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白雲詩

2012. 6. 6. 11:23한시

 

 

 

折花行                      


 

牡丹含露眞珠顆(목단함로진주과) :  진주 이슬 머금은 모란꽃을

美人折得窓前過(미인절득창전과) :  신부가 꺾어들고 창밖을 지나다가

含笑問檀郞 (함소문단랑)             :  방긋이 웃으며 신랑에게 묻기를

花强妾貌强 (화강첩모강)             :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檀郞故相戱 (단랑고상희)             :  신랑이 짐짓 장난을 치느라

强道花枝好 (강도화지호)             :  꽃이 당신보다 더 어여쁘구려

美人妬花勝 (미인투화승)             :  신부는 꽃이 더 예쁘다는 말에 토라져

踏破花枝道 (답파화지도)             :  꽃가지를 밟아 뭉개고 말하기를 

 

花若勝於妾 (화약승어첩)             :  꽃이 저보다 어여쁘거든

今宵花同宿 (금소화동숙)             :  오늘밤은 꽃하고 주무세요

 

 

井中月

 

 

山僧貪月色(산승탐월색)  :  산에 사는 중이 달빛을 탐을 내서

幷汲一甁中(병급일병중)  :  물 긷는 병에 달빛까지 길었네

到寺方應覺(도사방응각)  :  하지만 절에 가면 알게 될 것을..

甁傾月亦空(병경월역공)  :  물 쏟으면 달도 없어지는 거라는 걸..

 

寒泉

오가는 행인 더위에 지쳤는데
시원한 물을 길가에서 만났네
조그만 샘물 온 나라를 적시니
두 번 절하고야 맛볼 수 있네

南北行人暍
寒漿當路傍
勺泉能潤國
再拜迺堪嘗

 

大樹

  

  好是炎天憩  더운 날씨에 쉬기 좋고

        

  宜於急雨遮  소낙비 피하기도 좋아라

     

  淸陰一傘許  시원한 그늘 양산만 하니

     

  爲貺亦云多  주는 혜택이 또한 많구나

 次韻吳東閣 略三百韻

東都古樂國/ 동도는 옛적 좋은 나라로
宮殿有遺基/ 궁전에 터 남아 있네
靑史窺陣跡/ 역사에서 지난 자취 엿볼 수 있고
淳風記昔時/ 순박한 풍속은 옛날을 되새기게 하네


開郡守數人以贓被罪二首

歲儉民幾事 (세검민기사)  흉년 들어 거의 죽게 된 백성들은
唯殘骨與皮 (유잔골여피)  앙상하게 뼈와 가죽만 남았네
身中餘幾肉 (신중여기육)  몸 속에 남은 살이 얼마나 된다고
屠割欲無遺 (도할욕무유)  남김없이 모조리 긁어내려 하는가
  
君看飮河鼴 (군간음하언)   그대는 보는가 하수를 마시는 두더지도
不過借其腹 (불과차기복)  그 배를 채우는 데 지나지 않음을
間汝將幾口 (간여장기구)  묻노니 너는 얼마나 입이 많아서
貧喫蒼生肉 (빈끽창생육)  백성들의 살을 겁탈해 먹는 것이냐


論詩

 

1)作詩尤所難 시 짓기가 더욱 어려운 바는

2)語意得雙美 말과 뜻을 아울러 곱게 해야 하기 때문.

3)含蓄意苟深 함축된 뜻이 진실로 깊으면

4)咀嚼味愈粹 씹을수록 그 맛이 그윽하고 맑다네.

5)意立語不圓 뜻은 얻었지만 표현하는 말이 원만치 못하면

6)澁莫行其意 껄끄러워 그 뜻을 제대로 펼 수 없겠지.

7)就中所可後 가장 나중에 살펴도 되는 것은

8)雕刻華艶耳 문장을 예쁘게 꾸미는 일이지만

9)華艶豈必排 화려한 문장이라 해서 어찌 배척만 하리

10)頗亦費精思 그것도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 일.

