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9. 4. 18:01ㆍ詩書藝畵鑑賞
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
自然衣帶緩 非是爲腰身
(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
자연의대완 비시위요신)
오랑캐 땅에 화초가 없으니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네
자연히 옷이 헐렁거리니
허리를 가늘게 하려는 것은 아닌데
☞ 동방규(東方虯), <소군원(昭君怨)>
※ 당나라 때의 시인 동방규가 흉노의 왕(單于/선우) 호한야(呼韓邪)에게 시집 간 왕소군(王昭君)을 생각하여 지은 시다. 중국 4대 미인의 한 사람으로 꼽히는 왕소군의 본명은 왕장(王牆). 소군은 그의 자(字)다.
※ 청대(淸代) 화가 비이경(費以耕)의 <소군출새(昭君出塞)>
胡地無花草와 관련해서는 재미있는 일화가 하나 있다.
조선시대 때 어느 고을 사또가 향시(鄕試)의 과제(科題)로 '胡地無花草'를 내걸었다 한다. 이에 응시한 사람들 대부분이 왕소군(王昭君)의 고사를 인용하여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았다.
오직 한 사람만이 '胡地無花草'란 말을 네 번 반복하여 답안을 제출했다. 그가 장원(壯元)으로 급제한 것은 물론이다.
胡地無花草 胡地無花草
胡地無花草 胡地無花草
오랑캐 땅에 꽃 없다 하나
오랑캐 땅인들 꽃이 없으랴
오랑캐 땅에 꽃 없다지만
어찌 오랑캐 땅이라고 꽃이 없겠는가
※ 胡는 "어찌∼ 않겠는가"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 청대(淸代) 화가 민정(閔貞)의 <소군출새(昭君出塞)>
※ 청대(淸代) 화가 예전(倪田)의 <소군출새(昭君出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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