蘭蕙同心錄

2022. 11. 26. 11:31工夫

<난혜동심록>에 꽃대 하나에 한개의 꽃이 피며 향기가 넘쳐 흐르는 것이 난(蘭) 이고,  꽃대 하나에 여러 개의 꽃이 피며 향기가 좀 모자라는 것이 혜(蕙)이다. 봄에 꽃이 피는 것을 춘란(春蘭)이라고 하는데 빛깔이 짙고, 가을에 피는 것을 추란(秋蘭)이라고 하는데 빛깔이 엷다. 잎사귀에서는 향기가 나지 않고 꽃에서만 향기가 난다.
그러나 <난혜동심록>에서 난초와 혜초가 지닌 근본 마음은 같다고하였다. 난초와 혜초의 상징은 군자(君子)이다.

<난혜동심록>은 1865년 발간 된 청대의 허내화(許鼐和)의 저술로 자는 갱매(羹梅), 절강성 가흥(嘉興) 신승진인(新塍鎭人)이다. 호는  제루(霽樓)이며 스스로는 정화(鼎龢), 정옹(鼎翁), 제노(霽老), 낙탁생(落拓生), 시림후은(枾林後隱), 매화한수(梅花閑叟), 매화암노옹(梅花庵老翁), 수화루주인(數花樓主人), 음화일사(吟花逸史) 등으로 호칭하였다. 서재이름은 경방선관(竟芳仙館)이다. 서법가이며 난초와 혜초에 경험이 많았다.
<난혜동심록>에는 난초는 송매(宋梅), 용자(龍字), 십원(十圓), 집원매(集圓梅), 원호제일매(鴛湖第一梅) 등의 22종류의 이름이 보이며, 혜초는 대일품(大一品), 후취섬(後翠蟾), 상해매(上海梅), 적혜정매(赤蕙程梅)등 29개의 이름이 보인다. 각각의 난초 그림에 모양과 특징을 설명하였으며, 난초에 관한 시가 한 수씩 있다. 그리고 난초의 재배, 관리에 서술한 농학서이며 인문서이다.

  굴원과 공자는 난초를 지극히 높이 평가하였다. 굴원(屈原)은 <이소경(離騷經)>에서 “나는 이미 난초를 180두둑을 심었고, 또 혜초를 100마지기 심었네. (余旣滋蘭之九畹兮 又樹蕙之百畝)”하였으며, 공자는 난초가 있는 방을 군자가 거처하는 방(芝蘭之室)이라 하였다.  “착한 사람과 함께 삶에 지초나 난초가 있는 방에 들어간 것과 같아서 오래되면 그 향기를 맡을 수 없되 곧 이와 함께 동화 될 것이고, 착하지 못한 사람과 함께 삶에 절인 어물 가게에 들어 간 것과 같아서 오래 그 썩은 냄새를 맡을 수 없되 또 이와 함께 동화 될 것이니, 단사를 감춘 사람은 붉고, 옻을 감춘 사람은 검을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군자는 반드시 그 함께 있는 바의 사람을 삼가야 한다.(子曰 與善人居에 如入芝蘭之室 久而不聞其香 卽與之化矣 與不善人居에 如入鮑魚之肆 久而不聞其臭 亦與之化矣 丹之所藏者 赤 漆之所藏者 黑 是以 君子 必愼其所與處者焉)” 하였다.

                          君子之國 槿域之鄕 飛鳳山下 窈窕松湖 屯屈齋家 書居然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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