11)擥華遺其實 (그렇기는 하나) 꽃만 쥐고 열매를 버린다면

12)所以失詩旨 시의 뜻을 잃게 되기도 하겠지.

13)邇來作者輩 근래에 시 짓는다는 무리들은

14)不思風雅義 시의 바탕이 되는 옛 글들은 생각지 않네.

15)外飾假丹靑 울긋불긋 거짓으로 겉만 치장하며

16)求中一時嗜 한때의 유행만 따르려 하네.

17)意本得於天 뜻이란 본래 자연히 얻어지는 것

18)難可率爾致 일부러 불러오기란 쉽지 않은 일.

19)自揣得之難 그 뜻 얻기가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20)因之事綺靡 그 때문에 현란한 수사에만 쏠리는구나.

21)以此眩諸人 화려한 수사로 여러 사람들을 현혹시켜

22)欲掩意所匱 자신의 뜻이 보잘 것 없음을 감추려한다네.

23)此俗寖已成 이러한 풍조가 점차로 관습이 되어

24)斯文垂墮地 좋은 글은 땅에 떨어지고 말았네.

25)李杜不復生 이백과 두보 같은 시인은 다시 태어나지 않으니

26)誰與辨眞僞 누구와 더불어 참된 글을 가려내랴.

27)我欲築頹基 원컨대 시의 무너진 기틀을 다시 쌓고 싶지만

28)無人助一簣 흙 한 삼태기 날라 도와줄 사람 없구나.

29)誦詩三百篇 시경의 시 300편을 다 외우면서

30)何處補諷刺 풍자로나마 바로잡을 곳 어디 있겠는가?

31)自行亦云可 내 혼자 행하는 일, 그럴 수 있다 하더라도

32)孤唱人必戱 외롭게 홀로 외쳐대면 사람들은 비웃으리.

 

 

晩望 강산을 바라보며

 

李杜啁啾後(이두주추후)    이백과두보가 시를 읊고 난 뒤에

乾坤寂寞中(건곤적막중)    천지가 적막한듯 하네

江山自閑暇(강산자한가)    한가한 이 강산에

片月掛長空(편월괘장공)    조각달만 먼 하늘에 떠 있네.

※啁啾(추후)는 詩를 읊음.

 

 

過洛東江上流/ 낙동강 상류를 지나며

 

 

百轉靑山裏(백전청산리)    수많은 산모퉁이 돌아

閒行過洛東(한행과낙동)    한가로이 낙동강을 지난다

草深猶有露(초심유유로)    풀잎에 이슬은 구슬처럼 맺혔고

松靜自無風(송정자무풍)    바람이 없으니 소나무 고요하네

秋水鴨頭綠(추수압두록)    강은 오리의 헤엄치는 물살따라 푸르고

曉霞猩血紅(효하성혈홍)    새벽안개는 햇빛에 붉게 물 들었네

誰知倦遊客(수지권유객)    그 누가 느긋한 나그네를 아리오

四海一詩翁(사해일시옹)    온누리 떠도는 이 시인을

 

發尙州/상주를 떠나며

耿耿殘星在(경경잔성재) : 새벽별 아직 하늘에 깜박이는데
曉隨烏鵲興(효수오작흥) : 까마귀 까치 따라 일어났어라.
旅腸消簿酒(려장소부주) : 나그네 뱃속에 막걸리로 푸니
病眼眩寒燈(병안현한등) : 쓸쓸한 등불이 병든 눈에 부시다.
行李同村老(행리동촌로) : 행식은 시골 늙은이 같고
囊裝似野僧(낭장사야승) : 낭장은 야승처럼 초라하다.
歸田計未遂(귀전계미수) : 전원으로 가려도 이루지 못하고
戀闕意難勝(련궐의난승) : 임 그리는 마음 걷잡기 어렵다.
避世慙高鳳(피세참고봉) : 세상을 피해 사는 고봉에게 부끄럽고
知幾謝李鷹(지기사리응) : 기미를 아는 것은 계응보다 못하다.
露深巾墊角(로심건점각) : 이슬이 축축하니 건의 뿔이 기울고
風勁生稜䄂(풍경생릉䄂) : 바람이 거세니 소매에 모가 진다.
石棧霜猶重(석잔상유중) : 돌길의 서리 아직 무겁고
雲崖日未昇(운애일미승) : 구름 낀 벼랑에 아직 해 돋지 않았다.
辭親兩行淚(사친량행루) : 어버이 하직하던 두 줄기 눈물
到曙尙霑膺(도서상점응) : 새벽이 되어도 가슴에 젖어있어라.

