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명대(明代) 진순(陈淳)의 훤초수석도(萱草壽石圖)

2018. 4. 10. 15:54詩書藝畵鑑賞

중국 명대 시기인 16세기 초기 오파의 문인이자 화가였던 진순(陈淳, 1483~1544)의

화훼화(花卉畵)입니다.

2009년 5월 북경 국제경매에서 297만 위안(현시가 한화 5억 1천만원)에 거래된

작품입니다.





 

중국의 문헌과 내용

 

明 陈淳 萱草寿石 立轴 设色绢本 成交价297万元

명대 진순의 ‘훤초수석도’, 족자, 견본채색화, 거래가 297만 위안

 

陈淳(1483-1544),字道复,50岁后以字行,改字复甫,号白阳山人,长洲(今江苏吴县)人。

진순((1483~1544)의 자는 도복이고 50세 이후에는 자를 복보로 고쳤으며, 호는

백양산인으로써 장주(지금의 강소 오현) 사람이다.

 

少时师事文征明,经学、古文、诗词、书法,无不精研晓通。

어릴 적에 문징명을 스승으로 섬겨서 경학, 고문, 시사, 서법에 세밀히 연구하여 깨달아

통달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早年山水、花卉画法接近文征明,晚年开创出写意花卉画风,淡墨浅色,一花半叶而疏斜历乱,

具有松秀之致。

젊은 나이에 산수와 화훼의 화법이 문징명과 가까웠고 만년에 사의화훼 화풍을 창출하여

맑은 먹에 옅은 채색으로 하나의 꽃과 절반의 잎이 성기고 비스듬히 어지럽게 피어있는

모습이 소나무의 운치를 갖추었다.

 

他喜作亦画亦题的长卷形式。独具特色。

그는 즐겁게 짓거나 그리고 또한 긴 두루마리 형식의 글을 짓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山水取法米芾、米友仁、擅为笔致放纵、墨色淋漓的云山。

산수는 미불과 미우인의 화법을 취했으며, 붓을 마음대로 휘두르며 억매이지 않아 산수의

먹빛이 축축히 젖어있다.

 

* 晓通(효통) : ① 분명히 알다 ② 통달하다

* 歷亂(역란) : 어지럽게 분분한 모양

 

此图绘庭园里湖石萱草,极其简洁清幽。

이 그림은 정원의 이호석과 원추리를 그렸는데 지극히 간결하면서도 맑고 그윽하다.

 

应是他50岁以后之作。

응당 이것은 그의 50세 이후 작품이다.

 

萱草又名忘优、宜男,古人也以它为母亲的代称。

원추리의 또 다른 이름이 망우, 훤남인데 옛 사람들이 남의 모친을 대신하여 불렀기

때문이다.

 

观诗意系为其母贺寿之作。

시의 이은 뜻을 보면 그 모친의 장수에 하례를 드리는 작품이다.

 

所画湖石甚为灵巧,淡墨勾皴,细密点苔;萱草用笔秀挺,浅色染花,石秀花润,

一派温馨的气象,与他晚年岁豪放纵肆的画风迥然不同。

그림에 있는 호수석은 매우 뛰어난데 담묵의 구륵과 준법에 세밀하게 태점을 하였고

원추리를 그린 붓처리는 뛰어나게 아름다워 옅은 색으로 꽃을 채색하여 돌이 빼어나고

꽃이 빛나며 모두 온화한 기상과 함께 그가 노년의 시기에 호방하고 거침없는 화풍이

판이하게 다르다.

 

裱边有近人陈年、徐邦达题识。(单国霖)

족자 가장자리에는 근대 사람인 진년과 서방달이 글을 썼다.(상해박물관 연구원 단국림)

 

 

萱花是古代写生花卉画中一类重要的题材,这与中国传统文化中以萱花比喻母亲有关,

“萱”字本作“蘐”字,萱草又称忘忧草,古人以为种植此草可以忘忧,我国对萱草的记载

始见于《诗经 · 卫风》,其中有 “焉得谖草,言树之背”之语。

원추리는 고대에 그린 화훼화중 하나의 중요한 소재로써 이는 중국 전통문화 속에서

원추리는 모친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비유되는데, “萱”자는 원래 “蘐”자이고 훤초

또한 망우초를 말하며 옛사람들은 이 풀이 근심을 잊을 수 있는 식물로 여겼는데,

우리나라에서 원추리에 대한 기록은 『시경』「위풍」에서 보이는데, 거기에는

“어디서 원추리 하나 얻어 집 뒷켠에 심어볼까” 라고 말했다.

 

《毛传》解释说:“蘐草令人忘忧;背,北堂也。”

『모전』에서 “원추리는 사람들로 하여금 근심을 잊게 한다. 뒷켠은 북당이다.”라고

해석하였다.

 

陆德明《经典释文》云:“蘐,本又作萱。”

육덕명은 『경전석문』에서 “蘐은 원래 萱이다”라고 말했다.

 

谓北堂树萱,可以令人忘忧。

북당에 원추리를 심는다고 말함은 사람들로 하여금 근심을 잊는다라 해도 좋다.

 

按古制,北堂为主妇之居室。

옛날의 제도를 살펴보면 북당은 주부가 거주하는 방이었다.

 

后便以“萱堂”指母亲的居室,并借以成为母亲的代称。

뒤에 편하게 “훤당”이라하고 모친이 거주하는 방을 가리켰는데 모친의 다른 이름이

되어 함께 사용되었다.

 

因此,以萱花入画反映了人们尊亲敬母的美德。

이 때문에 원추리가 그림에 들어가서 사람들이 웃어른인 어머니를 공경의 미덕으로

반영되었다.

