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17. 용필의 방법

2012. 3. 23. 14:56서예일반

17. 용필의 방법

 

창봉(搶鋒)·뉵봉(衄鋒)·좌봉(挫鋒)·적봉(趯鋒)은 용필의 방법들이다.

‘창봉’은 필획이 다하는 곳에 이르러 붓을 들어 종이에서 뗄 때 갑자기 앞에서 밀고 나오는 힘을 받아 회봉하는 동작을 가리킨다. 의미는 절봉(折鋒)과 같으나 힘․속도, 그리고 공간에서 회전하는 정도가 서로 다르다. 창봉의 나아가고 물러나는 속도와 공간의 회전 정도는 비교적 크나 힘은 비교적 적게 들고 필세도 허하다. 그러나 절봉은 이와 반대이니 사용 방법은 형세를 보아서 정해야 한다. 이에 대하여 원나라 진역증(陳繹曾)은 『한림요결·혈법(翰林要訣․血法)』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먹은 모두 부호의 안에 저장되어 있다.……눌러서 고르게 하고, 채어서 죽이며, 이를 보충한다.

水墨皆藏於副毫之內.…… 捺以勻之, 搶以殺之, 補之.

 

‘뉵봉’은 회봉을 할 때 붓을 들어 전환하거나 수필하는 것이 아니라 점과 획이 끝날 때 역봉으로 붓을 돌려 필세를 거둠을 가리킨다. 이렇게 하여 이루어진 점과 획의 형태는 능각이 가파르고 긴밀하며 철과 못을 자른 듯하다. 풍격은 험준하고 가파르기 때문에 절봉과 유사하나 회전이 없다. 이에 대하여 청나라 주이정(朱履貞)은 『서학첩요(書學捷要)』에서 명확하게 논술하였다.

 

글씨에는 비틀고 꺾는 법이 있으니, 절봉의 방필이다. 법은 손가락에서 나오고, 붓털을 수렴하며, 점과 짧은 세로획에 사용한다. 능각과 기울어짐이 긴밀하고 가팔라서 마치 산봉우리를 꺾고 돌을 찢으며 못과 철을 자르는 듯하다. 글씨를 쓰는 사이에 베풀면 풍격이 험준하고 가지런하다. 팔면이 중심을 받드는 것을 가하고, 공부가 이르면 비로소 굳세고 연미하다고 일컫는다. 초서는 더욱 이 법을 중히 여기니, 끊어지고 이어지고 돌아보고 전절이 분명하다.

書有衄挫之法, 折鋒方筆也, 法出於指, 斂其筆毫, 用於點, 棱側緊峭, 如摧峰磔石, 斬釘截鐵, 施之於字書之間, 則風格峻整, 加以八面拱心, 功夫到處, 始稱遒媚, 草書尤重此法, 則斷續顧盼, 轉折分明.

 

‘좌봉’ 또한 회봉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동작이다. 운필할 때 갑자기 정지하여 나아가는 필세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을 가리킨다. 이러한 종류의 필법은 일반적으로 ‘勹ㆍ⼅’등의 점과 획에서 비교적 많이 사용한다. ‘절봉’은 전환하는 모서리 혹은 갈고리를 할 때 먼저 붓을 들고, 다시 머무르며, 다시 들어 필봉을 전환하여 행필의 방향을 바꾼다. 그러나 ‘좌봉’은 전환하는 모서리 혹은 갈고리를 할 때 형세에 따라 적당하게 눌러서 붓을 머무르게 한 다음 다시 조금 들어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필획이 접하는 곳이 막히거나 벗어나지 않아 말끔하고 예리하며 떨어지는 듯하다. 적지 않은 위비에서 전환하는 모서리나 갈고리를 할 때 이러한 필법을 사용하고 있다.

‘적봉’은 세로 갈고리를 쓸 때의 행필 방법이다. 구체적 행필 동작은 가볍게 머물러 둘레를 만들고, 붓을 전환하여 위로 향하며, 필봉을 꺾어 형세를 축적한 다음 왼쪽으로 향하여 붓을 들어 펄쩍 뛰어 올린다. 이에 대하여 포세신(包世臣)은 『예주쌍즙․술서하(藝舟雙楫․ 述書下)』에서 다음과 같이 분명하고 생동감 있게 비유하였다.

 

갈고리를 ‘적(趯)’이라 하는 것은 마치 사람이 발로 뛰어오를 때 힘은 처음에 발에 있지 않으나 갑자기 당겨 일으키면 온 힘은 발끝에 이르게 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갈고리 끝은 나부끼는 형세로 필봉을 꺾을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적’의 의의를 잃음이 있다.

鉤爲趯者, 如人之趯脚, 其力初不在脚, 猝然引起, 而全力遂注脚尖, 故鉤末端不可作飄勢挫鋒, 有失趯之義也.

 

이상 네 종류의 필법은 모두 수필 할 때의 필법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필법을 통하여 각종 형태․기질․성정의 서로 다른 점과 획을 얻어 각자의 서예풍격을 형성할 수 있다.

출처 : 한국서학연구소
글쓴이 : 꽃담이정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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