 

 

久病/오래 앓음

一嬰沈瘵度三秋(일영침채도삼추) : 한 번 앓아 온지 이미 삼 년
臥腐公家俸祿優(와부공가봉록우) : 병으로 누운 채 나라의 록만 썩힌다.
乞退欲休君不頷(걸퇴욕휴군부함) : 물러나 쉬려 해도 허락하지 않으니
天將使我大休休(천장사아대휴휴) : 하늘이 나를 매우 슬프게 하는구나.

 

 

 游魚/노니는 어부

圉圉紅鱗沒復浮/물 속에 노리는 물고기 잠겼다 떠오르니
人言得意好優遊/마음껏 즐겨 노는 것을 사람들 부러워한다.
細思片隙無閑暇/가만히 생각하면 편안할 틈이 없어
漁父方歸鷺更謀/어부 돌아가면 해오라기 다시 노리는구나.

 

 妬花風/꽃샘 바람

花時多顚風(화시다전풍) : 꽃 필 땐 광풍도 바람도 많으니
人道是妬花(인도시투화) : 사람들 이것을 꽃샘 바람이라 한다.
天工放紅紫(천공방홍자) : 조물주가 주홍빛 자주빛 꽃피우니
如剪綺與羅(여전기여라) : 마치 비단들을 가위질해 놓은 하다.
旣自費功力(기자비공력) : 이미 그렇게도 공력을 허비으니
愛惜固應多(애석고응다) : 아끼는 마음이야 응당 적지 않으리라.
豈反妬其艶(기반투기염) : 어찌 그 고움을 시기하여
而遣顚風加(이견전풍가) : 광풍을 남겨 보냈을까
風若矯天令(풍약교천령) : 바람이 만약 하늘의 명을 어긴다면
天豈不罪耶(천기불죄야) : 하늘이 어찌 죄를 주지 않을까
此理必不爾(차리필불이) : 이런 법이야 반드시 없을 것이니
我道人言訛(아도인언와) : 나는 사람들의 말이 잘못이라 말하리라.
鼓舞風所職(고무풍소직) : 노래하고 춤추는 건 바람의 맡은 일
被物無私阿(피물무사아) : 만물에 은택 입히니 사사로움 없으리라
惜花若停簸(석화약정파) : 꽃을 아껴 만약 바람다 그친다면
其奈生長何(기내생장하) : 그 꽃 영원히 생장할 수나 있을까.
花開雖可賞(화개수가상) : 꽃 피어 감상하기 좋으나
花落亦何嗟(화락역하차) : 꽃 지는 것을 슬퍼할 게 뭐 있나.
開落摠自然(개락총자연) : 꽃 피고 꽃 지는 것 모두가 자연이니
有實必代華(유실필대화) : 열매가 생기면 반드시 꽃 피어 대신한다.
莫問天機密(막문천기밀) : 묻지 말게나, 오묘한 이치 자연의 이치
把杯且高歌(파배차고가) : 술잔 잡고 소리 높여 노래나 불러보자구나.

