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조상해원경(萬祖上解寃經)

2023. 12. 24. 21:52민요&국악


선망조상 후망조상 부모좌우조상 혼령님과
다생사자 다생남녀 형제숙백 숙질남매
원근친척 무주고혼 금일영가 저혼신은
혼이라도 오셨으면 만반진수 흠양하고
일배주로 감응하시고 살다남으신
명과복록은 자손궁에 전하시고 송경법사
법문받아 모질악자 악심버리시고 착할선자
선심돌려 풍화환난 제처주시고 재수소원
생겨주시고 왕생극락 들어가서 인도환생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 금일영가 저혼신은
무엇이맺혀 원이시며 무엇이맺혀 한이나요
원은맺혀 한이되고 한은맺혀 원이되니
낮이면 양기품고 새가되야 앞문으로다가
엿을 보고 밤이되면 음기품고 쥐가되여
뒷문으로 엿을보아 꿈가운데 래왕하고
맘가운데 래왕한들 혼이오면 온줄알며
넋이간들 간줄아나 흐르나니 눈물이요
모롱부롱 한숨이라 세상사를 생각하니
묘창해지 일색이요 이세상에 탄생할제
남난시에 나도나고 남과같이 낫건만은
어떤사람 팔자좋아 고대광실 높은집에
원앙금침 좌우복에 두손목을 마주잡고
백년해로 동락하며 유자생녀 재미보아
아들길러 성취하고 딸을길러 출가
혼인시킨후에 친손보고 외손보고 증손
고손 보아가며 오동나무상상가지
분황같이 잘사는데 전생에 무삼죄로
남과이대로 내못다살고 아차한번
쓰러지니 혼은떠서 상천이요
넋은처저서 이성이라 이성에도 반원되고
지성에도 반원되야 이성도 내못믿고
지성에도 내못믿어 초로인생 생각하니
묘창해지 일속이요 부유에 생활갖고
우수에 밤을갖어 물위에 뜬 거품같고
풀잎에 맺힌 이슬같고 밤바람에
등불일세 아차한번 쓰러지면 다시올길
막연하네 이제가면 언제오리 언제오나
명년이때 춘삼월 불탄잔띄 속잎나고
꽃은피여 만산되고 잎은피여 청산되면
벌비쫓아 오다던가 상전이 벽해되고
벽해가 상전되면 오마던가 태산이
무너저서 평지되고 황해바다 육지되면
오마던가 병풍에 그린수탉 적은목을
길게빼고 좁은날개 툭툭치며 꼬꼬울면
오마던가 춘초는 년년록이요 왕손은
귀부귀라 풀과나무는 한번지면 움도나고
싹돋건만 인생한번 죽어지면 움이나서
싹이나며 낭기라서 움돋으리 청천하늘
높다해도 상경일점에 있으리요
북경만리 멀다해도 편송행차는
다녀오고 강남천리가 멀다해도 삼월삼춘에
봄이되면 연자는 쌍을지어 옛주인을
찾아오고 청천하늘 은하수는 오작교로
다리를 놓아 년년일도 상봉하는 견우직녀도
있건마는 원수의 황천길은 몇천리며
몇만리가 한번가면 못온다오 동원도리
호시춘에 꽃을보고 노는나비는 짝을지어
소일하며 록음방초 성하시에 슬피우는
두견새는 날과같이도 불여길래어이가리
어이가나 황천길을 어이가나 생왕극락을
가자하니 약수가 삼천리에 풍한서습에
길이막히고 옥경으로 가자하니 장천이
구만리라 옥경에도 내못가고 생왕극락도
내못가고 이성원혼이 되고보니 그아니
원혼이요 금일영가 저기우시는 저영혼은
이내한말을 들어보소 인생일사 도무사요
한번왔던 이세상에 한번가시기 정함인데
인간백세 나종우요 백살에가셔도
정한명이요 인간칠십고래희라 칠십에
가셔도 정한명이요 열 살에 죽어도
정한명이요 비명횡사도 팔자라오 성현군자
도덕군자 대인군자 성인들과 영웅렬사
호걸이란데도 한번죽음은 다있다오
공맹자 그양반도 도덕이 모자라 가셨으며
요순우탕 문무주공 성덕이 모자라 가셨나요
만승천자 진시왕은 세력이모자라 죽었으며
력발산초패왕은 기운이모자라 죽었나요
침잘놓던 편작이가 맥을못봐 죽었으며
약잘쓰던 화타선생이 화제를 몰라서
죽었나요 점잘치던 소강절이 괘를못풀어
죽었나요 아항여영 두미녀는 요임금의
소생으로 순임금을 섬기다가 소강위에
이별하고 피눈물을 뿌릴적에 매다마다
아롱지고 소상반죽이 생겼으니 근들아니
원혼인고 금일영가 저혼신은 그런혼신의
본을받아 한번가심에 원을마시고 생왕극락에
들어가서 인도환생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
만승천자 진시황은 역갑천년후에 천하일색
모아놓고 아방궁에 노닐적에 원하오니
불사약이라 동남동녀 오백인을 삼신산에다
보냈건만 불사약을 못구하고 한번죽엄
못면하고 여남송벽 저믄날에 황제무덤이
뚜렷하니 근들아니 원혼이요 그설음같을소냐
금일영가 저혼신은 그런혼신에 본을받아
한번가심에 원하지마시고 생왕극락
들어가서 인도환생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
말잘하든 소진장의 육국제왕을 다달래야
육국정정 한연후에 아방궁까지 달랫건만
염라대왕은 못달래고 한번죽음을 못면하야
근들아니 원혼이요 그설음같을소냐 금일영가
저혼신은 그런혼신에 본을받아 한번가심에
원마시고 생왕극락 들어가서
인도환생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
력발산 초패왕은 천하영웅 명장이라 십육세에
강을건너 팔천제자를 다걸치고 천하대업을
도모하다가 팔년풍진 난송중에 대업성사
못이루고 계명산 추야월에 수잘놓던 장자방은
옥통수를 슲히불어 팔천제자 다헛치고
독불장군이 되었으니 우해우해 내약하고
낸들너를 어이하리 역발산도 할 일없고
기개세도 쓸데없네 평생에 사랑하던
우미인을 남겨놓고 천금산에 목을바쳐 영결종천
고혼되니 그들아니 원혼이요 금일영가 저혼신은
그런혼신에 본을받아 한번가심에 원마시고
생왕극락 들어가서 인도환생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

