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위,허초희,김택영외

2012. 5. 31. 13:35한시

 

1-35. 百濟四首(二十一都懷古詩) - 柳得恭

歌樓舞殿向江開.半月1城頭月影來.紅㲮㲪寒眠不得.君王愛在自溫臺.

가무가 펼쳐지던 누각은 강을 행해 펼쳐지고,

부여의 성곽 위에 달빛이 내리네.

붉은 털 담요 차가와 잠 못 이루니,

군왕이 아꼈던 바가 자온대(自溫臺)에 있음을.

落日扶蘇數點烽.天漢白馬怒濤洶.柰何不用成忠策.却恃江中護國龍.

부소산에 해지니 두서너 봉홧불 타오르고,

찬 하늘에 백마강은 성난 파도가 넘실된다.

어찌하여 성충(成忠)의 계책을 쓰지 않고,

도리어 백마강에 호국용(護國龍)만 믿었던가?

雨冷風凄去國愁.巖花落塵水悠悠.泉臺寂寞誰相伴.同是江南歸命侯.

비바람 차가워져 나라 떠난 근심을,

낙화암(落花巖) 꽃은 다지고 물은 유유히 흐른다.

적막한 저승길이 적막한데 누가 서로 짝할꼬?

강남(江南) 오(吳)나라의 귀명후(歸命侯)와 한가지라네.

浴槃零落涴臙脂.石室藏書事可疑.時見荒原秋草裏.行人駐馬讀唐碑.

망가진 욕반(浴槃)은 얼룩지고 연지는 빛이 바랬는데,

석실장서(石室藏書)로 보아 사건이 있었는지.

당시에 거친 동산과 가을 풀 속을 보며,

행인은 말을 멈추고 당비(唐碑: 소정방 비)를 읽고 있네!

 

嬋娟洞 - 朴齊家

春城花落碧莎齊.終古芳魂此地棲.何限人間情勝語.死猶求溺浣紗溪1).

봄날 성곽에 꽃이 벽사제(碧莎齊)에 지니,

옛 날 죽은 꽃다운 혼이 이곳에 쉬고 있네.

어찌 인간의 정을 막고 말을 다 하겠는가?

죽음이 완사계(浣紗溪)에 빠진 것을 구하는 것과 같다.


晩自白雲溪復至西岡口少臥松陰下作 三首 - 李書九

백운계곡(白雲溪谷)에서 늦게 돌아와 서강(西岡) 입구에 이르러 잠시 소나무 그늘아래 누워 시를 짓다.

1-37-1.家近碧溪頭.日夕溪風急.脩林不逢人.水田鷺影立.

집은 푸른 냇가에 있고, 해 저무니 냇바람 갑자기 분다.

빽빽한 숲에 사람은 만날 수 없고, 물과 밭에 백로 그림자가 있네.

1-37-2. 時向返照裏.獨行靑山外.鳴蟬晩無數.隔樹飛淸簾.

북창에 석양빛이 속으로 스밀 때, 홀로 청산(靑山) 바깥을 걷는다.

늦게 우는 매미 헤아릴 수가 없고, 숲 건너 시원한 발에 나라드네.

1-37-3. 讀書松根上.卷中松子落.支笻欲歸去.半嶺雲氣白.

솔뿌리 위에 서 독서를 한데, 책 가운데 송아 가루 떨어진다.

죽장을 집고 돌아 가려한데, 산허리에 운무(雲霧) 기운이 희구나.

 

1-38-1. 西京次鄭知常韻 - 申緯

서경(西京) 정지상(鄭知常-送人<1-4>)의 운을 빌어 짖다.

急管催觴離思多.不成沈醉不成歌.天生江水西流去.不爲情人東倒波.

급히 피리 불며 술잔을 권하니 헤어질 생각이 겹치고,

수레 빠져 취하지도 못하고 노래도 부를 수 없네.

하늘은 강물을 서편으로 흘려보내며,

정인(情人)을 위해 동편으로 거꾸로 물결치지 않는구나.


1-38-2. 會寧嶺 - 申緯

匝地群峰忙自退.全遼嶺阨此爲雄.天垂繚白縈靑外.秋入丹砂點漆中.

峽鬪虎狼霾短景.城昏鴉鶻舞回風.雲層笑語時相失.山半荒祠一會同.

두루 펼쳐진 군봉(群峰)에 조급하여 스스로 물러나,

저 멀리 연이은 산봉우리가 함한 것이 웅장하구나.

하늘에서 드리워져 푸른 산 밖에 하얗게 얽히고,

가을이 단사(丹砂)에 들어 검은 칠 가운데 점점이로다.

협곡에 호랑(虎狼)이 싸우고 흙비에 햇빛도 짧은데,

성(城) 황혼에 까마귀 송골매가 춤춰 회오리바람 이네.

