색리):그 속에 옳고 그름과 공과 색을 묻고자 하니
百年愁醉坐來醒(백년수취좌래성):백년의 시름과 취함이 앉아서 깨네.
최 충(崔 沖 , 984- 1068)의 絶句 
滿庭月色無煙燭(만정월색무연촉):뜰 가득한 달빛은 연기없는 촛불이요
入座山光不召賓(입좌산광불속빈):들어와 앉은 산빛은 부르지 않은 손님이네. 
更有松絃彈譜外(갱유송현탄보외):거기에 솔거문고가 악보 밖을 연주하니 
只堪珍重未傳人(지감진중미전인):다만 혼자 즐길 뿐 남에게는 전할 수 없네
申 光漢의 阻雨宿神勒寺(조우숙신륵사) 
                                   신 광한의 봄비로 신륵사에 묵으며
好雨留人故不晴(호우류인고불청):좋은 비, 날 붙들어 놓고 짐짓 개지 않으니,
隔窓終日聽江聲(격창종일청강성):진종일 창 너머로 강물 소리를 듣네.
斑鳩又報春消息(반구우보춘소식):산비둘기는 봄 소식을 알리느라
山杏花邊款款鳴(산행화변관관명):산살구꽃 가지에 앉아 구우구우 울고 있네
春郊雨後(춘교우후) - 원천석(元天錫)
비 내린 봄 들판
一雨洗殘春(일우세잔춘) : 비 내려 잔설이 씻기니
山川面目眞(산천면목진) : 산천이 진면목이 드러난다
爛漫纔減昔(난만재감석) : 남만한 꽃들이 옛 모습 잃고
嫩綠又增新(눈록우증신) : 새싹은 더욱 새로워지고
松嶺嵐猶礙(송령람유애) : 소나무 언덕에 푸른 기운 서려있고
蔬畦碧已均(소휴벽이균) : 언덕의 나물들은 이미 다 파래졌도다
製詩報晴霽(제시보청제) : 시를 지어 갠 날씨 알리니
誰道負良辰(수도부양진) : 누가 좋은 시절 저버렸다고 말할까
洪 春卿의 落花岩 
國破山河異昔時(국파산하이석시):나라는 파망하고 산하는 바뀌어도
獨留江月幾盈虧(독류강월기영휴):강달은 홀로 남아 차고 기울기 몇 번이던고?
落花岩畔花猶在(낙화암반화유재):꽃 떨어진 바윗가에 꽃은 외려 제 있으니
風雨當年不盡吹(풍우당년부진취):당시의 비바람으로도 넋만은 앗지 못했던가보군!
登幽州臺歌(등유주대가) - 진자앙(陳子昻)
유주대에 올라 노래 부르다
前不見古人(전불견고인) : 앞에는 이전 옛 사람을 볼 수 없고 
後不見來者(후불견래자) : 뒤로도 오는 사람 만날 수 없다 
念天地之悠悠(염천지지유유) : 천지의 유유함을 생각하노니 
獨愴然而涕下(독창연이체하) : 내 홀로 슬퍼져 눈물 흘리노라 
題墨竹後(제묵죽후) - 정 서(鄭 敍)
        묵죽(墨竹) 뒤에 제(題)하여
閑餘弄筆硯(한여농필연) : 한가한 나머지 붓과 벼루를 희롱하여
寫作一竿竹(사작일간죽) : 한 줄기 대를 그리었네
時於壁上看(시어벽상간) : 벽에 붙여 놓고 이따금 보노니
幽姿故不俗(유자고불속) : 그윽한 자태가 짐짓 속되지 않네
杜 審言의 和晉陵陸丞早春遊望 
두 심언의 화진릉육승조춘유망
      (진릉 육승상의‘조춘유망’시에 화답하여)
獨有宦游人(독유환유인):나는야 벼슬살이 떠도는 나그네
偏驚物候新(편경물후신):놀라워라 철 따른 만물의 이 새로움
雲霞出海曙(운하출해서):구름과 놀 바다에서 솟는 새벽
梅柳渡江春(매류도강춘):매화와 수양버들 강 건너는 봄이여
淑氣催黃鳥(숙기최황조):맑은 기운 노오란 꾀고리 울음 재촉하고
晴光轉綠蘋(청광전녹빈):밝은 햇살 개구리밥 위에서 파아랗게 구르는데
忽聞歌古調(홀문가고조):홀연히 들려오는 옛 노래 한 자락에
歸思欲沾巾(귀사욕첨건):돌아가리,고향 생각 손수건 적시네
許 穆의 山氣 
(一)
陽阿春氣早(양아춘기조):봄기운 이른 따뜻한 언덕
山鳥自相親(산조자상친):산새들은 서로 사랑.
