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시 품평

2023. 9. 13. 09:19나의 이야기

신선시 품평

장삼풍 대도(大道)는 진인이 된 후 천지와 우주를 맘껏 노닐며 뭇신들과 구소(九霄 9층 하늘) 구름 밖에서 모임을 갖고 동천(洞天)과 복지(福地)의 여러 신선들을 찾아다녔다. 또 영주(瀛洲) 선산(仙山)의 신선들을 탐방해 시사(詩詞)를 짓고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지냈다.

시(詩)란 신(神)의 영성(靈性)이 흘러나온 것이다.

장삼풍은 《시담(詩談)》[《장삼풍선생전집》8권 《수석한담(水石閑談)》의 일부]에서 여동빈(呂洞賓), 한상자(韓湘子), 남채화(藍采和), 곤륜마고(昆侖麻姑), 이백(李白 청일선인清逸仙人), 시신(詩神) 소식(蘇軾 소동파), 소옹(邵雍 소강절), 구처기(邱處機 장춘진인), 진단(陳摶) 등 여러 진인(真人)과 신선들의 오묘한 구절을 기록하고 다양한 천국의 다채로운 선풍(仙風)과 시운(詩韻)에 대해 품평했다.

여동빈(여옹 呂翁)은 도호(道號)가 순양자(純陽子) 별호는 회도인(回道人 또는 회옹回翁)이다. 여동빈은 장안에서 진인 종리권(鍾離權)을 만나 ‘황량일몽’(黃粱一夢)을 꾼 후 각성해서 도를 닦았다. 수많은 고험을 거쳐 진인이 되었으며 ‘여동빈의 10가지 시험’(十試呂洞賓)이란 전설을 남기기도 했다. 도장(道藏)에는 여동빈이 황학루(黃鶴樓)에서 하늘로 날아올라갔다는 기록이 있다. 나중에 원 세조(元世祖 쿠빌라이)는 지원(至元) 6년(1340년) 여동빈을 ‘순양연정경화진군’(純陽演正警化真君)에 봉했다.

한상자는 자(字)가 청부(清夫)다. 《한선전(韓仙傳)》에 따르면 어려서부터 도를 좋아했고 여동빈의 제도를 받아 신선이 되었다고 한다. 한상자는 삼촌인 한유(韓愈 당나라의 대문호로 당송팔대가의 하나)를 제도하고 싶어 여러 차례 신통을 펼쳐보였지만 끝내 믿게 할 수 없었다. 나중에 한유가 조정에서 바른 말을 하다 조주(潮州)자사로 쫓겨난 후 남관진령(藍關秦嶺)을 넘어갈 때였다. 갑자기 폭설이 내려 말을 타고 갈 수 없었는데 고독하고 절망적인 이 순간에 한상자가 나타나 한유를 구해주었다. 그는 ‘눈 깊은 남관에서 내년에 다시 봅시다(藍關雪深處,來歲更相逢)’라는 말을 남겼다. 한유는 그제야 비로소 신선의 일을 믿게 되었다.

남채화(藍采和)는 남당(南唐)의 심분(沈汾)이 쓴 《속선전(續仙傳)》에 기록이 있는데 이름이나 출신 등 구체적으로 어떤 인물인지는 모른다고 했다. 술에 취하면 늘 발을 구르며 노래를 불렀는데 그 후렴구가 ‘답답가남채화’(踏踏歌,藍采和)라서 남채화로 불렸다.

발 구르며 노래하네 남채화세상에 있을 날 얼마나 되랴?젊은 얼굴은 봄철 나무요흐르는 세월은 한 번의 베틀 북 질이네.옛 사람들 도도히 떠나 돌아오지 않고지금 사람들 분분히 오는 이 더 많아졌네.아침에 난새와 봉황 타고 푸른 하늘에 이르렀는데저녁에 보니 뽕나무밭에 흰 파도 이네.길게 뻗친 밝은 빛은 허공에 있고금은(金銀) 궁궐은 깎아지른 산처럼 높구나.

