勸農(권농) - 도연명(陶淵明)

2012. 9. 17. 18:16한시

勸農(권농) - 도연명(陶淵明)

 

悠悠上古(유유상고) : 멀고 먼 오랜 옛날

厥初生民(궐초생민) : 처음 사람이 생겨났도다

傲然自足(오연자족) : 우쭐하게 스스로 만족하고

抱朴含眞(포박함진) : 순박하고 진실하였도다

智巧旣萌(지교기맹) : 지혜와 기교 싹터자

資待靡因(자대미인) : 도움되고 기다릴 일 없어졌도다

誰其贍之(수기섬지) : 그 누가 넉넉하게 하였나

實賴哲人(실뢰철인) : 진실로 철인의 덕분이었도다

哲人伊何(철인이하) : 철인은 그 누구였었나

時惟后稷(시유후직) : 당시는 바로 후직이었도다

贍之伊何(섬지이하) : 풍부하게 한 것은 무었이었나

實曰播殖(실왈파식) : 실제로는 뿌리고 심는 일이었도다

舜旣躬耕(순기궁경) : 순임금도 몸소 농사 짓고

禹亦稼穡(우역가색) : 우임금 역시 농사지었도다

遠若周典(원약주전) : 멀리 주나라 법전같은 데에도

八政始食(팔정시식) : 여덟가지 다스림도 식사로 시작하였도다

熙熙令德(희희령덕) : 화락한 좋은 덕망

猗猗原陸(의의원륙) : 아름다운 넓은 들판

卉木繁榮(훼목번영) : 초목은 번성하고

和風淸穆(화풍청목) : 부드러운 바람 맑고 따듯하도다

紛紛士女(분분사녀) : 하고많은 남녀들

趨時競逐(추시경축) : 때를 쫓아 다투는데

桑婦宵興(상부소흥) : 뽕따는 아낙들은 밤중에 일어나고

農夫野宿(농부야숙) : 농부는 일하다가 들에서 잠들었다

氣節易過(기절역과) : 제철은 지나가기 쉽고

和澤難久(화택난구) : 부드러운 비 오래가기 어려웠도다

冀缺携儷(기결휴려) : 익결은 부부가 함께 나섰고

沮溺結耦(저익결우) : 장저와 걸닉은 나란히 밭갈았도다

相彼賢達(상피현달) : 저 현명하고 통달한 인물들

猶勤壟畝(유근롱무) : 여전히 밭일에 힘을 들였도다

矧伊衆庶(신이중서) : 하물며 뭇 백성들이야

曳裾拱手(예거공수) : 옷자락 끌고 팔장끼고 지내겠으리오

民生在勤(민생재근) : 사람의 삶은 근면한 데 있으니

勤則不匱(근칙불궤) : 근면하면 모자람이 없도다

宴安自逸(연안자일) : 편안히 스스로 편안하게 지냈도다

歲暮奚冀(세모해기) : 한 해가 저무는데 무엇을 바랄까

擔石不儲(담석불저) : 곡식을 모아두지 않았도다

飢寒交至(기한교지) : 굶주림과 추위 번갈아 몰아닥쳐도

顧余儔列(고여주열) : 나같은 무리들이야

能不懷愧(능불회괴) : 부끄러움 품지 않을 수 있겠는가

孔耽道德(공탐도덕) : 공자는 도덕에 열중하여

樊須是鄙(번수시비) : 번수를 비루하게 여겼도다

董樂琴書(동락금서) : 동중서는 거문고와 책을 즐겨

田園不履(전원불리) : 전원을 밟지도 않았도다

若能超然(약능초연) : 만약에 초연할 수 있어

投迹高軌(투적고궤) : 고답한 길에 자취를 던진다면

敢不斂衽(감불렴임) : 감히 옷깃 여미며

敬贊德美(경찬덕미) : 덕의 아름다움 삼가 찬양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