구름 사이 지저기는 소리도 이때는 잃어버리고,

산허리 거친 사당에 일시에 함께 모인다.      

  古今人詩.有不謀而同者.余燕行時.會領寧得一句.曰“天垂繚白縈靑外.

  秋入丹砂點漆中.”自以爲佳.後閱放翁集,有曰.“天垂繚白縈靑外.人在駭

  紅忿綠中.”此二句.皆用柳柳州山水記語.余則取材於柳州與杜陵耳.後人

  必曰剽竊.而余.實偶然不謀而同也.附識于詩後.自喜詩境之域能到古人.

  丁亥十月紫霞老人.

  고금인의 시가 꾀하지 않았는데도 같은 것이 있다. 내 연(燕)나라로 갈 때 회령녕(會領寧)에서

  한 구를 얻었으니, 말하기를, “하늘에서 드리워져 푸른 산 밖에 하얗게 얽히고,

  가을이 단사(丹砂)에 들어 검은 칠 가운데 점점이로다.” 스스로 좋다고 여겼다.

  후에 방옹집(放翁集)을 본데, 그곳에서도 말하기를,

  "하늘에서 드리워져 푸른 산 밖에 하얗게 얽히고, 사람들이 놀라 붉게 노함이 푸른 가운데 있구나."

  이 두 구는 유종원(柳宗元)의 산수를 기록한 말을 쓴 것이다. 나는 유주(柳州)와 두릉(杜陵)에서

  취하였는데 후인은 반드시 표절(剽竊) 했다고 말할 것이나 나는 실로 우연히 꾀하지 않았는데도 같은 것이다.

  시 뒤에 이 사실을 기록하여 절로 시의 경지가 고인에게 도달하게 됨을 기뻐하노라. 

                                                                        정해(丁亥) 10월 자하(紫霞) 노인이 쓰다. 


1-38-3. 朴淵<在開城瀑布> - 申緯

박연(朴淵) 폭포

俯棧盤盤下.回看所歷懸.巖飛山拔地.溪立瀑垂天.

空樂自生聽.衆喧殊寂然.方知昨宿處.幽絶白雲巓.

잔교를 굽어보니 물결이 빙빙 돌고, 고개를 돌리면 매달려 있네.

바위가 나는 듯 산이 땅에서 솟구쳐, 내가 슨 듯 폭포가 하늘에서 내려온다.

공중에서 음악이 절로 들리니, 뭇 시끄러움이 오히려 적막하다.

이제야 알겠네, 어제 묵었던 곳이 그윽한 흰 구름 낀 산마루인 것을.   



1-38-4. 惜春 - 申緯

아쉬운 봄

刻矣惜春春老矣.客歸甁臥夕陽明.晩風不爲殘花計.夜雨何干綠葉成.

蛺蝶過隣眞浪跡.蝸牛黏壁太痴情.喃喃爾汝何恩怨.丁字簾前鶯燕聲.

애석한 봄이 사무치노니 봄날에 노인이여,

객이 돌아와 술병을 갖고 누우니 석양도 밝구나.

늦은 바람에 나문 꽃은 할 바를 모르고,

밤비에 어찌 푸른 잎 트기를 구할꼬?

나비가 곁을 지난 것이 물결의 흔적인 듯,

달팽이 끈적인 벽은 매우 어리석은 본성이라.

네게 지저귀는 제비는 어찌 원한을 은혜로 여기는가?

발 앞에 울리는 소리는 앵무새와 제비의 소리인 것을!


1-38-5. 晝寢.夢遊仙扃.云綠陰如水鶯聲滑.芳草和煙燕影消.覺來.足(卽)成一詩.

         - 申緯

오침 꿈속에 선경(仙扃)에 노닐며 이르기를, “녹음은 파란 물과 같아 앵무새 소리 교활하고, 안개에 쌓인 향긋한 풀에 제비 그림자 사라진다.” 꿈에서 깨자마자 시 한 수를 이루다.   

人生何處不無聊.最是難憑夢境遙.仙子過頭靑玉杖.拉余携手畫欄橋.

綠陰如水鶯聲滑.芳草和煙燕影消.短句分明留在記.香初茶半雨瀟瀟.

인생이 어느 곳인들 무료하지 않겠는가?

이는 의지하기 가장 어렵나니 꿈의 경지에서 노닌 것을.

신선이 청옥장(靑玉杖)을 집고 곁을 지나가며,

채색한 다리로 나를 잡아 손으로 끈다.

녹음은 파란 물과 같아 앵무새 소리 교활하고,

안개에 쌓인 향긋한 풀에 제비 그림자 사라진다.

단구는 분명히 기억에 남거늘,

차반쯤에도 첫 향기 속에 쓸쓸하게 비오네!

 

1-38-6. 東人論詩絶句鈔 7.