踏踏歌藍采和(답답가남채화) 世界能幾何(세계능기하) 紅顔一春樹(홍안일춘수) 流年一擲梭(유년일척사) 古人混混去不返(고인혼혼거불반) 今人紛紛來更多(금인분분래갱다) 朝騎鸞鳳到碧落(조기난봉도벽락) 暮見蒼田生白波(모견창전생백파) 長景明暉在空際(장경명휘재공제) 金銀宮闕高嵯峨(금은궁궐고차아)

나중에 어떤 사람이 그가 주루(酒樓)에서 술을 마시다 어디선가 생소(笙簫 생황과 퉁소) 소리가 들리자 채화가 학을 타고 하늘로 날아올라 서서히 멀어지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마고(麻姑)는 도가의 고대 신선이다. 갈홍의 《신선전(神仙傳) 왕원편》에는 마고가 방평(方平 왕원의 자)과 만날 때 자신을 언급하며 “그대를 만난 후 이미 동해 바다가 세 번 뽕나무밭으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고 했다.

시선 이백(李白)도 여러 차례 마고에 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이백 《有所思 이런 생각이》

내가 그리는 신선은바로 푸른 바다 동쪽에 있네.바다는 차고 하늘 바람 몰아치니산처럼 줄지은 흰 파도가 봉래산을 뒤엎네.큰 고래 물 뿜으며 솟구쳐 건널 수 없으니마음을 달래 봐도 막막하여 구슬 같은 눈물뿐.서쪽에서 온 청조(青鳥) 동쪽으로 날아갈 제원컨대 편지 한 통 마고신선께 보냈으면.

我思仙人(아사선인)乃在碧海之東隅(내재벽해지동우)海寒多天風(해한다천풍)白波連山倒蓬壺(백파연산도봉호)長鯨噴涌不可涉(장경분용불가섭)撫心茫茫淚如珠(무심망망루여주)西來青鳥東飛去(서래청조동비거)愿寄一書謝麻姑(원기일서사마고)

이백 《단가행(短歌行)–짧은 노래》

밝은 대낮은 어이 그리 짧은지인생 백 년 탈도 많구나.창궁은 끝없이 아득하고만겁 세월에도 태극은 여전한데마고신선 늘어뜨린 양 살쩍도태반이 벌써 서리가 내렸구나.

白日何短短(백일하단단) 百年苦易滿(백년고이만) 蒼穹浩茫茫(창궁호망망) 萬劫太極長(만겁태극장)麻姑垂兩鬢(마고수양빈)一半已成霜(일반이성상)

소옹(邵雍)은 자가 요부(堯夫), 호는 강절(康節)이며 총명하고 지혜로웠다. 송나라 인종(仁宗) 및 신종(神宗) 시기 조정에서 여러 차례 관직을 하사했지만 받지 않았다. 소옹은 “읽지 않은 책이 없었고” 사방을 두루 다니며 배웠다. 소옹은 《하도》, 《낙서》 등에 근거해 자신의 우주변화체계를 창조해냈으며 《황극경세(皇極經世)》를 저술했다. 또 그가 지은 《매화시(梅花詩)》는 이후 천년에 걸친 중국 역사의 변화를 정확히 예언했다.

백옥섬(白玉蟾)은 남송(南宋) 시기 사람으로 우화등선한 후 ‘자청명도진인’(紫清明道真人)에 봉해졌고 세상에서는 흔히 ‘자청선생(紫清先生)’으로 불렸다.

장모(張模)는 자가 군범(君範), 호는 자경진인(紫瓊真人)이다. 전진파 도인(道人)인데 원나라 초기에 득도했다.

장백단(張伯端)은 북송 사람으로 자가 평숙(平叔) 호는 자양(紫陽)이다. 사람들은 흔히 ‘오진(悟眞)선생’ 또는 자양진인(紫陽真人)이라 불렀다. 성도(成都)에서 신선을 만나 도를 전수받았으며 나중에 도를 이루고 날아올라갔다.

진단(陳摶)은 자가 도남(圖南)으로 무당산에서 20여 년 간 도를 닦았다. 또 화산 운대관(雲台觀)에 은거해 칩룡법(蟄龍法)을 얻어 매번 눕기만 하면 백여 일을 일어나지 않았다. 송 태조 때 ‘백운선생’(白雲先生)이란 호를 하사했고 또 ‘희이선생’(希夷先生)이란 호를 하사했다. 여기서 희(希)란 보여도 보지 않는 것(視而不見)을 말하고 이(夷)란 들어도 듣지 않는 것(聽而不聞)을 말한다. 그의 선천도설(先天圖說)은 송나라 이학(理學 성리학)의 형성에 큰 영향을 끼쳤다.

비하선자(飛霞仙子)는 명나라 때 강남의 갑부이자 장삼풍의 제자였던 심만삼의 외손녀로 장삼풍의 제도를 받았다. 심만삼 일가족과 함께 곤명지(昆明池)에서 하늘로 날아올라갔다.