 

 鸚鵡/앵무새

衿披藍綠觜丹砂/옷깃은 남색 푸른빛, 부리는 단사빛
都爲能言見罻羅/모두가 말할 줄 알아 그물에 잡혔구나.
嬌姹小兒圓舌澁/애교스런 아이처럼 혀 놀림 어색하고
玲瓏處女惠容多/차려입은 처녀인 듯 꾸밈새가 예쁘구나.
慣聞人語傳聲巧/익히 들은 남의 말은 교묘히 소리로 옮기나
新學宮詞道字訛/새로 배운 궁중 가사는 글자를 잘못 읽는구나.
牢鎖玉籠無計出/옥구슬 조롱에 굳게 갇혀 벗어날 길 없어
隴山歸夢漸蹉跎/둘러선 산으로 돌아갈 꿈 점점 어긋나는구나.

 

 腹皷歌

君不見豪家子弟宴華屋(군불견호가자제연화옥) : 그대는 못보았나, 부호 자제들 화려한
                                                                        집 연회를
撾鍾擊鼓間絲竹(과종격고간사죽) : 종 치고 북 두드리며 간간이 줄 퉁기고 피리 분다.
城西先生獨不然(성서선생독불연) : 성 서쪽 선생은 홀로 그렇지 않으니
醉後高歌鼓大腹(취후고가고대복) : 취하면 노래 부르며 큰 배를 두들긴다.
是中可容數百人(시중가용수백인) : 이 안에는 수백 사람 수용할 수 있고
亦能貯酒三千斛(역능저주삼천곡) : 또 삼천 섬의 술도 저장할 수 있다.
膏田得米釀醇醅(고전득미양순배) : 기름진 밭에 쌀 얻어 좋은 술 빚어
數日微聞香馥馥(수일미문향복복) : 며칠 만에 맡아보니 향내가 물씬 풍긴다.
何必壓槽絞淸汁(하필압조교청즙) : 어찌 반드시 틀로 걸러 진국물 짜내야 하나
頭上取巾親自漉(두상취건친자록) : 머리 위의 두건 벗어 내 손으로 걸러야지.
一飮輒傾如許觥(일음첩경여허굉) : 한번 마심에 문득 양껏 마시고
佐以辛蒜或腥肉(좌이신산혹성육) : 야채나 고기로 안주를 한다.
腹爲皮鼓手爲搥(복위피고수위추) : 배는 북이 되고 손은 북채 되어서
登登終日聲相續(등등종일성상속) : 둥둥둥 종일토록 소리가 계속된다.
隴西窮叟得酒少(롱서궁수득주소) : 언덕 너머 궁한 늙은이 얻은 술 적어
矮屋低頭鶴俛啄(왜옥저두학면탁) : 작은 집에 머리 숙여 학이 머리 숙여 쪼듯한다.
腹如椰子猶未充(복여야자유미충) : 배는 야자 열매만하나 여전히 채우지 못하니
只見靑盤堆苜蓿(지견청반퇴목숙) : 보이는 것은 푸른 소반에 비름나물뿐이다.
暫盛水醬俄復空(잠성수장아부공) : 잠시 장물로 채우지만 이내 곧 다시 배 고파
有如蹶鞠氣出還自縮(유여궐국기출환자축) : 공에 바람이 빠지면 쭈그러짐과 같다.
那將雷吼飢腸聲(나장뢰후기장성) : 어찌하면 우뢰같은 굶주린 장에서 나는 소리 가져다
往和先生鼓腹太平曲(왕화선생고복태평곡) : 선생이 배 두들기며 부르는 태평곡에 맞출까.

