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필,이안눌외

2012. 5. 31. 13:30한시

過松江墓 - 權蹕

송강(松江: 鄭澈)의묘를 지나면서

空山木落雨蕭蕭.相國風流此寂廖.惆悵一杯難更進.昔年歌曲卽今朝.

빈산에 비가 오니 쓸쓸히 낙엽 지고,

상국(相國: 宰相)은 이에 고요히 풍류에 빠진다.

슬프구나, 한 잔을 다시 바치기 어렵나니,

지난해 노래가 바로 오늘의 조정인 것을!


忠州石(效白樂天) - 權蹕

忠州美石如琉璃.千人劚出萬年移.爲問移石向何處.去作勢家神道碑.

神道之碑誰所銘.筆力崛强文法奇.皆言此公在世日.天姿學業超等夷.

事君忠且直.居家孝且慈.門前絶賄賂.庫裏無財資.

言能爲世法.行足爲人師.平生進退間.無一不合宜.

所以垂顯刻.永永無磷緇1).此語信不信.他人知不知.

遂令忠州山上石.日銷月鑠今無遺.天生玩物幸無口.使石有口應有辭.

충주(忠州)의 미석은 유리와 같아,

모든 사람들 깎아 만년을 옮겨간다.

묻노니, 돌을 옮겨 어디로 향할꼬?

떠나서 권세가의 신도비(神道碑)를 만들겠지!

신도비(神道碑)는 누가 명(銘)을 지을까?

필력이 우뚝한 강건한 문법이 특이하네!

이 공에 대한 모든 말은 대대로 해에 있거늘,

천부적인 자태와 학업 부류를 뛰어 넘네.

임금을 섬김이 충성되고 곧으며, 집에 거처함이 효도하고 자애롭다.

문전에 뇌물을 물리치고, 곳집 안에 재물이 없네.

말하면 세상에 법으로 삼을 만하고, 행하면 사람들의 스승이 될 만하다.

평소에 진퇴에 어그러짐이 없고, 마땅히 하나라도 어그러짐이 없었다.

각하여 드러낸 까닭은,  영구히 깎여져 씻겨 짐이 없게 하노라.

이 말을 진실 한지 아닌지를, 다른 사람들 알까 모를까?

마침내 충주(忠州) 산 위 돌로 하여금,

세월에 녹여져 지금에 남은 것이 업네.

천생(天生)으로 즐기던 물건은 입이 없거늘,

돌로 하여금 입을 있게 한다면 응당 할 말이 있겠지!

 

1-30. 送秋日感悔(瀋陽獄中作) - 金尙憲

가을날 송별한 감회(심양 옥주에서 짓다.)

忽忽殊方斷送秋.一年光景水爭流.連天敗草西風急.羃磧寒雲落日愁.

蘇武幾時終反國.仲宣何處可登樓.騷人烈士無窮恨.地下傷心亦白頭.

수방(殊方:異國)에서 어느덧 가을철을 보내려니,

일 년 내 모든 광경이 물 흐르듯 지나갔네.

하늘에 닿은 서리 풀에 서녘바람 몰아치고,

서덜에 덮인 찬 구름은 지는 해 시름이로다.

소무(蘇武)는 어느 때 고국으로 돌아갔나,

중선(仲宣)이 오른 다락 어느 곳에 남아 있나?

시인 ․ 열사들의 무궁한 한을,

지하에 돌아간 상심(傷心) 또한 백두(白頭)이리라!

 

四月十五日 - 李安訥

四月十五日.平明家家哭.天地變蕭瑟.凄風振林木.驚怪問老吏.哭聲何慘怛.

壬辰海賊至,是日城陷沒.惟時宋使1)君.堅壁守忠節.闔境驅入城.同時化爲血.

投身積屍底.千百遺一二.所以逢是日.設奠哭其死.父或哭其子.子或哭其父.

祖或哭其孫.孫或哭其祖.亦有母哭女.亦有女哭母.亦有婦哭夫.亦有夫哭婦.

