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11. 15:40ㆍ한시
江上愁心千疊山 (강상수심천첩산)
강물은 수심에 차고 산은 첩첩인데
浮空積翠如雲煙 (부공적취여운연)
저 하늘 높은봉우리는 구름인가 연기인가
白雲下坐孤酒酌 (백운하좌고주작)
흰구름아래 앉자 홀로 술을 따르니
窓前細雨蒼花落 (창전세우창화락)
창문 앞에 부슬비 내려지자 꽃들은 떨어지고
乃知貧難別更苦 (내지빈난별경고)
빈천한 이별의 괴로움 못내 사무쳐
呑聲躁觸涕淚落 (탄성조촉체루락)
발버둥치며 소리죽여 눈물만 흘리노라
書王定國所藏煙江疊嶂圖(서왕정국소장연강첩장도)-소식(蘇軾)
왕국정이 소장한 연강첩장도에 글을 쓰다
江上愁心千疊山(강상수심천첩산) : 강 위의 수심스런 마음. 천겹 산봉우리
浮空積翠如雲煙(부공적취여운연) : 하늘에 솟은 푸른 기운이 구름과 안개 같구나
山耶雲耶遠莫知(산야운야원막지) : 산인지 구름인다 멀어서 알지 못하다가
煙空雲散山依然(연공운산산의연) : 안개 걷히고 구름 걷히니 산이 의연하구나
但見兩崖蒼蒼暗絶谷(단견량애창창암절곡) : 양 언덕 짙푸르니 골짜기는 어둑한데
中有百道飛來泉(중유백도비내천) : 그 속에는 여러 가래로 날아떨어지는 샘물이 있도다
縈林絡石隱復見(영림락석은복견) : 숲과 돌에 얽혀 숨었다가 다시 보이며
下赴谷口爲奔川(하부곡구위분천) : 아래로 골짜기 어귀에 이르러 여울을 이루었구나
川平山開林麓斷(천평산개림록단) : 산이 열리고 냇물 평평한데 숲 기슭 가파른 곳에
小橋野店依山前(소교야점의산전) : 작은 다리와 시골 주막이 산을 붙어 눈 앞에 보인다
行人稍度喬木外(항인초도교목외) : 행인은 조금씩 교목 밖으로 건너가고
漁舟一葉江呑天(어주일섭강탄천) : 가랑잎 같은 고깃배 뜬 강은 하늘에 하늘이 잠겨있다
使君何從得此本(사군하종득차본) : 그대는 어띠서 이 그림을 구했는가
點綴毫末分淸姸(점철호말분청연) : 붓 끝으로 놀리어 맑고 고운 경치를 가려냈구나
不知人間何處有此境(부지인간하처유차경) : 인간세상 어디에 이런 곳이 있을까
徑欲往買二頃田(경욕왕매이경전) : 바로 가서 이 경의 밭을 사고 싶구나
君不見武昌樊口幽絶處(군부견무창번구유절처)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무창 번구의 고요하고 깊숙한 곳을
東坡先生留五年(동파선생류오년) : 동파 선생이 여기서 오 년을 머물러 살았다네
春風搖江天漠漠(춘풍요강천막막) : 봄바람 살랑살랑 강물을 흔들고 하늘은 아득하고
暮雲卷雨山娟娟(모운권우산연연) : 비 걷힌 저문 구름에 산빛은 곱기만하다
丹楓翻鴉伴水宿(단풍번아반수숙) : 단풍나무 속을 나르는 까마귀는 물을 짝하여 잠이 들고
長松落雪驚晝眠(장송낙설경주면) : 눈 내린 긴 소나무는 낮잠을 깨운다
桃花流水在人世(도화류수재인세) : 복숭아꽃 흐르는 물 이 세상에 있는데
武陵豈必皆神僊(무능개필개신선) : 무릉도원이 어찌 반드시 신선세계에만 있다더냐
江山淸空我塵土(강산청공아진토) : 강산은 맑고도 고요한데 나는 진토에 있어
雖有去路尋無緣(수유거노심무연) : 가는 길 있다해도 찾아가려니 방법이 없도구나
還君此畫三嘆息(환군차화삼탄식) : 그대에게 이 그림을 돌려보내고 세 번을 탄식하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