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기 능호관(凌壺觀) 이인상(李麟祥)의 원령첩(元靈帖)19

2018. 4. 30. 15:10工夫



   (제7면) 顯諸仁藏諸用鼔萬物

 

 

   (제8면) 而不與聖人同懮盛德

 

 

   (제9면) 大業至矣哉

 

 

[글자의 원문과 내용]

 

顯諸仁    모두 인(仁)으로 드러나고

藏諸用    모두 작용 속에 숨어 있으면서

鼓萬物    만물을 부추기나

 

而不與聖人同憂   성인과 함께 근심하지 않으니

盛德大業至矣哉   크고 훌륭한 덕을 크게 이루네.

 

* 盛德(성덕) : 크고 훌륭한 덕(德)

 

 

[출전] :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 상(上)」제5장

[출전의 원문과 내용]

 

一陰一陽之謂道,繼之者善也,成之者性也。

음양이 교차하는 것을 도라 하는데, 이를 이은 것이 선이고 이를 이룬 것이 성이다.

 

仁者見之謂之仁,知者見之謂之知,百姓日用不知﹔故君子之道鮮矣!

이어진 자는 이를 어질다 하고, 지혜로운 자는 이를 지혜롭다 하는데, 보통사람들은 날마다

사용하면서도 그것을 모르니 군자의 도는 드물다.

 

顯諸仁,藏諸用,鼓萬物而不與聖人同憂,盛德大業至矣哉!

인으로 드러나고, 작용 속에 숨어 있으며, 만물을 고취시키되 성인처럼 근심하지 않으니 그

성덕과 대업이 지극하다!

 

富有之謂大業,日新之謂盛德。

부유한 것을 대업이라 하고, 나날이 새로워지는 것을 성덕이라 한다.

 

生生之謂易,成象之謂乾,效法之謂坤,

생생을 역이라 하고, 그것의 모습을 건이라 하며, 그것을 본받은 것을 곤이라 한다.

 

極數知來之謂占,通變之謂事,陰陽不測之謂神。

숫자로써 다가올 일을 미리 아는 것을 점이라 하고, 음양으로 헤아리지 못하는 것을 신이라

한다.

 

 

[느낀점]

 

이 글은 『주역(周易)』「계사전(繫辭傳)」상(上) 제5장 중 일부분으로 사람이 자신의 본성을

주체적으로 자각하여 천지(天地)의 인격성을 실천하여야 함을 밝히고, 이를 실천하는 주체인

군자가 실천하여야 할 인(仁), 의(義), 예(禮), 지(知) 사덕(四德)의 성덕(盛德)과 대업(大業)을

이루어야 한다고 공자가 말하고 있는 글입니다.

 

이 글은 이미 살펴본 원령첩(元靈帖)[중-2]에서 드러난 『주역(周易)』「건괘(乾卦)」와 맥을

같이하고 있는 내용으로써, 어쩌면 능호관이 이 『주역(周易)』「건괘(乾卦)」부분을 읽고

깊은 생각을 하다가 공자의「계사전(繫辭傳)」속에 있는 이 부분의 글을 읽고 느낀바가

있어 이렇게 글을 쓰면서 의미를 되새겼을 것입니다.

 

「계사전(繫辭傳)」은 공자가 죽간으로 된 주역 원전을 가죽 끈이 세 번 떨어질 때 까지

숙독한 후 별도의 해설을 한 주역의 주해서인데, 「계사전(繫辭傳) 상(上)」제5장에서는

공자가 말하는 도(道)의 정의를 서술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써, 그 도(道)의 핵심인 인(仁)의

작용에 대해 언급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