금일영가 저혼신 육갑가운데 어느갑에 매쳤나요
십대왕가운데 어느대왕에 매였나요 저승갑을
록즉하면 경오갑이 상갑이요 이승갑을 론즉하면
갑자갑이 상갑이라
경오, 신미, 임신, 계유, 갑술, 을해, 여섯생이
상갑인데 어느대왕에 맺혔나요 제일전에
진광대왕 도산지옥에 맺혔으니 정광여래
대원으로 이지옥을 면해가소 원왕생 원왕선 서방정토
극락세계 왕생극락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 (3회)
무자, 기축, 경인, 신묘, 임진, 계사, 여선생이
상갑인데 어느대왕에 맺혔나요 제이전에 초강대왕이
호탕지옥에 맺혔으니 약사여래대원으로 이지옥을
면해가소 원왕선 원왕생 서방정토 극락세계
왕생극락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3회)
임오, 계미, 갑신, 을유, 병술, 정해, 여성생이
상갑인데 어느대왕에 맺혔나요 제삼전에
송제대왕 한수지옥에 맺혔으니 현겁천불 대원으로
이지옥을 면해가소 원왕선 원왕생 서방정토
극락세계 왕생극락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3회)
갑자, 을축, 병인, 정묘, 무진, 기사, 여섯생이
상갑인데 어느대왕에 맺혔나요 제사전에
오관대왕 검수지옥에 맺혔으니 아미타불대원으로
이지옥을 면해가소 원왕선 원왕생 서방정토
극락세계 왕생극락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3회)
병자, 정축, 무인, 기묘, 경진, 신사, 여섯생이
상갑인데 어느대왕 매혔나요 제오전에 염라대왕
발설지옥에 매였으니 지장보살 대원으로 이지옥을
면해가소 원왕생 원왕선 서방정토 극락세계
왕생극락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3회)
경자, 신축, 임인, 계묘, 갑진, 을사, 여섯생이
상갑인데 어느대왕에 매였나요 제육전에
변성대왕 독사지옥에 매였으니 대세지보살
대원으로 이지옥을 면해가소 원왕선 원왕생
서방정토 극락세계 왕생극락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3회)
갑오, 을미, 병신, 정유, 무술, 기해, 여섯갑이
상갑인데 어느대왕에 매였나요 제칠전에
태산대왕 좌마지옥에 매였으니 관세음보살
대원으로 이지옥을 면해가소 원왕선 원왕생
서방정토 극락세계 왕생극락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3회)
병오, 정미, 무신, 기유, 경술, 신해, 여섯생이
상갑인데 어느대왕에 매였나요 제팔전에
평등대왕 추해지옥에 매였으니 노사나불
대원으로 이지옥을 면해가소 원왕선 원왕생
서방정토 극락세계 왕생극락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3회)
임자, 계축, 갑인, 을묘, 병진, 정사, 여섯생이
상갑인데 어느대왕에 매였나요 제구전에
도시대왕 철상지옥에 매였으니 약왕보살
대원으로 이지옥을 면해가소 원왕선 원왕생
서방정토 극락세계 왕생극락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3회)
무오, 기미, 경신, 신유, 임술, 계해, 여섯생이
상갑인데 어느대왕전에 매였나요 제십전에
전륜대왕 흑산지옥에 매였으니 석가여래 대원으로
이지옥을 면해가소 원왕선 원왕생 서방정토
극락세계 왕생극락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3회)
육정육갑 생원들이 금일제자 성심력과 법사님의
설법으로 지장보살 대원들이 명부지옥 면하시고
인로왕보살 인도로서 아미타불 수기받아 극락세계
상품상좌 연화대로 가옵실제 반야용선 집어타고
생사대해 건너가서 연화대에 환생하소 원왕선
원왕생 서방정토 극락세계 왕생극락 하옵소서
나무아미타불(3회)
※ 나무아미타불 수십회 해주면 좋다.
천수경으로 길을닦고 팔양경으로 인도환생 하소서.
급급 여률령 사바하.