《시담》 전문은 아래와 같다.

(역주: 이 부분은 삼풍진인이 역대 신선들의 시를 모아 품평한 것으로 전거가 없고 중간에 해석이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이런 경우 무리하게 해석하기보다는 원문만이라도 올려 독자들에게 자료로 제공한다. 한국 독자여러분들의 양해를 바란다.)

(1) 장자(張子 역주: 여기서는 장삼풍을 지칭한다)는 말한다.

《상서(書)》에서는 “시는 뜻을 말한다(詩言志)”라고 했다. 주(注)에서 “마음에 있으면 뜻(志)이 되고 말로 표현하면 시가 된다.(在心爲志,發言爲詩)”고 했다. 이에 뜻이란 바로 사람 마음 속의 영성이며 시(詩)란 영성이 특별히 흘러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신선의 칠반구환(七返九還)은 이 허령(虛靈)하고 오묘한 성(性)을 연마해 만고에 죽지 않는 곡신(谷神)을 이루는 것이다. 일월(日月)의 빛 바깥에 드러나면 유상(有象)이 되고 일월의 빛 속에 숨으면 무형(無形)이 된다. 신(神)이 이르러 발하면 시(詩)가 되는데 노래와 시는 다르며 영성에도 각기 차이가 있다. 나는 일찍이 여러 신선들과 광야에서 왕래하고 연하(煙霞 선경)에서 출몰하면서 매번 정말 오묘한 구절을 볼 때마다 마음속에 기억했다가 붓으로 남겨 《수석한담(水石閑談)》에 편입시켰다.

(2) 여옹(呂翁)의 시는 문필의 수준이 높고 읽어보면 가장 낭랑해서 유행하는 구절이 극히 아름답다. 지금 몇 수를 기록해 선생의 영성(靈性)이 사람들과 같지 않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여동빈 《칠석유악운선원(七夕遊嶽雲仙院)–칠석에 악운선원에서 노닐다》

구산의 잔치 비로소 끝내고 옛 절에 다시 와서 노니네.오동나무 정원에 바람이 불고 이슬비 맞은 콩 꽃은 가을이로다.멀리 높은 산엔 구름이 걸리고 먼 하늘 안개는 잠시 거두는데지금 서늘한 기운 이와 같으니 옥피리는 고루에 기대어 있노라.

始罷緱山宴 시파구산연 重來古寺遊 중래고사유疏風梧葉院 소풍오엽원 細雨豆花秋 세우두화추遠嶂雲初斂 원장운초렴 長天霧乍收 장천무사수新涼今若此 신량금약차 玉笛倚高樓 옥적의고루

《과무창성루(過武昌城樓)–무창 성루를 지나며》

우뚝 솟은 무창성은 그대로인데물가 가까운 곳에 초나라 인가.난간 밖 장강은 밤낮 물결 이는데각(閣) 속의 장검은 구름하늘에 기대네.사인(詞人)이 남쪽 누각에 앉아 휘파람 부니어부의 노래 서쪽 연기 속에서 되돌아오네.피리 부는 노인은 더욱 한가한데낭랑히 읊조린 곡 여운이 천년을 가네.

武昌城郭敞依然 무창성곽창의연楚國人家近水邊 초국인가근수변檻外大江淘日夜 함외대강도일야閣中長劍倚雲天 각중장검의운천詞人坐嘯南樓月 사인좌소남루월漁父歌回西塞煙 어부가회서새연吹笛老翁閑更甚 취적노옹한경심朗吟一曲響千年 낭음일곡향천년

《동한청부유광려육절구(同韓清夫遊匡廬)–한상자와 여산을 노닐다》 6수

제1수

구름 밖의 여산은 아홉 겹 푸르고창 열고 봉우리 마주해 황정경을 읽노라.그 속에 있는 경치 뉘라서 알리오?책 덮고 몸 일으켜 취병에 오르네.

雲外廬山九疊青 운외여산구첩청開窗對嶂讀黃庭 개창대장독황정個中有景何人識 개중유경하인식拋卷翻身入翠屏 포권번신입취병

제2수

비온 후 죽순의 녹음 사람에게 스며드는데좁은 길 따라 깊이 들어가 속세를 피하노라.한상자는 생황 여옹은 피리를 쌍쌍이 연주하니선음(仙音)은 하나지만 화신은 둘이로다.

