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30. 15:57ㆍ한국의 글,그림,사람
(傳) 안견, 15세기, 비단에 수묵, 35.2×28.5㎝,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내에 있는 안견 전칭의 산수화 가운데 그림의 됨됨이 즉 기량이나 화격의 측면에서 가장
주목되는 두 소품이 있다. 화첩에서 떨어져 나온 것들로 이 두 점 모두 조선후기 최고의
수장가인 김광국(金光國, 1727∼1797)의 소장품이었다.
중인 출신의 거부인 그가 처음 성첩한 화첩은 《석농화원(石農畵苑)》이며, 이어 만든 화첩이
《화원별집(畵苑別集)》이다. 전자는 일부 흩어지긴 했으나 대부분 간송미술관에 보관돼 있다.
매 폭마다 마치 감정서(鑑定書)인 양 김광국이 발문이 있어 회화사 연구에 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모두 낱장이어서 전체 구성이나 규모는 명확하지 않다.
바로 이에 속한 한 점이 〈추림촌거(秋林村居)〉로 김광국 외에 윤두서(尹斗緖, 1668∼1715)의
발문도 함께 부착되어 있다.
잎을 지운 활엽수며 바짝 마른 소나무의 건조한 잎은 조락(凋落)의 계절인 늦가을을 절감케
하며, 남송대 산수화와 친연성이 감지된다. 강가엔 기러기가 날고 하단의 조그마한
모옥(茅屋)에는 한 인물이 소슬한 가을 정취에 취해 있다.
《화원별집》에는 매 그림마다 김광국의 발문은 없으나,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화첩들
중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 체계적으로 모은 화첩이라는 점을 비롯해 수장한 연유, 작품의
질 등으로 따져봐도 가장 주목되는 화첩이다.
화첩을 만들 당시에 쓴 5쪽에 걸친 목록이 있어 전체 규모를 알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이 화첩은 1933년 이왕직(李王職)에서 간행한 『이왕가박물관소장품사진첩
회화지부』뿐 아니라 그 이듬해 조선총독부에서 발간한 『조선고적도보(朝鮮古蹟圖譜) 14』에
대부분이 실려 있다. 바로 여기 게재된 그림이 〈설천도(雪天圖)〉이다.
박락이 심해 화면 상태가 양호하지는 않지만 《사시팔경도(四時八景圖)》와 친연성이 보이며,
필치나 구도 등을 살피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비해당화기」에 언급이 보이는 〈설제천한도(雪霽天寒圖)〉나 〈설제여한도(雪霽餘寒圖)〉로
비정됨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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