物我兩忘處(물아양망처):자연과 나 깃들 곳 잊어
始覺百獸馴(시각백수순):비로소 알겠네 뭇 짐승 순치 되었음을.
(二)
空階鳥雀下(공계조작하):참새 내리는 빈 섬돌
無事晝掩門(무사주엄문):일도 없어 낮에 문 닫고. 
靜中觀物理(정중관물리):고요히 살펴보는 만물 이치 
居室一乾坤(거실일건곤):살고 있는 방이 하나의 건곤이라.
張 顯光의 丁巳冬夜宿友人家 
        장 현광의 정사년 겨울 밤 벗의 집에서 자며
冬夜苦漫漫(동야고만만):길고 긴 겨울밤의 괴로움
天地何曉遲(천지하효지):새상의 새벽은 어이 이리 더딘가
群鼠亂床邊(군서난상변):책상가 온갖 쥐 어지러워
宿客夢自少(숙객몽자소):나그네 꿈길조차 앗아가네
李 鈺의 雅調
(一)
郎執木雕雁(낭집목조안):신랑은 나무 기러기 붙잡고
妾奉合乾雉(첩봉합건치):신부는 말린 뀡 받들고.
雉鳴雁高飛(치명안고비):그 꿩 울고 그 기러기 높이 날도록
兩情猶未已(양정유미이):두 사람 끝없는 사랑이길.
(二)
四更起梳頭(사경기소두):꼭두새벽 일어나 머리 빗고
五更候公姥(오경후공모):어른께 문안드리니.
誓將歸家後(서장귀가후):친정에 돌아가선
不食眠日午(불식면일오):먹지도 말고 하루 낮잠만 자리라.
*合乾雉(합건치) : 혼례를 치를 때에 신부가 시부모에게 말린 꿩고기를 폐백으로 바치는 풍속 
張 維屛의 新雷 
造物無言却有情(조물무언각유정):조물주 말이 없되 뜻만은 분명하여 
每於寒盡覺春生(매어한진각춘생):언제나 추위 다하면 봄은 이내 오느니 
千紅萬紫安排著(천홍만자안배착):울긋불긋 온갖 꽃 마련하여 두고서 
只待新雷第一聲(지대신뢰제일성):봄 우레 첫 소리만 기다리고 있으시
翁照의 梅花塢坐月 
靜坐月明中(정좌월명중):밝은 달 아래 고요히 앉아
孤吟破淸冷(고음파청냉):나직이 시를 읊자 맑은 냉기 물결 일고 
隔溪老鶴來(격계노학래):시내 건너 늙은 학은 찾아와 
踏碎梅花影(답쇄매화영):매화꽃 그림자를 밟아 부수네
尹 鑴의 謾興 
驅馬悠悠行復行(구마유유행부행):말을 몰아 유유히 가고 또 가노라니
石橋南畔小溪淸(석교남반소계청):돌다리 남쪽 작은 시내 맑기도 해라
問君何處尋春好(문군하처심춘호):그대에게 묻노니 어디쯤에 봄은 오던고?
花未開時草欲生(화미개시초욕생):꽃은 아직 일러 풀만이 돋으려고 하는데
李 荇의 溫酒擧白韻 
                     (이 행의 술잔에 봄을 담아)
山間殘雪尙成堆(산간잔설상성퇴):산골에는 아직도 잔설쌓여 그득하니
何事春風晩未回(하사춘풍만미회):무슨일로 봄바람은 이다지도 더디더냐
直把人功欺造化(직파인공기조화):짐짓 사람의 힘으로 조물주를 속여볼까
一團和氣兩三杯(일단화기양삼배):한아름 봄기운이 술잔에는 담겼느니
李 達의 江陵別李禮長之京 새글
    이 달의  강릉별이예장지경 (강릉에서 서울 가는 이예장을 이별하다)
桐花夜烟落(동화야인락):밤 연기인양 오동꽃은 지는데,
梅樹春雲空(매수춘운공):봄 구름 흩어진 매화 빈 가지---- 
芳草一杯別(방초일배열):풀밭에서 나누는 이별의 한 잔, 
相逢京洛中(상봉경락중):'만남의 한 잔을랑 서울서 함세.