 

历代作萱花图者甚众,画史中曾记载:宋代黄荃、赵昌、徐崇矩,元代钱选、赵孟俯、

王渊、盛懋,明代戴进、李在(淮安明王镇墓曾出土其所画《萱花图》),以及吴门画家沈周、

唐寅、仇英等都画过这一题材。

역대 원추리 그림을 그린 작가는 아주 많아 화사 속에는 송대에 황전, 조창, 서숭구,

원대에 전선, 조맹부, 왕연, 성수, 명대에 대진, 이재(집안현 명왕진묘에 기 출토된 그의

작품 ‘훤화도’)가 이미 기록되어 있으며, 아울러 오문화가 심주, 당인, 구영 등이 모두

이 하나의 소재로 그림을 그렸다.

 

但是,陈淳之前,对萱花的画法多采用双钩填色的方式,即便是以没骨法创作蔬果花卉

见长的沈周,于萱花一科亦没能突破传统程序,如他所作《萱石灵芝图轴》、《椿萱图轴》

等,其枝叶、花瓣仍延续宋元人之成法,缺乏创新。

故宫博物院书画部 杨丹霞

그러나 진순 이전에는 원추리를 대하는 화법은 다채로운 쌍구법으로 색을 채우는 방식으로

곧 이것은 몰골법으로 창작된 채소나 과일 그림은 심주가 뛰어났으나 원추리 한 종류로는

전통을 넘어설 수 없었던 단계로 이와 같은 그의 작품으로 ‘훤석령지도축’, ‘춘훤도축’ 등이

있는데, 그의 가지와 잎, 꽃잎은 송원대에 성립된 화법과 이어지기 때문에 창의성이

모자란다. (북경고궁박물원 양단하)

 

* 里湖(이호) : 중국 절강성(浙江省) 항주(杭州)의 서호(西湖)중 한 부분

* 极其(극기) : 아주. (지)극히. 몹시. 매우. 대단히. 극도로. (다음절 형용사·동사만 수식함)

* 也以(야이) : 때문이다.

* 灵巧(령교) : ① 민첩하고 교묘하다 ② 솜씨가 뛰어나다 ③ 머리 회전이 빠르다 ④ 기능적이다

* 秀挺(수정) : ① 우수하고 출중하다 ② 뛰어나게 아름답다

* 温馨(온형) : 온화하고 향기롭다. 따스하다. 아늑하다.

* 纵肆(종진) : ① 종사하다 ② 제멋대로 굴다

* 迥然(형연) : 판이한 모양. 아주 다른 모양. 현저히 차이나는 모양.

* 北堂(북당) : 1. 북당[과거에 본채의 북쪽에 지은 당집으로, 집안의 주부가 거처함] 2. 어머니가

                   거처하는 곳. 3. 어머니.

* 但是(단시) : 그러나. 그렇지만.

* 即便(즉편) : 곧, 설령 …하더라도[할지라도·일지라도]

* 见长(견장) : (어떤 방면에) 뛰어나다. 특출하다. 능하다. …을 장기로 하다.

* 没能(몰능) : …할 수 없었다

 

 

제화시의 원문과 내용



 

幽花倚石開   그윽한 꽃이 돌에 의지해 피었으니,

花好石亦秀   꽃이 돌을 좋아하고 또한 빼어나네.

 

爲沾雨露深   비에 젖어 이슬이 넉넉한데,

顔色晩逾茂   안색은 늙어서 전성기를 넘었네.

 

願母如花石   어머니께 바라는 바는 꽃과 돌과 함께

同好復同壽   같이 좋아하고 계속 같이 오래 사시길

 

道復           도복

 

 

작품의 감상과 느낌

 

그림은 어느 호숫가 바위 옆에 피어난 한 송이 원추리 꽃이 피어 있는 그림입니다.

작가 진순은 명대 후기 문인화가인데 그림을 보면 경물의 묘사가 매우 뛰어나서

바위에 붙은 이끼와 땅바닥의 잡초 및 이끼를 섬세하고 정밀하게 표현했습니다.



 

이와 같은 경물의 정밀한 표현법은 그 이전 시대의 그림과는 차별화되는 화풍으로써

그의 다른 여러 작품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화풍은 조선후기 강세황, 심사정 등의 화훼화 화풍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중국 명대 진순의 추강청강도(秋江清光圖), 북경고궁박물원 소장]

 

위 중국의 문헌에서도 설명되어 있는 바와 같이 동양화에서 꽃이 핀 원추리는

망우초(忘憂草)로써 북당(北堂)에 계시는 어머니를 상징하고 이끼 낀 바위는 오랜 세월의

뜻이 있으니, 곧 이 그림은 이 그림을 받게 되는 분의 모친이 장수하시길 기원하는

그림입니다.

 

그림의 상단 여백에 초서체의 큰 글씨는 오언절구의 시(詩)로써 그림을 그린 작가가

직접 지은 시인데, 당연히 그림의 의미와 같이 모친의 장수를 기원하는 글을 적었습니다.

과거나 지금이나 어머니를 사랑하고 장수를 기원하는 것은 자식으로써 가장 큰 소원 중

하나였으니『한씨외전(韓詩外傳)』에서 말하기를 ‘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라,

곧 ‘나무는 가만히 있으려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않고, 자식이 부모를 봉양하려 하나

기다려주지 않네.‘라고 하였으니, 어버이가 이미 세상에 없음을 한탄하는 말인 것입니다.

 

이 그림은 작가 진순이 그와 절친했던 누군가에게 증정하기 위해 그린 그림으로써

아마도 그의 절친한 벗의 모친이 회갑(回甲) 또는 고희(古稀)등의 기념일을 맞아

선물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