雨後新笙綠浸人 우후신생녹침인逕趨深處避紅塵 경추심처피홍진韓笙呂笛雙雙度 한생여적쌍쌍도一樣仙音兩化身 일양선음양화신

제3수

마음이 즐거우니 어딘들 즐겁지 않으리?땅에서 소요함이 하늘과 같구나.폭포는 삼백 장을 거꾸로 흐르니일시에 맑은 기운 벼랑 가에 가득하네.

陶然何處不陶然 도연하처불도연在地逍遙似在天 재지소요사재천瀑布倒流三百丈 폭포도류삼백장一時清氣滿崖邊 일시청기만애변

제4수

입 열면 노래가 되고 손을 들면 시가 되니이끼를 제거하니 푸르름에도 높낮이가 있네.아득한 연기 속에 문득 범고 소리 들리니울창한 숲속에서 호계를 건넜구나.

信口歌成信手題 신구가성신수제剔殘苔蘚翠高低 척잔태선취고저忽聞梵鼓來煙際 홀문범고래연제林木蔥籠過虎溪 임목총롱과호계

제5수

한 글자에 시가 되고 한 글자에 날아가니하늘가의 황학이 나를 싣고 돌아가네.단 앞에 손님 있어도 날 잡긴 어려우니마음은 한가한 구름 같고 사람은 산색이로다.

一字詩成一字飛 일자시성일자비天邊黃鶴載余歸 천변황학재여귀壇前有客難留我 단전유객난유아心似閑雲人翠微 심사한운인취미

제6수

자는 용을 깨워 바다 문을 나서니눈 깜짝할 새 하늘가에 비가 쏟아지네.가없는 하늘에 일검이 다시 나는데동남을 바라보니 나무그림자 어둡구나.

喚起眠龍出海門 환기면룡출해문須臾天際雨翻盆 수유천제우번분長空一劍又飛去 장공일검우비거潘看東南樹影昏 반간동남수영혼

이처럼 여옹의 시는 모두 청랑하고 사랑스럽다.

(3) 성령(性靈)이 여옹과 가까운 사람 중에는 한청부(韓清夫 한상자) 선생 같은 이가 없다. 가령 《한음(閑吟)》에서는 이렇게 읊었다.

《한음(閑吟)》

조용히 현 없는 거문고 끌어안고구멍 없는 피리를 나직이 부네.한 번 거문고 타면 천지가 맑아지고한 번 피리 불면 천지가 트이네.한 번 불고 또 한 번 타니모두 신선의 곡이로구나.

靜抱沒弦琴 정포몰현금細吹無孔笛 세취무공적一彈天地清 일탄천지청一吹天地闊 일취천지활一吹複一彈 일취부일탄盡是神仙曲 진시신선곡

《여조에게(和呂祖)》

문 앞엔 호랑이 오두막엔 학이 있는데옥으로 만든 생황 완연히 피리와 같구나.나는 구름 산의 객으로 온 게 아니니상수(湘水)의 흐름은 사연 많은 편지로다.

虎在門而鶴在廬 호재문이학재려瑤笙宛轉笛相如 요생완전적상여我來不是雲山客 아래불시운산객湘水之流曲折書 상수지류곡절서

이처럼 말이 모두 웅장하면서도 활달하다.

(4) 남채화는 자호(自號)를 장소(長嘯)선생이라 했다.

《답인문선거(答人問仙居)–신선의 거처를 묻는 이에게 답하다》

답답가 잔편상승악산에 긴 휘파람 부는 옛 선생.근래 어디서 거처하는지 내게 묻네천상의 신선은 옥경(玉京 선계의 궁궐)에 산다오.

踏踏歌殘便上升 답답가잔편상승嶽山長嘯古先生 악산장소고선생問余近日居何處 문여근일거하처天上神仙住玉京 천상신선주옥경

(5) 일찍이 한상자, 남채화, 조국구, 하선자의 《관중답가연구(關中踏歌聯句)》를 본 적이 있는데 정말이지 한번 부르면서 세 번을 감탄케 하는 음악이었다.

건곤은 마치 경호처럼 큰데박판으로 한가히 노래하는 장부 하나.비바람 부는 장안에는 봄이 이미 저물었는데낙화(洛花) 가득한 곳에서 어슬렁거리며 걷누나.

乾坤偌大似瓊壺 건곤약대사경호拍板閑吟一丈夫 박판한음일장부風雨長安春已暮 풍우장안춘이모落花滿地步于于 낙화만지보우우

(6) 곤륜마고는 자호가 벽성선자(碧城仙子)인데 그 시의 운이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풍부하다.

