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31. 13:16ㆍ한시
1-16. 次韻 - 李荇
西風入我室.秋月照我帷.我懷不能定.天運自相差.攬衣出門去.
竹杖仍手持.山氣夕固佳.爲我生新姿.獨賞有餘興.安用我輩隨.
群動一已靜.竚立亦多時.歸還臥空榻.幽夢慰所思.
서풍이 내 방에 드니, 가을 달빛 내 휘장을 비춘다.
내 회포를 정할 수 없어, 천운(天運)은 절로 서로 어긋남을...
옷을 잡고 문을 나섬에, 죽장(竹杖)을 이에 잡는다.
산 저녁 기운 아름다워, 나를 위해 새로운 자태를 만드네.
홀로 유여한 여흥을 즐기니, 어찌 내 동료를 따르겠는가?
많은 움직임이 일시에 고요함에, 우두커니 설 때가 많거늘...
돌아와 빈 평상에 누니, 아득한 꿈이 생각한 바를 위로하네.
酬鄭翰林留別韻 - 朴祥
정한림(鄭翰林)에게 머물다 헤어지며 운(韻)에 답하다.
江城積雨捲層霄.秋氣冷冷老火消.黃膩野秔迷眼發.綠疎溪柳對樽高.
風隨舞袖如相約.山入歌筵不待招.慚恨至今持斗米.故園蕪絶負逍遙.
강성(江城)에 장마는 층층이 쌓인 진눈개비를 거두고,
가을 기운 냉랭하여 남은 불씨 사라진다.
누렇게 익은 벼는 눈을 아른거리며 나타나니,
푸른색 성긴 개울가 버들은 술잔보다 높구나!
춤추는 소매 따라 이는 바람 아치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산에 들어 풍류 잔치는 부름을 기다리지 않는다.
부끄럽게도 지금까지 쌀 한말 간직한데,
무성한 오랜 정원 짊어지고 거닐 수 없다네.
1-18. 後臺夜坐二首(錄其二) - 鄭士龍
밤에 돈대 뒷편에 앉다.
煙沙浩浩望無邊.千仞臺臨不測淵.山木俱鳴風乍起.江城忽厲月孤懸.
平生牢落知誰藉.投老迍邅只自憐.擬著宮袍放舟去.騎鯨人遠問高天.
넓고 넓은 안개 낀 사막 바라보아도 끝없고,
천 길 돈대에 이르니 연못의 깊이를 헤아릴 수 없네.
산 나무 함께 우는 것이 바람이 갑자기 부니,
강성(江城)에 문득 괴로운데 달은 홀로 떴네.
평생 우리에 갇힘을 뉘가 알리요,
늙어 머뭇거림을 단지 절로 가련한 것을...
도포를 두르고 배를 놓아 떠나게 한 듯,
멀리서 고래 타고 온 사람 묻노니, 높은 하늘이여!
1-19. 訪曹雲伯 二首 - 朴淳
조운백(曹雲伯)을 방문하다.
1-19-1. 靑山獨訪考槃1)來.袖拂秋霞坐石苔.共醉濁醪眠月下.鶴翻松露滴空杯.
청산에 홀로 찾아 은둔하며 즐기려옴에,
옷소매로 가을 안개를 헤치며 돌이끼에 앉는다.
탁주로 함께 취해 달 아래 졸 으니,
학이 솔잎에 물방울 날려 빈 잔에 떨어지누나!
1-19-2. 醉睡仙家覺後疑.白雲平壑月沈時.翛然獨出脩林外.石逕笻音宿鳥知.
취해 신선 집에서 자다가 깨고 나니 어리둥절해,
흰 구름 꼴 짜기에 꽉 차고 달은 지려한다.
훌훌 홀로 깊은 숲 밖으로 나가려 하니,
돌길에 지팡이 소리 자는 새가 아는 구나!
1-20. 望浦亭八景 - 白光勳
日日軒窓似有期.開簾時早下簾遲.春光正在峰頭寺.花外歸僧自不知.
날마다 집 창가에 찾아오는 사람 있을 듯,
발을 일찍 걷고 더디 내리네.
봄빛은 바로 산꼭대기 절에 있건만,
꽃 밖으로 돌아가는 스님 그 것을 모르네!
高峰山齋 - 崔慶昌
古郡無城郭.山齋有樹林.蕭條人使散.隔水搗寒砧.
옛 고을에 성곽은 없고, 산 집터에 숲이 우거졌네!
쑥대에 사람들을 흩어지게 한데, 물 건너편에 차디찬 다듬이 소리를.
한시.22<山寺夜吟 - 鄭澈>
蕭蕭落木聲.錯認爲疎雨.呼僧出門看.月掛溪南樹.
쓸쓸히 떨어지는 낙엽 소리, 가랑비 인 듯 잘못 알고.
스님을 부르며 문을 나가보니, 냇가 남쪽 나무에 달이 걸렸네!