 

 大醉走筆示東皐子/대취하여 붓가는 대로 써서 동고자에게 보임

我昔在何處(아석재하처) : 내 옛날 어디에 있었나
笙簫宮殿有無中(생소궁전유무중) : 피리소리 궁궐 까마득한 곳이었다.
鈞天廣樂夢正酣(균천광악몽정감) : 천국의 풍악소리에 꿈이 한창 달았는데
何人引我踏塵紅(하인인아답진홍) : 어떤 사람이 나를 끌어 이 티끌 세상 밟게 했나.
大地不能戴我足(대지불능대아족) : 대지도 내 발을 받칠 수 없고
太山不足呑吾胸(태산불족탄오흉) : 태산도 내 가슴 삼킬 수 없구나.
軒然要出六合外(헌연요출륙합외) : 다 털어버리고 천지사방 밖으로 나가고 싶나니
六合之內轍皆窮(륙합지내철개궁) : 천지사방 안은 수레로 모두 갈 수 있는 곳이니까.
茫茫丘隴不可望(망망구롱불가망) : 망망한 묘지언덕 바라볼 수 없나니
今古忍埋龍虎雄(금고인매룡호웅) : 고금에 훌륭한 영웅을 어이 차마 묻었나.
蓬萊山在海中央(봉래산재해중앙) : 봉래산은 바다 가운데 있거늘
碧玉秀出知誰鎔(벽옥수출지수용) : 빼어난 백옥을 누가 녹여 만들었을까.
君先去我當繼(군선거아당계) : 그대 먼저 가면 나도 곧 뒤쫓아 갈 것이니
何必論天仙地仙水僊宮(하필론천선지선수선궁) : 하필 하늘과 신선 땅, 신선 물, 신선 궁궐을 가릴려 하나.

 

 

 詠鷄/닭을 읊다

出海日猶遠(출해일유원) : 바다에 일출이 아직 멀어
乾坤尙未明(건곤상미명) : 하늘과 땅 아직 밝지 않았다.
沈酣萬眼睡(침감만안수) : 사람들 모두 단잠에 젖어
驚破一聲鳴(경파일성명) : 한 울음소리로 놀래 깨운다.
索食呼雌共(색식호자공) : 먹이 찾아 암컷 불러 같이 먹고
誇雄遇敵爭(과웅우적쟁) : 수컷됨을 과시하여 적 만나 싸운다.
吾憐五德備(오련오덕비) : 오덕을 모두 갖춤을 어여삐 여기니
莫與黍同烹(막여서동팽) : 기장과 함께 결코 삶지 말라.

 

 夜霽/밤에 개어

娟娟天上月(연연천상월) : 곱고 고운 하늘 위의 달이여
相見間何濶(상견간하활) : 본 지 얼마나 오랜 시간 지났나.
好在佳人面(호재가인면) : 잘 있었구나, 미인 같은 네 얼굴
令我心大豁(령아심대활) : 나의 마음을 활짝 펴게 하는구나.

 

 七月三日作/칠월 삼일에 짓다

雨久却愁天腐爛(우구각수천부란) : 비가 오래 오니 하늘이 썩나 근심되고
風狂猶恐嶽飛騰(풍광유공악비등) : 바람이 거세니 산이 날아오늘까 두려워라.
深泥沒脛街成海(심니몰경가성해) : 깊은 흙탕에 발 빠지니 거리는 온통 바다
尙有敲門一箇僧(상유고문일개승) : 그래도 스님 한 분이 문 두드리며 찾는다.

 

