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8. 09:09ㆍ한국의 글,그림,사람
지리산 노고단에서 바라본 일몰
15일. 또 강이와 함께 모두 장암(場巖)으로 향했는데, 강이의 서제인 이백(李栢)도 따라나섰다. 먼저 옛 장군이었던 이순(李珣)의 쾌재정(快哉亭)에 먼저 올랐는데, 조금 뒤에 홍지의 중씨(仲氏)인 김경(金涇)과 홍지의 아들 김사성(金思誠)이 이어 이르렀고, 홍지는 가장 늦게 도착하였다.
얼마 되지 않아서 사천의 군수 노극수(魯克粹)가 고을의 주인 자격으로 와서 만나보고 조촐한 술자리를 열었다. 모두 큰 배에 오르니 사천 군수 노극수는 술과 안주를 실어주고 배에서 내려 돌아갔고 충순위(忠順衛) 정당(鄭澢)이 물품들을 감독하였다.
열 명의 기생이 피리, 생황, 북, 나발을 모두 벌여놓았으나, 이 날은 회간국비(懷簡國妃) 한씨(韓氏)의 기일이어서 풍악을 연주하지 않고 채소를 먹었다. 그때 유생인 백유량(白惟良)이 배 위로 나아가 인사하고 동행하게 되었다.
이날 밤 밝은 달이 한낮같고 은빛 물결은 잘 연마한 거울 같아서 천근(天根)과 옥초(沃焦)가 모두 자리에 함께 있는 듯하였다.
사공들이 번갈아 노래를 부르니 교룡(蛟龍)이 사는 굴까지 메아리가 퍼지는 듯하였다. 삼태성(三台星)이 어느새 하늘 가운데에 이르고, 동풍이 희미하게 일어났다. 서둘러 돛을 펴고 노를 걷어 바람을 타고 강을 올라가니 사공이 조금 뒤에 하동을 지났음을 알려주었다.
자리를 베게삼아 뒤엉켜 잠들었는데 세로로 눕기도 하고 가로로 눕기도 하였는데, 홍지가 펴놓은 담요와 겹이불은 폭이 매우 넓어서 나는 애초에 그의 이불 한쪽에 끼어 잠을 청했다. 점점 밀치고 들어가서는 홍지를 자리 밖으로 밀어냈으니 이 어찌 꿈속에 빠져 혼미하여 자기의 물건이 남의 소유가 된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十五日. 又與剛而. 共向場巖. 剛而庶弟栢從之. 先登古將軍李珣之快哉亭. 俄有泓之仲氏涇與泓之子思誠繼至. 泓之尾至. 未幾. 泗州守魯克粹. 以地主來見. 設小酌. 共登巨艦. 魯君致酒肴犒具. 下舟還去. 鄭忠順澢. 監會供億. 妓十軰. 竽笙鼓吹皆列. 是日. 以 懷簡國妃韓氏忌. 不作樂. 蔬食. 時有白生惟良詣舟上. 謁同行. 是夜. 月明如晝. 銀波鏡磨. 天根沃焦. 都在机筵. 棹夫秩唱. 響翻蛟窟. 三星乍中. 東風微起. 忽張帆徹棹. 艤舡而上. 舟子俄報已過河東地. 相與枕藉. 或縱或橫. 泓之鋪毛席重衿. 幅員甚恢. 植初乞其邊. 浸浸雄據. 推出泓之席外. 豈非昏墮夢境. 自不知吾家已物. 奄爲他人之有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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