重奉徐方伯江上別章其三 - 崔岦
거듭 받들던 서방백(徐方伯)을 강가에서 이별함
西遊故國卽天涯.復向江頭管別離.無限落來紅葉濕.不堪題句寄相知.
서쪽으로 유람하니 고국은 바로 하늘 끝,
다시 강가를 떠나 이별을 맞이하네.
끝없이 떨어지는 단풍잎은 젖었거니,
차마 시를 적어 그대에게 줄 수 없노라.
無語別 - 林悌
말 없이 헤어지다.
十五越溪女.羞人無語別.歸來掩重門.泣向梨花月.
열다섯 살의 월계(越溪)의 여자, 사람들을 부끄러워 말없이 이별했네.
홀로 돌아와 겹 문을 닫고, 배꽃의 달을 울면서 바라보네!
龍灣行在聞下三道兵進攻漢城 - 李好閔
용만(龍灣) 행차에 있어 삼도병(三道兵)을 내려 보내 한성(漢城)으로 진군하여 공격함을 명받다.
干戈誰着老萊衣.萬事人間意漸微.地勢已從蘭子盡.行人不見漢陽歸.
天心錯漠臨江水.廟算凄凉對夕暉.聞道南兵近乘勝.幾時三捷復王畿.
누가 칠십 노인에게 창과 방패를 짊어지게 하는가?
인간은 모든 일에 의지가 점점 약해지거늘!
지세(地勢)는 이미 난자(蘭子: 방랑인)를 따라 다하거늘,
행인들은 한양(漢陽)으로 돌아가는 것을 보지 못했네.
하늘의 뜻은 강물에 임한 사막에 섞여 있거늘,
사당의 대바구니 쓸쓸히 석양빛을 대하는구나.
삼도의 군사가 남쪽에서 승기를 타는 소식을,
언젠가 세 번째 승전으로 왕기(王畿)를 회복할꼬?
佛日庵贈因雲釋 - 李達
寺在白雲中.白雲僧不掃.客來門始開.萬壑松花老.
흰 구름 속에 절이 있는데, 중은 흰 구름을 쓸지 않는다.
손님이 와 비로소 문을 여니, 온 골짝이 송화 가루 날리는구나!
題寶蓋山寺壁 - 柳夢寅
七十老孀婦.單居守空壼.慣讀女史詩.頗知妊姒1)訓.
傍人勸之嫁.善男顔如槿.白首作春容.寧不愧脂粉.
칠십 늙은 과부, 홀로 빈 방을 지키며 살도다.
자주 여사(女史) 시 읽으니, 후비(后妃) 어진 덕(德)의 가르침을 조금은 알았다.
이웃 사람 시집가라고 권한데, 선남(善男)의 얼굴은 무궁화 같음을.
흰 머리로 젊은 얼굴 다듬을 때, 연지 ․ 분이 어찌 부끄럽지 않으리오
屛風詩句
得好友來如對月.看奇書讀勝看花.山海文章蘇玉句.煙雲筆墨晉蘭亭.
一動天下無難事.百忍堂中有太和.林間煖酒燒紅葉.石上題詩掃蒼苔.
遒心情似土藏玉.書味淸如水養魚.江上欲尋漁父辭.日邊時得古人書.
좋은 벗이 오니 달을 대하는 것과 같고,
기이한 글을 읽는 것이 꽃을 보는 것보다 낫구나.
산해(山海: 자연)의 문장은 소동파(蘇東坡)의 주옥같은 글귀요,
구름 같은 글씨는 진․희지(晉․羲之)의 난정서(蘭亭書) 일세.
천하에 한번 움직이면 어려운 일이 없고,
집 안에서 백번을 참으면 잘 다스려진다네.
숲 속에 따듯한 술은 낙엽을 불태우고,
석상(石上)에 지은 시(詩)는 푸른 이끼를 쓸고 있네!
마음을 모은 것은 흙 속에 옥을 감추는 것과 같고,
글맛이 담백함은 물에서 고기를 기르는 것과 같으니라.
강가에 굴원(屈原)의 어부사(漁父辭)를 찾고자 하나,
해 저물어 고인의 서(書)를 얻었노라!
效崔國輔體三首 - 蘭雪軒許氏
최국보(崔國輔)의체를 본받아
妾有黃金釵.嫁時爲首飾.今日贈君行.千里長相憶.
저에게 있는 하나의 금비녀, 시집올 때 찌는 것이네.
금일 떠나는 당신에게 드리오니, 천리 멀리서도 항상 생각하기를!
池頭楊柳疎.井上梧桐落.簾外候蟲聲.天寒錦衾薄.
못가에는 버드나무 성글고, 우물가에는 오동잎 떨어진다.
박 밖에 귀뚜라미 소리 들으니, 찬 날씨에 비단이불이 얇구나.
春雨暗西池.輕寒襲羅幕.愁依小屛風.墻頭杏花落.
봄비는 연못에 남모르게 깃들고, 찬 기운은 휘장에 스며드네.
시름에 겨워 병풍에 기대니, 담장머리 살구꽃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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