 苦雨歌/장마를 노래하다

愁霖一月如懸河(수림일월여현하) : 금심스런 장마비 한 달 동안 강물 쏟듯 하여
晝夜昏黑藏羲娥(주야혼흑장희아) : 밤낮으로 캄캄하게 해와 달을 가리웠구나.
已聞街巷遊蛟鼉(이문가항유교타) : 이미 거리에는 교룡과 자라가 논다고 하니
復患庭除生蚌螺(부환정제생방라) : 다시 뜰에는 조개와 소라가 생길까 걱정이구나.
高墻忽倒臥橐駝(고장홀도와탁타) : 높은 담 갑자기 넘어지니 드러우운 낙타인 듯
短屋還頹仆馬騾(단옥환퇴부마라) : 작은 집 무너지니 말과 나귀가 엎어진 듯하다.
雷公揮劍刃如磨(뢰공휘검인여마) : 번개가 칼을 휘두르니 칼날을 갈아 세운 듯.
壁間躍出陶公梭(벽간약출도공사) : 벽 사이에서 도공의 북이 튀어나온 듯하다
直敎平地轉盤渦(직교평지전반와) : 바로 평지를 물웅덩이로 만들었는데
南宅東家放鴨鵝(남댁동가방압아) : 남쪽 집 동쪽 집에서 오리와 거위를 풀어 놓았다.
城中萬戶浮濤波(성중만호부도파) : 성중의 모든 집들이 파도에 떴오르고
大者如舶小如艖(대자여박소여차) : 큰 것은 상선 같고 작은 것은 쪽배 같구나.
一國正作海中倭(일국정작해중왜) : 온 나라가 바로 바다 속의 왜국이 된 듯하고
擬營船舫相經過(의영선방상경과) : 왕래하는 나룻배를 만들어 서로 찾아 지나다닌다.
江湖混混莫分沱(강호혼혼막분타) : 강물과 호수가 서로 섞여 갈래를 못 잡는데
空舟獨艤無魚蓑(공주독의무어사) : 빈 배만 혼자 다닐 뿐 고기 잡는 사람도 없구나.
蓬蒿蕭艾與綠莎(봉호소애여록사) : 다복대 쑥대 푸른 잔디
時哉得意盈山阿(시재득의영산아) : 때 만났다 득의 만만하여 산 둔덕에 가득 찼구다.
可惜南畝漂嘉禾(가석남무표가화) : 아깝구나, 남쪽 논의 벼포기가 물 위에 떴으니
其奈四海蒼生何(기내사해창생하) : 사해의 백성들은 어찌해야 좋을 것인가.
甕中美酒香已訛(옹중미주향이와) : 독 안의 향기로운 술이 이미 변했으니
詎可酣飮令人酡(거가감음령인타) : 어찌 마실 것이며 마신들 취할 수있겠는가.
箱底芳茶貿味多(상저방다무미다) : 상자 속 좋은 차는 맛이 많이 변했으니
不堪烹煮驅眠魔(불감팽자구면마) : 끓여 먹어도 몰리는 잠을 쫓아내지는 못하리라.
掩被雖欲寐無吪(엄피수욕매무와) : 이불을 뒤집어쓰고 꼼짝 않고 자고 싶건만
打窓喧霤可從他(타창훤류가종타) : 요란한 낙수물이 창을 때리니 무슨 수를 쓰리오.
凡百防人多跌蹉(범백방인다질차) : 모든 물막이군 넘어지고 자빠지니
久矣此雨傷天和(구의차우상천화) : 지겨워라, 이 비가 하늘의 조화를 상하게 하는구나.
鳥藏巢底蜂藏窠(조장소저봉장과) : 새는 둥지에 숨고 벌은 구멍에 들고
路絶車馬無鳴珂(로절차마무명가) : 길에는 마차 끊어져 방울 소리도 없어라.
此時行者理則那(차시행자리칙나) : 이런 때 행인인들 무슨 재주 있을까
泥沒腰脊況襪靴(니몰요척황말화) : 진흙이 허리까지 빠지니 신이 소용없구나.
我幸杜門聊養痾(아행두문료양아) : 나는 다행히 문 닫고 병을 고치고 있어
日晏而興誰復訶(일안이흥수부가) : 늦어 일어난들 누가 다시 꾸짖겠는가
率然忽作苦雨歌(솔연홀작고우가) : 갑자기 마음에 감흥이 일어 고우가를 짓는다.