兄弟與姉妹.有生皆哭之.蹙頞聽未終.涕泗忽交頤.吏乃前致詞.有哭猶未悲.

幾多白刃下.擧族無哭者.

4월 14일 새벽에 집집마다 곡함을.

천지가 쓸쓸하게 변하여, 찬바람이 숲속 나무를 흔드네.

놀라 괴이하게 노리(老吏)에게 묻노니, 곡소리가 어이 애처롭게 슬픈고?

임진년 왜구가 이르러, 이 날에 성이 함락 뎄네.

이 때 동래부사(東萊府使)만이 성을 굳게 지킨 충절(忠節)을!

닫혔던 곳 몰아 입성하니, 한 번에 유혈로 바뀌었네.

투신하여 아래에 시신이 쌓이니. 천백에 한 둘만 남은 것을.

이날을 만나게 되어 제수를 올려 그들의 죽음에 곡을 한다네.

혹 애비는 자식을 위해 곡하고 혹 자식은 아버지를 위해 곡함을

혹 할아비 손자를 위해 곡하고, 손자는 할아비를 위해 곡을 하며

또한 어미가 딸을 위해 곡하고, 딸은 어미를 위해 곡을 하고

또한 지어미가 지아비를 위해 곡하고 지아비는 지어미를 위해 곡을 하네.

형제자매가 살아 모두 그들을 위해 곡함을.

코끝이 찡그려 다 듣지 못하고 눈물 콧물이 문득 턱으로 엉켜 주르륵.

노리(老吏)는 바로 치사(致詞)에 앞서 곡한데 오히려 슬퍼하지 않는 것을.

얼마나 많이 흰 칼날 아래, 온가족에 곡할 자 없는 것을!

 

山民 - 金昌協

下馬門人居.婦女出門看.坐客茅屋下.爲客俱飯飱.

丈夫亦何在.扶犂朝山上.山田苦難耕.日晩猶未還.

四顧絶無隣.鷄犬依層巒.中林多孟虎.采藿不盈盤.

哀此獨何好.崎嶇山谷間.樂哉彼平土.欲往畏縣官.

말에서 내려 누가 있나 물으니, 부인이 나와 바라보고.

손님이 초옥아래 앉으니, 손님을 위해 밥상을 차린다.

남편은 또한 어디에 있는가? 쟁기 메고 아침에 산으로 갔노라.

산 밭뙈기는 갈기 어려워, 해 늦도록 돌아오지 못한다.

사방을 둘러봐도 아무 이웃도 없고, 닭과 개는 산을 의지해 있네.

숲 속에 사나운 호랑이 많고, 콩잎 뜯어도 상에 차지 않는다.

슬프다, 홀로 어찌 좋아하리? 이 험준한 산골 속을...

즐겁구나, 저 평평한 땅이, 가고 싶어도 현관이 두렵다네.     

 

1-34-1. 曉發延安 - 李德懋

不已霜鷄郡舍東.殘星配月耿垂空.蹄聲笠影朦朧野.行踏閨人片夢中.

관아 동편에 (서리 맞은)닭 울음 그치지 않는데,

샛별 하나 달과 함께 먼 하늘에 반짝이네.

말굽소리 갓 그림자 어스름한 들녘에,

아녀자의 짧은 꿈을 밟으며 간다.

1-34-2.  嬋娟洞 - 李德懋

嬋娟洞草賽羅裙.剩粉遺香暗古墳.現在紅娘休詫艶.此中無數舊如君.

선연동(嬋娟洞) 풀빛 비단치마 시새우듯,

풍기던 분내 고분에 잠잠하구나.

지금의 홍랑(紅郎)들아 아름답다 자랑마라,

이 속엔 자네만한 이들 수없이 있다오. 

* 嬋娟洞 : 평양(平壤) 모란봉(牧丹峰) 북에 있는 기생(妓生)의 공동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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