《제악운단(題嶽雲壇) 절구 3수》

봉황과 난새 타고 벽성에 내려와웃으며 구름 밖 맑은 달빛 바라보네.곤륜 만 리에 하늘 바람 보내며옥환을 흔드니 옥패 소리 들리네.

跨鳳驂鸞下碧城 과봉참란하벽성笑看雲外月光清 소간운외월광청昆侖萬里天風送 곤륜만리천풍송搖曳瓊環玉珮聲 요예경환옥패성

푸른 구름 밟으며 바다 산을 건너며옥피리 손에 드니 뜻이 한가하구나.구름 속에 황금노을 치마 나타나니맑은 노래 부르며 이곳까지 왔노라.

足履青雲過海山 족리청운과해산瑤笙在手意閑閑 요생재수의한한雲中現出金霞帔 운중현출금하피一路清吟到此間 일로청음도차간

악운단상 위에서 회옹(回翁 여동빈)을 방문하니제자 두 셋이 도통을 두드리네.바람 소리 몰아치니 구름 소리 가늘어누각의 밝은 등 밤을 붉게 비추네.

嶽雲壇上訪回翁 악운단상방회옹子弟兩三敲道筒 자제양삼고도통風聲蕩漾雲聲細 풍성탕양운성세樓閣明燈照夜紅 누각명등조야홍

또 《보허(步虛)》 3수가 있다.

《보허(步虛)》 3수

나는 본래 곤륜의 여 산선(散仙)일찍이 바다가 뽕밭으로 변하는 것 보았지.팔극(八極)에 신통을 펼치며 한가로이 노니는데옥고리와 노리개 소리 하늘가에 울리네.

我本昆侖女散仙 아본곤륜여산선曾看海水變桑田 증간해수변상전神通八極閑遊戲 신통팔극한유희環珮聲搖碧落邊 환패성요벽락변

상투머리 높이 아름다운 금꽃 꽂고서지(西池)에서 모친께 절하며 이별했네.산들산들 하늘 바람에 소매 나부끼며허공 밟고 자운거 속에 완전히 잠겼구나.

髻頭高插美金華 계두고삽미금화拜別西池阿母家 배별서지아모가嫋嫋天風吹袖帶 요뇨천풍취수대步虛全伏紫雲車 보허전복자운거

장생주 빚기는 어렵지 않으니오직 손안의 영단에 의지할 뿐.나는 본래 하늘의 선녀항아와 함께 취해 은하수에서 잔다오.

醞釀長生酒不難 온양장생주불난只憑手內有靈丹 지빙수내유영단阿儂本是天仙子 아농본시천선자醉共嫦娥宿廣寒 취공항아숙광한

(7) 벽성선고(碧城仙姑)는 늘 막고신인(藐姑神人)을 스승으로 모셨다. 어느 날 스승과 허공을 걷다가 금강에 내려와 어른을 모셨다.

신인이 먼저 시를 읊었다.

강과 호수 바라보니 기세가 광활한데산구름 흔드니 맑고 화창하도다.강 건너 등 그림자 깜빡이는데한 폭 새로운 노래가 붓에 오르네. 거닐고 싶어 수레 열고 바라보니이곳 정자가 아주 맑고 상쾌하구나.

看江潮,勢蒼莽 간강호 세창망搖得山雲淡蕩 요득산운담탕隔河燈影有無中 격하등영유무중一幅新詞來筆上 일폭신사래필상意徘徊,開軒望 의배회 개헌망這亭兒甚清爽 자정아심청상

그러자 선고가 이에 화답했다.

물은 망망하고 산은 울창한데수레 앞의 산수는 넓고 끝이 없어라.비 내린 후 개구리 소리 시끄러운데물결 소리 들리는 가운데 달이 처음 뜨는구나.달이 뜨는 모습 구름 가에서 바라보니저녁바람 서늘하니 뜻이 맑고 상쾌하네.

水茫茫,山莽莽 수망망 산망망山水軒前浩蕩 산수헌전호탕雨餘蛙鼓鬧堂堂 우여와고뇨당당一路潮聲月初上 일로조성월초상月中來,雲邊望 월중래 운변망晚風涼意清爽 만풍량의청상

