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당

2012. 3. 4. 23:28알아두면 조은글

○숙종실록 보궐 정오 1700년 8월 27일자 기사


朴世堂爲吏曹判書。

朴世堂을 이조 판서로 삼았다.


【史臣曰: “世堂自官小時, 退居城東郊外, 

사신은 논한다. “박세당은 벼슬이 낮은 때부터 한양 동쪽 교외에 살면서 

絶意仕宦, 敎授後生, 

관직에 생각을 끊고 후학을 가르치며 

註釋四書, 稱以《思辨錄》。 

四書를 註釋하여 《思辨錄》이라고 일컬었다. 


而其所立言, 率多同異於朱子訓誥, 

그가 주장하는 바는 대개 朱子의 訓詁와 많이 달랐으니, 

深斥者, 目之以異端云。 

깊이 배척하는 자들은 이를 지목하여 異端이라 하였다. 

然世堂徒深於文辭, 不足爲異端也。”】

그러나 박세당은 한갓 文辭에만 깊었으니, 이단이라고 할 수는 없다.”


○숙종실록 보궐 정오 1703년 4월 17일자 기사


太學生洪啓迪等, 以朴世堂《思辨錄》, 有崖異朱子說者, 

太學生 洪啓迪 등이 청하기를, “朴世堂의 《思辨錄》에 朱子의 학설과 어긋나고 다름이 있으며, 

故相李景奭碑文, 有侵辱宋時烈之言, 

故 相臣 李景奭의 비문에 宋時烈을 욕한 말이 있습니다. 

陳疏請收入文字, 投之水火, 

文字를 거두어 들여 물과 불 속에 던져버리고, 

仍治其毁聖侮賢之罪, 以正士趨, 

聖人을 헐뜯고 賢人을 업신여긴 죄로 다스려 선비의 趨向을 바르게 하소서.”

上令該曹稟處。 

하니, 임금이 해당 기관으로 하여금 처리하도록 하였다. 


 

禮曹覆啓, 進碑文、冊子, 請明辨嚴斥。 

예조에서 복명하여 비문과 책자를 올리면서 명백히 분변하여 엄중하게 배척하기를 청하였다. 

上答以世堂削黜, 令儒臣, 逐條辨破, 

임금이 답하기를, “박세당은 삭출하고 儒臣으로 하여금 逐條辨破하게 하라.” 하였는데, 

後碑文、冊子, 竝投火。

뒤에 비문과 책자를 모두 불속에 던져버렸다.

【原疏、啓辭批旨見上。】 

【原疏와 啓辭의 批旨는 위에 보인다.】 


世堂出身未幾, 勇退有高節, 

박세당은 出身한 지 얼마 안되어 용감하게 물러나서 높은 절개가 있었고 

能文章, 窮經博學, 不泥章句。 

문장에 능하며 經을 연구하고 널리 배워 章句에 구애받지 않았다. 


然性執拗尙新奇, 所著經說, 語多牽强, 

그러나 성품이 집요하고 기이함을 숭상하여 그의 經說은 억지로 끌어다가 꾸며댄 말이 많은데 

而自珍弊箒,  

닳아빠진 비석 대하듯 스스로 소중하게 여겨

主張太過, 其論朱子說, 亦或不遜。 

주장이 너무 지나쳐서 주자의 해설을 논할 때에도 간혹 불손한 면이 있었으니, 

使世有任道學者, 固不妨辭闢之嚴, 

세상에 道學을 맡은 자들이 말하고 물리침이 엄중한 것은 진실로 방해될 것이 없지마는, 

而以其背馳時烈, 素被黨人忌嫉。

송시열과 등을 진 이후로는 黨人이 평소에 그를 꺼리고 미워했다. 


至是, 藉重疏斥, 

이때에 이르러 권위를 빙자하여 상소로 배척하기를, 

不但以弔詭處之, 

다만 어긋나고 괴이하다고 처리할 뿐 아니라 

而至請火其書而罪其人, 

그 글을 불태우고 그 사람을 처벌하기를 청하는 데 이르렀는데, 

則又全歸於黨論排陷之習, 爲識者所非。 

黨論으로 배척하고 모함하는 예전 모습으로 돌아가서 識者들이 이를 비난하였다. 


若夫世堂之論時烈, 其亦不得其平, 

박세당이 송시열을 논한 것도 역시 공평하지 못하였고, 

時烈之於景奭, 旣嘗出入於桃李之門, 

송시열 또한, 일찍이 이경석이 桃李의 門에 출입하였음에도,

而及有纖芥, 始以藏頭文字, 暗地醜辱,

작은 하자가 있게 되자, 어두운 곳에서 藏頭文字로 모욕하였으니,

殆非學者口氣, 

이 또한 학자의 태도가 아니다. 

而啓迪等, 乃於久遠之後, 有此露醜, 不可謂時烈之忠臣。 

홍계적 등은 오래 세월이 지난 후에 이를 드러내어 꾸짖은 일이 있으니 송시열의 충신이라고 말할 수 있다. 


況以私家文字之侵辱其所尊, 張皇陳疏, 直請其罪, 世又駭之。 

하물며 그 존경하는 바를 모욕하였다는 이유로 私家의 문자가 장황하게 상소하여 바로 그 죄를 청하였으니, 세상이 또 놀랐다. 

至於金昌翕, 超脫於功名、利祿, 固可謂一代高士, 

金昌翕에 이르러서는 功名과 利祿에 초탈하였으니 진실로 한 시대의 높은 선비라고 이를 만한데, 

而忽復攘臂噴薄於書尺往復之間, 

갑자기 편지가 오가는 사이에 팔을 걷어붙이고 꾸짖고 욕하여 

殊失遭變後斂約之本意, 

變故를 만나 물러나서 자못 삼가는 본뜻을 잃었으니, 

豈其胸中黨論種子, 全不能消滅而然歟?

그 가슴 속에는 당론의 씨가 온전히 소멸되지 못하여 그렇게 된 것인가?