만조상해원경(萬祖上解寃經)
만조상해원경, 본 이름은 옥추경(玉樞經) 또는 옥추보경이다. 독경할 때 읽는 경문 중에서 으뜸으로 친다. 1831년 묘향산 보현사에서 간행한 것이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외 출간본들이 몇 권 있고 그 뿌리는 중국 도교까지 이어진다. 영화 '사도'의 OST로 인용된 후 사람들의 관심이 많아졌다. 압도적인 시퀀스, 정신병에 걸렸던 사도세자는 미친 듯 외는 옥추경을 배경삼아 칼을 휘두른다.

임오화변을 기록한 대천록에 의하면 사도세자가 무작정 죽인 중관, 내인, 노속들이 100여명에 이른다. 뒤주에 갇혀 죽게 된 원인이다. 옥추경의 본래 기능은 귀신을 쫓아내는 것이다. 몸에 달라붙은 귀신을 쫓아내는 굿거리인데 사도세자는 이마저도 억제하지 못하고 폭발하고 말았던 것이다. 송순단의 만조상해원경은 이렇게 시작한다. "선망조상 후망조상 부모좌우조상 혼령님과 다생사자 다생남녀 형제숙백 숙질남매 원근친척 무주고혼 금일영가 저 혼신은 혼이라도 오셨으면 만반진수 흠향하고 일배주로 감응하시고 살다 남으신 명과 복록은 자손궁에 전하시고~" 근자의 진도씻김굿에서는 연행되지 않는 장르이지만 송순단의 굿에서는 인용된다. 무경 연행은 친정어머니 여금순의 굿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뭇 사람들은 만조상해원경 자체의 의미를 높게 치지만 송순단의 경우, 영육으로 체화되고 발원된 장단과 선율의 의미가 더 크다. 흰쥐의 해, 잔뜩 계획을 세우고 포부를 가졌던 한 해가 기울어간다. 반백년을 더 살고도 항상 세모에 들면 후회가 남는다.