(8) 청일선인(清逸仙人)은 당나라 때 시의 대가로 성령(性靈)이 표일(飄逸)했는데 일찍이 세상에 내려왔다. 《수설절강쌍청각(修褉節降雙清閣)》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독서는 천고를 뛰어넘었고 검 들고 제후들을 편력했네.작은 일은 안중에 두지 않고 크게 취해 술집에 숨었노라.황제에서 요임금까지 그리 멀지 않으니 진한(秦漢)은 급류와 같구나.눈앞의 일일랑 가벼이 보니 혼연하여 근심거리 없도다.청산에 노래 읊은 지 오래되었지만 사선루를 자못 사랑하노라.10만 수의 시를 지어 천지에 부쳐 남기나니내 진정한 주인이 된 이래 호연히 영주로 돌아갔네.오늘 수설(修褉 물에 지내는 제사)을 말하니 아득히 사발 하나에 부치네.죽편 잡고 해선(海仙)을 부르니 바람 따라 십주를 지났네.동쪽 삼신산으로 가니 뭇 신선들 함께 맘껏 노니네.한 번에 오천 말을 마시니 배가 터질 듯 문자가 흐르누나.무하유의 고향에서 길게 휘파람불며 바다 끝으로 가노라.

讀書邁千古, 攜劍干諸侯瑣瑣不中意, 大醉隱糟邱黃唐原不遠, 秦漢如急流忽忽眼前事, 渾然無所愁青山行吟老, 頗愛謝宣樓題詩十萬首, 付與天地留我自有真宰, 浩乎歸瀛洲今日談修褉, 茫茫付一甌海仙執簡招, 隨風過十州東行三神仙, 群真同遨遊一飲五千斗, 撐腸文字流無何有之鄉, 長嘯去海頭

《동천가(洞天歌)》

해산(海山)에서 영약을 찾지만 영약은 해산에서 구하는 게 아니오건곤이 탁약(橐籥 풀무)을 운행하지만 탁약은 건곤의 깍지가 아니라네.금단은 원래 내 집의 물건이오 신선은 모두 영웅이 되어야 하네.밤에 왕모 앞에 술 마시러 오니 구름길에 반도는 이미 익었구나.태백이 안기의 노래 길게 휘파람부니 일시에 뭇신선들 나를 어쩌지 못하누나!내 장차 규룡 타고 육합을 노닐 터이니 허공이 텅 비어 눈 자국조차 없으리라.큰 바람 북쪽에서 불어와 찬 구름 불어 일으켜 첩첩이 열리네.어디서 비 같은 술을 얻어 하늘에서 무한히 마실 수 있을까어디서 샘 같은 술을 얻어 땅에 앉아 하늘 바라보며 마실 수 있을까.미친 듯이 노래하고 박수 치며 어깨를 으쓱하니 누가 이청련인지 내게 묻는구나!

海山尋靈藥,靈藥不自海山求;乾坤運橐籥,橐籥不是乾坤韝。金丹原是吾家物,神仙都要英雄作。夜來飲酒王母前,雲道蟠桃今已熟。太白長嘯安期歌,一時群仙莫我何!吾將跨虯遊六合,虛空寥寥無雪跡。大風自北來,吹起寒雲疊疊開。安得酒如雨,從空飲之無盡取;安得酒如泉,坐地飲之眼朝天。狂吟拍手聳方肩,問我何人李青蓮!

(9) 동파선생의 선재(仙才)는 이태백과 나란히 할 만하다. 바람을 타고 달을 노래하니 영성(靈性)이 길이 존재한다.

《강남송추(江南送秋)》

조각조각 가을구름은 멀리 있고망망한 가을 강엔 물이 많구나.푸른 산 붉은 나무 밖에멀리 떠나는 기러기 관하에 아득하구나.계북(薊北 장성 이북)은 추위가 더욱 심하지만강남에는 기후가 이미 온화하네.소양(少陽)의 봄이 막 도래하니보내고 맞음이 서로 왕래하누나.

片片秋雲遠 편편추운원茫茫秋水多 망망추수다青山紅樹外 청산홍수외征雁渺關河 정안묘관하薊北寒逾峭 계북한유초江南氣已和 강남기이화小陽春甫到 소양춘보도迎送兩相過 영송양상과

《제한청부소상(題韓清夫小像)》

禦殿承香吏,分胎吏部家。閑心忘富貴,總角趣煙霞。缽種長生果,園栽不老花。八仙同壽考,萬劫抱丹砂。首叩藍關馬,胸藏赤火鴉。千秋賢叔侄,儒道兩無涯。

《자제입극도(自題笠屐圖)》

山人故態本狂奴,醉寫田間笠屐圖。好句有時堪作畫,閑心無日不提壺。樓頭賞月邀禪客,穀口沖煙訪釣徒。自去自來隨自得,一聲長嘯入林樞。

《과동봉(過東峰)》

동봉에 못 온지 오래지만 강산은 여전히 전과 같구나.떨어진 파초 지면에 가득하니 눈이 내릴 듯한 날씨는 참선하기 좋아라.