 

 賀文長老得寺/문 장로가 절을 얻었기에 치하하다

公道如今尙不隳(공도여금상불휴) : 공도는 지금도 여전히 추락하지 않아
名藍還到一淸羸(명람환도일청리) : 유명한 절에 한 청수한 노화상이 왔어라.
老龍得瀨方專穴(로룡득뢰방전혈) : 늙은 용이 여울 얻어 이제 집을 독점할 것이니
瘦鳳尋梧始占枝(수봉심오시점지) : 여윈 봉새가 오동 찾으니 비로소 가지를 점령했어라.
山水風流眞勝地(산수풍류진승지) : 산과 물의 풍류라 정말 경치 좋은 곳인데
鶯花時節是歸期(앵화시절시귀기) : 꽃 피고 새 우는 시절이 바로 돌아가는 날이어라.
我今懽抃先來賀(아금환변선래하) : 내 이제 기쁨에 못이겨 먼저 와 축하나니
不爲吾師也爲時(불위오사야위시) : 대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 사람 위해서라오.

 

 雲上人將還山乞詩/운 스님이 산으로 돌아가며 시를 청하기에

空門本絶去來想(공문본절거래상) : 불문은 본래 과거와 미래의 망상을 끊는 것
臨別何須更黯然(림별하수경암연) : 이별이라 새삼 슬퍼할 게 무엇인가.
莫恐紅塵隨白足(막공홍진수백족) : 붉은 티끌 흰 발자취에 묻힐까 겁내지 말라.
洗廻還有出山泉(세회환유출산천) : 돌아가 도리어 산에서 솟는 샘물에 씻어버리게나.


 

 代農夫吟二首壹/농부를 대신하여 읊은 노래

帶雨鋤禾伏畝中(대우서화복무중) : 비 맞고 김을 매며 밭이랑에 엎드리니
形容醜黑豈人容(형용추흑기인용) : 검고 추악한 몰골이 어찌 사람의 모양인가.
王孫公子休輕侮(왕손공자휴경모) : 왕손공자들이여, 우리를 업신여기지 마소
富貴豪奢出自儂(부귀호사출자농) : 그대들의 부귀호사, 우리들로부터 나온단다.

 

 代農夫吟二首貳/농부를 대신하여 읊은 노래

新穀靑靑猶在畝(신곡청청유재무) : 시퍼런 새 곡식 아직도 채 밭에 있는데
縣胥官吏已徵租(현서관리이징조) : 현의 서리들은 벌써 조세를 징수하는구나.
力耕富國關吾輩(역경부국관오배) : 힘껏 일한 부자 나라 우리들에게 달렸는데
何苦相侵剝及膚(하고상침박급부) : 어찌 이다지도 빼앗으며 살마저 벗겨 가는가.

 

 讀陶潛詩/도잠의 시를 읽고

我愛陶淵明(아애도연명) : 나는 도연명의 시를 좋아하니
吐語淡而粹(토어담이수) : 토해 놓은 말은 담박하고 순수하다.
常撫無絃琴(상무무현금) : 항상 줄 없는 거문고를 어루만지니
其詩一如此(기시일여차) : 그의 시도 또한 이와 같았구나.
至音本無聲(지음본무성) : 지극한 음률은 본래 소리가 없으니
何勞絃上指(하로현상지) : 어찌 피곤하게 거문고 줄에 손을 쓸까
至言本無文(지언본무문) : 지귻한 말은 본래 수식이 없으니
安事彫鑿費(안사조착비) : 어찌 꿈임을 일삼아 말을 허비하리오
平和出天然(평화출천연) : 자연에서 나온 평화로움이여
久嚼知醇味(구작지순미) : 오래 씹을 수록 더욱 진한 맛을 느낀다

 

 

 

 

李奎報는 字가 春卿,號는 白雲居士 止軒

三酷先生으로 불리며 初名은 仁低이다.

東國李相國集 白雲小說 麴先生傳등의

著作이 전한다.

高麗의 天才 詩人이나 權力에 阿附 한점도 있어 當代에도

嘲弄을 받기도 하였으나 그의 文章이 名文임은 틀림없으리라.

 

 

 

출처 : 범고래
글쓴이 : solpe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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