후회 중 가장 큰 일은 원통한 일을 당하는 것이다. 집값의 폭등과 경제난으로 자영업자들의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쳤으니 고대사회라면 왕살해가 일어날 상황이다. 하지만 원통한 마음 푸는 해원(解寃)뒤에는 상생(相生)이 달라붙는다. 해원상생, 맥락 없고 명분 없는 노래라면 희망고문이겠지만 적어도 핍진(乏盡)한 개인사를 극복해낸 송순단의 노래 아닌가. 화려한 반주음악도 수려한 무대도 없다. 그저 장구 하나 혹은 징 하나 들고, 천만군사 호령하는 담대함을 율격에 담을 뿐이다. 바라건대 이 소리가 해원일 수 있기를 바란다. 희망도 포부도 다 잃어버린 경자년 세모(歲暮), 타악기 하나 들고 외는 송순단에 그저 기대는 마음 처연하다. 가장 낮은 땅 이곳으로 해원이여 오라. 가진자 못가진자 우호(友好)하는 상생으로 오라.

'안당'에서 '종천맥이'까지
안당굿: 조상이나 성주 등 가신에게 굿의 시작을 아뢰는 신고식이다. 큰방이나 대청마루에서 연행한다. 굿하는 날이 조왕(부엌의 신)과 관련 있는 날이면, 조왕반이라는 굿으로 시작하기도 한다. 징을 가볍게 두드리며 굿하는 장소와 의뢰자의 정보 등을 노래한다. 신들과의 교감을 상상하며 눈을 지그시 감으면 송순단 특유의 아정(雅正)한 성음들이 지상과 천상의 심연에 기우는 풍경을 접할 수 있다.

손님굿: 진도지역에서는 손굿이라고도 하고 마실이굿이라고도 한다. 천연두와 홍역 등 마치 손님처럼 임하는 질병들을 퇴치하는 굿이다. 손님으로 대별된 신격들을 받아들이고 모시고 보내드리는 절차로 구성되어 있다. 송순단의 손님굿은 스승이기도 했던 고 이완순의 법제를 상속 받은 것이다. 스승 특유의 탁성과 송순단의 성음이 교합되어 절묘한 복선율이 탄생되었다. 장고 하나 들고 오로지 선율에 의지해 역신들을 맞이하는 자태가 장엄하다. 희설: 불교 색채를 가장 강하게 담은 무가다. 선율의 행로에 빼곡한 것들은 웅장한 천상의 계곡을 처연하게 걸어가는 한 영혼의 그림자임이 틀림없다.

안당굿처럼 당골 홀로 징을 가볍게 두드리며 연행하기에 그 심연을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진도지역에서는 당골에 따라 회심곡을 부르거나 저승육갑을 푸는 노래를 하는데, 송순단의 희설은 전자의 이완순 법제를 이은 것이다. 극락에 이르는 동안 거쳐야 하는 여러 가지 관문을 따라가다 보면 비로소 삶과 죽음을 관조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종천: 종천맥이 혹은 중천이라고도 한다. 문밖으로 나가 사자맥이, 대신맥이 무가를 부르며 망자의 옷가지 등을 태운다. 타오르는 연기는 지상에서 천상에 이르고, 불꽃을 타고 오르는 징소리와 무가의 선율은 극락이며 천당일 안식의 공간에 가 닿는다. 배송하는 것이 어디 한 사람의 영혼뿐이겠는가. 이승과 저승을 오로지 선율 하나로 횡단하는 송순단의 동행이 오히려 아름다울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