不到東峰久 부도동봉구江山仍似前 강산잉사전芭蕉落滿地 파초낙만지雪意好參禪 설의호참선

《유호구점(遊湖口占)》

“細細疏煙瑟瑟波,水心亭外畫船多。瑤笙十裏誰家舫?聽得紅兒唱棹歇。”

“風斜雨細葛衫輕,三兩銀刀出水明。我愛芰荷香不斷,竹西深處有人行。”

《영마도우(詠磨刀雨)》

“荊州灑遍雨如膏,竟爲英雄礪寶刀。最是武昌城下水,千秋鳴咽卷雷濤。”

《영백래(詠白萊)》

“清於雪水白於霜,老圃天寒一味香。卻笑山僧長茹素,和脂煮出不能嘗。”

《자증(自贈)》

“平生不作愁眉事,今日東坡作散仙。解向江山留勝跡,長將姓字掛雲煙。”

《유청도심산방(遊清道心山房)》

“氣慧神清道在,山空人靜琴幽。一榻茶煙嫋嫋,三分酒意悠悠。”

또 《사사어(些些語)》란 사(詞)에서는 이렇게 노래했다.

“清陰繞,繞落花,窗外鳥聲小。鳥聲小,修竹一枚斜處好。翠羽嚶嚶啼徹曉,剛眠一覺。”

맑고 곱게 이어진 글이 그때의 영성이 조금도 줄지 않았으니 진선(眞仙)이 아니라면 불가능하다.

(10) 소요부(邵堯夫)는 유선(儒仙)이다. 일찍이 그의 재능이 드러난 《관역음(觀易吟)》을 본 적이 있는데 이렇게 읊었다.

庖曦大聖人 포희대성인畫卦傳萬古 획괘전만고陰陽變化機 음양변화기乾坤爲易祖 건곤위역조吾隱安樂窩 오은안락와天地乃同伍 천지내동오窺破聖賢心 규파성현심恬淡自得所 염담자득소

복희씨는 위대한 성인이니팔괘를 그려 만고에 전하셨네.음양은 변화의 기틀이오건곤은 역의 조상이라.나는 안락한 곳에 은거하니천지가 한 무리라네.성현의 마음을 엿보아 타파하니스스로 얻은 바에 편안하고 담담하네.

넓고 큰 것이 《격양(擊壤)》편에 넣어도 차이가 없다.

(11) 백옥섬은 선가(仙家)의 재주꾼으로 유명한 산 비문에 남긴 글이 아주 많다. 매번 고인(高人)이나 일사(逸士)를 만날 때마다 반드시 시를 써서 선물로 주곤 했다.

《제거이당(題居易堂)》

林下風瀟瀟 窗前竹密密 임하풍소소 창전죽밀밀

難得素心人 共話新秋夕 난득소심인 공화신추석

把酒醉茅堂 焚香讀周易 파주취모당 분향독주역

瓊山到此來 賓主興無極 경산도차래 빈주흥무극

《증원양산인(贈圓陽山人)》

歸山隱跡話長生 日逐閑雲自在行 귀산은적화장생 일축한운자재행

處處回光來返照 朝朝對景要忘情 처처회광래반조 조조대경요망정

掃除塵土勞人夢 署起乾坤散客名 소제진토노인몽 서기건곤산객명

莫道幽居研煉苦 遊心冥漠自空清 막도유거연련고 유심명막자공청

(12) 장자경(張紫瓊)은 요주(饒州) 사람으로 원나라 초기에 득도했는데 빼어나고 굳센 시를 많이 지었다.

《자증(自贈)》

마음은 눈 내린 밤의 종소리 같고모습은 서리 내린 매화의 품격 같구나.흰 구름 깊은 곳에서 한가로이 행하노라면 선가(仙家)의 광일(曠逸)함을 알게 되리라.

心如雪夜鍾聲 심여설야종성貌似霜天梅格 모사상천매격白雲深處閑行 백운심처한행那識仙家曠逸 나식선가광일

《영태식(詠胎息)》

오묘한 호흡은 돕지 않고 잊지 않으니수행하려면 모름지기 이 공부를 알아야 하네. 두 기를 조정해 태식이 생기면다시 중간에 정로를 설치하라.

