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두보의 궁중의 양감이 장욱의 초서를 보여주다

2012. 5. 30. 17:48서예일반

궁중의 양감이 장욱의 초서도를 보여주다

 (殿中楊監見示張旭草書圖)

두보(杜甫)

斯人已亡 장욱은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草聖秘難得 초서의 진품은 참으로 얻기 어렵네.

及玆煩見示 지금 괴로운 마음으로 보고 있노라면

滿目一凄惻 눈에는 처량한 눈물만 가득하네.

悲風生微綃 스산한 찬바람 얇은 비단에 일고

萬里起古色 고아한 운치가 만리에 뻗치네.

鏘鏘鳴玉動 옥 소리 마냥 생동적이고

落落孤松直 낙락장송처럼 굳센 필획이로다.

連山蟠其間 큰 산맥 글씨 사이 감돌고

溟漲與筆力 넓은 큰 바다 필력을 주었네.

有練實先書 흰 비단이 있으면 글씨로 채웠고

臨池眞盡墨 못물은 모두 먹물이 되었네.

俊拔爲之主 준수한 기운은 서예의 핵심이고

暮年思轉極 노년에 이르러 정점에 달하였네.

未知張王后 장지와 왕희지 이후,

誰幷百代則 누가 역대의 법칙이 될지 알 수 없지만

鳴呼東吳精 동오의 인물 장욱은

逸氣感淸識 탈속의 서풍 안목 있는 사람 감동시키네.

楊公拂篋笥 양공은 대나무 상자의 먼지를 털어내고

舒卷忘寢食 폈다 말았다 감상하느라 침식을 잊었네.

念昔揮毫端 옛날 글씨 쓰던 자태를 회상하노니

不獨觀酒德 통음(痛飮)하는 모습만 그리운 게 아니라네.

 

1) 두보(杜甫: 712-770): 字는 자미(子美). 본적은 호북성(湖北省) 양양(襄陽)이고 하남성(河南省)공현(鞏縣)에서 태어났으며 장안 근처의 두릉(杜陵)에 살았으므로 두릉포의(杜陵布衣) 또는 소릉야로(少陵野老)라고 부렀다. 안사(安史)의 난이 일어나자 사천(四川)의 성도(成都)로 피난 가 절도사인 엄무(嚴武)밑에서 막료로 근무하면서 검교공부원외랑(檢校工部員外郞)이란 중앙 정부의 관직을 명예로 받았기 때문에 후세에는 두공부 라고도 부른다. 이백과 이름을 나란히 하는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인정받아 이백은 시선(詩仙), 두보는 시성(詩聖)이라 칭해지고 있다. 안사의 난을 거치면서 우국충정이 넘치고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친 사회시를 많이 남겨 그의 시를 시사(詩史: 시로 쓴 역사)라고도 한다. 특히 율시를 잘 지어 율성(律聖) 또는 두율(杜律)이라 부르기도 한다. 저서로《두공부집(杜工部集)》25권이 전한다. (원문과 다른데....)

2) 사인(斯人): 장욱을 가리킨다.

망(亡): 세상을 떠남, 이것을 근거로 이 시가 장욱이 세상을 떠난 후에 지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 초성(草聖): 이것은 광초(狂草)작품을 말한다.

4) 만목일처측(滿目一凄惻): 눈에 가득 찬 처량함과 비통함. 두보는 장욱과 친구였기 때문에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그가 남긴 필적을 보고서 저절로 처량하고 비통해졌다.

5) 비풍(悲風): 스산한 찬바람.

미초(微綃): 생사로 짠 얇은 비단.

6) 고색(古色): 고색창연한 색, 이 구는 장욱의 서예는 세가 뛰어나며 운치가 고아하고 소박함을 형용하였다.

7) 장장명옥동(鏘鏘鳴玉動): 옛사람들은 허리에 옥장식품을 는데 길을 다닐 때 서로 부딪쳐 소리가 난다. 이것으로써 장욱의 서법이 온화하고 생동적임을 형용하였다.

8) 낙락고송직(落落孤松直): 장욱의 초서 필획이 강건하고 힘이 있음을 형용하였다.

9) 반(蟠): 빙빙 감돌다.

10) 명창(溟漲): 큰 바다.

11) 연(練): 흰색의 가공된 비단.

선서(先書): 위항(衛恒)의《서세(書勢)》에서는 “홍농 장백영은 집에 옷 만드는 비단이 있으면, 반드시 먼저 글씨를 연습한 후에 물을 들였다.(弘農張伯英凡家之衣帛, 必先書而后染練之)”라고 되어있다.

12) 임지(臨池): 연지(硯池)에서 붓글씨공부하다.

13) 준발(俊拔): 준수하게 빼어남.

14) 모년사전극(暮年思轉極): 노년(老年)이 되어 기예가 절정에 이르다.

15) 장왕(張王): 동한(東漢)의 대서예가 장지(張芝)와 동진(東晉)의 서성(書聖) 왕희지를 가리킨다.

16) 백대(百代則): 오랫동안 따르던 본보기.

17) 동오정(東吳精): 장욱은 동오(東吳) 소주(蘇州)사람이다. 이구의 뜻은 장욱이 동오의 정기를 받아 동오의 빼어난 인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18) 일기(逸氣): 청한(淸閑)하고 속세를 벗어난 기운.

청식(淸識): 훌륭한 견해.

19) 양공(楊公): 제목에서 언급한 궁중의 양감(楊監)이며, 양염(楊炎)을 가리킨다. 양염은 이 때 전중감(殿中監)을 맡았다.

협사(篋笥): 물건을 간직하는 대나무로 만든 상자.

20) 서권망침식(舒卷忘寢食): 자신이 장욱의 초서를 감상하기위해 작품을 말았다가 폈다가 여러 차례 반복하여 거의 잠자는 것과 밥 먹는 것도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21) 염석휘호단(念昔揮毫端), 부독관주덕(不獨觀酒德): 자신이 장욱을 회상하는데 있어 단지 그의 통쾌하게 술 마시는 모습만을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그가 유연하게 붓을 휘둘러 글씨를 써내는 뛰어난 서법예술을 더욱 그리워한다.

 

 

【설명】

장욱이 살아있을 때 두보는 일찍이《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에서 그에 대한 경모(敬慕)의 정을 나타내었다. 장욱이 세상을 떠난 후 시인들은 양염(楊炎)의 집에서 또 “구름연기 같이 붓을 휘둘러 쓴” 초성(草聖)장욱의 진필을 보게 되었다. “쟁그랑 쟁그랑 옥 부딪치는 소리마냥 생동적이고, 낙락장송처럼 굳세고 힘 있는 필획”의 “뛰어난” 필적을 보고 그의 활달하고도 자유로운 인품을 연상하면서 이 시를 지었다.

출처 : 중국과 서예
글쓴이 : 금릉산방인 소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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