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원대(元代) 주덕윤(朱德潤)의 송간횡금도(松澗横琴圖)

2018. 4. 10. 17:03詩書藝畵鑑賞

대만 타이페이 고궁박물원에 소장되어 있는 중국 원대(元代) 문인화가 주덕윤(朱德潤)이

그린 소폭의 선면 산수화입니다.





 

 

[작품의 설명과 해석]

 

绢本墨笔扇面,纵24.7厘米,横26.9厘米,现藏于台北故宫博物院。

견본묵필 선면화, 가로 24.7cm, 세로 26.9cm, 현재 타이페이 고궁박물원에 소장.

 

该图描绘了奇松流水之间,三位高士以琴相会,一老者抚琴于岩石溪水间,听松鸣琴,寄情山水。

그림은 기이한 소나무와 흐르는 계곡 사이에 세 사람의 고사가 자리하여 거문고로

서로 만났는데, 바위와 계곡 사이에서 한 노인이 거문고를 어루만지자 거문고 우는

소리를 소나무가 듣고 있는 뜻을 기탁한 산수이다.

 

四周景幽境静,表达出了一种松风萧逸的景致。

사방이 두루 경치가 그윽하고 있는 곳이 고요하게 표현된 하나의 송풍소일(소나무에

이는 바람에 맑고 편안한)의 풍경이다.

 

其实朱德润的这幅《松涧横琴图》是为来自高昌的色目人权贵正臣所作。

사실 주덕윤의 이 ‘송간횡금도’는 고창(高昌)의 서역인 실권자의 작품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其《存复斋文集》记载了他在大都时,赠画的对象还有三卫相国朴公、八札御使、张仲寿等人。

『존복재문집』에는 아마도 그가 북경에 있을 때 세 사람의 정승인 박공, 팔찰어사,

장중수 등에게 그림을 증정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 相会(상회) : 서로 면회(面會)함. 서로 만나 봄.

* 来自(래자) : …(로)부터 오다. …에서 나오다. …에서 생겨나다.

* 高昌(고창) : 중국 서역(西域)에 있었던 나라 이름. 오늘날 중국 신강성(新疆省)의 토로번(土魯番) 지역

                   일대임. 한(漢)나라 때 서역(西域) 36국의 하나였는데, 당(唐)나라 때 중국에 망하였음.

* 色目人(색목인) : 원(元)나라 통치자들이 서역(西域) 각 민족과 서하(西夏) 사람들을 동틀어 일컫던 말.

* 权贵(권귀) : 실력자. 집권자. 세도가. 권세와 지위가 높은 사람.

* 所作(소작) : 어떤 사람의 제작(製作), 또는 작품(作品)

* 其(기) : 아마도, 혹은(或-: 그렇지 아니하면)

* 大都(대도) : 중국 원(元)대의 수도. 지금의 베이징(北京)을 가리킴.

* 还有(환유) : 그리고. 또한.

* 相国(상국) : 영의정(領議政), 좌의정(左議政), 우의정(右議政)의 총칭(總稱)

 

 

朱德润(公元1294年~公元1365年),元代著名画家、诗人。

주덕윤(서기 1294~1365)은 원대의 저명한 화가이자 시인이다.

 

字泽民,号睢阳山人。

자는 택민이고 호는 휴양산인이다.

 

河南睢阳(今河南商丘睢阳区)人,后迁居昆山(今江苏苏州昆山)。

하남 휴양(지금의 하남 상구 휴양구) 사람인데, 뒤에 곤산(현재 강소 소주 곤산)으로

옮겨가 살았다.

 

善诗文,工书法,格调遒丽。

시문에 뛰어났고 글씨를 잘하여 격조가 굳세면서 고왔다.

 

擅山水,初学许道宁,后法郭熙,多作溪山平远、林木清森之景,重视观察自然,

当北游居庸关时,尝作“画笔记行稿”。

산수를 잘했는데 처음엔 허도령을 배웠고 뒤에 곽희의 화법을 익혀 계산의 평원과 숲과

나무의 맑고 우뚝 솟은 경치를 많이 그렸고 자연을 관찰하기를 중요시하였으며, 북쪽을

유람할 때 거용관에서 「화필기행고」를 짓기도 했다.

 

* 居庸关(거용관) : 중국 북경(北京) 북서쪽 60km 지점에 있는 관문(關門). 화북(華北) 평원에서 몽골[蒙古]

             고원으로 향한 도로가 산맥을 가로질러 만리장성을 넘어가는 지점에 있다. 건설 연대는 분명하지

             않지만 옛날부터 변방의 요새였고, 태행(太行)산맥의 고갯길 ‘태행팔경(太行八徑)’의 하나로 알려졌다.

