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6. 08:46ㆍ알아두면 조은글
정류석과 동초 김석곤의 글씨
1. 정류석(停留石)
옛날 하동에서 지리산 벽소령을 넘어 함양으로 가던 옛길은 지금 대부분 포장도로로 변하거나 임도로 정비되어 사라져버렸지만, 다행스럽게도 화개 신흥-의신 구간의 그림 같은 옛길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 길은 하동에서 함양으로 넘어가는 길이기도 했지만, 화개동천 골짝에 등을 기대고 살았던 의신 단천 등 옛 마을 사람들이 대처로 나다니던 길이며 가마를 타고 시집을 가던 길이기도하다.
최근에 옛맛을 잃지 않는 범위내서 일부 손상된 구간을 복원해놓아 안전하게 탐방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옛길은 화개동천을 우측에 두고 산굽이를 따라 올라가다가 의신 마을 앞에서 다리를 건너 의신마을로 올라서게 된다.
의신 마을을 향하여 계속 올라가던 옛길은 중간 지점에서 우측으로 계곡을 건너 단천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가지를 치고 있다.
단천마을로 갈라지는 옛길의 가까운 계곡에 정류석(停留石)으로 전하는 바위가 있다.
*정류석 지형도
*정류석 주변 상세지형도
신흥에서 옛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A지점에서 고개를 넘어 내려가면 B지점에서 우측으로 단천가는 갈림길이 나오는 곳의 계곡에 정류석이 있다.
*정류석 - 반석을 이루고 있는 정류석 뒤로 옛길이 보인다.
옛길 구간에서 계곡과 가장 가까운 쉬어가기 좋은 곳이며, 단천마을 사람들과 헤어지거나 혹은 만나는 곳이기도 하였을 것이라 정류석이란 이름이 붙었던 것이다.
기암괴석에 청류가 흘러 주변 경치도 좋거니와 반석이 넓찍하여 쉬어가기 딱 좋은 지형 덕분인지 바위 위에 새겨진 각자도 많다.
2. 정류석에 남아 있는 동초의 글씨
동초 김석곤(東樵 金晳坤:1874~1948)은 정읍의 옛땅 태인(泰仁)에서 태어난 학식이 높은 문인이었으나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시절 일제의 어지러운 사회에 빌붙어 살기를 원치 않아 경승지를 찾아 다니며 암벽에 글을 새겨놓는 등 당대의 풍류객으로 유명했다고 한다.
정읍을 중심으로 전라북도 일원에 암벽에 새겨놓은 각자가 많은데 지리산 화개동천에도 2점이 전한다.
초서체의 칠언절구
*초서체로 쓴 정류석의 칠언절구
一經一緯有誰知 雖由縱橫亦不知
疑惑人人莫深究 相從織者自然知
東樵又題
날줄이 하나이면 씨줄도 하나임을 누가 있어서 알리오
비록 종횡으로 오고가더라도 또한 알지 못할 것이다
의혹하는 사람들아 깊이 궁구하지 마소
베 짜는 사람들과 상종하게 되면 자연히 알게 될 것이다
동초가 또 짓다
글의 마지막에 [東樵又題]라 써놓아 동초의 글씨임을 증거해주고 있다.
정류석에는 이 외에도 예서획과 전서획을 섞어서 쓴 글이 있다.
*성자심지리 각자
性者心之理 心者性之器
성은 마음자리의 핵심이고 마음은 본성의 그릇이네.
(전주문화원 사무국장 김진돈 선생 국역)
그런데, 대부분 동초이 암각자에는 동초 자신의 글씨임을 알리는 부기가 있는데 반하여 이 글씨 옆에는 아무 흔적이 없고, 필획에서도 명백한 동초의 특징을 찾기는 어렵다.
*동초의 지인 인명 각자
金彰坤(김창곤) 高炳斗(고병두) 秀當 金敎潤(수당 김교윤)
정류석에 인명 각자가 있는데 모두 동초와 함께 유람하던 사람들의 이름이며, 타 지역에 남긴 동초의 각자 주변에서도 볼 수 있다.
3. 두류만묵(頭流萬墨)
정류석에서 50미터 정도 상류 적벽 앞 계곡 가운데 바위에 동초의 힘찬 초서체로 [두류만묵(頭流萬墨)]이 새겨져 있다.
*동초의 초서체 [頭流萬墨]
좌측에 [東樵 金晳坤]이라 새겨 놓아 동초의 글씨임을 알려준다.
화개면지에서 해석하기를, “지리산의 모든 시서를 대표한다는 뜻인지 두류만묵이라 했다.“
*두류만묵 각자가 있는 바위 뒤에 있는 적벽
신흥-의신간 도로에서 단천마을 올라가는 도로 갈림목에서 계곡 건너 바라본 풍경
이곳에서 의신 쪽으로 10미터 정도 가면 계곡으로 내려서는 계단이 있다.
4. 기타 지역에 있는 동초의 암각자 (사진은 여러 블로그에서 빌려옴)
*태인 고천리 녹동마을 입구 [洗硯巖(세연암)] (블로그 ‘뿌리기픈]에서 빌려옴.)
*정읍 두승산 정상 [水斗木升(수두목승)] (블로그 ‘글과사진’에서 빌려옴.)
*정읍 상두산 대운폭포 [山明水流(산명수류)] (‘오정례’님 블로그에서 빌려옴.)
*태인 성황산 자락 산정가든 옆 바위 [百千臺(백천대)]
*정읍 내장산 불출암 서편 [內藏楓岳(내장풍악)]
*정읍 산외면 [淸磎亭(청계정)] 편액 및 청계정비문
*김제 문수사 뒤 [竹實巖(죽실암)] (블로그 ‘동틀무렵’에서 빌려옴)
*정읍 모악산 수왕사 [무량굴(無量窟)]과 칠언절구 (블로그 ‘동틀무렵’에서 빌려옴)
*정읍 칠보산 보림사 암벽 [道不遠人(도불원인)]
*내변산 직소폭포 [蓬萊九曲(봉래구곡)] (블로그 ‘뿌리기픈’에서 빌려옴)
*변산 우금바위와 주류산성 사이 [興武王後裔金晳坤書(흥무왕후예김석곤서)]
*순창 회문산 [天根月窟(천근월굴)] (‘김복현’님 블로그에서 빌려옴.)
*정읍 산외 천곡제 계곡 (블로그 ‘들길’에서 빌려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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