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21. 15:53ㆍ한문기초書
후적벽부(後赤壁賦)-소식(蘇軾)
▶是歲十月之望(시세십월지망)에 : 이 해(임술년) 10월 보름에
步自雪堂(보자설당)하여 : 설당(雪堂)으로부터 걸어서
將歸於臨皐(장귀어임고)할새 : 임고정(臨皐亭)으로 돌아가려 할 적에
二客이 從予(이객 종여)라 : 두 손님이 나를 따라 왔다
過黃泥之坂(과황니지판)하니 : 황토 언덕을 지나니
霜露旣降(상로기강)하고 : 서리와 이슬이 이미 내리고
木葉盡脫(목엽진탈)이라 : 나뭇잎이 다 떨어졌으므로
人影在地(인영재지)어늘 : 사람의 그림자가 비쳐 땅에 있기에
仰見明月(앙견명월)이라 : 우러러 밝은 달을 보았다.
顧而樂之(고이락지)하여 : 돌아보고 즐거워하여
行歌相答(행가상답)이러니 : 길을 걸으며 노래부르면서 서로 화답하였는데,
▶已而요 歎曰 有客無酒(이이 탄왈 유객무주)요 : 이윽고 탄식하여 말하기를 "손(客)이 있으면 술이 없고 술이 있으면 안주가 없도다.
有酒無肴(유주무효)로다 : 술이 있는데 안주가 없으니
月白風淸(월백풍청)하니 : 달은 밝고 바람이 시원하니,
如此良夜何(여차량야하)오 : 이처럼 좋은 밤에 어찌 한단 말인가?" 하자,
客曰 今者薄暮(객왈금자박모)에 : 객이 말하기를, "오늘 저녁 무렵에 그물을 들어 고기를 잡았는데,
擧網得魚(거망득어)하니 : 그물로 고기를 잡았으니
巨口細鱗(거구세린)이 : 입이 크고 비늘이 가늘어
狀似松江之鱸(상사송강지로)라 : 모양이 송강(松江)의 농어와 같습니다.
顧安所得酒乎(고안소득주호)아 : 다만 어느 곳에서 술을 구하겠습니까?" 하였다.
歸而謀諸婦(귀이모제부)하니 : 내가 돌아와서 부인에게 상의하니,
婦曰 我有斗酒(부왈아유두주)하여 : 부인이 말하기를 "내가 한 말 술을 두어
藏之久矣(장지구의)라 : 보관한 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以待子不時之須(이대자불시지수)로라 : 그대의 불시(不時)의 쓰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였다
▶於是(어시)에 : 이에
攜酒與魚(휴주여어)하고 : 술과 고기를 가지고
復游於赤壁之下(복유어적벽지하)하니 : 다시 적벽강 아래에서 노니
江流有聲(강유유성)하고 : 흐르는 강물 소리가 들려오고
斷岸千尺(단안천척)이라 : 끊긴 강 언덕은 천 자나 되었다
山高月小(산고월소)하고 : 산이 높고 달이 작으며
水落石出(수락석출)하니 : 수위가 떨어져 돌이 드러나니,
曾日月之幾何(증일월지기하)완대 : 일찌기 세월이 얼마나 지났기에
而江山을 不可復識(지)矣(이강산불가복지의)라 : 강산을 다시 기억할 수가 없었다.
予乃攝衣而上(여내섭의이상)하여 : 나는 마침내 옷자락을 걷어잡고
履巉巖하고 披蒙茸(리참암 피몽용)하여 : 올라가서 높은 바위를 밟고 우거진 풀 속을 헤치고,
踞虎豹하고 登虯龍(거호표 등규룡)하여 : 호랑이 모양의 바위에 걸터앉고 뱀과 용 모양의 나무에 올라가,
攀栖鶻之危巢(반서골지위소)하고 : 새매가 살고 있는 높은 둥지에 올라가고
俯馮夷之幽宮(부풍이지유궁)하니 : 水神(馮夷)의 그윽한 집을 굽어보니,
蓋二客不能從焉(개이객불능종언)이라 : 두 객은 나를 따라오지 못하였다.
▶劃然長嘯(획연장소)하니 : 획연히 길게 휘파람 부니
草木震動(초목진동)이라 : 초목이 진동하고
山鳴谷應(산명곡응)하고 : 산이 울림에 골짜기가 메아리치며
風起水涌(풍기수용)하니 : 바람이 일고 물이 솟는 듯하였다.
予亦悄然而悲(여역초연이비)하고 : 내 또한 초연(悄然)히 슬퍼지고
肅然而恐(숙연이공)하여 : 숙연(肅然)히 두려워져
凜乎其不可留也(름호기불가유야)라 : 오래 머물 수가 없었다.
反而登舟(반이등주)하여 : 돌아와 배에 올라
放乎中流(방호중류)하여 : 중류(中流)에 이르러
聽其所止而休焉(청기소지이휴언)이러니 : 배가 멈추는 대로 내버려두고 쉬었다.
時夜將半(시야장반)에 : 이날 때가 장차 한밤중이 되려고 할 적에
四顧寂寥(사고적요)한대 : 사방을 돌아보아도 조용하기만 하였는데,
適有孤鶴(적유고학)이 : 마침 외로운 학 한 마리가
橫江東來(횡강동래)하니 : 강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오니
翅如車輪(시여거륜)이요 : 나래가 수레바퀴만 하며,
玄裳縞衣(현상호의)로 : 검은 치마에 흰옷을 입고는 내 배를 스쳐 서쪽으로 갔다.
戛然長鳴(알연장명)하여 : 알연히 길게 울면서
掠予舟而西也(약여주이서야)러라 : 내 배를 스쳐 서쪽으로 지나갔다
▶須臾에 客去(수유 객거)하고 : 조금 후에 손(客)이 떠나가고
予亦就睡(여역취수)러니 : 나 또한 잠을 자고 있었는데,
夢에 一道士羽衣翩僊(몽일도사우의편선)하여 : 꿈에 한 도사가 깃으로 만든 옷을 펄럭이면서
過臨皐之下(과임고지하)라가 : 임고정(臨皐亭) 아래를 지나다가
揖予而言曰 赤壁之遊樂乎(읍여이언왈 적벽지유락호)아 : 나에게 읍하고 말하기를 "적벽강(赤壁江)의 뱃놀이가 즐거웠는가?" 하였다.
問其姓名(문기성명)하니 : 나는 그의 성명을 물었으나
俛而不答(면이불답)이라 :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嗚呼噫嘻(오호희희)라 : "아! 슬프다.
我知之矣(아지지의)로라 : 내 그대를 알겠노라.
疇昔之夜(주석지야)에 : 어제 밤에
飛鳴而過我者(비명이과아자) : 울면서 내 배를 스쳐 지나간 것이
非子也耶(비자야야)아 : 그대가 아닌가?" 하니,
道士顧笑(도사고소)하고 : 도사는 돌아보고 웃었으며,
予亦驚悟(여역경오)하여 : 나 또한 놀래어 잠을 깨어
開戶視之(개호시지)하니 : 창문을 열고 보니,
不見其處(불견기처)러라 : 그가 간 곳을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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