 

 

[제화글의 원문과 내용]

[제화글 1 : 朱德潤]

 

峰陽之桐   봉산 남쪽의 오동(거문고)인데,

聲越冰泉   소리가 얼음 같은 샘을 넘어가네.

天然宮商   자연 그대로의 음률인데,

松風盡弦   연주가 끝나니 소나무에 바람이 이네.

 

朱澤民      주택민(주덕윤)

 

* 峰陽之桐 : 봉산(峰山)의 남쪽 언덕에서 자란 오동나무

            峄山的南坡。借指精美的琴。语本《书.禹贡》:“峄阳孤桐。” 峄阳孤桐:. 峄山南坡所生

            的特异梧桐,古代以为是制琴的上好材料。语出《书.禹贡》:“羽畎夏翟,峄阳孤桐。

            ”孔传:“峄山之阳,特生桐,中琴瑟。” 精美:. 精致美好:包装精美ㄧ我国精美的工艺品在

            国际上享有盛名。 峄山: 古称“邹峄山”、“邾峄山”。在山东省邹城市东南。

* 冰泉(빙천) : 얼음이 언 샘.

* 宮商(궁상) : 오음(五音) 가운데 궁(宮)과 상(商)의 소리. 뜻이 바뀌어 음률을 이른다.

 

 

[제화글 2 : ?]

 

松風謖謖超凡響   솔바람이 솔솔 범속을 초월해 울리는데,

磵水冷冷太古音   산골짝 물은 차디찬 태고의 소리네.

膝上橫琴聆逸韻   무릎 위를 가로지른 거문고에 세속을 넘은 정취를 알겠으니

希聲靜契伯牙心   귀로 들을 수 없는 조용한 언약은 백아(伯牙)의 마음이네.

 

* 謖謖(속속) : 소나무에 부는 바람소리

* 超凡(초범) : 1.범속(凡俗)을 초월하다. 2.평범하지 않다. 비범하다.

* 冷冷(냉랭) : 쌀쌀하게 찬 모양(模樣)

* 逸韻(일운) : 세속의 경지를 벗어난 뛰어난 아름다움. 고매한 정취

* 希聲(희성) : 귀로 들을 수 없는 소리

 

[인장] : ?, ?

 

 

 

[작품의 감상과 느낌]

 

14세기 중기인 중국 원대(元代) 시기 문인화가였던 주덕윤(朱德潤)의 소품 인물 산수도로써

선면화입니다.

소나무와 인물 들은 이곽화풍의 영향을 받아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지만, 주변의 배경은

생략하거나 여백으로 처리하여 남종화풍의 기원이 느껴집니다.

 

그림의 상단 여백에 행서(行書)로 쓴 주덕윤의 글에서 작가는 그림에서 연주하고 있는

악기 거문고를 봉양(峰陽)의 오동나무라 하였는데, 봉양은 ‘봉산(峰山)의 남쪽 언덕’을

말하며, 봉산은 중국 산동성(山東省) 추성시(邹城市)에 있는 추봉산(邹峰山)을 말합니다.

문헌에 따르면 고대부터 이 산의 남쪽 언덕에 특별한 오동나무가 자라는데, 이 나무로

금(琴)과 슬(瑟)을 만드는 좋은 재료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제화시의 첫째 구절인 ‘峰陽之桐’은 ‘봉산(峰山)의 남쪽 오동나무로 만든 거문고’로써

특별한 소리를 내는 명기(名器)의 거문고임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은 산속 깊은 계곡가에서 세 사람이 서로 마주 앉아 차를 나누면서 연주하는 거문고를

들으며 자연을 즐기고 있는 구도인데, 풍부한 수량으로 흘러내리는 계곡을 통해 연주되는

거문고 소리가 계곡 너머 저 먼 곳으로 울려 퍼지는 듯 하고 양쪽에 우뚝 선 두 그루의

소나무가 세 사람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거문고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듯 한 정취가

느껴집니다.

작가는 아마도 이 그림을 보는 사람이 마음만이라도 자연으로 들어가 와유(臥遊)를

즐길 수 있도록 하면서 자연의 바람소리와 인간의 거문고 소리가 어우러지면서

계속해서 울려 나오도록 한 특별한 그림입니다.

 

당초 이 그림은 부채형 그림이었는데 중국 청대시기에 별도로 화첩으로 꾸며 다른 한쪽에

칠언절구의 한시 한 수가 적혀 있으나, 중국에서 이 그림은 설명하는 어떠한 곳에서도

추가로 적은 이 글씨가 누가 쓴 글이라는 설명을 찾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만주인이 중국을 지배하였던 청대시기를 몹시 배척하는 현재 중국의 학문

풍토로 인해 의도적으로 배제되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작은 소품의 남종화풍 산수이지만 원대(元代) 주덕윤(朱德潤)의 거침없는 화법과 전해주는

여운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대단히 우수한 명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