非助非忘妙吸呼 비조비망묘흡호修行要解這功夫 수행요해저공부調停二氣生胎息 조정이기생태식再向中間設鼎爐 재향중간설정로

(13) 구장춘은 《청추과악운루(清秋過嶽雲樓)》에서 이렇게 읊었다.

드넓은 하늘 바람 불어 누각에 가득하니봉우리 속 구름기운 숲 언덕에 밀려오네.빗소리 울리는 곳에 처마 방울 섞이니방장이 숙연하니 뜰이 온통 가을이로다.

浩浩天風吹滿樓 호호천풍취만루峰中雲氣湧林邱 봉중운기용림구雨聲響處簷鈴雜 우성향처첨령잡方丈蕭然一院秋 방장숙연일원추

준일(俊逸)한 운치가 풍부하다.

(14) 장자양(張紫陽)은 《자수(自壽)》에서 이렇게 읊었다.

海籌萬古計芒辰 해주만고계망진得道年來八百春 득도연래팔백춘分個孩兒騎鶴去 분개해아기학거虛空粉碎見全身 허공분쇄현전신

상진(上真 높은 진인)이 아니면 쓸 수 없다.

(15) 희이노조(希夷老祖)는 《답인문성(答人問姓)》이란 오언절구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 기운이 고금을 이니 음양의 조화는 기이하구나.내 성과 이름을 물으니 잠자는 한나라 노인 희이라네.

一氣淘今古 일기도금고陰陽造化奇 음양조화기問余名與姓 문여명여성睡漢老希夷 수한로희이

(16) 내 스승님이신 화룡선생께서는 시 짓기를 좋아하지 않으셨고 명예에 대해 담담하셨다. 지금 기억나는 것은 《우음(偶吟)》이란 칠언절구다.

도호가 우연히 정화룡과 같지만성과 이름은 태허 속에 숨겼노라.장삼풍을 제도한 이후로는약수 동쪽 봉래로 돌아왔노라.

道號偶同鄭火龍 도호우동정화룡姓名隱在太虛中 성명은재태허중自從度得三豐後 자종도득삼풍후歸到蓬萊弱水東 귀도봉래약수동

(17) 비하선자(飛霞仙子)는 여십사의 딸이다. 신단을 먹고 하늘로 날아갔다. 일찍이 운남 자소관(紫霄觀)에 내려와 절구를 하나 남기고는 ‘비하(飛霞)’라는 낙관을 찍고 떠난 적이 있다.

요지 벽옥루에 오래 머물다 문득 채학(彩鶴 화려한 무늬의 학) 타고 영구에 내려오니세인이 비하의 성을 물으려 한다면 일찍이 금단 안고 목후를 모셨다네.

久住瑤池碧玉樓 구주요지벽옥루忽騎彩鶴下靈邱 홀기채학하영구世人欲問飛霞姓 세인욕문비하성曾抱金丹侍沐侯 증포금단시목후

(18) 육잠허(陸潛虛)는 회해(淮海)사람이다. 가정(嘉靖) 연간에 여동빈 조사를 만나 득도했다. 평생 많은 저술을 남겼는데 《노자원람(老子元覽)》2권,《음부경측소(陰符經測疏)》1권,《참동계측소(參同契測疏)》1권,《금단취정편(金丹就正篇)》1권,《자양4백자측소(紫陽四百字測疏)》1권,《방호외사(方壺外史)》8원,《남화부묵(南華副墨)》8권이 있다. 최근 동문 중에 백백자(白白子)가 있어 《도덕경》에 주를 달아 《동래정의(東來正義)》라 이름 지었다. 잠허가 그 제목에 다음과 같이 썼다.

一注能將道奧開,重看紫氣自東來。彈琴度笛真名士,說法談經大辨才。我坐方壺玩滄海,君登圓嶠壓篷萊。今朝共坐江亭上,口誦南華自笑呆。

주 하나로 도의 오묘함 열 수 있나니 자기가 동쪽에서 온 것을 중시했구나. 거문고 타고 피리 부는 진짜 명사로 법을 설하고 경을 담론함에 뛰어난 변재로다.나는 방호에 앉아 창해를 즐기나니 그대는 원교에 올라 봉래를 누르는구나.오늘 함께 강가 정자 위에 앉아 남화경을 외면서 어리석음 스스로 비웃네.

역주: 방호, 원교 봉래는 모두 바다 가운데 신선이 산다는 전설의 산들이다.

백백자가 《원교외사(圓嶠外史)》, 《도규담(道竅談)》, 《오진참동잡해(悟真參同雜解)》 등의 여러 서적을 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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