權 溥의 士園偶吟 
龍岫山前春雨過(용수산전춘우과):용수산 앞으로 봄비가 지나가자 
繞門溪石水聲多(요문계석수문다):뒤란 밖 시내에 물소리 불어나고 
淸和天氣宜風詠(청화천기의풍영):화창하게 맑은 날씨 시를 읊기 알맞아 
步上園亭坐晩霞(보상원정좌만하):동산 정자에 올라 저녁놀에 앉는다
鄭 摠의 春雨 새글
霡霂知時節(맥목지시절):보슬비도 시절을 아시는가 
廉纖逐曉風(염섬축효풍):새벽바람에 얹혀 부슬대누나 
簷間蛛網濕(첨간주망습):처마와 처마 사이 거미줄이 젖었고 
階下燕泥瀜(계하연니융):섬돌 아래 제비 진흙 부드럽게 풀리며 
着柳涳濛綠(착류공몽록):버들가지 아련한 풀빛으로 물이 들고 
催花蓓蕾紅(최화배뢰홍):꽃 재촉에 봉오리는 붉은 빛을 더해 가네 
一犁敷土脈(일리부토맥):쟁기날에 밭이랑이 하나 둘 늘어가니 
喜色屬田翁(희색속전옹):이제부터 기쁜 낮빛 늙은 농부 몫일레라
杜 甫의 絶句 
遲日江山麗(지일강산려):더딘 해에 강산이 고웁고 
春風花草香(춘풍화초향):봄바람에 꽃과 풀 향그러워 
泥融飛燕子(니융비연자):녹은 진흙 입에 물고 제비는 날고 
沙暖睡鴛鴦(사난수원앙):모랫벌 따뜻하여 원앙은 졸고----
鄭 昌胄의 詠雪 
  
不夜千峯月(불야천봉월):밤 아닌데 천 봉우리마다 달빛이요
非春萬樹花(비춘만수화):봄 아닌데 만 그루에 꽃이 피었네.
乾坤一點黑(건곤일점흑):천지 사이 한 점의 검은 빛은
城上暮歸鴉(성상모귀아):저물녘 돌아가는 성 위 까마귀 뿐
李 白의 戱贈鄭溧陽 
陶令日日醉(도령일일취):도연명은 날마다 취하여
不知五柳春(부지오류춘):다섯 그루 버드나무에 봄이 온 줄도 몰랐다
素琴本無絃(소금본무현):거문고엔 본래 줄이 없었고
漉酒用葛巾(녹주용갈건):갈건으로 술을 거르며
淸風北窓下(청풍북창하):맑은 바람 불어오는 북창 아래서
自謂羲皇人(자위희황인):스스로 소박한 복희 황제 때의 사람이라 하였다 
何時到栗里(하시도율리):어느 시절 도연명이 살던 마을로 가서 
一見平生親(일견평생친):평생의 친구를 한번 만나볼 수 있을까 
李 穀의 途中避雨有感 새글
甲第當街蔭綠槐(갑제당가음록괴):거리의 훌륭한 집 홰나무에 가렸는데
高門應爲子孫開(고문응위자손개):높은 문은 아마도 자손 위해 열렸으리.
年來易主無車馬(연래역주무거마):주인 바뀐 지 여러 해로 찾는 손님은 없고
惟有行人避雨來(유유행인피우래):오직 나그네만이 비를 피하러 오네.
鄭 以吾의 次韻寄鄭伯亨 새글
二月將闌三月來(이월장란삼월래):이월 가고 삼월 오니
一年春色夢中回(일년춘색몽중회):한해의 봄빛이 꿈결처럼 돌아서네
千金尙未買佳節(천금상미매가절):천금으로 이 계절 차마 살수 있으랴
酒熟誰家花正開(주숙수가화정개):술 익는 뉘 집에 꽃은 한창 피리니-----
元 天錫의 梅梢月
一眉新月報寒更(일미신월보한경):눈썹 같은 초승달이 추운 밤을 알리는데
偏愛梅梢素質明(편애매초소질명):매화 흰 바탕의 그 밝음이 사랑옵다.
夜靜風停人正散(야정풍정인정산):바람 자고 밤 깊은데 사람들 흩어진 뒤
冷光相照暗香淸(냉광상조암향청):찬 빛 서로 비추자니 향기도 맑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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