고운 최치원 ․ 소하 박인량

放眼威儀都漢官.功高初祖始開山.顧雲一部方輿誌.爭及僧棋白日閑.

눈을 넓혀 중국의 문물을 모두 보았으니,

개산(開山)의 시조로 공이 높아라.

고운(顧雲)이 일부의 방여지(方輿誌)하 했으니,

“스님이 바둑을 두니 한낮이 한가롭네.”라는 시와 다툴 만해라.


목은 이색 ․ 정지상

長嘯牧翁倚風磴.綠波添淚鄭知常.雄豪艶逸難相下.偉丈夫前窈窕娘.

이색(李穡)은 언덕에 기대어 휘파람을 불었고,

정지상(鄭知常)은 푸른 물결에 눈물을 보태었지.

웅호하고 염일하여 낫고 못함을 가리기 어렵나니,

헌칠한 대장부 앞에 아리따운 낭자일세.


백운 이규보 ․ 매호 진화

齊名陳李有誰知.片羽零金恰小詩.密葉翳花雲漏日.一江春雨碧絲絲.

진화와 이규보의 나란하던 이름을 누가 알랴,

조각 깃털 떨어진 금싸라기까지 작은 시 같아라.

빽빽한 잎 사이 가려진 꽃  구름 뚫고 나온 햇살,

강에 내리는 봄비는 푸른 실오리 같아라.


용재 이행 ․ 읍취헌 박은

學副眞才一代論.容齋正覺入禪門.海東亦有江西派.老樹春陰挹翠軒.

학문과 재주가 어울려 한 시대에 거론된,

용재(容齋)는 바른 깨우침으로 선문(禪門)으로 들었네.

해동(海東)에도 또한 강서파(江西派)가 있으니,

늙은 나무에 봄 그늘 읍취헌(挹翠軒)일세.

 

난설헌 허초희

閨媛亦忌盛名中.蘭雪人間議異同.紅墮芙蓉三九朶.歸程笑指廣寒宮.

규방의 여인들 이름 떨치기를 꺼리는데,

난살헌(蘭雪軒)은 세상에서 칭찬과 모욕이 분분해라.

부용꽃 스물일곱 송이 붉게 떨어지는데,

돌아갈 길 광한전(廣寒殿)을 웃으며 가리키네.

 

配所輓妻喪 - 金正喜

那將月姥訟冥司.來世夫妻易地爲.我死君生千里外.使君此我知心悲.

어찌 전생에 매신(媒神)은 송사에 얽힌 내게 중매를 섰는가?

내세에 부처(夫妻)가 처지가 바뀌어야 된 것을.

내가 죽고 천리밖에 그대는 살아야 할 것을,

그대로 하여금 내 슬픈 마음을 알게 하리라.  

 

壽春途中. - 姜瑋

襪底江光綠浸天.昭陽芳草放笻眠.浮生不及長堤柳.過盡東風未脫綿.

발아래 강 푸른빛이 하늘에 닿고,

소양강(昭陽江) 향긋한 풀 지팡이 아래 졸고 있네.

우리네 삶이 긴 둑 버들에도 미치지 못하니,

동풍이 불어가도 헌 옷자락 벗지 않았다오

 

1-41. 聞義兵將安重根報國讐事. - 金澤榮

義兵將 ․ 安中根이 나라의 원수를 죽였다는 소식을 듣고

1-41-1. 平安壯士目雙長.快殺邦讎似殺羊.未死得聞消息好.狂歌亂舞菊花傍.

평안(平安)장사 두 눈을 부릅뜨고

양새끼 죽이듯 나라 원수 죽였구나.

죽기 전에 들은 소식 반가와

국화 곁에서 미친 듯이 노래하고 춤추네.


1-41-2. 海蔘港裏鶻摩空.哈爾濱頭霹火紅.多少六洲豪健客.一時匙箸落秋風.

해삼위 하늘가에 맴돌던 송골매가,

하르빈 역 내려서자 불벼락 터졌네.

많은 온 세계 호걸들이

가을바람 일시에 수저를 떨구었네.

海蔘港 : 소련 블라디보스톡

哈爾濱 : 만주 할빈


1-41-3. 從古何嘗國不亡.纖兒一倒壞金湯.但令得此撑天手.却是亡時也有光.

예부터 어찌 망하는 나라 없었겠는가?

어린 아이 넘어짐에 경고한 성도 무너졌다네.

하늘도 버틸만한 이런 분 나셨으니,

도리어 나라가 망할 때도 광채는 빛나리.

金湯 :「金城湯池」로 방비가 견고한 성(城)


'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許蘭雪軒 詩集  (0) 2012.06.06
[스크랩] 白雲詩  (0) 2012.06.06
권필,이안눌외  (0) 2012.05.31
박상,박순,최경창외  (0) 2012.05.31
이제현,이색,이곡,정몽주,권근,정도전,서거정김종직  (0) 2012.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